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증권발 주식 폭락, 신용공여 높은 종목 '빨간불'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식 폭락 사태에 증권업계에선 '빚투'(빚내서 투자)로 인한 과도한 신용융자 잔고율 및 공여율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이에 연구계에선 “투자자 개인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가조작 일당은 2020년부터 매수인과 매도인 간 약속된 시간에 주식을 매매하는 통정거래 방식으로 주가를 끌어올렸다. 증권거래법 제188조의4(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의 금지) 1항과 2항은 통정거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다. 최근 서울남부지검이 주가조작 작전세력 10명을 출국금지를 조치 했고 금융위원회도 수사에 나서며 이들은 SG증권 창구를 통해 매도 물량을 쏟아냈다. 이 영향으로 코스피와 코스닥 일부 종목이 큰 타격을 받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유가증권(코스피) 종목 중 ▲대성홀딩스(50.96%) ▲삼천리(50.95%) ▲서울가스(50.91%) ▲세방(50.87%) ▲다올투자증권(36.87%) 등이, 코스닥 시장에선 ▲다우데이타(50.98%) ▲선광(50.98%) ▲하림지주(39.18%) 등이 크게 하락했다. 증권업계에선 신용거래융자 이들 종목이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배경에 대해 과도한 '빚투'로 인해 높아진 신용융자 잔고율 및 공여율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신용융자 공여·잔고율이 높아질수록 주가 하방 위험이 발생하고 급매 현상이 뚜렷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날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의 신용융자 공여율(약 30%)과 신용융자 잔고율(약 10%)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종목의 5일 평균 신용융자 공여율(7.44%), 신용융자 잔고율(0.98%)를 크게 웃돌았다”고 말했다. 신용거래융자란 증권사에서 고객 보유주식 등을 담보로 빌려주는 주식 매수 자금을 말한다. 보통 증권시장이 활황일 때 투자 수요가 늘면서 빚투 매매가 급증한다. 신용공여율은 일일 거래량 중 신용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을, 신용융자 잔고는 주식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빌린 주식 매매대금 중 증권사에 아직 갚지 않고 남은 잔액을 의미한다. 이경민 팀장은 “특히 코스닥시장 역시 전체 종목의 평균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2.2%, 6.9%였지만,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들의 평균 잔고율과 공여율은 각각 10%, 23% 수준으로 시장 평균치를 넘긴 상태”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종합통계를 보면, 코스닥 신용거래융자 잔고 규모는 올해 1월 2일 기준 7조7천569억원 수준이었으나 꾸준히 증가해 이번달 24일에는 10조5천631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고강도 통화정책에서도 빚내서 투자한 규모가 연초보다 36.17%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증권사가 고객에게 매도주식을 대여해 주는 것을 의미하는 신용거래대주 잔고 규모 역시 (코스닥 기준) 연초 180억원에서 453억원으로 151.66% 증가했다. 자본시장연구원 김민기 연구위원은 “국내 주식시장 신용거래자 중 신용융자를 적절하게 활용하지 못하는 개인투자자가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개인투자자는 신용융자 활용에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며 신용거래에 대한 투자위험을 정확히 인식하고 위험감내 수준에 맞는 투자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날 금융위원회는 정례회의를 열고 금융감독원과 함께 SG증권발 폭락 사태에 대해 논의한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회의에서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로 인한 손실 위험이 증가할 우려가 있다”며 “불공정거래 혐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엄단하는 등 투자자 보호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