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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차'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7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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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손잡는 유럽車…뒤집힌 자동차 기술 주도권

전기차 전환을 계기로 글로벌 자동차 산업 기술 주도권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과거 중국 업체들이 유럽 자동차 제조 기술을 배우던 것과 달리 이제는 폭스바겐과 스텔란티스 등 유럽 주요 기업이 중국의 전기차 플랫폼과 소프트웨어, 빠른 개발 역량을 활용하는 모습이다.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스텔란티스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26 파리모터쇼'를 계기로 중국 립모터·둥펑자동차와의 기술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국 기업의 기술 경쟁력과 생산 효율을 활용해 전기차 개발 기간을 단축하고 가격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안토니오 필로사 스텔란티스 최고경영자(CEO)는 13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핵심 역량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 "중국 기업과 서로의 강점을 활용할 수 있는 분야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기업과의 공동 개발 과정에서 이들이 빠른 개발 속도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비결을 배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폭스바겐·아우디도 中 기술 활용…개발 기간 단축 스텔란티스는 푸조·시트로엥·오펠·피아트 등 다수의 유럽 자동차 브랜드를 보유한 세계적 완성차 그룹이다. 전통적인 내연기관차 기술력을 갖췄지만, 전기차 시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빠른 신차 개발 속도와 가격 경쟁력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표적인 협력 사례는 독일 브랜드 오펠과 중국 립모터의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공동개발 프로젝트다. 양사는 중국의 전기차 개발 역량과 오펠의 브랜드·차량 개발 경험을 결합해 약 2년 안에 신차를 시장에 선보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플로리안 휘틀 오펠 CEO는 이번 협력 프로젝트에서 확인한 개발 속도가 인상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스텔란티스는 립모터와의 협력에 이어 둥펑과도 생산 협력을 추진하면서 중국 기업과의 협력 범위를 넓히고 있다. 독일 폭스바겐도 중국 샤오펑과 협력해 전기차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폭스바겐은 지난 2023년 샤오펑과 장기적인 기술 협력 관계를 구축한 뒤 중국 시장용 전기차 2종을 공동 개발해 왔다. 양사가 개발한 첫 모델인 전기 SUV 'ID.UNYX 08'은 약 24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올해 3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 공장에서 양산에 들어갔다. 양사의 협력은 완성차 개발에 그치지 않는다. 폭스바겐은 샤오펑 및 중국 현지 소프트웨어 조직과 차세대 전자·전기 아키텍처인 'CEA'를 공동 개발했다. CEA는 차량의 각종 전자제어장치와 소프트웨어 기능을 중앙 컴퓨팅 시스템 중심으로 통합하는 구조다. 폭스바겐그룹 산하 아우디 역시 중국 상하이자동차(SAIC)와 전기차 플랫폼 'ADP'를 공동 개발했다. 이를 지난해 출시한 'AUDI E5 스포트백'과 올해 공개한 전기 SUV 'AUDI E7X'에 적용했다. 양사는 지난 4월 중국 상하이에 공동 기술개발 거점을 확대하고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도 협력하기로 했다. 파리모터쇼 점령하는 중국차…달라진 산업 위상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기술 경쟁력 강화는 유럽 시장에서도 존재감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올해 파리모터쇼에는 BYD와 체리자동차를 비롯해 아이토, 아바타 등 중국 자동차 브랜드 약 22개가 참가했다. 2024년 10개에서 2.5배로 늘어난 규모로, 전체 참가 자동차 브랜드 61개 중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중국 업체들은 보급형 전기차부터 고급 SUV까지 다양한 신차를 선보이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형 전기차를 넘어 고급 전기차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슈미트 오토모티브 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브랜드 유럽 자동차 시장 점유율도 약 10.7%까지 높아졌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중국 기업과 협력해 전기차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안방 시장인 유럽에서도 중국 브랜드와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슈테판 브라첼 독일 자동차경영센터(CAM) 연구원은 로이터에 "과거에는 중국이 독일 자동차 기업으로부터 배웠지만 이제는 반대 방향으로 기술을 배워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중국 기업이 단순한 생산·판매 협력사를 넘어 핵심 기술 개발 파트너로 부상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산업의 경쟁 구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2026.10.15 18:10류은주 기자

유럽 하이브리드 4대 중 1대가 중국 브랜드…EU, 규제 카드 꺼내나

유럽연합(EU)이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의 수입 급증에 대응해 한시적인 수입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 전기차에 이어 하이브리드차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도입 여부와 수위는 중국과의 통상 협의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7일(현지시간) 블룸버그는 EU 집행위원회가 중국산 하이브리드차에 세이프가드를 적용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이프가드는 특정 제품의 수입이 급증할 때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수입을 제한하는 조치다. 검토되는 수단 중 하나는 일정 물량을 넘는 수입분에 관세를 매기는 관세할당제다. 수입 상한은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집행위는 하이브리드차에서 효과를 확인하면 무역 불균형이 큰 다른 산업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규제 검토 배경에는 중국산 자동차의 유럽 시장 점유율 확대가 있다. 8월 BYD 등 중국 브랜드는 유럽 신차 판매의 약 12%를 차지하며 사상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는 4대 중 1대, 외부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시장에서는 3대 중 1대가 중국 브랜드다. 중국산 전기차에는 이미 높은 EU 관세가 적용되고 있지만 하이브리드차에는 같은 수준의 관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전기차 수입 증가세가 둔화한 가운데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빠르게 늘면서 EU가 대응 범위를 넓히려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조치는 중국과의 협상에 달려 있다. 마로시 셰프초비치 EU 통상 담당 집행위원은 이번 주 후반 베이징에서 왕원타오 중국 상무부장과 회담할 예정이다. EU는 수입을 억제하면서도 중국의 보복을 피할 수 있도록 제한 수위를 조율하려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위는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 중국이 수출 제한을 수용할지는 불확실하다. 중국은 EU산 제품 수입 확대와 투자 논의에는 열린 태도를 보였지만 자국 수출을 줄이는 방안에는 소극적이었다. 앞서 하이브리드차의 자율 수출 제한에 대해서도 WTO 규정과 공정경쟁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대했다. 이번 논의는 자동차를 넘어 EU의 대중국 통상정책 전반과 연결돼 있다. EU의 대중국 무역적자는 하루 10억 유로를 웃돈다. 집행위는 연말까지 무역 불균형 해소와 공급망 다변화를 위한 정책 수단을 제시할 예정이며, EU 정상들은 10월 중순 중국의 무역 관행에 대응할 방안을 논의한다. 양측 협상에서는 중국의 핵심 원자재 수출 절차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방안과 브랜디·돼지고기·유제품에 대한 제한 완화도 다뤄지고 있다. 중국은 EU 수출통제 완화를 요구하지만, 집행위는 회원국 소관이라는 입장이다. 중국산 전기차 관세를 최저가격 설정 방식의 가격약정으로 대체하는 문제도 별도 쟁점이다. EU 내부에서는 추가 대응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프랑스와 독일은 이번 주 초 무역전쟁 때 EU 단일시장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새 수단을 제안하고, 화학 등 핵심 산업에 대한 무역 조사를 촉구했다. 수입 제한 검토 소식에 유럽 자동차업체 주가는 상승했다. 장중 상승률은 폭스바겐이 최대 4.6%, 르노가 6.1%,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이 2%를 기록했다. EU 회원국 대사들은 일요일 이번 주 중국과의 회담 결과를 보고받을 예정이다.

2026.10.08 10:16류은주 기자

현대차, 2000만원대 아이오닉V로 중국 재공략…시작가 400만원 낮췄다

현대자동차가 중국 전용 전기 세단 아이오닉 V를 약 2000만원부터 판매하며 현지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기본형 추가와 한시 할인으로 시작 가격을 사전판매 때보다 약 400만원 낮췄다. 29일 CNEV에 따르면 현대차의 중국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는 이날 아이오닉 V를 정식 출시했다. 총 5개 트림 한시 판매가격은 9만 9900위안(약 2021만원)부터 13만 1900위안(약 2669만원)까지다. 할인 전 권장소비자가격은 10만 9900위안(약 2224만원)~13만 9900위안(약 2832만원)이다. 트림에 따라 8000위안(약 162만원) 또는 1만 위안(약 202만원)의 출시 할인을 적용한다. 지난 8월 청두 모터쇼에서 진행한 사전판매에서는 3개 트림을 선보였으며, 시작 가격은 11만 9900위안(약 2427만원)이었다. 정식 출시에서는 기본형 '540 프로'와 장거리형 '650 맥스'를 추가했다. 기본형 신설과 할인 혜택이 맞물리면서 진입 가격이 2만 위안(약 405만원) 낮아졌다. 아이오닉 V는 현대차가 지난 4월 베이징 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한 중국 전략형 전기차다. 같은 달 앞서 선보인 비너스 콘셉트 양산 모델로, 중국 고객의 사용 환경과 선호를 반영해 개발됐다. 제품뿐 아니라 마케팅도 중국 시장에 맞췄다. 베이징현대는 지난 8월 중국의 인기 배우 겸 가수 판청청을 아이오닉 V 브랜드 모델로 발탁하고 청두 모터쇼부터 본격적인 홍보에 나섰다. 젊은 층에서 높은 인지도를 가진 현지 연예인을 전면에 내세워 중국 전기차 시장의 핵심 소비층을 공략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판청청은 아이오닉 V의 '1호 차주'로도 소개됐다. 현대차는 당시 모터쇼에서 향후 5년간 중국에 신차 20종을 투입하고 베이징현대의 연간 판매량을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순수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를 함께 개발하고, 제품군을 중·대형급까지 넓힌다는 전략이다. 현지 기업과의 기술 협력도 강조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모터쇼 당시 중국을 전기차 소비자의 요구 수준이 높고 개발 속도가 빠른 시장으로 평가하며, 현지 투자와 제품 개발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중국을 판매 시장뿐 아니라 기술 혁신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거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아이오닉 V에는 이러한 현지화 전략이 반영됐다. 배터리는 CATL의 리튬인산철(LFP) 제품을 사용하며, 용량은 53.48kWh와 66.85kWh다. 중국 CLTC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는 540km 또는 650km며, 800V 급속충전을 지원한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바이두 어니봇과 바이트댄스 더우바오 등 인공지능(AI) 모델을 적용했다. 앞뒤 좌석을 4개 구역으로 나눠 음성 명령을 인식하고 연속 대화와 복수 명령을 처리한다. 실내에는 27인치 4K 화면과 퀄컴 스냅드래곤 8295P 칩을 탑재했다. 모멘타와 공동 개발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고속도로 내비게이션 연동 주행 보조와 도심 기억 경로 주행 보조, 주차 보조 기능을 제공한다. 차체는 전장 4900mm, 전폭 1890mm, 전고 1470mm이며 축간거리는 2900mm다. 베이징현대는 출시 혜택으로 차량 평생 보증과 배터리 성능 저하에 따른 교체, 자연발화 보상도 제시했다. 관련 혜택에는 기간과 주행거리 등의 조건이 적용된다.

