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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권'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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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AI 시대, 국외반출의 대상은 '지도'가 아니라 '공간지능'이다

구글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이 결정 단계를 넘어 실제 이행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 13일 한 매체는 국내 한 지도정보 가공업체가 국토교통부에 구글 스트리트뷰 정보 처리방식을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앞서 구글에 반출 조건을 실제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월 조건부 허가 당시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보안 처리와 좌표 노출 제한 등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한 범위의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했다. 이제 논의의 중심은 '허가할 것인가'에서 '허가 조건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하고 검증할 것인가'로 이동했다. 겉으로 보면 조건부 허가 후 자연스러운 절차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이미 정해진 조건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만이 아니다. 조건 자체가 GeoAI 시대에 발생하는 새로운 위험까지 충분히 다룰 수 있는지도 다시 물어야 한다. 정부가 공개한 반출 조건은 과거 시계열 영상을 포함한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거·노출 제한, 국내 서버에서의 원본 가공과 제한적인 정보 반출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존의 지도 보안체계에서는 합리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스트리트뷰와 POI·국가기본도 등 서로 다른 공간 데이터가 결합하고 그 결과를 AI가 학습하는 순간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지금 등장한 것은 단순히 기존 조건의 '이행' 문제가 아니라, 기존 조건만으로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지를 다시 검토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다. 이 시점에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심사해야 하는 것은 정말 '지도'뿐인가. GeoAI 시대에 지도는 더 이상 최종 산출물이 아니다. 지도·위성영상·드론영상·LiDAR 포인트클라우드·스트리트뷰·POI·이동정보가 AI와 결합하면 데이터는 객체를 탐지하고, 변화를 감지하고, 위치를 추적하며, 이동을 예측하고, 시설 간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으로 전환된다. 이것이 공간정보의 이중용도(Dual-use) 문제다. 같은 3차원 공간정보와 AI가 자율주행·도시계획·재난대응에 활용되면 혁신기술이지만, 군사·정보 분야에서는 표적 식별, 감시·정찰, 이동 분석과 작전환경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술 자체에 민간용과 군사용의 명확한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결합하고, 그 결과 어떤 능력을 획득하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위험을 단순한 데이터 파일보다 '능력'과 '접근'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현행 대외투자 안보규정인 31 CFR Part 850은 중국·홍콩·마카오 등 우려국과 관련된 특정 AI 투자 가운데 무기 타기팅, 표적 식별, 군사 의사결정, 정부 정보활동과 대규모 감시 등에 사용되는 AI를 국가안보상 민감한 영역으로 규정한다. 이미지 인식과 위치 추적도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미국의 커넥티드카 규제는 더욱 직접적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특정 차량 통신시스템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국가안보 관점에서 제한하면서, 오늘날 자동차가 카메라·마이크·GPS와 통신기능을 갖춘 사실상의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점을 강조했다. 차량이 방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외부 접근이나 원격조작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안보상 우려의 근거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공간정보가 더 이상 국가가 제작한 지도에서만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드론·로봇·스마트폰·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현실공간을 끊임없이 관측한다. 지도 파일 한 장을 국외 반출하지 않더라도 해외 AI가 대한민국 도로와 건물·시설·교차로, 이동패턴을 학습하고 공간적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시대다. 