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자율주행 전문가 한자리…"주행사업자 도입해 세계 1위로"
"주행사업자(DSP)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조성하면, 한국도 글로벌 자율주행 시장에서 1위로 설 수 있다고 봅니다." 김영기 한국공학한림원 자율주행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에서 열린 '2025 자율주행포럼'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한국은 단위면적당 국내총생산(GDP)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라며 "이는 얼마나 총체적인 힘을 모을 수 있는지에 대한 지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게다가 독립적인 지정학적 위치까지 갖고 있어 어떤 새로운 정의를 도입할 때 유리하다"며 "주행 생태계에 역량을 집중하면 1등에 오를 기반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행사업자는 자율주행 차량의 실시간 관제와 주행 인프라 운영, 최적화 및 검증을 담당하는 주체를 뜻한다. 나아가 도로 주행 인프라를 설치하고 주행 효율성을 높이는 등 업무를 담당할 수 있다고 김 위원장은 설명했다. 지금은 자율주행 차량을 관제하거나 주행 환경에 개입해야 하는 주체가 불분명한 상황이다. 유사한 사례로 언급된 영국에서는 지난 5월 자율주행차법을 제정한 바 있다. 주행사업자 제도가 현실화되면 여러 주행 서비스가 보다 활발하게 벌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주차장 발렛과 충전을 위한 '주차장 주행사업자' ▲로보택시 운영을 위한 '로보택시 주행사업자' ▲고속도로 중심의 '미들마일 화물 주행사업자' ▲로보버스를 위한 '로보버스 주행사업자' 등이 등장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김 위원장은 제도 시행 초기에는 자동차 제조사나 소프트웨어 개발사 등이 주행사업자를 겸업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주행사업자 역할과 사업 모델 등을 알려서 제도적 토대를 마련할 수 있도록 위원회가 도움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신진우 서울로보틱스 책임연구원은 "차량 중심이 아닌 인프라 기반 자율주행 기술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술 공급사가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주행사업자가 운영과 책임 소재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생태계가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박일석 카카오모빌리티 이사는 "카카오모빌리티는 플랫폼 본연의 역할을 하면서 지자체와 협력하고 있다"며 "단순 정보 공유 수준을 넘어 생태계와 인프라 구축, 법·제도 정비가 같이 따라줘야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성용 CJ대한통운 경영리더는 "장거리 간선기사 고령화와 인력난으로 시장 운임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간선 자율주행 무인화와 간선사 직영을 통해 비용 절감과 신규 수익 창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혜정 삼성물산 부사장은 "모빌리티는 건설 산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킬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며 "아파트 내에 자율주행 주차장을 만들려면 현행 공동주택관리법과 도로교통법 등이 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수진 서울시 미래첨단교통과장은 "차량 제조사와 주행사업자, 운수사업자의 역할과 법적 책임 영역을 명확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정민 한림원 자율주행위원회 위원은 "주행사업자 시행을 위한 인허가 지원사업과 보험가입 의무 등 책임에 관한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