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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트래픽 3.4배 늘면 투자효율 한계..."망투자 선순환 해법 필요"

AI 서비스 확산으로 데이터 트래픽이 현재보다 약 3.4배 늘어나면 추가 네트워크 투자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GPU와 데이터센터뿐 아니라 AI 서비스를 실제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유선 네트워크까지 지속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지속가능한 디지털 생태계를 위한 글로벌 포럼'에서는 AI 시대 네트워크 투자와 비용 분담, 망 이용대가, 망중립성 등을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다. 김명수 강원대 교수는 AI 확산에 따라 네트워크가 단순히 데이터를 전달하는 수단을 넘어 AI 서비스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로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AI 서비스는 이용자의 데이터를 데이터센터로 보내 연산하고 다시 결과를 이용자에게 전달하는 과정을 거친다”며 “실시간 추론과 영상 생성, AI 에이전트가 확산될수록 지연시간과 업링크 성능, 신뢰성, 보안과 복원력이 중요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AI 서비스 성장과 네트워크 재투자가 연결되기 위해서는 AI 서비스 성장, 공정한 비용 기여, 네트워크 재투자, 더 나은 AI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래픽 3.4배 늘면 추가 투자 효율 한계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트래픽 증가가 네트워크 투자에 미치는 영향도 제시됐다. 이형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박사는 기존 네트워크의 고정비가 상당 부분 회수됐다는 가정 아래 트래픽 증가에 따른 추가 투자비를 분석한 결과를 소개했다. 이 박사는 “트래픽이 현재의 약 3.4배 수준에 이르면 추가 용량 투자를 통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 이상 나타나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품질 향상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통신사와 서비스 사업자에게 동일하게 돌아가는 것도 아니라는 분석이다. 이 박사는 “네트워크 품질이 좋아지면 OTT 이용자의 체감 품질과 추가 지불 의사는 높아질 수 있다”면서도 “데이터 이용량 증가가 통신요금제 변경이나 통신사 수익 증가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트래픽·통신사 수익 디커플링, 유럽도 투자 부담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도 AI 확산에 따른 트래픽 증가와 통신사업자의 수익 사이에 간극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매니 매니모한 GSMA 부문장은 “컴퓨팅 시대로 이동하면서 네트워크 트래픽과 통신사업자의 수익 사이에 디커플링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AI와 클라우드 서비스 확대로 데이터 이용은 증가하지만 통신사의 수익이 같은 속도로 증가하지 않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유럽 통신업계도 투자 확대와 수익성 사이의 문제를 제기했다. 알레산드로 그로펠리 커넥트유럽 사무총장은 “유럽 통신사의 역할은 FTTH와 5G를 구축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며 “앞으로 6G와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AI 팩토리, 유럽의 기술주권까지 뒷받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사의 가입자당 매출은 장기간 정체돼 있지만 네트워크에 투입해야 하는 자본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지속적인 네트워크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망 이용대가도 페어 액세스 "쓰는 만큼 지불" 패널토론에서는 AI 서비스 성장으로 증가하는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가 쟁점으로 다뤄졌다. 좌장을 맡은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AI 시대가 되면서 트래픽이 증가하면 당연히 트래픽을 제대로 흘려보내기 위해 네트워크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런 네트워크 투자는 AI를 이용한 빅테크와 CP들의 수익 증가에도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망 이용대가 논의를 '페어 액세스(Fair Access)'라는 개념으로 설명했다. 그는 “망 이용대가를 부르는 또 다른 이름이 페어 액세스”라며 “불필요하게 뭘 내라는 게 아니라 쓰는 만큼 지불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업자가 내가 투자한 만큼 수익을 내달라는 것보다는 통신사업자와 ISP, CP 간에 상호 이익이 되는 게임을 할 수 있는 기본 구조가 돼야 한다”며 “이것이 당연한데도 왜 안 되고 있는가가 앞으로 정책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망중립성과 네트워크 이용에 따른 비용 부담은 구분해서 접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김태오 창원대 교수는 “인터넷이 컴퓨팅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기존의 물리적 망 구조와 트래픽 전송 방식이 새로운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망중립성이 인터넷접속사업자(ISP)의 부당한 차단이나 전송속도 저하 등 차별적 행위를 제한하기 위한 원칙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를 CP와 ISP 사이의 모든 네트워크 서비스가 무상이어야 한다는 의미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는 독일 도이치텔레콤과 메타의 분쟁 사례를 들어 대규모 트래픽을 안정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직접 연결과 네트워크 접속 역량 자체에 경제적 가치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짚었다. 다만 네트워크 이용에 대한 구체적인 가격을 정부가 직접 정하는 방식에는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사업자 간 상업적 협상을 기본으로 하되 협상이 장기간 교착될 경우 조정과 중재, 분쟁해결 절차를 통해 이를 보완하는 방식이다. 망 이용대가 넘어 공동투자·세제지원까지 망 이용대가 외에도 네트워크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됐다. 그로펠리 사무총장은 CP와 ISP 간 상업적 협력을 비롯해 장기 구매계약과 공동투자, 정부의 초기 수요 창출, 세제와 금융지원 등을 네트워크 투자 확대를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조대근 서강대 겸임교수는 AI 시대 국가 네트워크 전략의 범위를 보다 넓게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5G 단독모드(SA)와 향후 6G뿐 아니라 접속망과 백본, 엣지, 데이터센터, 해저케이블까지 국가 네트워크 전략 안에서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네트워크 투자는 구축 이후 장기간에 걸쳐 회수되는 만큼 사업자가 미래 수익과 서비스 출시 가능성, 규제 방향을 예측할 수 있는 환경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조 교수는 “신기술과 네트워크 투자를 통해 미래 이용자의 편익을 높이는 동적 효율성을 정책에서 중요하게 봐야 한다”며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 등의 규제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인허가와 중복심사를 줄이는 한편 시설 공동활용, 연구개발(R&D), 세제와 정책금융 지원을 투자 활성화와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9.22 16:23박수형 기자

