"韓 인력 데려왔지만..." 中 TCL도 반도체 사업 철수
중국 대형 IT기업들이 호기롭게 나섰던 반도체 사업을 줄줄이 포기하겠다는 선언을 하고 있다. 스마트폰 기업 오포, 그리고 메이주와 지리그룹의 합작사가 반도체 사업에서 철수한 데 이은 것이다. 22일 중국 언론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TCL그룹이 반도체 사업을 위해 300억 원을 넘게 출자해 설립한 자회사인 무어실리콘(Mooresilicon)을 해산했다. 무어실리콘의 임원이 21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해산을 선포했으며, 소프트웨어 및 IC 개발진뿐 아니라 행정 직원 역시 모두 해고하고 보상안까지 제시했다. 직원들은 이미 소지품을 챙겨 회사를 떠난 상태이며, 공식 홈페이지도 폐쇄됐다. 무어실리콘은 지난 2021년 3월 광저우에 자본금 1억8천만 위안(약 327억 원)으로 설립됐다. 반도체 칩 설계·개발제작판매AS, 그리고 칩 소프트웨어 설계·개발·판매·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삼았다. 중국에서 가전 및 디스플레이 사업을 펼치는 대기업인 TCL그룹의 사업 및 기술, 시장 배경 등을 바탕으로 스마트 연결, AI 이미지 처리, 디스플레이 기술 및 감지 칩 설계에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반도체 언론 신즈쉰에 따르면 회사가 해산된 원인에 대해 한 직원은 "인건비 원가가 너무 높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대만 등지에서 100만 위안(약 1억 8천190만 원) 이상의 연봉을 주면서 많은 엔지니어를 모았지만 인건비가 너무 높은 것에 반해 상품의 성과는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무어실리콘은 설립하던 해 9월 자회사인 AI 칩 회사 모쉰반도체도 상하이에 설립했지만 이번에 함께 해산됐다. 이 자회사 역시 역시 스마트 연결, AI 음성 대화, AI 영상 대화, AI 이미지 처리 등 반도체 칩 설계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디이차이징이 인용한 중국 반도체 설계 업체 관계자는 "올해 칩 산업의 시장과 투자 환경이 큰 변화를 겪었으며 낙관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앞서 8월 자동차와 XR, 스마트폰 반도체를 개발하겠다던 중국 싱지메이주가 반도체 설계 사업을 철수했다. 이 회사는 중국 지리차의 모그룹인 지리그룹 리수푸 회장이 창업했으며 지리그룹의 투자를 받은 싱지스다이와 스마트폰 기업 메이주의 합작사다. 지난 5월엔 중국 선두 스마트폰 기업 오포가 반도체 회사 '저쿠'의 철수를 선언했다. TCL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출하량 기준 삼성전자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중국 대형 가전 기업으로서 디스플레이 자회사 CSOT 등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