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CBDC 2차 파일럿, 일반인 대상 실거래 테스트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가 스테이블 코인이 발행되는 시점서 미룰 수 없는 연구 과제가 됐다고 진단하며, 우리나라 중앙은행은 2차 CBDC 파일럿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실거래 테스트까지 진행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5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한국은행·금융위원회·국제통화기금(IMF) 공동 컨퍼런스'에서 이창용 총재는 "USDT·USDC 등 스테이블 코인 이 발행되기 시작하면서 중앙은행의 CBDC는 중앙은행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연구 과제가 되고 있다"며 "페이팔에서 발행한 스테이블 코인인 PYUSD처럼 유사한 스테이블 코인이 비자나 마스터카드처럼 국제적인 네트워크를 가진 기관서 발행된다면 국가 간 자본 이동 변동성이 커지고 통화주권에 부정적 영향이 발생할 수 있어 CBDC는 시급성을 지닌 중요한 과제가 됐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한국은행은 지난 10월 4일 금융위원회 및 금융감독원과 공동으로 1단계 CBDC 파일럿을 마무리짓고, 2단계 파일럿으로 넘어가기로 결정한 상황이다. 이창용 총재는 2차 파일럿은 기관용(Wholesale) CBDC 중심으로 진행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실제 테스트도 진행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재는 "은행이 기관용 CBDC를 기반으로 예금을 디지털화한 예금 토큰을 발 행하고, 기관용 CBDC로 100% 담보된 이머니 토큰(e-money token)을 은행이 발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설계했다"며 "예금 토큰과 이머니 토큰 모두 중앙은행과 은행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통화 원장(monetary ledger)에서 발행·유통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번 파일럿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예금 토큰을 활용한 실거래 테스트도 예정하고 있다"며 "CBDC 파일럿을 하는 국가들 중 일반인 대상의 실거래 테스트를 진행하는 국가는 일부에 불과해 이번 파일럿의 의의가 매우 크다"고 강조했다. 또, 2차 파일럿에서는 통화 원장과 별도 원장(satellite ledger)를 연계하는 기술 시험도 진행될 계획이다. 이창용 총재는 "통화 원장과 별개로 디지털 자산을 거래하는 별도 원장서 통화 원장의 특수지급 토큰이 자산 대금으로 사용될 수 있는지를 실험할 예정"이라며 "만약 실제로 구현된다면 관련 규제·제도·거버넌스 등에 대한 많은 검토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별도 원장서 발행되는 특수 지급토큰에 참여할 수 있는 범위에 대해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창용 총재는 "이번 파일럿에서는 규제 수준이 높은 은행의 참가만을 허용했지만 CBDC를 100% 담보로 해 발행되는 이머니 토큰, 특수 지급토큰에는 비은행 등이 참여하기를 희망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비은행의 경쟁 제고라는 긍정적 측면과 결제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의견이 있어 종합적으로 검토해 참가 정책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