"AI 시대에 모든 트래픽 똑같이?"...망중립성 손질 필요

AI와 6G 시대에는 모든 인터넷 트래픽을 똑같이 취급해온 망중립성 원칙도 달라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율주행과 로봇, AI 에이전트처럼 초저지연과 안정적인 연결이 필요한 서비스가 늘어나는 만큼 일반 인터넷과 다른 품질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다. 기존 통신 시장에 대한 정책은 사람과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설계됐다. 가입자가 데이터를 얼마나 사용하는지가 중요했고, 통신망도 트래픽을 차별하지 않는 것을 기본 원칙으로 삼았다. 하지만 AI가 네트워크의 새로운 이용 주체로 들어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공장 로봇이나 자율주행차는 단순히 많은 데이터를 쓰는 것보다 일정한 지연시간과 끊김 없는 연결을 보장받는 것이 중요해졌다는 뜻이다. 17일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여한 김민기 KAIST 교수는 네트워크 사업자와 디지털 플랫폼, 콘텐츠제공사업자(CP)가 서로 다른 산업적 특징을 갖고 있지만 상호의존적이며 AI 시대에는 이 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트래픽 증가가 통신사 수익 증가로 이어지지 않고 설비 증설 비용 부담은 커지는 디커플링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를 망 이용대가를 좀 더 받아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제한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킨 사업자에게 비용을 더 받는 방식이 아니라 통신사의 사업모델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며 “사람이 가입하고 데이터 사용량에 따라 돈을 내는 구조를 넘어 AI 에이전트를 새로운 네트워크 이용 주체로 받아들이고 연결의 완결성이나 지연시간 등 일정 수준의 품질을 보장하는 방식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테면 금융, 병원, 스마트시티 등에서는 로컬 네트워크에 보안을 결합한 AX 인프라를 구축하고 산업별 AI 운용환경까지 패키지로 제공하는 B2B 사업도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차별 허용이냐 금지냐 이분법 논쟁 벗어나야” 김 교수는 “요구되는 AI 서비스 품질에 따라 모든 트래픽을 동등하게 취급할 수는 없다”며 “망중립성 역시 차별을 허용할 것인지 금지할 것인지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밣혔다. 방성현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도 “트래픽을 많이 발생시키니 대가를 내라는 구조로 가면 기존 논의와 크게 달라질 게 없다”며 “통신사가 품질을 보장하면서 수익화하고 적정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도 AI 6G 시대에 맞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봤다. 기존 법체계는 기간통신사업자가 망을 구축하고 서비스를 제공하던 통신시장에 맞춰져 있지만 이제 빅테크를 비롯해 콘텐츠사업자나 클라우드 등 다양한 사업자가 디지털 생태계에서 역할을 나누고 있기 때문이다. 기간통신과 부가통신이라는 구분에만 머무르지 않고 각 사업자가 실제 수행하는 역할에 맞춰 규제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신상민 SK텔레콤 부사장은 “자율주행이나 로봇처럼 특별한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는 달리 가야 한다”며 “네트워크 자체에서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그에 대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비즈니스를 자유롭게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통신시장에 부족한 게 정말 가격경쟁인가” 신 부사장은 망중립성뿐 아니라 통신정책의 무게중심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이동통신시장의 변화를 사례로 들었다. 신 부사장은 “프랑스는 2012년 프리모바일을 진입시켜 4이통 체제를 만들고 공격적인 가격경쟁을 벌였는데 10여년이 지난 지금 1위 사업자를 나머지 3개 사업자가 공동으로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4이통 정책이 실패했다고 이야기하려는 게 아니다. 