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챗봇의 힘...심심이, 코로나19로 지친 사람들 마음도 위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챗봇이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정보를 빠르게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사용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는 도구로도 쓰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초과학연구원(IBS, 원장 노도영)은 수리 및 계산 과학 연구단 데이터 사이언스 그룹 차미영 CI 연구팀은 차지영 이화여대 교수팀, 챗봇 서비스 기업 심심이와 공동으로 팬데믹 상황에서 AI 챗봇의 역할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챗봇은 사용자가 검색 결과를 뒤지지 않아도 되도록 대화 형식으로 필요한 정보만 알려주는 디지털 플랫폼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챗봇은 의료정보를 빠르게 제공하는 도구로 주목받았다. 세계보건기구(WHO) 등 각국 보건의료기관은 챗봇을 통해 코로나19 확산과 증상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했다. 하지만 사용자가 팬데믹 상황에서 챗봇을 어떻게 활용하고, 어떤 역할을 기대했는지에 대해서는 연구되지 않았다. 공동 연구진은 소셜 챗봇 서비스 '심심이'의 데이터를 활용했다. 2002년 운영을 시작한 심심이는 81개 국가에 서비스되며, 하루 대화가 2억 만 건에 이른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팬데믹 초기인 2020-2021년 2년 간 챗봇 사용이 많았던 상위 5개국(미국, 영국, 캐나다, 말레이시아, 필리핀) 대화 데이터 중 코로나19 관련 대화 1만 9천 752건을 분석했다. 이후 주제를 추려내는 기계학습 기법인 토픽 모델링과 감성 분석을 위한 자연어처리기법(NLP)을 적용해 5개 주요 대화 테마와 18개 주제를 찾아냈다. 이어 각 주제별 사용자의 긍·부정 감성과 국가별 차이도 분석했다. 주요 테마는 ▲코로나19 발생 ▲예방적 행동 ▲코로나19의 신체적·심리적 영향 ▲팬데믹 시대의 사람과 삶 ▲코로나19 관련 질문 등으로 나타났다. 연구에 사용된 심심이는 코로나19 관련 정보를 제공하도록 설계되지 않았음에도 사용자들은 감염의 신체적·정신적 영향이나 예방을 위한 방법 등 관련 정보를 묻고, 소소한 대화를 나누는 도구로 심심이를 활용했다. 챗봇이 감염병 관련 정보 획득 채널로 쓰였다는 의미다. 사용자들은 봉쇄 기간 동안 감정을 털어놓을 수 있는 대상으로도 챗봇을 사용했다. '마스크', '봉쇄', '감염 우려'와 관련된 주제에 관해 대화할 때 부정적인 감정을 털어놓았다. 심심이와 잡담을 하며 "조심해", "건강해"와 같은 인사를 나누며 사회적 역할을 기대하는 모습도 보였다. 국가별 차이도 확인됐다. 미국 사용자는 아시아 사용자에 비해 코로나19에 대한 챗봇과의 대화에서 부정적인 단어를 더 많이 사용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제1저자인 진효진 IBS 선임연구원은 "(정부가 만든 생활정보 서비스) 국민비서 '구삐'처럼 코로나19 팬데믹 때 활약한 챗봇들은 대부분 사용자의 질문에 가장 적절한 대답을 제시하는 목적지향 대화 시스템이었다"라며 "향후 여기에 사용자와 스몰토크(잡담)를 나누는 소셜 챗봇의 기능까지 보강한다면 24시간 정보 전달과 정서적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미영 CI는 "코로나19 팬데믹 동안 대중의 SNS 이용 및 역할을 분석한 연구는 많았지만, 챗봇을 주제로 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막연하게 효과적일 것으로 추측해온 챗봇이 재난 상황에서 정보 전달과 사용자들의 심리적 도우미로서 유의미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규명했다는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WHO와 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이 공동 기획한 '챗봇과 코로나19(Chatbots and COVID-19)' 시리즈중 하나로 최근 온라인 판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