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동안 쑥 커진 준대형차…대형차와 차이 고작 '10cm'
10년 사이 기준이 정해져 있는 경형 차급 빼고는 대부분 차종이 커졌다. 특히 준대형 차급은 유독 커져 대형차와 20cm 이상 차이가 나던 것에 비해 이제는 10cm 차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등록된 준대형차의 평균 전장은 5천11mm로 대형차 평균 전장인 5천148mm와 불과 10cm 차이로 좁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5월까지 국내 신차등록대수는 63만 9천432대다. 이 중 가장 소비자들이 많이 선택한 차는 준중형차로 16만 583대가 등록됐다. 다음으로 중형 16만 4천263대, 준대형 11만 6천725대 순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는 “국내 소비자의 큰 차 선호 현상이 여전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산차 중 2012년 가장 많이 팔린 차는 아반떼와 쏘나타다. 이뿐만 아니라 당시 국산차 판매량 10위에는 K5, 모닝, 스파크, 레이 등 SUV를 제외하면 준대형차는 그랜저뿐이었다. 하지만 올해 5월까지 판매량을 보면 1위는 그랜저가 차지했다. 10위권에는 레이와 셀토스를 제외하면 모두 준대형 이상급의 차로 포진됐다. 10년새 차급은 점점 커지고 있다. 기준이 있는 경차를 제외하고는 소형부터 대형까지 2012년에 비해 최대 20cm가량 평균 전장이 길어졌다. 가장 두드러진 변화는 준중형이 4천493mm에서 4천643mm로 커졌다. 준대형도 4천930mm에서 5천11mm로 길어졌다. 업계에서는 차가 커지는 현상이 대한민국 도로 특성과 주차 공간에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협소한 국내 실정과 상반된 선택지”라며 “탑승인원에 맞게 구매하는 인식 변화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신차는 더 커져야 한다는 기존 공식에서 벗어나 실내 공간 활용성에 집중해야한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오르면서 큰 차나 가전을 선호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점을 주목했다. 또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내수 시장을 겨냥한 고급 소형차들이 실패로 끝나면서 전세계 시장에 맞춘 큰 차 선호로 돌아서게 된 것이라고 봤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업체들이 80%를 수출하고 20%를 내수 시장에서 소화하는데, 국내 실정에 맞춘 모델의 수요가 많지 않다는 것”이라며 “예를 들면 현대차의 i30나 i40는 작지만 상품성이 좋았던 반면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그러다 보니 국내업계에서도 전세계 시장을 겨냥해 신차 사이즈를 점차 크게 만들어 출시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트렌드라고 본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