2026.09.30 10:43류은주 기자

"보조금으론 한계" vs "효과 따져봐야"…전기차 세액공제 놓고 정부 온도차

중국산 전기차의 저가 공세가 거세지는 가운데 국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 도입을 놓고 정부 부처 간 온도차가 드러났다. 산업통상부는 구매보조금만으로 중국과의 생산비 격차를 메우기 어렵다며 생산세액공제 필요성을 강조한 반면 재정경제부는 정책 효과와 리스크를 따져 신중하게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1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내 전기차 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토론회에서 중국산 전기차의 국내 시장 침투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이날 행사는 국회 모빌리티포럼과 윤한홍 의원실 등이 주최하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와 한국모빌리티학회가 공동 주관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토론회 시작 전 정부가 도입한 국내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완성 전기차가 제외된 것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의원은 "6개 분야(태양광·풍력·이차전지·반도체·핵심소재·AI로봇부품)을 해놓고 전후방 산업이 있는 전기차는 빼놨느냐"며 "주객이 전도됐다. 전기차는 꼭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발제자들도 중국 전기차의 빠른 시장 확대를 경고했다. 박정규 카이스트 기술경영전문대학원 초빙교수는 중국산을 방어할 수단이 없는 시장에서는 "1~2년 내 굉장히 빠르게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국내 생산 투자 지원과 대응책 마련 필요성을 제기했다. 윤경선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상무도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수입차 비중이 42.5%까지 올라왔다"며 "국내 생산 강화를 위해 국내에서 생산할 수 있는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산 vs 국내산 생산비 격차 30%…“구매보조금만으론 가격차 못 메워” 정부 부처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지원 방식을 놓고 시각차가 나타났다. 임채욱 산업부 자동차과장은 "중국과 우리나라의 생산비 차이가 거의 30%, 액수로는 한 1000만원 정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업계에서 들었다"며 "구매보조금으로 그 갭을 다 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차 생산세액공제가 그래서 필요하다고 저희는 계속 얘기해 왔다”며 국회 논의 과정에서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업부는 생산세액공제를 단순한 완성차 가격 지원이 아니라 국내 생산기반과 부품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고 있다. 임 과장은 "국내 자동차 생산 캐파가 최근 3년 동안 410만대 정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고용과 생태계가 유지되려면 국내에서 최소한 400만대 규모 생산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재경부는 전기차를 생산세액공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해서 전기차 산업에 대한 지원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조문균 재경부 조세특례제도과장은 "전기차를 놓고 지원할지 말지 고민한 것은 맞다"며 "전기차 지원에 있어서는 이차전지를 통해 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쪽으로 정부 안에서 결정한 부분"이라고 설명다. 전기차 산업이 처한 상황의 시급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생산세액공제 도입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조 과장은 "향후 2~3년이 전기차 업계에 있어서 굉장히 크리티컬한 시점이라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면서도 "어떤 부분이 효과성은 높으면서 리스크는 적은지 신중하게 의견을 수렴해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액공제만으론 부족…자율주행·공급망까지 종합 경쟁력 강화 주문 생산세액공제 도입만으로 중국 전기차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가격 격차를 줄이는 동시에 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술력을 끌어올리고 핵심 부품의 국내 공급망을 지키는 종합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박준환 국회입법조사처 선임연구관은 "생산세액공제도 근본적인 대책이나 충분한 대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것만으로 우리나라 전기자동차의 가격과 경쟁력이 중국 등 다른 나라 수입 전기차를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수준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특히 전기차 경쟁력이 가격뿐 아니라 자율주행 성능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는 점도 강조됐다. 박 연구관은 "운전자지원시스템의 성능이 전기차의 성능이자 자동차의 성능이 되고 있다"며 "가격 이외에 보여줄 수 있는 성능의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 이어 "자율주행을 비롯해 여러 형태 종합적인 대책들이 함께 폭넓게 논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토교통부도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동시에 높일 필요가 있다고 봤다. 박용선 국토부 자동차정책과장은 "전기차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야 하고 소비자의 선택은 결국 가격과 성능"이라며 "가격과 성능을 조금 더 확보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과 기술개발 기반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배터리 활용·재제조와 자율주행 실증 확대, 안전·사후관리 강화 등을 경쟁력 확보 방안으로 제시했다. 토론회를 공동대표로 이끈 윤한홍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 지원과 함께 업계 자구 노력을 주문했다. 윤 의원은 "업계에서도 비용 절감 노력을 하고, 모든 걸 정부가 해주기를 기다리지 말아야 한다"며 "자동차 업계에 종사하는 분들도 임금을 계속 올리기 보다는 뼈를 깎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 협력사들도 국내에서 생산하면 생산세액공제를 해줘야 공장을 국내에 유지한다"며 "그래야만 생태계가 유지된다"고 강조했다.

2026.09.18 14:42류은주 기자

中, 2030년 신차 70% 신에너지차로…과잉 생산은 억제

중국이 2030년 신차 시장에서 신에너지차 비중을 높이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확대하는 동시에, 자동차·배터리 산업의 과잉 생산과 출혈 경쟁을 억제한다. 지난 11일 CNVE포스트에 따르면 중국은 스마트 커넥티드 신에너지차 산업 제15차 5개년 계획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신차 판매 중 신에너지차 비중을 승용차 70%, 상용차 40%로 높일 방침이다. 공업정보화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교통운수부 등 9개 부처가 공동 발표한 이번 계획은 2026~2030년 산업 육성 방향을 담았다. 핵심은 보급 확대와 자율주행 기술 고도화다. 중국은 2030년까지 고속도로와 도시 고속화도로, 일부 도심 도로에서 고도화된 자율주행을 구현하고 관련 기능을 갖춘 차량을 대규모로 보급할 계획이다. 승용차뿐 아니라 버스와 장거리 물류, 도심 배송에서도 자율주행 실증을 확대한다. 차량 승인과 도로 운행 허용은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자율주행 차량의 안전성이 사람 운전자를 크게 웃돌도록 한다는 목표 아래 기술 성숙도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체계도 마련한다. 이를 뒷받침할 도로·통신 인프라도 확충한다. 주요 대도시와 일부 국가 간선도로의 디지털·통신 환경을 개선해 차량이 도로 시설, 클라우드와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산업 공급 측면에서는 생산능력 관리를 강화한다. 신에너지차 제조업체의 신규 설립 요건을 엄격히 적용하고, 배터리 생산능력에 대한 관리도 강화한다. 자동차 기업 간 인수합병과 지역 간 통합을 촉진해 낙후하거나 비효율적인 설비를 줄이고 가동 효율을 높인다는 구상이다. 지방정부의 무리한 투자 유치에도 제동을 건다. 승인되지 않은 보조금과 세금 감면, 토지 우대 정책을 활용한 투자 유치를 억제하고 반독점·불공정 경쟁·가격 관련 법 집행을 강화한다. 산업 데이터 공개와 기업의 대금 지급에 대한 감독도 개선해 시장 질서를 정비할 방침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차량용 반도체와 운영체제, 산업용 소프트웨어, 핵심 기초소재를 중점 과제로 제시했다. 배터리 안전성과 충전 속도, 저온 성능을 개선하는 연구도 추진한다. 인공지능(AI)을 자동차 전반에 적용하는 'AI+자동차' 구상도 담겼다. 차량의 에너지 사용과 움직임을 제어하고 운전자와 차량 간 소통, 고장 예측 등에 AI를 활용한다. 자동차를 스마트 로봇과 스마트홈에 연결하는 서비스도 확대한다. 에너지 효율 목표도 수치로 제시했다. 2030년까지 순수전기 승용차의 평균 전력 소비량을 100km당 약 11.5kWh, 승용차의 평균 연료 소비량을 100km당 3.3L로 낮출 계획이다. 노동생산성은 2025년보다 15% 높이고, 판매량 기준 세계 10위권 완성차 기업과 세계 100위권 부품사를 여러 곳 육성한다. 충전·배터리 교환 인프라는 고출력 충전시설과 농촌 충전망을 중심으로 확대한다. 차량과 전력망 간 양방향 연계도 늘린다. 대형 화물차 분야에서는 신에너지차를 활용한 지역 간 무탄소 운송 구간을 조성하고 자율주행 실증을 진행한다. 해외 사업은 무역·투자·기술 협력을 통해 지원한다. 여러 브랜드가 핵심 예비부품을 보관하는 해외 창고를 공동으로 사용하도록 장려하고, 국경 간 데이터 이동에 관한 시범 협력도 추진한다. 중국과 외국 기업의 공동 연구개발·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정부조달 등에서는 국내외 기업을 동등하게 대우하도록 했다. 수요 확대 정책도 이어간다. 신에너지차 세제 혜택과 차량 교체 구매 지원을 유지하고, 농촌 보급과 도시 버스·배터리 교체를 지원한다. 신에너지차 보험제도 개혁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2026.09.13 14:00류은주 기자