중국도 공간정보를 일반 산업 데이터와 다르게 취급한다. 2024년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리스트에서 제조업 분야 외국인 투자 제한을 철폐하면서도 대지측량·해양측량·항공사진측량·지상이동측량·진(眞)3차원지도와 내비게이션 전자지도 제작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계속 금지했다. 산업의 개방과 국가 공간정보에 대한 통제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안전장치는 있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은 기본·공공측량성과의 국외반출을 허가제로 관리하고, 관련 심사체계는 이를 편집·가공·추출한 공간정보까지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AI가 등장한 이후다. 공간데이터를 AI가 학습하면 원본 파일이 직접 국경을 넘지 않더라도 데이터에서 추출된 특징과 관계, 패턴이 임베딩, 벡터DB, 모델 파라미터, 파인튜닝 모델과 파생 공간지식의 형태로 축적될 수 있다. 더욱이 각각 공개 가능한 데이터라도 결합하면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 스트리트뷰·POI·건물정보·도로망과 시계열 영상을 AI가 함께 분석하면 개별 데이터만으로는 쉽게 알 수 없었던 시설의 성격과 공간적 관계, 변화까지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데이터의 민감도'뿐 아니라 '결합에 따른 민감도 상승'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현행 공간정보 국외반출 제도에서 해외 원격접근, AI 학습과 파인튜닝, 임베딩과 모델 가중치의 해외 저장, 파생 공간지식의 이용, 제3자 재이전을 각각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는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 흥미로운 비교 대상은 '개인정보 보호법'이다. 개인정보의 경우 해외로 직접 전송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에서 조회되는 경우, 처리위탁과 보관까지 국외 이전의 범위에 포함한다. 개인정보에서는 물리적인 파일 이동을 넘어 해외 주체의 실질적인 접근까지 포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안보와 산업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정보도 '파일의 이동'뿐 아니라 그 데이터에 대한 실질적 접근과 AI 학습, 그리고 그 결과 만들어지는 능력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기능적 국외이전(Functional Cross-border Transfer)'이라는 새로운 정책개념을 제안한다. 현재 법률에 존재하는 용어가 아니라 AI 시대에 맞게 국외 이전의 판단범위를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파일이 해외로 갔는가'만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 주체가 대한민국 공간정보를 이용해 어떤 정보·지식·분석·탐지·예측 능력을 획득했는가'까지 평가해야 한다. 해외 원격접근 여부, AI 학습·파인튜닝 여부, 데이터 결합에 따른 민감도 상승, 임베딩과 모델 가중치의 저장 위치, 파생정보 생성, 제3자 재이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동차·드론·로봇과 같은 이동형 센서를 통한 지속적인 공간정보 획득 역시 같은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계보(Data Lineage)와 함께 모델 계보(Model Lineage)를 관리해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모델이 언제 학습했는지, 그 결과 어떤 모델과 파생정보가 만들어졌는지, 어디에 저장됐고 누구에게 제공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간정보는 대한민국이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원본이 국내 서버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가 접근하고, 무엇과 결합하며, 어떤 AI가 학습하는지를 대한민국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결과 생성된 모델과 파생지식이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재사용·재이전되는지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접근과 학습을 즉시 중단하고, 조건 위반 시 이용을 차단하며, 사후에는 데이터와 모델의 이용이력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지도반출 절차를 준비하는 지금을 단순한 행정 절차의 다음 단계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은 '지도 파일의 반출'을 심사하던 제도를 '공간지능의 이전'까지 통제할 수 있는 제도로 확장해야 하는 정책적 전환점이다. 파일은 삭제하거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미 AI가 학습해 모델의 능력으로 축적된 정보와 지식을 완전히 회수하는 것은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AI 시대 국가가 지켜야 할 것은 지도 한 장이 아니다. 지도와 센서에서 생성되고 AI를 통해 축적되는 '대한민국을 이해하고 탐지하고 예측하는 능력'이다. 공간정보뿐 아니라 그 공간정보에서 만들어진 지식과 모델, 능력까지 대한민국이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지도 주권'을 넘어 '공간지능 주권'을 논의해야 한다.