가격경쟁을 중심으로 했던 정책을 지금은 어떻게 봐야 할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도 MNO 경쟁과 알뜰폰 육성, 제4이통 진입을 여러 차례 시도했지만 여전히 정책은 경쟁사를 늘리고 요금을 낮추는 데 가 있다”며 “이제는 통신시장에서 부족한 것이 정말 가격경쟁인지, AI·6G 시대 투자를 어떻게 이어갈 것인지 질문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경쟁 촉진과 이용자 보호를 포기하자는 것이 아니라 정책의 시계를 중장기 투자까지 넓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알뜰폰 정책도 가입자 수를 늘리는 데서 벗어나 자생력과 서비스 품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정부 개입보다 사업자 간 자율협상과 상품 차별화 경쟁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5G SA와 AI 6G 네트워크에 새로 투자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3G와 구리선 등 기존 망을 계속 유지해야 하는 문제도 짚었다. 정부와 사업자가 IP 전환 시기와 방향을 함께 정해 레거시망을 체계적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서비스 먼저 내놓고 검증”...규제 방향 바꿔야 서은일 KT 통신정책담당은 유럽연합(EU)이 디지털네트워크법(DNA)을 통해 통신을 바라보는 관점 자체를 바꾸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결성 확보와 경쟁 촉진, 이용자 보호를 넘어 산업 경쟁력과 국가안보까지 네트워크 정책의 영역으로 보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 담당은 “한국은 정부와 통신사가 협력해 세계 최고 수준의 망 경쟁력을 가져왔는데 AI 6G 시대에도 가능할지 봐야 한다”며 “피지컬AI 환경까지 이뤄지면 네트워크에 요구되는 품질 자체가 달라지지만 현재로서는 트래픽이 늘어나 수익이 증가하는 구조는 아니다”고 말했다. 특히 5G SA와 네트워크 슬라이싱처럼 서비스별로 다른 품질을 제공할 수 있는 기술이 등장한 만큼 규제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존 망중립성 잣대로 미리 제한하기보다 우선 시장에서 시도할 수 있도록 하고, 실제 영향을 살펴보자는 것이다. 서 담당은 “인터넷 품질과 이용자 선택권은 지켜야 하지만 기존 망중립성 원칙 아래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자유롭게 출시할 수 있겠느냐”며 “서비스를 우선 출시하고 데이터를 축적한 뒤 경쟁상황과 시장 영향, 이용자 편익을 검증하는 '선출시 후검증' 규제체계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신망 투자를 통신사만의 문제로 바라봐서도 안 된다고 봤다. 장비와 부품, 소프트웨어 업체까지 네트워크 구축을 중심으로 하나의 산업 생태계를 이루고 있어 통신사의 투자가 위축되면 관련 산업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다. 해저케이블과 저궤도위성 같은 전략 인프라에는 공공수요 창출과 세제지원 등으로 민간 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규화 LG유플러스 상무도 망중립성을 보다 유연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반 이용자를 보호한다는 이유로 별도의 품질을 제공하는 '패스트레인'을 막으면 새로운 산업용 서비스도 나오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 상무는 “통신 3사 합산 매출이 2001년 약 13조원에서 지난해 60조원 수준까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3조 3000억원에서 4조원대로 증가하는 데 그쳤다”며 “버라이즌의 최근 5년 영업이익률은 22%, 일본 KDDI는 18% 수준인데 한국은 7.1% 수준에 머물러 투자 여력이 부족하다”고 했다. 이에 과거 음성통화와 초기 인터넷 환경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요금 규제와 보편적 서비스 제도도 현재 환경에 맞춰 다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이다. 정부도 “투자 촉진 주요 정책방향으로” 정부도 AI 6G 시대에 기존 통신정책의 틀을 넓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남석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정책관은 “6G는 5G와 완전히 다른 영역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5G가 사람 중심이었다면 6G는 사람 간 통신뿐 아니라 AI와 데이터, 클라우드 등 다양한 연결을 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트워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지만 트래픽 증가와 통신사 수익이 따로 움직이는 디커플링 현상이 심화될 수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남 국장은 EU DNA에서 눈여겨볼 부분으로 포괄적인 법제와 투자 촉진, 사업자 간 협력을 위한 거버넌스를 꼽았다. 기존 전기통신사업법의 틀을 넘어 클라우드와 해저케이블, AI 등 디지털 연결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남 국장은 “공정경쟁과 이용자 보호에 더해 투자 촉진을 주요 정책방향으로 삼으려 한다”며 “레거시망을 어떻게 전환하고 차세대 인프라를 어떻게 구축할지 통신사와 종합적으로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6.09.17 17:35박수형 기자

