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전면 금지 일주일…주식 시장 '반짝' 효과
정부가 주식 전 종목에 대해 공매도를 전면 금지한지 일주일여가 지난 가운데, 발표 당시만 '반짝 효과'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공매도를 위한 대차 거래 이후 상환해야 하는 주식 잔고도 크게 줄어들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공매도 전면 금지가 정부나 개인투자자 기대만큼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게 시장 관계업자들의 분석이다. 14일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오전 10시 35분 기준 전 거래일 대비 각각 1.42%, 2.41% 오르면서 출발했다. 그렇지만 공매도 효과로 보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공매도 금지가 이뤄진 지난 6일에만 코스피 지수가 134.03 포인트, 코스닥 지수는 57.40 포인트 올랐지만 그 외의 거래일에는 하향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공매도 금지 조치가 우리나라 증시를 끌어올렸다기 보다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통화 긴축 정책 중단 기대감과 더불어 10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에 대한 주목이 이날 증시에 영향을 줬다"고 입을 모았다. 공매도가 전면 금지돼 숏커버링이 나타나 우리나라 주가 상승을 견인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다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숏커버링은 공매도를 위해 빌려서 판 주식을 되갚기 위해 다시 사는 환매수를 의미한다. 주가가 상승할 때 공매도 시 손해를 메우기 위한 수단으로 주가를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업계서는 7일부터 숏커버링 매수 강도가 급격히 축소됐다고 진단하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일 코스피 일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5일과 비교해 4천650억여원 급격히 줄었으나 10일과 13일 새 공매도 거래대금은 589억여원 늘어났다. 코스닥도 양상은 비슷하다. 6일 공매도 거래대금은 5일 대비 1천95억원 줄었으나 10일과 13일을 비교하면 외려 공매도 거래대금이 392억원 가량 증가했다. 또 공매도를 위한 대차 거래도 크게 줄지 않았고, 상환해야 하는 잔고 변동도 미미했다. 대차 거래는 주식을 보유한 기관이 수수료 등을 받고 주식을 빌려준 뒤 나중에 돌려받기로 한 거래로, 우리나라서는 무차입 공매도가 금지기 때문에 공매도를 하기 위해 대차 거래가 필요하다. 지난 6일서 체결된 대차 거래 건 수가 2천363만5천842건으로 공매도 전면 금지 전인 5일 2천434만700건에 비해 다소 줄었으나 8일 4천665만1천767건으로 급증했다. 13일 1천547만1천267건으로 공매도 금지 전보다 줄었다. 다만, 대차 거래 후 상환해야 하는 상환 잔고 평균 금액(6~13일)은 78조7천248억여원으로 10월 4일~11월 5일까지의 상환 잔고 평균 금액 79조9천540억여원보다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일부 개인투자자들이 시장 조성자에 대해서도 공매도를 금지하고 상환 기간을 개인과 기관투자자 간 동일하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의견을 수렴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상환기간은 90일인 반면 기관과 외국인의 공매도 제한 기간은 1년인 데다 무기한 연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공매도 전면 금지가 부정적인 효과가 실증적으로 관찰되기 때문에, 공매도의 경제적 효과를 무조건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자본시장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공매도 전면 금지는 부정적인 영향이 명확하게 관찰된다고 분석했다. 김준석·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공매도 전면 금지 이후 가격효율성이 저하되고, 변동성과 극단수익률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며 "거래회전율은 하락한다"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