2026.08.21 17:16김인현 컬럼니스트

서버는 국내에 뒀는데 데이터는 해외로…'소버린 클라우드'의 함정

소버린 클라우드를 구축할 때 서버와 데이터를 특정 국가 안에 두는 것만으로는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다. 데이터가 실제 이동하는 네트워크 경로와 보안 처리 위치, 클라우드 사업자의 관리 방식에 따라 구축 당시 충족했던 주권 요건이 운영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어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가트너가 발표한 '소버린 클라우드의 함정'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주권을 추진하는 조직의 50%가 실제 네트워크 운영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요건을 전제로 시스템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위치, 클라우드 사업자의 계약 조건 등을 중심으로 소버린 클라우드를 판단하고 있지만 이같은 조건만으로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주권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와 시스템을 특정 국가나 관할권 안에서 운영해 해외 정부나 기업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운영 통제권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최근에는 소버린 인공지능(AI)과 인프라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규제 준수와 지정학적 위험 축소 등을 목적으로 관련 도입을 확대 중이다. 문제는 데이터와 서버가 지정된 국가 안에 있더라도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선 다양한 네트워크가 개입한다는 점이다. 데이터 이동 경로를 비롯해 보안 검사·복호화 위치, 로그와 모니터링 데이터 처리 장소, 관리 기능, 클라우드 사업자의 원격 관리 위치 등이 데이터 및 운영 주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애나 재해복구(DR) 상황에선 기존에 설정된 주권 요건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평상시에는 지정된 국가 안에서 데이터가 처리되더라도 장애가 발생해 다른 통신 경로를 이용하거나 관리 기능이 다른 국가의 시스템으로 자동 전환될 경우 데이터와 운영 권한이 기존 주권 경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런 문제를 '주권 격차', '주권 드리프트', '주권 상실' 등으로 구분했다. 처음부터 실제 운영 환경이 설정한 주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주권 격차, 클라우드 사업자의 아키텍처나 서비스 변경 등으로 기존 조건이 달라지는 것은 주권 드리프트다. 장애나 네트워크 경로 변경으로 기존에 충족하던 주권 조건이 일시적으로 깨지는 상황은 주권 상실에 해당한다. 실제 보고서에 제시된 소버린 AI 사례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나타났다. 한 다국적 기업은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 추론 서비스를 지정된 지역 안에 구축했지만 DR 테스트 과정에서 관리 기능 일부가 일시적으로 다른 관할권으로 넘어가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클라우드 사업자가 처리 아키텍처를 변경하면서 데이터 경로가 지정된 지리적 경계를 벗어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가트너는 기업들이 소버린 클라우드 구축 시 네트워크 의존성을 우선 파악하고 실제 운영 환경을 검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상 운영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장애, 페일오버, 복구 상황에서 데이터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처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기존 모니터링 도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네트워크 관측과 트래픽 경로 분석, 텔레메트리 감사, 관리자 접근 모니터링, DR 테스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소버린 클라우드 평가는 구축 시점에 한 번 실시하는 절차에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자가 인프라 구조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고 통신 사업자와 규제·지정학적 환경이 바뀌면 기존에 검증한 주권 요건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주요 아키텍처와 클라우드·보안·네트워크 변경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소버린 클라우드는 설계나 구축 결정만으로 주권을 보장할 수 없다"며 "네트워크 의존성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08.09 07:46한정호 기자