"트래픽 늘어도 수익은 뚝"…통신사, EU 'DNA'서 해법 찾나

데이터 트래픽 증가로 네트워크 투자 비용은 급증하는 반면, 정작 통신사들은 그에 걸맞은 수익을 거두지 못하는 실정이다. AI와 6G 시대에도 통신사가 단순한 데이터 전송로(파이프라인)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이 추진하는 디지털네트워크법(DNA)이 이 같은 현실을 타개할 방안으로 꼽혀 주목된다. 통신망을 단순한 데이터 전달 통로로 두지 않고 속도와 지연시간, 품질 등을 차별화해 하나의 서비스로 판매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법무법인 세종의 이종관 수석전문위원은 17일 프레스세터에서 열린 고려대 기술법정책센터 세미나에 발제를 맡아 “통신사업자가 덤파이프에서 탈피해 고부가가치의 네트워크 서비스형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제시했다. EU가 추진하는 DNA를 계기로 통신사의 사업모델과 규제체계가 함께 바뀔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통신사가 처한 구조적 문제를 '트래픽과 수익의 디커플링'으로 진단했다. 데이터 사용량이 늘어날수록 망 증설과 고도화 비용은 커지지만, 그 증가분이 통신사의 추가 수익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내 모바일 트래픽은 2019년 581만 7000TB에서 2024년 1325만 7000TB로 약 2.3배 늘었다. 반면 통신 3사 평균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은 2019년 3만1103원에서 2025년 2만8746원으로 7.6% 감소했다. 같은 기간 통신 3사의 누적 설비투자(CAPEX)는 약 51조원에 달했다. 네트워크 사업자의 본질적 경쟁력은 망에서 나오지만 트래픽과 수익, 수익과 비용의 디커플링으로 인해 네트워크로부터 창출되는 가치가 제한되고 있다는 뜻이다. 덤파이프 넘어 고부가 네트워크 서비스로 EU는 유럽 통신사의 낮은 수익성과 회원국별로 분절된 규제, 디지털 플랫폼 등장 이후에도 기존 틀에 머문 통신 정책을 네트워크 경쟁력 약화의 원인으로 보고 대대적인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DNA에는 한 회원국에서 신고하면 EU 전체에서 통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싱글 패스포트', 주파수 이용권 장기화, 구리망의 광케이블 전환 등이 담겼다. 자율주행이나 네트워크 슬라이싱처럼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에는 합리적인 트래픽 관리를 허용하는 방향도 제시됐다. 이 같은 제도 변화가 통신사의 사업모델을 바꿀 수 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통신사업자가 네트워크 슬라이싱을 통해 저지연 보장기능 등을 제공 또는 표준화된 API 형태로 개발할 수 있다”며 “기업 고객에게 스마트팩토리, 원격의료, 피지컬AI 등 용도별로 최적화된 네트워크 서비스를 판매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일반 이용자 시장에서도 프리미엄·혼합 요금제를 통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다고 봤다. 클라우드 게임이나 VR XR처럼 일정한 품질이 필요한 서비스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네트워크 품질을 선택적으로 제공하는 방식이다. 통신사와 플랫폼 간 협업 모델도 제시했다. 플랫폼이나 CP가 ISP에서 대역폭이나 특화 네트워크 서비스를 구매한 뒤 자사 서비스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재판매 구조다. 즉 통신망을 단순한 데이터 전달 통로가 아니라 속도, 지연시간, 품질, 용도에 따라 판매할 수 있는 하나의 서비스로 바꾸자는 것이다. “망중립성 원칙 재설정 필요” 이를 위해 국내 정책과 규제도 함께 바뀌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보편과 특화의 명확한 구분, 혁신기술이나 서비스에 대한 네트워크의 차등적 관리가 필요하다”며 “기업 간 거래에서는 사업자 계약에 따른 망 이용대가와 트래픽 관리를 인정하고, B2B2C 형태의 네트워크 이용에서는 관리형 서비스를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망중립성 제도의 원칙을 새롭게 설정하자는 뜻이다. AI와 6G 시대에는 모든 서비스를 동일한 품질로 제공하는 기존 방식만으로는 초저지연과 고신뢰성이 필요한 새로운 서비스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대형 플랫폼과 통신사의 협상력 차이를 조정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B2B 망 이용계약에 대한 자율적·연성 규범 또는 협상력 조정장치 마련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EU DNA 사례에서 볼 수 있는 망 이용 관련 자발적 분쟁조정제도와 자율협의체 도입도 신중하게 검토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망 직접 구축하는 구조서 벗어나야” 6G에서는 통신사의 네트워크 구축 방식 자체가 달라져야 한다고 봤다. 6G는 클라우드와 가상화, 오픈랜을 활용하고 기존 지상 중심의 2차원 커버리지를 위성과 드론 등을 통해 해상과 공중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전망이다. AI 에이전트와 피지컬AI 확산으로 대규모 트래픽이 발생하고 휴머노이드 로봇처럼 초정밀 실시간 제어가 필요한 서비스도 늘어난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이통사는 모든 망을 직접 구축하고 운영하는 폐쇄형 구조를 벗어나 오픈랜이나 빅테크, 위성 사업자와 협력하는 개방형 제휴형 구조로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때 정부 역할도 필요하다. 인구 저밀도 지역이나 도서산간 지역의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하고, 피지컬AI 등 국가 전략산업에 필요한 통신 인프라에는 정책적 지원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만 EU DNA를 국내에 그대로 가져오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봤다. EU는 여러 회원국으로 나뉜 통신시장을 하나로 묶어 규모의 경제를 만들어야 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다.

