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는 위험한 기회"...해외로 나가는 스타트업
경기 침체와 투자시장 경색으로 기업들이 몸을 사리는 와중에도 오히려 해외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스타트업들이 있어 관심을 끈다. '위기는 기회'라는 인식 아래 경쟁사들이 머뭇거릴 때 적극적인 해외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3개 국가의 주요 상업용 부동산 건물 데이터 수집을 완료하며 동남아 전체로 사업을 확대할 기반을 마련했다. 알스퀘어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수라바야 ▲욕야카르타와 태국 ▲방콕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프탈링자야 ▲푸트라자야 ▲수방자야 ▲클랑 ▲조호르바루 등 3개국 10개 도시에서 업무 상업용 건물 6천여 개의 정보 조사를 마무리했다. 이번에 수집한 데이터에는 위치, 면적, 층수, 준공연도는 물론 소유주 정보와 임차사 현황, 임대 담당자 연락처 등의 구체적인 정보가 담겼다.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는 모두 부동산 공공 데이터가 부족해 알스퀘어가 확보한 데이터가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을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데이터를 확보한 건물 유형은 오피스와 호텔, 대형 쇼핑몰이 합쳐진 상업용 복합시설과 중소형 리테일인 숍하우스, 서비스드 레지던스 등이다. 알스퀘어는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을 통해 앞서 진출한 베트남, 싱가포르 외 동남아 지역 진출 기반을 닦을 예정이다. 활발한 사업 덕분에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경기 상황에서도 알스퀘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알스퀘어 관계자는 "동남아 주요 5개 국가의 업무, 상업용 건물 DB를 확보해 알스퀘어의 상업용 부동산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펼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며 "국내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에서도 오피스, 리테일, 물류센터, 공장 등을 효율적으로 연결하고, 컨설팅과 공간 구성?관리 서비스를 적극 펼칠 것"이라고 말했다. 토털 호스피탈리티 숙박 스타트업 지냄도 동남아 시장 진출에 나섰다. 국내외 장기 숙박 가능 시설을 확장하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최근 베트남에 기반을 둔 프롭테크 기업 엠엔엠 호스피탈리티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엠앤엠 호스피탈리티는 동남아시아 숙박 브랜드 '리비'의 운영사다. 현재 베트남에서 300객실 이상의 호텔, 리조트, 생활형 숙박시설의 관리·운영을 맡고 있다. 이번 업무 협약을 통해서 지냄은 국내외 객실 5천여개를 확보했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업 베스핀글로벌은 지난달 아랍에미리트 통신사 e& 엔터프라이즈로부터 1천4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베스핀글로벌은 e& 엔터프라이즈와 손을 잡고 중동과 아프리카 클라우드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합작 법인(JV)을 설립할 예정이다. 베스핀글로벌은 현재 UAE 아부다비와 두바이에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도 지사를 열었다.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3'에는 국내 기업 500여개사가 참가했다. 이중 스타트업은 350여개사에 이른다. 2017년 28개에 불과했던 CES 참석 스타트업이 불과 6년 만에 13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기술 경쟁력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글로벌 수준의 기술 경쟁력을 파악하며 투자사의 관심을 끌려는 방편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외부 요인에 쉽게 흔들리는 스타트업의 특성상 해외 진출 시도는 분명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그럼에도 사업 확대와 시장 선점은 놓칠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