탈 VM웨어 확산에 국산 SW 공세…오케스트로·이노그리드 전략 차별화

브로드컴 인수 이후 VM웨어의 구독형 계약이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국내 가상화 시장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라이선스 비용 부담과 AI 인프라 전환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른바 '탈(脫) VM웨어' 움직임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인프라 소프트웨어(SW) 기업 오케스트로와 이노그리드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AI 인프라 운영체계 전반을 겨냥한 '오케스트로 4.0'을 공개했고, 이노그리드는 NHN인재아이엔씨와의 합병 이후 첫 파트너 행사를 열어 통합법인 사업 전략과 기술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단순 가상화 도입을 넘어 AI 시대 인프라 통제력과 기술 주권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케스트로 "통제 어려운 해외 가상화 서비스…AI 시대 종속 우려" 오케스트로는 AI 시대 주권 확보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해외 가상화 서비스 의존을 지목하며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 산업 경쟁의 축이 거대언어모델(LLM)과 GPU 확보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통제하는 인프라 SW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통합 관리하는 가상화 서비스 제공사가 해외 기업일 경우 정책 변화나 서비스 환경 변화에 국내 수요자가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민준 오케스트로그룹 의장은 '오퍼스(OPUS) 2026'에서 "VM웨어 등 글로벌 가상화 시장의 라이선스 정책과 가격 체계 변화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와 운영 부담을 경험한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정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이 국내 IT 투자와 운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구매 이슈가 아니라 기술 통제력과 지속가능성의 문제"라며 "AI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 모델뿐 아니라 인프라 SW에 대한 통제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광 대표 겸 CTO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오케스트로 4.0'을 제시했다. 오케스트로 4.0은 기존 AI 인프라 풀스택 SW에 고객 환경에서 축적한 운영 데이터를 결합해 기획·개발·검증부터 서비스 제공, 기술 지원까지 전 과정을 AI 전환(AX) 기반으로 재편하는 전략이다. 핵심 기술은 온톨로지 기반 지식 그래프 '스코어(SCORE)'와 AI 기반 기술 생성 체계 '오케스트로 젠데브(OKESTRO GenDev)'다. 스코어는 자원·서비스·장애 이력·정책·비용 등 분산된 운영 데이터를 관계망으로 연결해 AI가 실제 운영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도록 지원한다. 젠데브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체계다. 회사 측은 이를 적용할 경우 전체 생산성이 기존 대비 약 10.6배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특정 고객 프로젝트가 아니라 내부 릴리즈 데이터를 측정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영광 대표 겸 CTO는 "AI 시대 경쟁력은 더 많은 자원을 보유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오케스트로 4.0은 고객이 외부 기술 정책에 흔들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AI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라고 말했다. 이노그리드, 합병 시너지로 글로벌 수준 엔지니어링 체계 구축 NHN인재아이엔씨와 합병한 이노그리드는 국내 대표 AI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한편, VM웨어·레드햇 등 글로벌 솔루션과 경쟁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과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노그리드는 통합법인의 정체성을 'xPU로부터 AI 플랫폼까지(From xPU to AI Platform)'로 규정하고 AI 인프라부터 플랫폼,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특히 NHN인재아이엔씨와의 합병을 통해 AI 인프라, GPU 서비스, 매니지드 서비스(MSP),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까지 포트폴리오가 확대된 만큼, 이를 하나의 사업 체계로 연결해 고객에게 통합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노그리드는 이 과정에서 특정 해외 솔루션이나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사가 자율적으로 인프라와 플랫폼을 선택·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AI 인프라부터 운영, 플랫폼까지 국내 기업이 통제 가능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결국 기술 주권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관계사 NHN클라우드와의 협업 확대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노그리드는 NHN클라우드와 연계해 공공·금융·기업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AI 클라우드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김명진 대표는 "이제는 직접 영업 중심에서 벗어나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전국 지역 거점, 지방 IT기업, 전문 파트너사와 협력을 확대해 AI 데이터센터와 공공·기업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7.29 08:46남혁우 기자

