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美에 반도체법 의견서 제출..."中 생산 2배 늘려달라"
한국 정부와 국내 반도체 기업이 미국 정부에 반도체법(CHIPS Act)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할 수 있는 범위를 2배로 늘려줄 것을 요청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등은 22일(현지시간) 미 상무부에 반도체법 가드레일(안전장치)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의견서에는 "반도체법 가드레일 조항이 미국에 투자하는 기업들에게 불합리한 부담을 부과하는 방식으로 시행돼서는 안 된다"라며 "이런 맥락에서 한국은 미 정부의 규정안에 있는 '실질적인 확장(material expansion)'과 '범용 반도체(legacy semiconductor)', 기타 주요 용어에 대한 정의를 재검토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의 우려 기업과 공동 연구나 기술 라이선싱을 하면 보조금을 반환해야 하는 '기술 환수(technology clawback)' 조항이 제한하는 활동의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미국 상무부가 지난 3월에 발표한 가드레일은 보조금을 받은 기업이 이후 10년간 중국 등 우려 국가에서 반도체 생산능력을 '실질적으로 확장'하는 중대 거래를 할 경우 보조금 전액을 반환해야 한다고 규정했다. 미 상무부는 ▲첨단 반도체의 경우 생산설비의 생산능력을 5% 이내만 확장 가능 ▲이전 세대 범용 반도체(레거시)는 생산능력 확장을 10% 미만까지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범용 반도체 기준은 28나노 이상 로직 칩, 128단 미만 낸드, 18나노 초과 D램이다. 이에 한국 정부는 첨단 반도체의 실질적인 확장의 기준을 기존 5%에서 10%로 늘려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도 상무부에 의견서를 제출하고 특허사용계약은 '기술 환수' 조항의 '공동 연구'에서 제외해달라고 요청했다. 해당 내용이 반도체 생태계에 필요한 일상적인 사업 거래에 지장을 주고 반도체법 보조금을 받는 기업에 전략적으로 불리한 상황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도 "기업이 기존 시설을 기술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확장의 정의를 5%에서 10%로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관련 의견서를 제출했다. 삼성전자는 보조금 환수 조항과 관련해 상무부가 일부 용어를 명확히하거나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SK하이닉스는 "미 정부가 반도체법에 따른 인센티브 프로그램을 수립하고 반도체법에 포함된 가드레일 규정을 시행함에 따라 향후 관여와 논의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중국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쑤저우에 패키징 공장을 가동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D램 공장이, 충칭엔 패키징 공장이 있다. 삼성전자의 경우 낸드플래시의 40%를, SK하이닉스는 D램의 40%·낸드 20%를 중국에서 만든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22일 의견 접수를 마감했고, 내용 검토를 거쳐 연내에 확정된 규정을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는 "미국이 정확하게 확정된 규정 발표일을 공지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반도체 후공정 보조금 신청서를 받는 시점인 올 여름에 규정을 발표할 것으로 관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