2026.09.17 15:45박수형 기자

[법과 상식 사이] AI 시대, 망 이용대가 논쟁을 다시 생각할 때

망 이용대가를 둘러싼 논쟁은 오래됐다. 한쪽에서는 대규모 트래픽을 발생시키는 콘텐츠 사업자도 다른 대다수 사업자와 같이 네트워크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다른 쪽에서는 이러한 부담이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비용을 누가 부담할 것인가에 논의가 집중되면서 인터넷이 실제로 어떻게 연결되고 그 비용이 어떻게 발생하는지는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인터넷은 하나의 사업자가 구축한 단일망이 아니다. 수많은 통신사업자(ISP)의 네트워크와 백본, 인터넷교환센터(IX),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 콘텐츠 사업자(CP) 등이 서로 연결돼 하나의 인터넷을 구성한다.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의 망을 이용하고 비용을 지급하는 트랜짓(transit)이 있는가 하면 서로 트래픽을 교환하는 피어링(peering)도 있다. 피어링 역시 당사자의 규모와 트래픽, 협상관계 등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이뤄진다. 우리나라에서는 ISP 간 인터넷망 상호접속에 정부가 정한 상호접속기준이 적용되고, 사업자 간 트래픽 교환과 정산에 관한 규칙도 마련돼 있다. 여기서 ISP 간 상호접속료와 CP가 ISP에 지급하는 이른바 '망 이용대가'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전자는 네트워크 사업자 간 연결과 정산의 문제이고, 후자는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 사이의 계약과 비용 부담에 관한 문제다. 다만 인터넷의 연결구조와 비용구조가 서로 영향을 미치는 만큼 완전히 별개의 문제로만 보기도 어렵다. 이 논쟁을 다시 살펴봐야 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인공지능의 확산이다. 지금까지 AI 인프라에 대한 관심은 GPU와 데이터센터 등 연산 자원의 확보에 집중돼 왔다. 그러나 AI의 활용 영역이 확대될수록 연산 능력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율주행, 로봇, 스마트팩토리, XR과 같은 서비스에서는 단말에서 생성되는 데이터가 클라우드나 엣지로 전달되고, 그곳에서 이뤄진 분석과 판단이 다시 현장의 기기와 서비스로 이어진다. AI가 실제 환경에서 작동하려면 연산과 데이터가 있는 여러 지점을 빠르고 안정적으로 연결하는 네트워크가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에 요구되는 역할도 달라진다. 단순히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넘어 낮은 지연시간과 높은 신뢰성, 안정적인 연결이 중요해진다. AI의 성능이 뛰어나더라도 필요한 데이터와 연산 결과가 필요한 순간에 전달되지 못한다면 실제 서비스의 성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AI 인프라를 연산 자원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결국 AI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컴퓨팅만이 아니다. GPU와 데이터센터에 대한 투자만큼 이를 연결하는 초고속·저지연·고신뢰의 차세대 네트워크에 대한 투자도 중요하다. `문제는 이러한 네트워크가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새로운 수요에 대응하려면 지속적인 설비 고도화와 투자가 필요하다. 더욱이 AI 시대에는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업자뿐 아니라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엣지 등 다양한 사업자가 하나의 서비스 생태계에서 연결된다. 네트워크를 둘러싼 비용과 편익의 구조 역시 기존보다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망 이용대가 논쟁도 기존의 CP와 ISP 사이의 비용 부담 문제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 단순히 '누가 망 이용대가를 낼 것인가'를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누가 구축하고 그 비용과 편익을 어떻게 나눌 것인가'를 논의해야 한다. 통신사업자, 국내외 콘텐츠·플랫폼 사업자, 클라우드 사업자, 이용자와 정부 등 여러 이해관계자가 얽혀 있다. 어느 한쪽의 부담만을 전제로 결론을 내리기보다는 네트워크에 대한 충분한 투자 유인을 확보하면서도 혁신과 경쟁, 이용자 후생을 함께 고려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망 이용대가에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찬반 구도에 머무르지 않는 것이다. AI가 산업과 일상 전반으로 확산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망의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이제 망 이용대가 논의를 트래픽 비용을 둘러싼 분쟁을 넘어 AI 시대에 필요한 네트워크를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구축하고 그 비용과 편익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나눌 것인가라는 더 큰 질문 속에서 다시 살펴볼 때다.