사티아 나델라 MS CEO "특정 AI 모델 의존하는 기업, 살아남기 어렵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이 특정 인공지능(AI) 모델이나 AI 기업에 업무 전반을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와 프롬프트, AI 활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타데이터까지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갖춰야 향후 자체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나델라 CEO는 27일(현지시간) CNN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AI 모델 제공업체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데이터와 프롬프트뿐 아니라 모델을 사용할 때 생성되는 메타데이터도 기업이 직접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도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모델 성능보다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하며 축적되는 정보가 향후 기업의 자체 모델 개발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AI 기업이 제공하는 폐쇄형 모델이나 개발 도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이 핵심 데이터와 AI 활용 과정 전체를 외부 플랫폼에 맡기면 장기적으로 기술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나델라 CEO는 "모델을 사용할 때마다 생성되는 메타데이터를 기업이 직접 보유해야 향후 자체 가중치나 오픈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사실상 자신의 사고를 외주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런 기업은 결국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AI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기업 내부에서 프롬프트와 데이터를 관리하는 'AI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여러 AI 모델을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나 오픈AI의 챗GPT 코덱스처럼 AI 기업이 제공하는 내장형 코딩 도구에도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개발 도구와 데이터, 메모리 등을 AI 모델과 분리 관리해야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생성형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멀티모델 전략과 데이터 통제권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기업들은 비용과 성능뿐 아니라 벤더 종속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웨이트 모델과 자체 AI 플랫폼 구축을 확대하는 추세다. 앞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도 이달 초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주권 확보를 위한 개방형 AI 생태계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나델라 CEO는 "모델을 맥락과 메모리에서 분리하면 각각의 강점에 맞춰 여러 AI를 활용할 수 있다"며 "이때 특정 모델 하나가 사라지더라도 기업은 AI 전략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07.28 17:16한정호 기자

"AI 모델·사업자 종속 벗자"…블록이 공개한 오픈소스 협업툴 정체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이 특정 인공지능(AI) 모델이나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소스 협업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업이 대화와 개발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하면서도 소프트웨어(SW) 운영 방식과 데이터 통제권을 직접 확보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23일 디인포메이션,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블록은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사용하는 업무용 협업 플랫폼 '버즈'를 공개했다. 버즈는 맥OS와 윈도, 리눅스용 무료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된다. 프로그램 소스코드도 깃허브에 공개됐다. 버즈가 기존 협업 플랫폼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특정 AI 모델을 기본값으로 강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업은 업무 목적에 따라 원하는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블록은 버즈를 탈중앙화된 자기주권형 플랫폼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중앙 사업자 서비스 운영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조직에 필요한 환경을 직접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소스 방식도 버즈 차별점으로 꼽히고 있다. 개발자는 전체 소스코드를 확인하고 조직 업무 방식이나 보안 정책에 맞춰 기능을 실시간 수정할 수 있다. 새 기능이 필요하면 직접 개발해 자체 버즈 환경에 적용할 수도 있다. 기존 협업 플랫폼은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능과 운영 정책안에서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버즈는 기업이 플랫폼을 자체 서버에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 위치와 접근 권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셈이다.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같은 대화방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점도 기존 채팅 서비스와 구분된다. 이용자는 동료에게 업무를 요청하듯 AI 에이전트에 작업을 맡기고, 처리 과정과 결과를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블록은 버즈가 슬랙과 깃허브를 합친 형태라고 설명했다. 우선 채팅 기능은 슬랙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는 업무별 대화방과 스레드를 만들고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다. 버즈의 개발 기능은 깃허브와 유사하다. 소스코드를 보관하는 저장소와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갖춰 개발자는 대화 내용을 확인하면서 같은 화면에서 코딩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블록은 "기업이 채팅과 코딩,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오가는 불편을 줄일 것"이라며 "마치 슬랙에서 업무를 논의한 뒤 깃허브로 이동해 코드를 확인하던 흐름을 버즈 하나로 통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버즈는 아직 초기 개발 단계 상태다. 슬랙과 깃허브가 이미 기업 소통과 개발 업무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만큼 기존 이용자가 단기간에 버즈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제 도입을 늘리려면 대규모 조직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와 기존 업무 도구·데이터를 원활하게 이전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잭 도시 블록 최고경영자(CEO)는 "버즈는 어떤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탈중앙화됐으며 자기 주권적인 오픈소스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2026.07.23 12:28김미정 기자

