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쥐, 박쥐 조직적 사냥한다…"인간에도 위협"
쥐가 박쥐를 사냥한다는 깜짝 놀랄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독일 연구진들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논문을 학술지 '지구 생태학과 보존(Global Ecology and Conservation)'에 최근 발표했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구진은 처음엔 이 쥐들이 박쥐만을 먹는 소규모 개체군일 것을 예상했다. 하지만 조사 결과 독일 북부 두 곳의 주요 박쥐 월동지에서 가장 흔한 집쥐(Rattus norvegicus)가 박쥐 종인 물박쥐(Myotis daubentonii)와 나터러박쥐(Myotis nattereri)를 조직적으로 사냥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020년 연구팀은 세게베르거 칼크베르크 동굴 주변에서 적외선 감시 카메라를 사용해쥐들의 행동을 5주간 관찰했다. 이 기간 동안 쥐들은 모두 30차례 박쥐를 사냥하려 했고, 그 중 13차례를 성공했다. 현장에서는 최소 52마리의 박쥐 사체가 발견됐는데, 일부는 완전히 소비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규칙적인 포식 행위와 먹이 저장 행동을 보여준다고 논문은 설명했다. 영상 분석 결과, 쥐들은 두 가지 사냥 전략을 사용했다. 하나는 공중에서 박쥐를 가로채는 방식, 다른 하나는 박쥐가 착지할 때 매복 공격을 가하는 방식이었다. 쥐들은 목표물 주변에 흩어져 대기하다가 신속히 돌진해 물었으며, 첫 시도에 실패하면 앞다리로 박쥐를 제압한 뒤 두 번째 공격을 이어갔다. 이후 2021~2024년 후속 조사에서도 쥐의 박쥐 포식 증거가 계속 발견됐다. 특히 다른 유명한 박쥐 서식지 뤼네부르크 칼크베르크 근처 바위 틈에서는 박쥐 사체 더미도 발견되기도 했다. 논문은 “집쥐는 원래 박쥐의 천적이 아니지만, 먹을 수 있는 것은 뭐든 먹는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라며, 일본 어시장 근처에 사는 집쥐의 식단 중 86%가 생선일 정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박쥐가 쥐들의 식단 전부는 아닐지라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할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곤충 개체 조절•씨앗 확산•수분 등 전 세계에서 중요한 생태계 서비스를 제공하는 박쥐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문제가 되는 것은 박쥐와 쥐 모두 코로나바이러스 같은 다양한 병원체 보균자라는 점이다. 그런 만큼 이들의 예상치 못한 상호작용이 인간에게도 잠재적 위협이 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강조했다. 해당 논문은 병원균 전파를 구체적으로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이 상호작용 자체가 두 주요 야생동물 저장소 간의 병원체 교환으로 쉽게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