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책임투자 자산 뻥튀기 'ESG 워싱' 의혹에 이사장도 인정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책임투자 자산을 대규모로 부풀리는 이른바 'ESG 워싱(ESG Washing)'을 저질렀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민연금이 지난해 말 책임투자 자산으로 공시한 국내·외 위탁운용 주식과 채권 자산의 98%는 책임투자 자산이 아니거나 그 근거가 매우 박약하다”며 “이는 금융기관이 주로 저지르는 전형적인 'ESG 워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ESG 워싱이란, 조직이 제품과 서비스 등의 ESG 성과를 거짓 및 과장해 경제적 이득이나 사회적 평판 등을 얻으려는 행위다. 작년 말 기준 국민연금이 공시한 책임투자 총 규모는 384조1천억 원으로, 직접운용은 99조7천억 원, 위탁운용은 284조4천억 원 등이다. 2021년 말 130조2천억 원이었던 책임투자 총 규모는 작년 말 급증했고, 이는 위탁운용 때문이었다. 국민연금의 위탁운용 책임투자 자산은 2021년 말까지는 국내주식의 여러 위탁 유형 중 책임투자형에만 적용해 왔고, 그 규모는 7조7천억 원이었다. 하지만 작년 국민연금은 위탁운용사에 위탁하는 국내주식‧국내채권‧해외주식‧해외채권의 모든 자산을 책임투자 자산으로 집계해 공시했다. 한 의원은 “위탁운용 자산 284조4천 원 중 6조 원을 제외한 약 278조4천억 원은 책임투자 자산이 아니거나 근거가 매우 미흡하다”라며 “스튜어드십 코드 가입도 하지 않고 책임투자 정책과 지침도 보유하지 않은 국민연금 위탁운용사들도 있는데, 이 위탁자산도 책임투자 규모에 포함돼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태현 연금공단 이사장도 “인정한다”며 동의했다. 그러면서 “지배구조개선자문위원회룰 구성해서 실질적으로 기능하도록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