2026.09.04 14:49안정민 컬럼니스트

[법과 상식 사이] 망중립성,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다뤄야 할까

인터넷을 이용할 때 모든 데이터는 정말 똑같이 처리돼야 할까? 언뜻 너무나 당연한 질문처럼 보인다. 우리가 주고받는 이메일, 스트리밍 영상, 모바일 메신저 메시지까지 어떤 데이터든 그 종류나 내용에 따라 차별받지 않고 전달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믿어왔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터넷에서 특정 콘텐츠나 서비스를 부당하게 우대하거나 차별하지 않아야 한다는 원칙을 '망중립성(Net Neutrality)'이라고 부른다. 망중립성은 오랫동안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지탱해 온 핵심 원칙이었다. 인터넷이 단순했던 시절이 있었다 망중립성이 등장했을 당시 인터넷은 지금과 많이 달랐다. 네트워크는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였고, 이메일을 보내고 웹페이지를 검색하며 음악을 듣고 동영상을 보는 것이 인터넷의 중심이었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어떤 데이터도 부당하게 차별받지 않는 것이 중요했다. 망중립성은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이끈 훌륭한 원칙이었고, 오늘날의 디지털 생태계를 만드는 중요한 토대가 됐다. 하지만 오늘의 인터넷은 더 이상 정보를 전달하는 통로만이 아니다. 자율주행차는 도로 상황을 실시간으로 주고받아야 하고, 원격수술은 의사의 손끝 움직임을 거의 지연 없이 전달해야 한다. AI는 사람을 대신해 검색하고 분석하며 판단한다. 인터넷은 이제 영화를 보여주는 네트워크를 넘어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산업과 사회를 움직이는 핵심 기반이 됐다. 인터넷의 역할이 달라지면서 네트워크가 해결해야 할 과제도 달라졌다. 모든 데이터를 일률적으로 전달하는 방식만으로는 새로운 기술들의 요구를 충족하기 어렵다. 5G는 단순히 더 빠른 이동통신이 아니다. 5G는 서비스의 특성에 따라 서로 다른 통신 품질(QoS)을 보장하도록 설계됐다. 예를 들어 동영상을 시청할 때는 데이터가 잠시 늦게 도착하더라도 미리 받아둔 영상이 이어서 재생될 수 있다. 반면 원격으로 기계나 로봇을 제어하거나 응급환자의 생체신호를 전송하는 서비스는 아주 짧은 지연도 허용하기 어렵다. 이처럼 서비스마다 요구되는 통신 품질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해 5G는 초고신뢰·초저지연 통신(URLLC)과 네트워크 슬라이싱(Network Slicing)과 같은 기술을 도입했다. 기술은 이미 서비스마다 요구되는 통신 품질이 다르다는 사실을 전제로 발전하고 있다. 이는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이 언제나 최선의 해법은 아닐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연 응급환자의 생체신호를 전달하는 데이터와 8K 영상을 스트리밍하는 데이터를 정말 똑같이 처리해야 할까? 아마 그렇다고 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미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과 공정하게 처리하는 것이 항상 같은 의미는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망중립성이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는 뜻은 아니다 망중립성은 앞으로도 인터넷의 개방성과 혁신을 지키는 중요한 원칙이어야 한다. 다만 인터넷이 달라진 만큼 이제는 망중립성을 유지할 것인가 폐기할 것인가라는 단순한 찬반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에서 그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모든 데이터를 똑같이 처리하는 것 자체가 아니라 필요한 차이를 인정하면서도 부당한 차별은 막는 것이다.

2026.08.14 13:13안정민 컬럼니스트

"위성도 통신 인프라"...GSMA, 기술중립 규제 가이드 제시

세계 각국의 통신사를 대변하는 GSMA가 위성통신에 대한 규제 가이드를 제기했다. D2D 서비스를 비롯해 일부 국가에서는 이동통신망을 보완하는 필수 인프라로 자리를 잡은 만큼 기술 중립적 규제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GSMA는 각국의 정책 입안자를 위한 실무 지침인 위성 규제 플레이북(Satellite Regulatory Playbook)을 최근 선보였다. 저궤도 위성통신(LEO) 서비스 확산과 영향력과 비교해 현재 규제 체계는 충분히 정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플레이북을 통한 필수 규제 사항을 꼽은 것이다. 특히 이동통신사와 협력하지 않고 이용자에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성 통신과 D2D 서비스를 중심으로 규제 방향을 제시했다. 이동통신사가 참여하는 서비스는 기존 이동통신 규제를 통해 상당 부분 관리가 이뤄지고 있으나 독립적으로 제공되는 위성 서비스는 국가별 제도 공백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플레이북이 제시한 주요 원칙은 투명성, 규제 형평성, 국가 간 규제 조화, 산업 협력, 균형을 갖춘 혁신이다. 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살필 분야로 ▲현지 법인 설립 ▲국가 안보 ▲이용자 보호와 운영 기준 ▲인프라 시설 요건 ▲이용자 단말 관리 ▲세제와 재정 ▲긴급통신과 공공안전 ▲법 집행 등 8개 분야를 제시했다. GSMA는 플레이북을 두고 각국 정부가 자국 상황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규제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면서도, 국가 간 규제 일관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국가마다 법과 제도가 다른 만큼 획일적인 규제를 제시하기보다 자국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유연한 가이드라인으로 활용하도록 설계했다고 강조했다. 미카엘라 안고니우스 GSMA 정책규제 총괄은 “위성 연결이 글로벌 통신 환경에서 점점 더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정책 입안자들은 미래에 적합한 규제 체계를 구축할 기회를 맞고 있다”며 “플레이북은 국민을 보호하고 법 집행을 보장하는 동시에 통신 산업 전반의 투자와 혁신을 촉진할 수 있는 실질적인 지침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2026.07.05 13:39박수형 기자

