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총수 33명 주식재산 1.4조원↑…구광모, 2조 클럽 가입
국내 33개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올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에 1조4천억원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절반 이상은 최근 6개월 새 주식재산이 늘었다. 특히 DB 김준기 창업 회장은 주식재산이 40% 넘게 증가한 반면 다우키움 김익래 전(前) 회장은 60% 이상 감소해 희비가 엇갈렸다. 지난 6월 말 기준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은 주식재산이 13조원에 근접하며 1위를 지켰고,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은 8조원 이상으로 2위 자리를 굳힌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4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평가액 변동 조사' 도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관리하는 대기업집단 중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평가액이 1천억원이 넘는 그룹 총수는 33명이다. 주식재산은 총수가 상장사 지분을 직접 보유한 경우와 함께 비(非) 상장사를 통해서 우회적으로 해당 그룹 상장 계열사 보유한 주식 현황도 포함했다. 비상장사의 경우 해당 회사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경우로 제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우선주도 이번 조사 범위에 포함됐다. 주식평가액은 올 초(1월 2일)와 6월 말(6월 30일) 종가를 기준으로 평가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33개 그룹 총수의 1월 초 주식평가액은 46조4천475억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47조8천996억원으로 평가됐다.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33개 그룹 총수의 주식가치는 1조4천521억원 이상 증가했다. 증가율로 보면 3.1% 수준이다. 올 상반기에 33개 그룹 총수 중 19명은 주식평가액이 상승했고, 14명은 주식재산이 쪼그라들었다. ■ 주식재산 20% 상승 총수 7명…OCI 이우현·DB 김준기, 40% 넘게 껑충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 증가율 1위는 이우현 OCI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우현 회장은 올 1분기 조사때는 OCI 한 개 종목에서만 지분을 갖고 있었는데, 이후 인적분할을 통해 OCI홀딩스와 OCI 두 종목의 주식을 현재 보유 중이다. 올 1월 초 기준 이우현 회장의 지분가치는 939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1천392억원 이상으로 최근 6개월 새 주식평가액이 48.3%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DB그룹 창업회장의 주식가치도 최근 6개월 새 40.4%나 뛴 것으로 조사됐다. 김준기 창업 회장은 지난 6월 말 기준 DB, DB하이텍, DB손해보험, DB금융투자 등 4곳에서 지분을 보유 중이다. 올해 1월 초 김 창업 회장의 주식평가액은 3천532억원 이상됐는데, 지난 6월 말에는 4천961억원 넘게 주식가치가 높아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에만 29.5%나 상승했다. 정의선 회장의 올초 주식가치는 2조8천221억원 수준에서 6월 말에는 3조6천533억원 이상으로 주식평가액이 높아졌다. 정의선 회장은 현대글로비스를 비롯해 현대차와 기아 등 8개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갖고 있다. 이중 지분가치가 가장 높은 현대글로비스 주가가 20.9%(16만 3500원→19만 7700원) 오르고, 현대차도 같은 기간 31.5%(15만 7000원→20만 6500원) 상승한 것이 주효했다. 여기에 기아(43.9%)와 현대오토에버(46.2%) 주식가치도 40% 넘게 오른 것도 정의선 회장의 주식가치를 올리는데 뒷심을 발휘했다. 33개 그룹 중 올 1분기에 주식재산 증가액이 가장 컸던 총수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재용 회장은 올초 11조5천969억원에서 6월 말 12조9천984억 원으로 주식재산이 최근 6개월 새 1조4천14억원 이상 가장 불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최태원 SK 회장, 주식재산 뚝 33개 그룹 총수 중 14명은 올초 대비 6월 말 기준 상반기에 주식가치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식재산 감소율이 가장 큰 그룹 총수는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전 회장인 것으로 파악됐다. 김익래 전 회장은 올 상반기에만 3천543억원에서 1천365억원으로 6개월 만에 주식재산이 61.5%나 내려앉았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주식평가액도 올 상반기 주식평가액이 2조4천362억원에서 1조8천109억원으로 25.7%나 하락했다. 여기에는 서 회장이 보유한 아모레퍼시픽그룹과 아모레퍼시픽 주식가치가 최근 6개월 새 20% 이상 떨어진 것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올 상반기 기준 서경배 회장이 감소한 주식평가액만 6천253억원 이상으로 조사 대상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감소액이 가장 컸다. CJ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도 올 상반기에만 20.3%나 주저앉았다. 이재현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 초만 해도 1조1천102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8천845억원으로 6개월 새 2천200억원 이상 줄었다. 이재현 회장은 CJ를 비롯해 CJ제일제당, CJ ENM, CJ프레시웨이 등의 주식종목에서 지분을 보유 중인데, 앞서 주식종목의 주식가치가 올 상반기에 모두 감소세로 돌아선 영향을 받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19.7%↓)과 SK 최태원 회장(19.6%↓)도 올 상반기 주식재산이 19%대 수준으로 하락했다. 신동빈 회장의 주식가치는 올초 7천119억원에서 6월 말 5천716억원으로 6개월 새 1천400억원 넘는 주식재산이 사라졌다. 최태원 회장도 같은 기간 2조4천22억원에서 1조9천314억원으로 4천700억원 이상되는 주식가치가 6개월 새 감소했다. ■ 구광모 LG 회장, 주식재산 1조 클럽 가입…총 10명 2023년 6월 말 기준 조사 대상 33개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1조 클럽에는 10명이 입성했다. 올초 11명 대비 1명 줄어든 숫자다. 주식재산 1위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12조9천984억원)이 차지했다. 톱 3에는 각각 2위 셀트리온 서정진 공동의장(8조7천788억원), 3위 카카오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5조2천226억원) 순으로 주식재산이 높았다. 이중 서정진 의장의 주식재산은 7조원대에서 8조원대로 주식평가액이 달라졌다. 4~6위권에는 각각 ▲4위 현대차 정의선 회장(3조6천533억원) ▲5위 LG 구광모 회장(2조2천85억원) ▲6위 SK 최태원 회장(1조9천31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LG 구광모 회장은 올 초만 해도 그룹 총수 중 주식재산 순위로 7번째였는데 6개월 만에 톱 5에 진입했다. 구 회장의 주식재산도 올초 1조9천224억원 수준이었는데, 6개월 새 14.9%로 상승하며 2조원대 주식평가액을 보유한 총수 반열에 올라섰다. 이어 ▲7위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1조8천109억원) ▲8위 HD현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1조2천585억원) ▲9위 네이버 이해진 GIO(1조1천205억원) ▲10위 넷마블 방준혁 의장(1조178억원)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초와 지난 3월말까지 주식재산이 1조 원이 넘었던 CJ 이재현 회장은 6월 말 기준 주식재산 1조 클럽에서 탈락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연구소장은 “그룹 총수가 보유한 주식종목 중 절반 정도는 상반기에 오름세를 보인 반면 절반 정도는 주가가 내려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며 “특히 올 초 대비 1분기에 주식시장이 다소 훈풍이 불었지만, 2분기에는 다소 상승세가 소폭 꺾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