中, 자율주행 사고 늘자 칼 뺐다…신기술 사전검증 강화

중국이 충분한 시험과 검증을 거치지 않은 자동차 신기술의 시장 진입을 막고 자율주행 안전 심사를 강화한다. 26일 CNEV포스트에 따르면 신궈빈 중국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자동차 제품의 시장 진입 심사와 시험·검증 기준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신 부부장은 "일부 급진적인 설계가 충분한 시험과 검증 없이 자동차에 적용되고 있으며 차량 품질과 자율주행 안전 관련 사고도 사회적 관심을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업정보화부는 혁신적인 차량 설계의 시험·검증 요건을 높이고, 실제 양산 차량이 승인받은 품질과 안전 기준에 맞게 생산되는지 확인하는 생산 적합성 검사를 강화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체의 생산자격 관리제도와 생산시설의 지역별 배치도 손질한다. 자동차 업계 과당경쟁에도 제동을 건다. 산업 계획과 생산능력 관리, 가격 감독을 강화하고 업계 자율규제를 유도해 수익성을 고려하지 않은 저가·출혈 경쟁을 억제할 방침이다. 중국 정부는 이러한 내용을 '지능형 커넥티드 신에너지차 산업 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에 반영했다. 계획 기간은 2026년부터 2030년까지다. 신에너지차(NEV)는 중국 분류상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 수소연료전지차(FCEV) 등을 아우른다. 외부 충전 기능이 없는 일반 하이브리드차는 포함되지 않는다. 제품 분야에서는 전기차 배터리의 저온 성능과 내구성,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높이도록 지원한다. 지능형 커넥티드 차량의 시장 진입과 도로시험, 차량·도로·클라우드 연계 시범사업도 단계적으로 확대한다. 전기차 구매·이용 환경 개선 정책도 추진한다. 차량 교체 지원과 농촌 지역 신에너지차 보급을 이어가고, 모든 현에 충전소를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충전·배터리 교환 기반시설을 확충한다. 신에너지차 보험제도를 개선하고 수리비를 낮추는 방안도 마련한다. 중국의 신에너지차 연간 판매량은 제14차 5개년 계획 기간 136만 7000대에서 1649만대로 증가했다. 전체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4%에서 47.9%로 높아졌다. 중국은 신에너지차와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 세계 생산량의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산업 규모 확대에 이어 품질과 안전, 시장 질서를 중심으로 성장 방식을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2026.08.27 16:23류은주 기자

무뇨스 현대차 사장 "중국 누구와도 경쟁"…로봇 年 3만대 생산체제 구축

"현대자동차는 규모와 엔지니어링 네트워크, 그룹의 강력한 지원을 갖추고 있으며 누구와도 어디서든, 중국에서도 경쟁할 수 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중국 사업 정상화와 로보틱스 대량생산을 미래 성장축으로 제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중국에서는 현지 기술을 활용한 전용 전기차로 판매 회복을 추진하고, 미국에는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을 구축한다. 무뇨스 사장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현대차는 피지컬 인공지능(AI)과 기술 기업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로보틱스를 대규모로 개발하고 보급하는 한편, 금융 서비스까지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사업에서 확보한 수익을 로보틱스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에 재투자하겠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하이브리드, 고성능차, 럭셔리 사업이 소프트웨어와 자율주행, 피지컬 AI, 로보틱스 투자를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실적 회복을 추진한다. 중국법인 판매량은 2023년 24만 5000대에서 지난해 18만대로 감소했다. 현대차는 현지 사업의 수익성을 안정시키고 2030년까지 중국 외 수출분을 포함한 판매량을 50만대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판매량과 수익성이 하락한 이후 새로운 계획을 수립하고 실행해 왔다"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경쟁이 치열한 중국 시장에 더욱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사업 정상화 전략은 ▲아이오닉 브랜드 강화 ▲딜러망 현대화 ▲중국 기술기업과의 협업 등으로 구성된다. 딜러망은 2030년까지 484개로 늘리고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시장과 자본 부담이 낮은 판매 거점을 확대한다. 제품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개발·생산하는 현지화 원칙을 적용한다. 올해 공개한 중국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를 시작으로 2027년 소형 전기 SUV와 준중형 전기차를 출시한다. 준중형 모델은 순수전기차와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로 운영할 예정이다. 아이오닉 V는 중국 기준 1회 충전 주행거리 600㎞ 이상을 목표로 하며 27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AI 음성비서, 중국 도로환경에 맞춘 레벨 2 플러스 주행보조 기능을 적용한다. 현대차는 이후 풀스택 소프트웨어중심차(SDV) 플랫폼과 레벨 3 주행보조 기술을 적용한 프리미엄 신에너지차로 제품군을 확대한다. 상품 구성을 단순화하고 중국 전용 고객 서비스와 온·오프라인 통합 판매 체계도 구축한다. 로보틱스 분야에서는 기술 개발을 넘어 대량생산과 상용화 체제를 갖춘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6월 미국에 로봇메타플랜트응용센터(RMAC)를 열었다. RMAC에서는 실제 생산 현장과 같은 환경에서 제조용 AI 로봇을 훈련하고 데이터를 수집해 조립과 품질검사 작업을 검증한다. RMAC 부지는 올해 말까지 현재의 10배 규모로 확장한다. 현대차는 이곳에서 수백만 시간의 데이터를 축적한 뒤 2028년부터 미국 조지아 메타플랜트(HMGMA)에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배치할 계획이다. 2030년부터는 다른 생산거점으로 적용 범위를 넓힌다. 무뇨스 사장은 "로봇은 인간을 돕기 위한 존재"라며 "힘들고 반복적인 작업을 대신해 안전과 품질, 운영 효율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로봇이 인간을 대체하지는 않는다"며 "로봇 정비와 같은 새로운 직군을 만들고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연간 3만대 규모의 로봇 생산시설도 구축한다. 생산은 2028년 시작할 예정이며 초기 공급 물량 2만 5000대를 확보했다. 올해 안에 생산 부지를 발표하고 HMGMA를 시작으로 산업·물류 분야의 외부 고객을 늘릴 계획이다. 무뇨스 사장은 "로봇 개발과 생산, 유통, 판매, 금융까지 연결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힘"이라며 "경쟁사보다 빠르게 움직여 로보틱스의 대량생산과 보급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2026.08.26 15:12김재성 기자