소방대원 응급 통화 우선 처리...망중립성 예외 적용

화재를 비롯한 복합 재난 상황에서 소방대원의 긴급구조와 응급처치를 위한 전화통화는 망중립성 가이드라인 예외 적용을 받게 된다. 통신 네트워크 자원을 소방대원에 우선 할당하는 방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LG유플러스와 소방청이 제안한 소방관 긴급구조 통신 우선전송 서비스를 10일 개시한다고 밝혔다.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서 특수서비스 요건을 충족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현행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인터넷 트래픽을 동등하게 처리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제한된 용도와 별도의 품질관리가 필요한 경우 특수서비스로 분류해 우선 전송을 허용한다. 지난 2011년에 가이드라인이 만들어진 뒤 특수서비스 요건이 인정된 사례는 소방광 우선접속이 처음이다. 긴급구조라는 필요성에 따라 안정적인 품질을 보장하겠다는 뜻이다. 미국, 독일, 일본 등에서 공공안전 분야에서 긴급구조 우선전송(Priority Service) 체계를 도입해 긴급구조 대원의 통신 품질을 우선 보장하는 것과 유사한 방식이다. 대형 화재나 복합 재난 상황에서는 소방관에게 신고자 확인과 응급실 선정을 위한 의료기관과의 통화 등이 필수적인데, 그간 대규모 재난 현장에서는 통신 트래픽이 급증하면서 일시적인 통신 지연이나 혼잡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우선전송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극심한 통신 혼잡 상황에서도 소방대원과 일반 이용자 간 통신 안정성이 강화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가 사회공헌 사업 일환으로 소방청에 제안한 이 사업은 SK텔레콤과 KT도 참여하기로 했다. 박경중 LG유플러스 대외협력담당은 “재난 현장에서 통신은 현장 대응의 기본 인프라”라며 “관계 부처와의 협력을 통해 소방대원이 보다 안정적인 통신 환경에서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소방대원 단말에 일반 가입자와 구분되는 전용 유심을 적용한다. 정부는 통신 3사의 5G SA 구축이 올해 연말 완료되면 기관별, 이용자별 맞춤형 품질 보장을 더욱 효율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 긴급구조 통신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공공안전 통신 서비스가 더욱 고도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개시된 우선전송은 5G NSA와 기존 LTE 방식에서 LTE 시그널링을 우선 전송하는 형태로, 5G SA 모드에서는 5G 방식까지 확장한다는 설명이다. 앞서 5G SA를 일부 환경에서 상용화한 KT는 전남소방본부 기업 전용 단말에 우선전송을 적용했다. 나아가 네트워크 슬라이싱 방식으로 기술을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남석 과기정통부 통신정책관은 “재난 상황에서도 소방대원과 일반 이용자 간 통신이 더욱 안정적으로 유지되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6.10 12:00박수형 기자

새 보안법 만드는 유럽...중국 "5년간 633조 손실 본다" 경고

주유럽중국상공회의소(CCCEU)가 유럽연합이 추진하는 사이버보안법 개정안으로 중국 회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할 경우 2030년까지 최대 3700억 유로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연합은 사이버보안법 개정을 추진하면서 사실상 중국의 주요 회사를 인프라 공급망에서 배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회원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인데 기술적인 보안 평가보다 공급망의 국적에 따라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는 게 중국 측의 일관된 입장이다. CCCEU는 회계법인 KPMG에 실제 사이버보안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유럽연합 회원국가가 입을 피해를 추산하도록 의뢰했다. KPMG에 따르면 유럽연합 회원국들이 향후 5년 동안 누적 3678억 유로(약 633조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을 것으로 추산했다. 유럽연합의 2년 예산에 해당하는 규모다. 에너지, 통신, 제조업, 금융 등 여러 분야에서 특정 공급업체를 의무적으로 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가정한 결과다. 유럽연합의 친환경 디지털 전환 핵심 기반으로 꼽히는 에너지와 통신 부문에서 경제손실 약 40%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됐다. 에너지 부문 손실은 799억 유로, 통신 부문은 574억 유로로 추산됐다. 또 금융 인프라 분야는 499억 유로, 보건 연구 부문은 338억 유로, 공공서비스 부문은 322억 유로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가 별로 보면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폴란드, 네덜란드 등은 각각 100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입게 될 것으로 예상됐다. 특히 독일은 제조업, 통신, 에너지 분야에서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높고 산업 규모도 큰 터라 총 1708억 유로의 손실로 유럽 내에서 가장 피해가 클 국가로 꼽혔다. CCCEU는 중국 회사가 유럽의 사이버 규정을 위반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기술 중립성, 증거 기반 규제, 비례성, 비차별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꼬집었다.

