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티맵 대리진출 사업조정 심의 절차 중단
중소기업벤처부가 티맵모빌리티의 대리운전업 시장 진출에 대한 사업조정 심의 절차를 중단한다. 사업조정이 이중규제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그러자 중소 대리운전 업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대리운전업체들은 중기부가 절차 중단을 공식화할 경우 대규모 집회도 불사하겠다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7일 오후 진행될 예정인 대리운전업계 사업조정 간담회에서 티맵모빌리티의 사업조정 심의 절차 중단 사실을 공식화한다는 방침이다. 대리운전업이 중소기업적합업종으로 지정된 만큼, 사업조정 권고가 이뤄진다면 이는 추가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생협력법 제32조에 따르면 정부는 대기업에 일정 기간 사업의 인수, 개시, 확장을 연기하거나 품목, 시설, 수량 등을 축소하도록 권고할 수 있다. 이는 중소기업 적합업종과는 달리 강제성을 띤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지난해 1월 티맵모빌리티가 대리운전업에서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과도한 프로모션을 진행한다며 사업조정을 신청했다. 이후 5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유선 콜 시장에 한해 대리운전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선정하고 대기업에 대해 시장 진입 자제를 권고했다. 이미 진입해 있는 대기업은 사업 확장을 자제하고 유선 콜 시장과 플랫폼 영역에서 현금성 프로모션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티맵모빌리티 관계자는 "유선 콜 시장과 플랫폼 시장은 명확하게 구분돼 있고 시장 자체는 유선 콜 시장이 크다"며 "저희는 유선 콜 시장을 인수할 계획이 없으며 현금성 프로모션은 진행하지 않는 등 동반위의 권고안을 충분히 수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티맵모빌리티의 사업조정은 신청 자체가 성립되기 어려우며, 중기부의 판단도 당연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의 경우, 대기업이 합의사항을 일정 수준 이상 지키지 않아야 사업조정을 논의할 수 있다. 동반위가 먼저 판단한 뒤 중기부에서 사업조정 심의를 논의하는 식이다. 티맵모빌리티는 합의사항을 어기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조정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업조정 신청 자체가 중기부에서 받아들일 수 있는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진행됐다"며 "사업조정 신청은 법적인 강제성을 띠는 것이기 때문에 정부에서도 조심스럽게 접근할 수밖에 없는데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기부가 받아들이기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티맵모빌리티가 현금성 프로모션을 진행한 바 있으며, 이는 합의사항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앞서 티맵모빌리티는 현금성 프로모션을 2회 진행했으며 이는 합의사항을 위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심의 절차 중단은 시장에 잘못된 시그널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는 중기부의 사업조정 심의 절차 중단은 지나치게 일방적이라고 주장한다. 동반위에서 할 수 있는 게 없어서 사업조정을 신청했는데, 소상공인을 위해야 할 중기부가 정작 소상공인 의견은 들어주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한국대리운전총연합회 관계자는 "유선 콜을 사용하는 소비자와 플랫폼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따로 나뉘어 있는 게 아니다"라며 "티맵모빌리티와 원만히 합의가 돼 사업조정 심의 절차가 중단되는 거라면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게 아닌 상황에서 중기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사업조정 심의 절차가 중단된다면 이것이 하나의 사례가 돼 앞으로 더 많은 대기업이 소상공인 시장에 침투하게 될 것"이라며 "간담회 결과를 보고 대규모 집회를 하든 성명을 내든 행동을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