비상시 문 안 열리는데…테슬라 '매립형 손잡이' 韓 안전기준은 공백

전기차 디자인의 상징처럼 자리 잡은 매립형 도어 손잡이가 또 다시 안전 논란의 중심에 섰다. 평소에는 공기저항을 줄이고 외관을 깔끔하게 만드는 장치지만, 충돌이나 화재로 전원이 끊기는 순간 탑승자 탈출과 신속한 인명 구조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해외 규제 움직임과 국내 제도 현황, 주요 전기차의 비상 개방 구조까지 두 편에 걸쳐 짚어봤다. [편집자주] 최근 테슬라의 대규모 리콜로 전기차 매립형 도어 손잡이의 안전성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중국은 내년부터 새 안전기준을 시행하고 미국도 조사·입법에 나섰지만 국내는 여전히 국제기준 논의를 지켜보는 수준에 머물고 있다. 26일 외신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와 샤오미, 샤오펑, 지리자동차 등 9개 완성차 업체는 중국에서 약 430만대 차량을 리콜하기로 했다. 비상 상황에서 기계식 도어 개방 장치를 찾거나 조작하기 어려워 탑승객 탈출과 외부 구조를 방해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다. 가장 많은 차량을 리콜하는 업체는 테슬라다. 2019년 3월 4일부터 올해 4월 29일까지 생산된 일부 수입 차량과 중국 생산 차량을 포함해 모델3·Y·S·X 약 298만대가 대상이다. 테슬라는 비상용 수동 개폐장치 주변에 경고 라벨을 추가하고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사고 발생 후 차량 창문을 자동으로 내리는 기능을 적용할 계획이다. 중국은 내년부터 관련 규제도 본격 시행한다. 새 기준은 차량 전원이 끊겨도 외부에서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고, 손잡이에 손가락을 넣어 조작할 수 있는 일정 공간을 확보하도록 했다. 실내에도 각 문을 독립적으로 열 수 있는 기계식 비상 개방장치를 두고 도어 가장자리에서 300㎜ 이내에 배치하도록 했다. 위치와 사용 방법을 쉽게 식별할 수 있는 표시도 의무화한다. 美·유럽, 조사·입법 속도…규제 손질 움직임 미국에서도 관련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테슬라 모델Y에서 저전압 배터리 문제로 외부에서 문이 열리지 않아 탑승자가 차량에 갇혔다는 신고를 토대로 조사를 진행 중이다. 미 의회에는 전기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아도 탑승자가 문을 열 수 있도록 신차에 수동식 비상 개방장치를 의무화하고, 구조요원이 외부에서 차량에 진입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하도록 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유럽을 중심으로 한 국제 사회도 비상 상황에서 도어 개방 기준 강화에 나섰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지난해부터 '비상 도어 개방(EDO)' 태스크포스를 가동해 전동식·매립형 손잡이를 포함한 차량의 비상 개방 기준 개정을 논의하고 있다. 올해 2월 열린 회의에서도 도어 래치와 잠금장치를 규정하는 'UN R11' 개정안과 충돌 이후 비상 개방 요건 등이 논의됐다. 현행 UNECE 충돌 안전기준에도 충돌 후 측면 도어 잠금이 해제되고 좌석 열마다 최소 하나의 문을 도구 없이 열 수 있도록 하는 요건이 있지만, 전동식 플러시 도어 손잡이 자체에 대한 구체적인 별도 규정은 마련돼 있지 않다. 독일 연방자동차청(KBA)도 이 같은 규제 공백을 지적한 바 있다. 최근 논의는 전원 상실 상황에서도 탑승자와 구조자가 문을 보다 직관적으로 열 수 있도록 기준을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안전기준 마련 필요성은 테슬라의 국내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점에서도 커지고 있다. 테슬라는 올해 상반기 국내에서 5만 6000대 이상 판매돼 현대차를 제치고 전기차 브랜드 2위에 올랐다. 지난 4월엔 월간 전기차 판매에서 처음으로 기아까지 제쳤다. 특히 모델Y는 5월 8762대가 신규 등록되며 국산·수입차를 통틀어 국내 전체 승용차 판매 1위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으로도 4만 3000대 이상 판매됐다. 국내 도로를 달리는 테슬라 차량이 급증하고 있는 만큼 비상 상황에서 도어 개방 안전성을 더 이상 해외 규제만의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中은 내년 시행…韓은 여전히 "국제기준 맞춰 준비" 해외 주요국이 구체적인 규제와 조사에 나선 것과 달리 국내에는 아직 매립형 도어 손잡이의 비상 개방성을 직접 규정한 별도 기준이 없다. 국토교통부령인 '자동차 및 자동차부품의 성능과 기준에 관한 규칙'은 도어 잠금장치와 래치, 경첩의 구조와 강도, 충돌 시 승객 보호 등에 대한 기준을 두고 있다. 하지만 중국처럼 전원 상실 상황에서도 외부 구조자가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도록 하거나 실내 비상 개방장치의 위치와 표시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규정하지는 않는다. 특히 중국이 시행 시점과 손잡이 구조, 비상 레버 위치까지 구체적으로 정하고 미국도 결함조사와 입법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국내 대응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기차 보급과 함께 매립형·전자식 손잡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지만 정부 차원의 별도 실태조사나 선제적인 기준 마련 계획은 아직 뚜렷하게 제시되지 않고 있다. 국토부 자동차정책과 관계자는 "유럽 등에서 국제 규제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국제 규제에 맞춰 국내 기준도 준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제 기준이 완성될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국내 실정에 맞는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국민의 안전과 직결된 문제를 두고 국제기준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해외 기준을 따라가는 데 그치지 말고 국내에서 판매되는 차량의 비상 개방 구조를 먼저 점검하고 필요한 안전기준을 선제적으로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이 내년부터 관련 규제를 시행하고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안전기준 재정비가 진행되는 만큼 국내에서도 전원 상실 이후 탈출과 구조까지 고려한 도어 안전기준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2026.08.26 10:23류은주 기자

전쟁발 고유가에 질주하는 中 전기차

"전쟁이 중국 전기차의 글로벌 자동차 시장 재편을 돕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이 같은 제목의 기사를 통해 고유가가 중국 전기차 수출에 힘을 싣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동 지역 전쟁으로 국제유가가 다시 뛰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한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빠르게 몸집을 키우고 있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대규모 생산으로 전기차 가격이 낮아진 가운데 기름값까지 오르면서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의 상대적인 경제성이 부각되는 모습이다. 11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의 자동차 수출은 509만 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수출은 235만 5000대로 120% 늘었다. 전체 자동차 수출 증가율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국제유가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 지난 10일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보다 5% 오른 배럴당 87.72 달러(1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원유와 석유제품은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에 달한다. 고유가가 이어지는 가운데 전기차 가격은 반대로 낮아지고 있다. 중국 자동차 전문매체 가스구가 S&P 글로벌 모빌리티 통계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전기차 평균 판매가격은 약 3만 7000달러(5232만원)로 2020년보다 9%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하이브리드차 평균 가격은 16% 오른 약 3만 9000달러(5515만원)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는 보조금을 제외한 차량 표시가격을 판매량에 따라 가중평균한 수치다. 전기차 가격 하락에는 배터리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리튬이온 배터리팩 평균 가격은 ㎾h당 108달러(15만원)로 전년 대비 8% 떨어지며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에서는 평균 가격이 ㎾h당 84달러(11만9000원)까지 내려가 세계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배터리 가격 하락에는 공급 과잉과 업체 간 가격 경쟁,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사용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중국 업체들은 배터리부터 완성차까지 공급망을 구축하고 대규모 생산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여왔다. S&P 글로벌 모빌리티도 중국에서 전기차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한 수준까지 낮아진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내 치열한 경쟁과 저렴한 생산비가 전기차 가격을 끌어내리면서 중국이 서구 시장보다 저렴한 전기차를 빠르게 보급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차량과 배터리 가격이 낮아진 상황에서 국제유가까지 상승하면서 전기차의 총소유비용 경쟁력도 커지고 있다. 일부 시장에서는 구매가격에서도 하이브리드차와 격차가 줄거나 역전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에너지 가격 불안은 자동차 소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에너지 위기가 본격화된 올해 3~6월 호주와 브라질, 인도, 한국, 베트남의 전기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2배 증가했다. IEA는 올해 전기차가 세계 신차 판매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특히 공을 들이는 곳은 동남아시아와 중남미 등 신흥시장이다. 석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에서는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의 연료비 부담뿐 아니라 국가 에너지 안보와 무역수지에도 영향을 미친다. 전기차 보급을 확대할 유인이 그만큼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IEA에 따르면 중국과 유럽, 미국을 제외한 신흥시장과 개발도상국에서 지난해 판매된 전기차 가운데 중국산 수입차가 약 60%를 차지했다. 동남아시아에서는 기존 강자인 일본 자동차 업체의 점유율도 흔들리고 있다. PwC에 따르면 지난해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태국, 필리핀, 베트남, 싱가포르 등 아세안 주요 6개국에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의 신차 판매 점유율은 약 11%까지 상승했다. 일본 브랜드 점유율은 약 57%로 낮아졌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내 치열한 가격 경쟁과 생산능력 확대에 따라 이전부터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내왔다. 배터리 가격 하락과 공급망 수직계열화, 대규모 생산에 따른 낮은 제조원가가 수출 확대를 이끄는 가운데 중동발 고유가까지 더해지면서 중국 전기차에 유리한 시장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신흥시장을 빠르게 파고드는 가운데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일본과 유럽 등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시장 방어 부담도 한층 커질 전망이다. 이항구 평택대학교 특임교수(전 자동차융합기술원장)는 "중국 내수가 부진하다 보니 결과적으로 해외 시장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데 그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국 업체의 영향은 특히 일본과 유럽 업체들이 받고 있다"며 "국내 업체도 영향이 나타나는 시점은 조금 늦겠지만 내년쯤에는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2026.08.11 15:33김재성 기자

현대차그룹, 한·미·중에 '로봇 학습센터' 세운다…"실증 데이터가 승부처"

현대차그룹이 한국, 미국, 중국 3국에 로봇 훈련 학습센터를 세우고 고품질 실증 데이터를 확보한다. 미국에 있는 그룹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 핵심 설계 기술을 함께 개발하고, 중국에 설립한 로봇 법인에서 부품 공급망을 확보하는 '투 트랙 전략'을 추진한다. 다만 핵심 부품은 국산화해 국내 부품사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송호득 현대차 상무는 6일 국회에서 열린 'K-피지컬 AI 강국 실현을 위한 포럼'에서 "2년 전부터 철저하게 준비 중인 로봇 훈련 학습센터를 한국·미국·중국에 설립해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적합한 고품질 실증 데이터를 빠르게 수집·가공하고 인공지능(AI) 모델을 고도화하는 데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훈련 센터에서는 자동차 공장 등에서 발생되는 업무를 휴머노이드가 수행하면서 실증 데이터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송 상무는 현대차그룹 차별화 전략으로 한국·미국·중국의 지정학 특수성을 최대한 활용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 시장을 각각 다르게 공략하면서 한국을 로봇 사업의 글로벌 허브로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 보스턴다이내믹스와 핵심 로봇 설계 분야에서 협업하고, 중국에 별도로 만든 로봇 법인과 오픈 공급망과 실증 데이터 확보 측면에서 협업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 하드웨어 핵심인 부품 국산화도 함께 추진한다. 송 상무는 "최적의 성능과 원가를 달성하기 위해 로봇 전체에서 원가 비중이 가장 큰 고부가 품목 위주로 국산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피지컬 AI의 필수 품목인 인지 센서 모듈과 그리퍼·핸즈 같은 품목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통해 국내 부품사들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해 글로벌 시장에 동반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송 상무는 최근 미국의 대중국 규제를 국내 부품 업계의 기회요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며칠 전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통신위원회(FCC)도 자국 안보를 위협하는 장비 목록에 첨단 로봇 완성품을 등재해 중국을 제재하고 나섰다"며 "우리 로봇 기업들이 빠르게 경쟁력을 확보하면 좋은 성장 발판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새만금 생산시설, 로봇 파운드리로 확장 제조 거점 전략도 공개됐다. 송 상무는 "시장 초기에는 소량 다품종 양산체계를 구축해 대응하고, 시장 수요 확대에 대비해 대량 생산체계로 빠르게 전환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특히 새만금에 설립하는 로봇 제조시설에 대해서는 "초기에는 현대차그룹 로봇만 생산하는 구조로 시작하지만, 향후에는 제조 공장이 없는 다른 로봇 개발사들이 제품을 동시에 대규모 생산할 수 있도록 로봇 파운드리로 확장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은 확보한 기술과 제품을 그룹 내부 시설에 먼저 적용해 검증한 뒤 다른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사, 물류 산업으로 수평 확산할 계획이다. 이후 전자와 에너지, 리테일, 건설 등 글로벌 타 산업군으로 표준화된 플랫폼을 통해 시장을 개척한다는 전략이다. "정부와 협력 필요…공공 수요 창출해야" 송 상무는 정부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비즈니스는 특정 기업만의 노력으로 절대 만들 수 없고, 각국 정부 정책과 발맞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핵심 거점 중심의 집중 성장을 위한 정책 동력 마련 ▲거점별 차별화 육성을 위한 선택적 판단 ▲새만금의 대량 생산시설 및 실증 데이터 기반 학습 클러스터 구축 ▲초기 시장 물량 확보를 위한 공공 수요 창출 등 네 가지를 제시했다. 송 상무는 "AI 로봇 산업이 빠르게 육성되기 위해서는 초기 시장의 안정적인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필수"라며 "초기에는 정부 주도의 공공 수요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2026.08.06 16:31진운용 기자