2026.05.10 12:02박수형 기자

LTE로 KT 시내전화 쓴다...도서·산간 통신 사각지대 해소

유선망 기반의 시내전화 서비스에 LTE 무선망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통신주나 관로 설치가 어려운 도서산간 지역에서 시내전화 서비스를 이용할 때 드는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6일 ICT 규제샌드박스 심의위원회를 열어 LTE를 활용한 시내전화 서비스를 실증특례로 지정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에서는 보편적 역무에 해당하는 유선전화 일부 구간을 무선으로 제공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통신주나 관로가 설치되지 않은 지역에서 시내전화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유선전화 보편적 역무 대상자인 KT와 이용자가 유선망 구축에 드는 비용을 절반씩 부담해야 했다. 시내전화 이용을 위해 유선망을 구축하는 신청은 연간 1550건 수준으로 평균 공사비는 290만원에 달한다. 그런 가운데 규제샌드박스 실증특례로 LTE 망을 활용해 라스트원마일 투자를 줄이면서 시내전화 서비스 접근성을 높이게 됐다. 아울러 국민들의 통신 서비스 이용에 대한 부담도 대폭 줄였다는 평가다. 이는 유선 기반 시내전화 제공 구조를 무선망으로 확장할 수 있게 한 최초의 사례로, 기술 방식에 관계없이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중립성 원칙'을 통신 정책에 적용한 것으로 향후 보편적 통신서비스 제공체계의 기술중립 전환 기반을 다졌다는 의미가 크다. KT는 실증을 통해 고령층, 취약계층 등 기존 통신 환경에서 소외되기 쉬운 이용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인 통신 접근성을 제공할 예정이다. 아울러 실증기간 동안 통화 품질과 이용자 만족도를 종합적으로 검증하고, 단계적으로 적용 지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형민 KT CR실장은 “이번 실증특례 지정은 유선망 구축이 어려운 지역의 통신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KT는 앞으로도 보편적 통신 서비스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심의위에서는 AI 기반 중증외상 환자 케어시스템과 내외국인공유숙박 등의 안건도 처리됐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에서 폐쇄된 장소에서 개인정보와 민감정보가 포함될 수 있는 영상을 수집·활용하려면 정보주체의 사전동의가 필요하지만 중증외상센터의 경우 장소의 특성상 의식이 없는 긴급 환자가 많아 사전동의를 받기 어렵다. 이를 고려해 사후동의를 전제로 비식별화된 영상의 의료 AI 학습 등 활용이 가능토록 했다. 또 외국인만 이용할 수 있는 도시민박업을 내국인도 이용할 수 있는 내외국민 공유숙박 서비스를 기존 실증특례에서 임시허가로 전환한다. 이밖에 케이블TV 비역방송에서 커머스 방송서비스를 제공하는 실증특례도 임시허가로 전환, 관련 서비스를 지속할 수 있도록 했다. 류제명 과기정통부 차관은 “ICT 규제샌드박스는 오늘로 규제특례 지정 300건을 달성하며, 신기술‧서비스의 실증을 지원하는 대표적인 규제혁신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라며, “과기정통부는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앞으로도 AI의 개발, 학습, 활용을 저해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발굴·개선하고,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축적된 실증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보다 합리적인 제도개선을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2026.05.06 14:35박수형 기자

李대통령 "지상파·종편 특혜받아...공정성 지켜야"

이재명 대통령이 20일 “지상파방송이나 (종편, 보도채널과 같이) 특허를 받는 영역은 중립성과 공정성을 지켜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상파나 소위 종편은 허가제도로 진입을 제한해서 특혜를 준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인터넷 매체나 종이 신문은 자기 자본으로 할 수 있으니 특별 혜택은 아니다”며 “(특혜가 있는) 여기는 최소한 공정성이나 공익성과 같은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수사하고 기소하고 재판해서 무죄가 나면 보통은 법원의 판결을 존중하고 기소가 무리했고 수사가 과했다고 판단한다”며 “특정 사안의 경우 (특정 방송사가) 무조건 검찰 편을 들고 판결이 잘못됐고 항소해야 한다고 비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종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위원장에 “특정 정치 영역에서만 이러는데 중립성과 공정성 문제가 없나”고 물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언론 (보도) 방향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가 중립성 부분을 일률 판단하는 것은 제약이 있는 걸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내용 규제에 관해서는 방송은 심의위원회라는 민간 독립기구를 두고 있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내용 규제를) 심사하고 제재하는지는 최대한 중립적으로 하는 것은 당연하다”면서 “이런 점에 대한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방송법에서 지상파 등 여러 가지 방송 유형에 따라, 차별성에 따라 공정성을 부여하게 돼있다”고 말했다.

2026.01.20 12:22박수형 기자

KT스카이라이프, 'ipit TV' 출시..."OTT 끼고 월 2만원대"

KT스카이라이프는 방송, 인터넷, OTT를 결합할 수 있는 IPTV 상품 'ipit TV(아이핏 티비)'를 공식 출시했다고 15일 밝혔다. 'ipit TV'는 '믿성비(믿을 수 있는 가성비)를 중시하는, 내(I)가 고른(Pick) 딱 맞는(Fit) IPTV'를 뜻하는 KT스카이라이프의 신규 브랜드다. 'ipit TV'는 IP 기반 기술중립성 서비스로 위성방송의 서비스 품질 한계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기술로 고화질의 다양한 콘텐츠를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는 IPTV 상품이다. 이 상품은 고화질 실시간 방송 채널 기반의 ▲Basic(194채널), ▲Plus(209채널) 상품으로 구성된다. 인터넷 결합 시 ipit TV Basic은 2만900원(부가세 포함), ipit TV Plus는 2만2천원(부가세 포함)부터 이용 가능해 뛰어난 가성비를 자랑한다. 또한, 'ipit TV'는 유튜브 프리미엄, 주요 OTT 서비스(넷플릭스, 디즈니+, 웨이브 등)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월 3천300원 추가 할인을 제공한다. KT스카이라이프는 방송, 인터넷, OTT가 하나로 결합된 패키지를 선보이며, OTT 중심의 콘텐츠 소비 환경에 빠르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전국 어디서든 안테나 없이 시청 가능한 'ipit TV'를 앞세워 도심 지역, 소형 주거지, 젊은 1인~2인 가구를 대상으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브랜드 모델로는 대중성과 연기력을 인정받은 배우 최대훈을 내세워, 친근하면서도 신뢰도 높은 이미지로 브랜드 메시지를 강화할 계획이다. 또한 '따져보면 확실한 TV, ipit TV' 브랜드 캠페인을 풍성한 이벤트와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최영범 KT스카이라이프 대표는 “ipit TV는 유료방송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KT스카이라이프의 새로운 전략”이라며 “믿성비(믿을 수 있는 가성비) 상품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차별화된 상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2025.07.15 09:54진성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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