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SI 대표들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 완돼"
대기업의 공공 정보화사업 참여 제한 완화가 이슈인 가운데 국회 과방위 소속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중견·중소 SI기업들과 'SW산업 혁신성장과 상생협력 발전을 위한 중견-중소 SI·SW기업협의회 간담회'를 개최했다. 간담회에는 김상욱 대보정보통신 대표, 신장호 쌍용정보통신 대표, 권혁상 KCC정보통신 대표, 조미리애 VTW 대표, 김상하 유플러스아이티 대표, 김철희 타임소프트 대표 등 중견과 중소 SI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앞서 중견과 중소 SI기업들은 각각 당국의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협의회를 만든 바 있다. 공공 정보화(SW 및 ICT 하드웨어) 시장은 올해 연간 6조 2239억원을 형성,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6조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중 SI라 불리는 SW개발이 1조3569억, SM이라 불리는 시스템 운영 및 유지보수가 2조6538억원에 달한다. 연간 개발해 구축하는 정보(SW) 사업은 건수가 1만건이 넘는다. 10년전 당국은 중소기업 보호를 위해 대기업의 이 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이의 완화를 검토중이다. 이날 중견, 중소 SI 기업인들은 다양한 이유를 제시하며 공공 정보화(SW구축) 시장의 대기업 참여 완화를 우려했다. 이날 A기업인은 제도 도입으로 명확한 효과가 있고, 미비점이 있으면 수정 및 보완하면 된다면서 "그런데 지금은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논의가 마치 잘못된 정책인 것처럼 호도 및 매도되고 있다"면서 "지난 10년 간 각고의 노력을 통해 자체 솔루션 개발하고 스킬업 하면서 기술력을 축적해왔는데 왜 이를 부정하고 중소·중견기업에 사업품질 저하의 책임을 전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대기업이 수행한 대형 프로젝트들이 성공한 사례들이 별로 없다면서 "국내 SW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대기업들이 자체 IT서비스업을 갖고 있어 중소·중견 SW회사들이 폐쇄적인 민간시장에 들어갈 수 없어 공공시장에 국한되기 떄문이다. 이런 현실을 외면하고서는 상생발전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B기업인은 대기업 SI회사들이 내부거래를 통해 번 돈으로 공공에 재투자해 외형을 늘리는 전략을 써왔다면서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 도입 후 대기업의 영업이익률은 괄목할만한 수준으로 향상됐다. 지난 10년간 대기업은 부의 축적을, 중소·중견기업은 기술 축적을 이뤄낸 현실을 봐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 폐지가 우리 SW산업을 10년 전으로 퇴행시킬 것이라면서 "중소·중견기업의 개발인력이 대기업으로 유출돼 산업 생태계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C기업인은 지난 10년 간 대기업참여제한 제도를 통해 수혜를 입었다고 인정하면서 "해외사업 등 자생력을 갖추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해 왔는데 과거로 다시 돌아가면 중소기업은 막대한 타격을 입고 기업존폐의 위기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D기업인은 SW산업에서 대기업 IT계열사가 나오기 시작하면서 산업생태계가 완전히 흐트러지기 시작했다면서 "적자를 보면서도 공공사업을 충실히 수행해왔는데 대기업이 하도급 착취 행태를 지속하면서 왜 다시 공공영역에 들어오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면서 "대기업이 들어오면 인력유출부터 시작해 시장을 교란시킬 거다. 현 시장에서는 대기업 급여로 공공사업 단가를 절대 맞출 수 없다. 대기업이 수익을 내려면 인력을 외부 아웃소싱으로 하도급해 사업을 수주하는 행태가 될 수 밖에 없다"고 예상했다. E기업인은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10년 동안 효과와 취지 달성 여부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공공시장 환경 전체에 대한 관점에서의 논의가 이뤄져야 할 시점이라면서 "중소·중견 기업들이 무너지면 단순히 기업이 무너지는 것 이상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면서 "최근 2~3년간 차세대 대규모 SI사업을 대기업이 상당부분 수행하고 있는데 이런 프로젝트가 제 시간에 끝난적도 없고 또 품질 결함이 많은 상황에서 어떤 근거로 '대기업이 하면 잘한다'는 말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형 차세대 사업에 대한 실태조사를 의원실 차원에서 해달라고 요청하며 "대기업 참여를 열어달라고만 할 게 아니라 이미 열려 있는 문호에서 대기업이 기술력으로 선도적 모델을 제시하고 새로운 시장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F기업인은 정부가 대기업참여제한 제도 완화 근거로 드는 프로젝트 품질 이슈 원인은 단순히 대기업이 못 들어오기 때문이 아니라면서 "코로나 이슈로 환자 발생 시 작업을 중단해야만 했던 상황, 주 52시간 노동문제로 과거 밤샘 작업을 하는 관행이 불가능해졌고, 거대 플랫폼 사업자로 주요 IT인력이 유출되는 문제, 최근 물가 상승에 따른 인건비 상승 문제, 차세대 대규모 프로젝트의 동시다발적 진행으로 인력 수급상황이 악화된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져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이 참여한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현실을 모르고 쉽게 접근하는 것은 아닌가 우려된다면서 "대기업참여제한을 열어주면 대규모 기술인력 유출을 정부가 방관하는 것과 같다"며 말했다. 이어 그는 "과업조정 심의위원회 의무조항화만 이뤄져도 현장의 분위기는 많이 바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같은 중견,중소 SI기업들의 입장에 대해 이정문 의원은 "오늘 간담회로 대기업참여제한 완화에 대한 중소·중견 SI업계의 우려를 충분히 인지했다"면서 "이 문제를 과기정통부와 국무조정실·공정위 등 다른 상임위 위원들과 논의하겠으며, 과업조정 심의위원회 문제도 의원실에서 살펴보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문 의원실 조기호 보좌관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 당은 기본적으로 대기업 참여 제한 완화에 반대한다. 법 개정에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업계가 제시한 차세대 프로젝트 조사에 대해서도 "해볼만 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