"中 업체, 막대한 돈 쏟는다"…벤츠 CEO, 가격전쟁 경고

올라 켈레니우스 메르세데스-벤츠 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치열한 가격 경쟁이 앞으로도 수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켈레니우스 CEO는 핀란드 헬싱키 인근에서 열린 행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벤츠 S클래스와 G클래스 등이 포진한 자국 고급차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 시장 치열한 경쟁이 조만간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이것이 새로운 현실”이라고 밝혔다. BYD를 필두로 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이들은 신차를 잇달아 빠르게 출시하면서 업체들의 존립마저 위협할 정도의 가격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따라 메르세데스-벤츠뿐 아니라 포르쉐, BMW, 폭스바겐그룹의 아우디도 판매 감소를 겪고 있으며, 조직을 슬림화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조정에 나섰다. 장기화한 부동산 위기로 고가 제품 구매가 위축되면서 중국의 고급차 시장도 축소됐다. 다만 메르세데스-AMG의 고성능 모델 등이 포함된 최상위 고급차 시장에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여전히 “지배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켈레니우스 CEO는 강조했다. 켈레니우스 CEO는 회사 라인업의 하위 가격대 판매를 강화할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신형 GLA를 공개하기 위해 핀란드를 찾았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신형 GLA를 완전 전기차를 포함한 여러 구동 방식으로 출시한다. 전기차 모델은 한 번 충전으로 최대 657㎞를 주행할 수 있다. 독일에서는 30일부터 주문을 받으며 가격은 약 4만 8600유로부터 시작한다. 이번 출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수익성을 훼손하지 않고 판매량을 회복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중국 시장의 수요가 약화한 데다 고가 차량에 집중해온 전략으로 글로벌 고급차 시장 침체에 더욱 크게 노출된 만큼, 회사는 GLA와 같은 모델을 통해 고객 기반을 보충해야 하는 상황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약 180만대였던 연간 승용차 판매량을 중기적으로 200만대 수준까지 회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의 2분기 판매량이 30% 감소한 데 대응해 독일을 중심으로 비용을 추가로 절감하겠다고 밝혔다. 켈레니우스 CEO는 "핀란드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판매 감소 폭이 중국 자동차 시장 전체 부진과 비교해 크게 나쁜 수준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시장의 가격을 “가능한 한 신중하고 재무적으로 건전한 방식으로 관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롭게 설계된 GLA는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유럽 고객을 주요 대상으로 한다. 신형 GLA는 이전 모델보다 차체 높이를 낮추고 휠베이스를 늘려 실내 공간을 확대하는 동시에 더욱 역동적인 자세를 구현했다. 켈레니우스 CEO는 신형 GLA에 대해 “포식자처럼 보인다”고 평가했다.

2026.07.30 09:52류은주 기자

美 중국차 장벽 더 높인다…현대차·기아 반사이익은 제한적

미국이 중국계 자동차에 대한 빗장을 더 걸어 잠그고 있다. 중국 전기차의 미국 진입 장벽이 높아지면 현대차·기아가 가격 경쟁 부담을 일부 덜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오지만, 실제 반사이익은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최근 로이터통신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상무위원회는 오는 15일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시장 진입 제한을 강화하는 초당적 법안을 표결할 예정이다. 이번 법안은 중국 자동차 업체의 미국 승용차 시장 진입을 제한하는 기존 규제를 법률로 명문화하는 성격이다. 미국은 중국계 차량이 수집하는 데이터와 통신 기능이 국가안보상 위험이 될 수 있다고 보고 규제 강도를 높이고 있다. 폴스타 사례는 미국 규제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폴스타는 스웨덴 전기차 브랜드를 표방해왔지만 중국 지리그룹이 대주주인 회사다. 미국 상무부는 커넥티드카 규정에 따라 폴스타에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았고, 이에 따라 폴스타는 2027년식부터 미국에서 신차를 판매할 수 없게 됐다. 기존 폴스타3·폴스타4 재고 판매와 서비스망은 유지하지만, 신차 판매는 사실상 중단 수순이다. 주목할 점은 규제의 초점이 '중국 공장 생산 여부'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차량에 탑재된 통신 장비, 커넥티드카 소프트웨어, 중국 자본 또는 통제 가능성까지 포괄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블루투스, 와이파이, 셀룰러 통신, 일부 위성통신 등 차량 외부 연결 기술도 국가안보 심사 대상이 될 수 있다. 폴스타가 미국 시장에서 한발 물러나는 동안 전략 축은 유럽으로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폴스타의 올해 2분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 감소했으며, 회사는 미국 재고 판매와 서비스는 유지하되 유럽과 아시아 시장에 더 집중할 방침이다. 폴스타의 상반기 판매 중 유럽 비중은 약 80%로 알려졌다. 이번 상원 법안이 통과될 경우 폴스타 사례는 예외적인 개별 사례가 아니라 미국 시장 진입 규제의 기준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토종 브랜드뿐 아니라 중국 자본이 얽힌 글로벌 브랜드, 중국산 소프트웨어나 연결 기술을 활용하는 완성차까지 규제 리스크가 확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미국 시장에서 중국계 저가 전기차와 직접 경쟁할 가능성이 낮아진다는 점에서 우호적인 변수다. BYD 등 중국 업체들이 유럽과 신흥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점유율을 넓히고 있는 만큼, 미국 내 진입 장벽 강화는 가격 경쟁 부담을 줄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현대차·기아가 직접적인 반사이익을 크게 얻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중국계 차량이 현재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해 있지 않은 만큼, 규제 강화가 당장 기존 경쟁 구도를 크게 바꾸지는 않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평택대 특임교수)는 "중국산 차가 현재 미국 시장에 거의 들어가 있지 않은 상황이어서 경쟁 구도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대차·기아 입장에서는 중국차 규제보다 일본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어떻게 우위를 가져가느냐가 더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2026.07.10 17:02류은주 기자

중국, 2030년 신에너지차 비중 30%로…전동화 가속

중국이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수소전기차) 보유 비중을 전체 차량 3분의1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2025년 말 기준 12% 수준인 신에너지차 비중을 5년 안에 두 배 이상 확대해야 하는 만큼,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의 전동화 전환이 한층 빨라질 전망이다. 9일 CVEV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국무원은 '제15차 5개년 계획' 탄소 정점 행동계획을 발표하고, 2030년 이전 탄소 배출 정점 도달을 위한 세부 로드맵을 공개했다. 계획에 따르면 중국은 2030년까지 신에너지차 보유 비중을 30%로 높일 방침이다. 2025년 말 기준 중국의 신에너지차 보유 대수는 4397만대로 전체 차량 12.01% 수준이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앞으로 5년 안에 신에너지차 보유 대수를 두 배 이상 늘려야 한다. 배터리 전기차는 현재 신에너지차 보유 대수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2025년 말 기준 중국 내 배터리 전기차는 322만대로, 전체 신에너지차의 68.74%에 달했다. 상용차 전동화도 속도를 낸다. 중국은 2030년까지 신에너지 상용 운송 차량 비중을 25%로 높이고, 공공 부문 차량과 건설 현장, 광산, 항만, 공항에서 운행되는 차량의 신에너지 전환을 추진한다. 신에너지 대형 트럭의 대규모 보급도 지원한다. 인프라 확충도 병행한다. 중국은 충전 시설과 배터리 교환 시설뿐 아니라 그린수소, 암모니아, 메탄올 충전 인프라를 개선하고, 화물 운송량이 많은 고속도로와 일반 국도를 중심으로 무탄소 도로 운송 회랑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기, 액화천연가스, 바이오디젤, 그린 메탄올 기반 선박을 활용한 무탄소 수로 운송 회랑도 추진한다. 에너지 전환 목표도 제시됐다. 중국은 2030년까지 GDP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025년 대비 17% 줄이고, 비화석에너지 소비 비중을 25%로 높일 계획이다. 2025년 중국의 비화석에너지 소비 비중은 21.7%였다. 발전 설비도 대폭 확대한다. 2030년까지 풍력·태양광 총 설비용량을 28억kW 이상으로 늘리고, 원전 운영 설비용량은 약 1억 1000만kW로 확대한다. 신형 에너지저장 설비용량은 3억kW, 양수발전 설비용량은 약 1억 6000만kW 달성을 목표로 한다. 산업 부문에서는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 국가급 무탄소 산업단지 약 100곳과 무탄소 공장 약 500곳을 조성한다. 신에너지, 신에너지차, 전력 배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소에너지와 그린 연료 산업도 육성한다. 중국은 또 국가 저탄소 전환 펀드를 설립해 탄소 정점과 탄소중립 관련 프로젝트로 민간 자본을 유도할 방침이다. 철강, 전해알루미늄, 시멘트, 판유리, 석유화학 등 핵심 산업에는 에너지 절약과 탄소 감축 프로젝트 추진을 요구했다. 제15차 5개년 계획 기간 규모 이상 공업기업의 부가가치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17% 이상 줄이고,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는 약 10% 낮추는 목표도 제시됐다.

