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까지 생각한 해충 퇴치제...다음은 글로벌"
"MZ세대 중심으로 급증세인 1인가구는 산업계 전반의 큰 고객입니다. 방역 아이템에도 감성을 넣어 이런 수요를 공략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사업으로 기획했죠. 여기에 유튜브 쇼핑까지 더했더니 초기부터 기대치 이상의 성적표를 받아 들게 됐습니다." 이름부터 강렬한 온라인 쇼핑몰 '해충싸그리'. 창업자 박성호 대표는 인터뷰 시간의 대부분을 'MZ', '1인가구', '방역', '유튜브' 등의 키워드로 채웠다. 창업 반년차에 불과하지만 글로벌 진출까지 준비 중일 정도로 성장세에 탄력이 붙었다고. 판매 상품은 유명 방역기업 '지쎈하이진'이 생산하는 해충 퇴치제와 유인제 등이다. 품질과 효과는 최상급임을 누차 강조한 박 대표는 디자인과 사용법에서 심어 놓은 감성적 포인트를 승부수로 소개했다. 예를 들어 지난 3개월간 5천개 이상 판매한 날벌레 퇴치제 '프로텍홈'은 언뜻 봤을 때 뷰티용품이 연상될 정도로 미려한 디자인을 갖췄다. 흔히 가정용 방역 상품의 디자인에 커다란 해충 그림이 담긴 것과는 차이가 꽤 크다. 내용물이 큰 범위에 퍼지는 스프레이 분사 대신 분무식으로 제작해 원하는 부분에만 집중 살포 가능한 한편, 알코올 냄새를 줄인 것도 호평 받은 부분이다. 공략 대상은 굳이 1인가구와 MZ세대로 한정할 필요는 없고, 실제 고객 분포를 봐도 대중 전체의 아이템에 가깝다. 다만, 혼자 살면서 쓰레기통이나 화장실의 해충으로 고민하는 청년을 먼저 떠올리면서 기획한다는 게 박 대표의 설명. "저도 제가 살충제의 그립감까지 고민하게 될 줄은 몰랐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물건이어도 조금 더 생각하면 개선점이 보인다는 당연한 명제가 시장에 통해서 새삼 놀랐죠. 약간 과장을 보태면 저희가 판매하는 상품은 인테리어 아이템의 가치도 있습니다. 물론, 해충 퇴치와 안정성이라는 상품 본연의 기능 역시 최고라고 자부해요. 이 부분이 부족했다면 아무리 디자인과 사용성이 좋아도 판매하지 못했겠죠." 이 같은 아이디어 기획과 실제 사업의 성장에는 중요한 파트너의 힘이 있었다. 해충 박멸 영상으로 구독자 31만명을 모은 유튜브 크리에이터 '국가대표쩔템(이하 쩔템)'이 그 주인공. 해충이 모인 곳을 찾아다니며 갖가지 방법으로 박멸하는 유명인사다. 박 대표는 창업 전부터 쩔템 콘텐츠의 애청자였고 직접 만나 사업을 논의했다고. 이 결과 박 대표가 D2C(Direct to Consumer, 소비자 대상 직접 판매) 방식의 자사 쇼핑몰인 해충싸그리를 만들고, 쩔템은 유튜브에서 판매를 지원하는 협업 모델이 나왔다. 특히 글로벌 전자상거래 플랫폼 카페24의 '유튜브 쇼핑'은 협업의 플랫폼으로 활용했다. 예를 들어 박 대표가 해충싸그리에 상품을 올리면 쩔템 유튜브 채널 내 '스토어 탭'과 영상 하단에 자동 진열된다. 채널 방문자가 상품을 클릭하면 해충싸그리의 상품 페이지로 이동해 간편히 구매 가능하다. 이에 더해 쩔템은 박 대표의 판매 상품을 해충 박멸 영상에서 실제 사용하면서 해충싸그리의 주목도를 한층 더 높였다. 촬영 전 상품의 특징을 깊이 공부하여 영상 콘텐츠에 진정성이 진하게 배어있다는 시청자 평가를 이끌어냈다. "크리에이터가 잘 모르는 상품을 성의 없이 소개한다면 사업 성장에 도움이 안 됨은 물론, 본인 신뢰도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쩔템은 시청자를 위해 상품 공부를 많이 하는 유튜브라고 봐요. 앞으로도 진정성 갖춘 크리에이터와의 협업을 늘릴 계획입니다." 다음 과업을 물었더니 '글로벌 진출'이란 답이 바로 나왔다. 해충 활동량이 미미해지는 겨울은 해충싸그리에게 극복이 만만치 않은 비수기다. 때문에 일 년 내내 해충으로 고민하는 동남아시장에 진출 시 비수기 난제 극복은 물론, 막대한 시장 수요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박 대표는 보고 있다. "시청자 겸 소비자에게서 글로벌 진출 응원을 많이 받습니다. 상품 경쟁력은 이미 입증됐기에 다른 준비를 잘 하면 온라인 수출 길도 크게 열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한국 내 인기 상품은 해외에서 통한다는 지론을 방역 상품 분야에서도 증명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