2026.07.10 09:29류은주 기자

중국 전기차 공세 '지커'도 가세…수입차협회 회원사 합류

중국 지리홀딩그룹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가입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프리미엄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7X'를 국내에 공개한 데 이어 협회 회원사로 합류하면서 한국 시장 내 공식 행보를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지커코리아가 신규 회원사로 합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에 따라 KAIDA 회원사는 지커를 포함해 국내에서 공식 수입·판매 중인 22개사 29개 브랜드로 늘었다. 지커는 지리홀딩그룹이 2021년 4월 출범한 럭셔리 전동화 브랜드다. 올해 상반기까지 아시아와 유럽, 오세아니아 등 40개국 이상에서 누적 58만대 이상 차량을 인도했다. 지커는 지난해 12월 한국 내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할 파트너사와 딜러 계약을 체결한 뒤 이달 초 7X를 국내에 선보였다. 현재 서울을 비롯한 전국 9개 주요 매장에서 차량을 공개하고 있으며, 연내 네트워크를 14곳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KAIDA는 수입차 관련 제도·규제 합리화, 정책 논의, 업계 공동 이슈 대응, 통계·리서치 제공 등을 담당하는 협회다. 지커의 가입은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공식 채널을 확대하고 제도권 내 입지를 다지는 행보로 풀이된다. 정윤영 KAIDA 부회장은 "지커의 합류는 친환경 모빌리티 전환과 전동화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수입차 시장에 긍정적 시너지를 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26.06.24 09:18류은주 기자

차지, 한국 전용 메뉴 출시

티 브랜드 차지가 한국 시장 전용 메뉴를 처음 선보인다. 오렌지 우롱과 자스민 블랙을 활용한 메뉴 5종으로,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한정 판매된다. 10일 차지는 티-에스프레소 라인업에 오렌지 우롱과 자스민 블랙을 추가하고 한국 한정 메뉴 5종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신메뉴는 차지가 국내 진출 이후 처음 선보이는 로컬라이징 메뉴다. 판매 매장은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로 한정된다. 신제품은 오렌지 우롱 티-에스프레소 퓨어, 오렌지 우롱 티-에스프레소 라떼, 자스민 블랙 티-에스프레소 퓨어, 자스민 블랙 티-에스프레소 라떼, 초콜릿 자스민 블랙 티-에스프레소 프라페 등 총 5종이다. 차지는 기존에도 랍상소우총, 다홍파오 등을 활용한 티-에스프레소 메뉴를 운영해왔다. 티-에스프레소는 에스프레소 방식에서 착안한 고압 추출 방식으로, 찻잎의 향과 풍미를 진하게 추출하는 것이 특징이다. 오렌지 우롱 티-에스프레소 시리즈는 우롱 티 블렌드에 오렌지 향을 더한 메뉴다. 퓨어와 라떼 두 가지로 구성됐다. 자스민 블랙 티-에스프레소 시리즈는 자스민 홍차를 기반으로 하며, 퓨어와 라떼 제품으로 출시된다. 초콜릿 자스민 블랙 티-에스프레소 프라페는 자스민 홍차에 초콜릿을 더한 디저트형 음료다. 김좌현 차지코리아 대표는 “글로벌 대표 메뉴를 중심으로 일관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각 시장 소비자 취향을 반영한 메뉴를 확대하고 있다”며 “한국 시장에 맞는 메뉴와 브랜드 경험을 단계적으로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2026.06.10 10:30류승현 기자

중국은 3분 배터리 교체 경쟁…현대차가 구독형 택한 이유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떼어내면 시장은 어떻게 달라질까. 현대자동차의 배터리 구독 사업은 단순한 가격 인하 실험을 넘어, 완성차 업체가 배터리의 소유와 관리, 재사용까지 직접 설계하는 새로운 사업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구독은 전기차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지만, 중고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 검증, 사용 후 배터리의 자산화, 배터리 관리 책임과 보증 체계 등 풀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지디넷코리아는 4회에 걸쳐 현대차 배터리 구독 사업이 전기차 가격 구조와 배터리 순환경제, 배터리 안전성 및 운영 방식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중국 니오(NIO)는 지난해 10월 국경절 연휴 하루 동안 총 14만 5395건 배터리 교환을 처리했다. 단순 계산하면 약 3분에 1대꼴로 배터리 교체가 이뤄진 셈이다. 배터리 충전에 수십 분이 걸리는 전기차 시장에서 사실상 주유 수준의 속도를 구현한 사례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배터리 교체(BaaS) 방식이 실제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을 입증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BaaS 시장도 성장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형 배터리 시장 규모는 2025년 약 20억 달러(약 3조원)에서 2030년대 초반 최대 115억 달러(약 17조2557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중국은 정부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교체형 배터리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 니오는 현재 중국 전역에 수천 개의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며, 최신 3세대 스테이션 기준 하루 최대 408건의 배터리 교체가 가능하다. 중국 배터리 업체 CATL도 시노펙과 협력해 주유소 기반 상용 전기트럭 배터리 교체 인프라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전국 단위 1만개 규모 교체소 구축도 추진 중이다. 하지만 현대자동차는 이 같은 '중국식 배터리 교체 모델' 대신 '배터리 구독형' 모델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사업성·안전성·충전 기술 발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한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배터리 교체 속도 혁신 뒤 숨은 비용·안전성 부담 가장 큰 이유는 막대한 인프라 투자 부담이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단순히 교체소만 세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차량 하부 구조와 배터리 팩 규격 자체를 표준화해야 하고, 교체 로봇·고전압 설비·대기 배터리 재고까지 함께 구축해야 한다. 특히 완성차 업체마다 플랫폼 구조와 배터리 설계가 달라 사실상 산업 전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부담이다. 현대차그룹 전용 전기차 플랫폼 E-GMP은 현대차 아이오닉 5·6·9, 기아 EV3·5·6·9, 제네시스 GV60 등 각 차종의 체급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물리적인 팩 구조가 서로 다르게 설계돼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정부 지원을 기반으로 대규모 투자를 감당할 수 있었지만, 다른 시장에서는 투자 효율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며 "교체형은 결국 막대한 설비투자비(CAPEX)가 핵심 부담"이라고 설명했다. 안전성 문제도 핵심 변수로 꼽힌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수백㎏에 달하는 고전압 배터리 팩을 반복적으로 탈부착해야 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체결 불량이나 잠금장치 마모가 발생할 경우 안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관련 사고 사례도 발생했다. 2023년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는 주행 중이던 배터리 교체형 전기차의 하부 배터리팩이 도로 한가운데로 완전히 이탈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반복 탈부착 과정에서 체결 구조에 문제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교체 스테이션 내부 화재 사례도 보고됐다. 2025년 2월 중국 선양의 한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에서는 차량 리프트 작업 중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상단 조명기구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됐으며, 화재 잔해물이 차량으로 떨어지는 사고로 이어졌다. 자체 소화 시스템이 작동해 큰 피해는 없었지만, 수십 개 고전압 배터리가 밀집된 공간이라는 점에서 업계의 우려가 커졌다. 이 때문에 중국 업체들은 안전 보완 기술도 고도화하고 있다. 중국 제조사 타이코런은 화재 발생 시 특정 배터리 슬롯만 침수시키는 '침수형 차단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 아울톤은 비전센서를 활용해 배터리 체결 오차를 실시간 측정해 완전히 정렬됐을 때만 결합을 허용하는 기술을 상용화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반복 탈부착 구조 자체가 가진 물리적 리스크를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다고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막대한 인프라 비용보다 더 치명적인 문제는 반복 탈부착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기계적 안전 리스크"라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체결 오류가 실제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교체 대신 구독…가격 부담 낮추고 생애주기 관리 반면 현대차가 추진하는 배터리 구독형 모델은 제조사와 금융사가 배터리 소유권을 보유하고, 소비자가 월 구독료를 내는 방식이다. 차량 가격에서 배터리 비용을 분리할 수 있어 초기 구매 부담을 낮출 수 있고, 제조사 입장에서는 배터리 상태 관리·재사용·재활용까지 통합 관리가 가능하다. 충전 기술 발전 역시 교체형 필요성을 낮추는 요소다. 배터리 교체 방식은 원래 충전 시간이 길었던 시절 현실적인 대안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현재 현대차는 800V 초급속 충전 기술을 이미 상용화한 상태다. 향후 충전 시간을 10분 안팎까지 줄이는 기술도 추진 중이다. 업계에서는 충전 속도가 빨라질수록 굳이 대규모 배터리 교체 스테이션을 구축해야 할 필요성이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차 역시 무리한 스테이션 확대 경쟁보다 배터리 구독 모델을 통해 가격 경쟁력과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 사업을 동시에 확보하는 방향을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는 무리하게 스테이션 확대 경쟁에 들어가기보다, 구독제를 통해 초기 차량 가격 부담을 낮추고 배터리 생애주기 관리 사업까지 연결하는 현실적인 전략을 선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6.05.30 10:35김재성 기자

[기자수첩] 밀려오는 중국산 전기차…국내 완성차 생존 해법은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굉장히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고, 정부 지원도 많이 이뤄지고 있었다. 훨씬 빠른 부분도 많아서 배울 점이 있다고 생각했다." "중국산 전기차의 원가 경쟁력은 상당히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안전과 품질뿐 아니라 고객 서비스와 고객 경험까지 함께 개선하지 않으면 경쟁이 만만치 않다. 이런 경쟁이 현대자동차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장재훈 부회장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잇달아 이 같은 발언을 내놨다. 국내 최대 완성차 경영진이 중국 전기차 경쟁력을 직접 언급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은 변화를 겪고 있다. 자동차모빌리티산업연합회(KAI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중국산 전기차 점유율이 2022년 4.7%에서 지난해 33.9%까지 증가한 반면 국산 전기차 점유율은 75%에서 57.2%까지 지속 하락했다. 여기에 우리나라 자동차 산업 생산량은 2011년 고점(466만대)을 기록한 이후 전반적인 하락 국면을 거쳐 최근 다시 감소세로 돌아섰다. 2023년 424만대였던 국내 생산 자동차 대수는 2024년 413만대로 줄었으며, 2025년에는 410만대를 기록하며 400만대 선까지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산 차량의 내수 시장 점유율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해외 현지 생산 체제는 확대되고 있다. 생산이 줄어들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곳은 부품사다. 과거 한국GM 군산공장이 2018년 5월 폐쇄하자 1만명이 넘는 실직자가 발생했고 협력업체 30%가 도산했다. 한국산 자동차는 글로벌 경쟁력이다. 글로벌 판매량 3위 현대차·기아가 건재하고 르노코리아, 한국GM의 핵심 공장이 부산, 창원, 부평 등 주요 도시에 자리하고 있다. KG모빌리티도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 생태계를 유지하기 위해 국내생산촉진세제(PTC, 한국판 IRA) 도입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생산촉진세제는 국내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에 대해 세액공제나 생산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전기차 1대당 미국은 약 442만원, 일본은 약 400만원 수준의 생산 인센티브를 지원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사실상 생산 인센티브가 전무한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격차가 장기적으로 국내 생산 감소와 해외 현지 생산 확대를 가속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자국 중심 산업 보호가 강화되는 시기에 연구개발(R&D) 중심 지원을 넘어 실제 국내 생산과 공장 가동률 확대, 부품 생태계 유지로 이어질 수 있는 생산세액공제 방식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취재 현장에서 만난 업계 관계자들은 "완성차 생산 인센티브가 생기면 부품업체가 국내에 잔존하는 락인(rock-in) 효과가 발생하고 약 25만 명에 달하는 부품업계 고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입을 모았다. 중국 정부의 자본으로 포화 상태가 된 중국 전기차는 세계로 쏟아지고 있다. 중국승용차협회(CPCA)에 따르면 중국의 지난 4월 전기차 등 신에너지 자동차 수출 물량은 40만6000대로 전년 대비 111.8% 급증했고, 내연기관차를 포함하면 총 76만9000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 자동차 수출은 24만4990대(잠정)로 0.8% 감소했다. 문제는 생산기반 약화가 단순히 완성차 업체의 실적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내 생산량 감소는 부품업체 경쟁력 약화와 지역 경제 침체, 고용 불안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미래차 전환 과정에서 핵심 생산거점이 해외로 이동하면 연구개발과 공급망 경쟁력까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물론 완성차 국내생산촉진세제가 현대차·기아 등 특정 대기업 지원책으로 비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생산세액공제를 단순한 기업 지원이 아니라 국내 생산 유지와 고용 안정, 부품 생태계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전기차 시대 경쟁은 단순한 판매량 싸움이 아니다. 생산과 부품, 배터리와 고용까지 연결된 산업 생태계 경쟁이다. 중국산 전기차 공세 속에 국내 생산 기반마저 흔들린다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경쟁력도 약화될 수밖에 없다. 지금 필요한 것은 특정 기업 지원이 아니라 국내 제조업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전략적 산업 정책이다.

2026.05.15 17:30김재성 기자

장원영도 반한 '차지' 중국 밀크티...롱런 vs 반짝

'차지'와 '하이디라오' 등 중국 프랜차이즈가 국내 주요 상권에 하나둘 매장을 내면서 젊은 소비자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 업계에서는 마라탕과 탕후루를 거치며 중국 식문화에 대한 소비자 거부감이 낮아지고, SNS를 통해 현지 유행이 빠르게 공유되며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국 프랜차이즈와 중국발 식문화 유행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게 업계 의견이다. 국내 식음료 시장 특성상 유행 전파 속도가 빠른 만큼 소비 피로감도 빠르게 커진다는 이유에서다. 8일 기자가 찾은 서울 서대문구 차지 신촌점 앞에는 음료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이 매장은 현재 오전 400잔, 오후 400잔을 예약 방식으로 판매하고 있는데, 이날 오전 물량은 일찌감치 마감됐다. 예약을 하지 못한 일부 소비자들은 매장 앞까지 왔다가 발길을 돌렸다. 매장 측은 안전사고 우려로 일정 인원 이상은 매장 내부 입장을 제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주문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구매가 어렵다는 안내를 받고 돌아가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었다. 차지는 중국발 티 음료 브랜드로, 지난 30일 강남과 용산, 신촌 등 주요 상권에 매장 세 곳을 동시에 열고 국내 시장 공략에 나섰다. 개점 초기부터 대기 수요가 몰리며 젊은층을 중심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하이디라오와 차백도 등 앞서 국내에 진출한 중국계 브랜드들도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소비자 접점을 넓히고 있다. 하이디라오는 훠궈 전문점으로 젊은층 사이에서 대기 수요가 꾸준한 브랜드로 꼽힌다. 차백도 역시 밀크티와 과일차 등을 앞세워 국내 카페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마라탕·탕후루가 닦은 길…버터떡 등 중국발 식문화 유행 봇물 중국 프랜차이즈에 대한 관심은 앞서 국내에서 확산된 중국발 식문화 유행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마라탕의 경우 1020세대를 중심으로 대표적인 외식 메뉴로 자리 잡았고, 탕후루는 길거리 디저트 시장에서 빠르게 확산되며 한때 주요 상권을 중심으로 매장이 급증한 바 있다. 최근에는 중국식 간식과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버터떡 등 중국에서 유래한 디저트가 SNS를 통해 알려진 뒤 국내 유통·외식업계에서 관련 상품으로 재해석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중국에서 먼저 먹어본 뒤 국내에서 관련 상품이 나오는 흐름을 탔다”며 “젊은층은 이전 세대보다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 여행 접근성이 높아지고 현지 음식 콘텐츠 소비가 증가하면서 중국식 음료와 디저트에 대한 관심도 함께 확대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SNS를 중심으로 현지 인기 메뉴가 빠르게 공유되며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어난다는 특징이 있다. 또 다른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여행 비자가 풀리면서 사람들이 중국을 많이 가게 됐고, 현지에서 느꼈던 트렌드가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과거에는 중국 음식이나 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었지만, 직접 가보니 트렌드 변화가 빠르고 만족스럽다는 반응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중국 콘텐츠 양 자체가 많아”…빠른 유행만큼 피로감도 변수 업계는 중국발 식음료 유행의 핵심 배경으로 SNS 확산 구조를 꼽는다. 틱톡과 인스타그램 등 SNS를 통해 중국 현지 식문화가 국내 소비자에게 빠르게 노출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 유행은 SNS를 통해 대부분 전파되는 경향이 있다”며 “중국은 인구가 많고 SNS 이용도 활발하다 보니 음식이나 상품 관련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양 자체가 많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수많은 콘텐츠 가운데 일부가 주목을 받으면 중국 안에서만 소비되는 것이 아니라 해외로도 퍼진다”며 “국내 인플루언서들이 이를 다시 소비하고 리뷰 콘텐츠를 만들면서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로 이어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현지 상품을 직접 경험하지 못하더라도 SNS를 통해 먼저 접한 뒤 구매 욕구가 생기는 흐름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차지 역시 아이브 멤버 장원영이 제품을 마시는 모습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버터떡을 먹으려고 중국에 갈 수는 없지 않겠냐”라면서 “유명 인플루언서들이 현지 상품을 소비하고 콘텐츠를 보여주면, 이후 국내에서 수입되거나 비슷한 스타일의 상품이 출시되며 소비 욕구를 충족시키는 형태가 된다”고 말했다. 다만 중국 프랜차이즈와 중국발 식문화 유행이 장기 흥행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내 식음료 시장은 유행 전파 속도가 빠른 만큼 소비 피로감도 빠르게 나타나는 편이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도 흑당밀크티 등 중국발 식음료 유행이 있었지만 열기가 빠르게 식은 사례가 있다”며 “초반 화제성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한국 시장에 안착하기 위해서는 맛과 품질, 가격, 매장 경험 등에서 재방문할 이유를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5.08 16:35류승현 기자

"전기차도 中에 잠식될 것"…완성차,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촉구

중국 중심의 전기·자율주행차 생태계가 글로벌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한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 공급망 의존 심화로 국내 자동차 생태계 붕괴 우려도 커지는 상황이다. 한국모빌리티학회와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8일 서울 서초구 자동차회관에서 '미래차 산업발전 전략 포럼'을 열고 중국 중심 미래차 산업 재편과 국내 대응 전략을 논의했다. 정대진 KAMA 회장은 축사에서 "중국은 자국 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각종 규제로 기업 활동이 위축돼 있다"며 "AI와 자율주행 중심으로 자동차 산업 주도권이 이동하는 상황에서 정부와 업계의 공동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날 포럼에서는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를 넘어 인공지능(AI)·자율주행·소프트웨어중심차(SDV)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구민 한국모빌리티학회장(국민대 교수)은 '2026 베이징모터쇼 주요 동향 및 시사점' 발표에서 "이번 베이징모터쇼의 핵심 키워드는 자율주행, AI 에이전트, SDV, 스마트 섀시였다"며 "중국 자동차 산업이 단순 제조 경쟁을 넘어 AI 기반 생태계 경쟁 단계로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중국 업체들은 1000V급 고전압 플랫폼까지 공개하며 기술 경쟁에 나섰다. 샤오펑은 자체 개발 '튜링 AI 칩'을 적용했고, 니오는 'NIO 월드모델'과 자체 칩을 공개했다. 리오토는 비전·언어·행동(VLA) 기반 'MindVLA'를 선보였고, 지리는 월드액션모델(WAM) 기반 자율주행 플랫폼을 공개했다. 정 회장은 "중국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 중심에서 자율주행·AI 중심 생태계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글로벌 완성차 기업들의 중국 공급망 의존 심화가 주요 변화로 꼽혔다. 그는 "폭스바겐은 샤오펑과, 토요타는 광저우차 플랫폼을 활용하고 있으며 스텔란티스는 립모터와 협력하는 등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중국 기술과 부품 활용을 확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차 역시 중국 전략형 전기차에 CATL 배터리와 중국 자율주행 솔루션 기업 모멘타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며 "브랜드만 남고 핵심 부품과 기술은 중국 공급망에 의존하는 ESR(Empty shell Risk·껍데기만 남는 위험)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포럼에서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필요성이 핵심 화두로 떠올랐다. 업계와 학계는 미국·유럽·일본이 자국 생산 유인을 위한 세제·보조금 정책을 경쟁적으로 확대하는 상황에서 한국 역시 생산 중심 지원 정책 도입이 불가피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성준 골든오크세무법인 대표는 "중국산 저가 전기차 확산과 주요국의 자국 생산 유인 정책으로 국내 전기차 생산 가동률 저하와 생산기지 해외 이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이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 태양광 산업이 중국에 잠식됐던 사례가 전기차 산업에서도 반복될 수 있다"며 "지금 대응하지 못하면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가 해외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이 수입차에도 지급되면서 국내 생산 유발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 때문에 지난해 국내 전기차 판매 22만대 가운데 수입차 비중이 42.8%에 달하는 만큼 상당수 보조금이 해외 업체로 흘러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보조금은 소비자 가격 부담을 낮추는 수요 측 정책이지만 국내생산촉진세제는 국내 생산 차량에만 적용되는 공급 측 정책"이라며 "국내 생산 원가 경쟁력을 높이고 부품업체까지 포함한 산업 생태계 유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완성차 생산기반 유지가 부품업계 생존과 직결된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김 대표는 "완성차는 산업 생태계의 앵커 역할을 한다"며 "완성차 생산 인센티브가 생기면 부품업체가 국내에 잔존하는 락인 효과가 발생하고 약 25만 명에 달하는 부품업계 고용 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생산촉진세제 도입 시 경제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표는 "전기차 대당 500만원 세액공제를 가정할 경우 3년간 약 19조9610억원 규모 부가가치 유발 효과와 13만3022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토론에서는 주요국의 공격적인 산업 지원 정책 사례도 소개됐다. 박정규 KAIST 겸임교수는 "일본은 배터리 설비 투자액의 약 3분의 1을 직접 지원하고 있으며 2030년까지 자국 내 150GWh 규모 배터리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성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정책기획실장은 "전기차는 단순히 연료가 바뀌는 문제가 아니라 AI·자율주행·SDV·반도체 산업까지 연결되는 미래 산업의 핵심 축"이라며 "국내 생산기반이 약화되면 미래 산업 경쟁력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내 2만여 부품기업 가운데 95%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라며 "국내생산촉진세제는 완성차 기업 지원을 넘어 협력업체와 부품 생태계 전체의 수요 기반을 유지하는 정책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2026.05.08 15:46김재성 기자

[기자수첩] 아이오닉V가 만리장성 넘는데 필요한 진짜 마인드

'오토차이나 2026'(베이징 모터쇼) 취재를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오는 공항에서 한 통의 메일을 받았다. 중국에 오랜 시간 거주한 주재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그는 중국 시장에서 현대자동차가 싸구려차로 인식되고 있다는 쓴소리와 함께 애정 어린 조언을 전했다. 그는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한 이유가 단순히 사드 보복 여파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중국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 트럭 적재 규격, 현지 소비자 취향에 대한 부족한 이해 등 현지 시장을 충분히 읽지 못한 결과가 누적됐다는 것이다. 요지는 분명했다. 현대차가 중국 시장을 너무 얕잡아 봤다는 일침이었다. 실제 현대차는 중국 시장에서 뼈아픈 성적표를 받아 들고 있다. 사드 사태와 급격한 전동화 전환 흐름 속에서 점유율이 내려 앉았다. 한때 공장 매각과 맞물려 중국 철수설까지 거론될 정도다. 물론 현대차만의 문제는 아니다. 올해 오토차이나 현장에서는 중국 자동차 시장의 무게추가 어디로 이동했는지가 뚜렷하게 드러났다. 현지 전기차 업체들의 부스는 인파로 북적인 반면, 독일차와 슈퍼카 브랜드 부스는 상대적으로 한산했다. 한때 선망의 대상이던 글로벌 브랜드들이 중국 소비자에게 더 이상 절대적 우위를 갖지 못하고 있다는 분위기가 읽혔다. 중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현지 업체들은 빠르게 기술을 축적하고 성장했다. 베이징 시내를 달리다 보면 도로 위 차량 10대 중 4~5대가 전기차로 보일 만큼 전동화 전환은 이미 일상에 가까워졌다. 단순히 배터리를 얹은 전기차를 넘어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대형 디스플레이, 음성인식, 차량 내 앱 생태계 등 소프트웨어 경쟁력까지 갖춘 '스마트카'들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자율주행 택시도 상용화돼 있다 더 이상 중국은 따라오는 시장이 아니다. 적어도 전기차와 스마트카 분야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배워야 할 요소가 적지 않은 시장이 됐다. 기존 완성차 업계 관계자들도 중국의 빠른 기술 진화에 적잖이 당황하는 모습이다. 부랴부랴 현지화를 통해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지만, 중국 신흥 전기차 업체들은 이제 단순한 '가성비'를 넘어 고급화 전략으로 기존 글로벌 브랜드의 영역까지 파고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대차가 중국 시장 재공략을 위해 꺼낸 카드는 '아이오닉V'다. 첫인상은 나쁘지 않았다. 디자인은 중국 전기차 모델들과 확실히 다른 결을 보였고, 현대차가 중국 시장에서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려 한다는 의지도 읽혔다. 아이오닉V에는 CATL 배터리, 모멘타 자율주행 기술, 바이트댄스 자회사 더우바오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이 적용됐다. 내재화 고집을 꺾고 현지 IT 기업들과의 협업한 분명 의미가 있다. 다만 중국 시장에서 이런 사양은 이미 여러 전기차 모델이 앞다퉈 내세우는 기본값이 되고 있다. 결국 남는 질문은 가격과 품질이다. 중국 소비자가 현대차를 다시 선택해야 할 이유가 무엇인지, 아이오닉V가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와 비교해 어떤 우위를 갖는지 더 분명하게 제시해야 한다. 하지만 현대차는 아직 가격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지난 24일 열린 미디어 간담회에서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타깃층과 가격 경쟁력을 묻는 질문에 '근원적 경쟁력 강화'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안전과 품질, 적정한 가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지만 시장이 궁금해하는 구체적인 가격 포지셔닝은 드러내지 않았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중국 시장에서 50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서는 혁신적인 디자인만으로는 부족하다. 현지 기술을 넣었다는 설명만으로도 충분하지 않다. 중국 소비자가 지갑을 열 만한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 시장은 지금 그 알파가 무엇인지 묻고 있다. 현대차 직원들은 아이오닉V를 준비하면서 고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회장의 불굴의 도전정신을 되새겼다고 한다. “이봐, 해봤어?”라는 어록은 정 회장이 세상을 떠난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현대차그룹에 깊게 남아 있는 도전의 DNA다. 이제 현대차가 중국에서 다시 던져야 할 질문도 이와 다르지 않다. 다만 이번에는 "해봤느냐”를 넘어 “정말 중국 소비자의 눈높이에서 해봤느냐”를 물어야 한다. 중국의 만리장성을 넘기 위해 필요한 것은 과거의 성공 방정식을 반복하는 일이 아니라, 달라진 시장의 기준을 인정하는 태도다. 현대차가 말한 '겸손'이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그 답은 단순한 신차 출시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행력에서 나와야 한다. 중국 소비자가 납득할 가격표, 차별화된 품질, 현지 업체만큼 빠른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현장 목소리가 즉시 반영되는 의사결정 구조를 갖출 때 아이오닉V는 비로소 재도전의 상징을 넘어 반등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

2026.04.27 14:31류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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