국보연 첫 백서 발간…디지털포렌식 범죄 이슈 총망라

중·고등학생 SNS 사진과 졸업앨범 사진 등을 딥페이크로 음란물에 합성, 유포하는 사례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디지털포렌식 10대 이슈에 올랐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경찰청과 국가정보원, 검찰청, 해양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검찰단, 국방부조사본부, 육군수사단, 국세청과 공동으로 디지털포렌식 분야 이슈와 정책, 제도, 기술수준, 산업 및 인력 현황 등을 망라한 백서를 처음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포렌식 분야 백서가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안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생성형 AI를 악용한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범죄, 가상자산 기반 자금세탁, 고도화된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증거 은닉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와 사이버 위협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전략적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백서는 인공지능을 악용하는 딥페이크 등 지난해 디지털포렌식 분야 범죄 이슈를 10개로 정리, 분석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포렌식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변화로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신종 범죄 증가를 꼽았다. 특히, 딥페이크를 이용한 영상 조작, AI 음성 합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자동화된 피싱 및 금융사기 등이 기존 범죄보다 더 정교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중·고등학생 SNS 사진과 졸업앨범 사진 등의 악용 사례를 소개했다. 같은 학교 학생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고 이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한 경우로, 딥페이크 디지털 기술이 국민 생활과 사회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법원 참여권 보장 추세…혐의와 무관한 별건 수사 제한 법제도 분야에서는 디지털 증거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법원이 전자정보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 보장,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건 수사 제한, 관련 없는 자료의 삭제·폐기 등 절차적 통제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 국가보안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디지털포렌식 수행 과정 전반에서 적법성과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백서는 △클라우드 포렌식과 원격지 서버 압수수색 법제화 논의 △AI 시대 형사소송법 개정 및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디지털포렌식 중요성 확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의 사이버안보 분야 핵심 역할 확대 △암호화 해제와 모바일 포렌식 신뢰성 논란 △가상자산 체인 호핑 추적 기술 △디지털포렌식 KOLAS 민간영역 확대 및 해외 수사기관 숙련도시험 참여 △K-디지털포렌식 위크 2025 개최 등을 이슈로 선정했다. 백서는 또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싣고, 디지털포렌식 현장 지원과 투자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외산 포렌식 도구의 라이선스 비용과 매년 갱신·보급 비용은 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담았다.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신규 도구 도입 시 예산이 10% 이상 증액돼 부서 내에서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응답했다. 국내 디지털포렌식 도구 개발 역량 강화와 공공 수사기관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도구 보급 필요성을 드러냈다. 교육·훈련에 대한 수요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상당 수는 도구 사용 교육 과정의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수사관 대상 교육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인력 양성·현직자 재교육 연계 필요성 제기도 백서는 또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보급 중인 DFT(디지털 포렌식 툴) 등 국가용 디지털포렌식 도구가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기관 간 분석 역량 격차 완화와 표준화된 수사 기반 마련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백서는 향후 학계, 연구기관, 수사기관 협력아래 표준 교육과정을 발굴하고, 신규 인력 양성과 현직자 재교육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디지털포렌식 분야 전문인력 기반을 강화하고, 현장 수사관 실무 대응 역량도 함께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디지털포렌식 분야는 국가 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와 ICT 연구개발(R&D) 기술분류체계에서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기술 분야로 분류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 기획, 기술 통계 관리,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책 수립 등 디지털포렌식 산업 및 기술 전반을 한눈에 보고 정책을 만드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국가보안연구소 측은 이번 백서 발간을 계기로 디지털포렌식이 국가 과학기술 및 ICT R&D 표준분류체계에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관련 연구개발 기획과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책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될 계기로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정보원, 검찰청 등 주관기관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2026 국가디지털포렌식백서' 첫 발간을 기념해 3일 엘타워 데이지홀에서 '2026 상반기 국가 디지털포렌식 연구개발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황수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은 발간사에서 “디지털포렌식은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디지털 주권을 지탱하는 핵심 분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AI와 양자 기술 등 미래 기술 환경 속에서 디지털포렌식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3 14:00박희범 기자

[기고] AI 지출 4000조원 시대, 경쟁력은 거버넌스와 통제

지난 2년 기업 인공지능(AI) 전략은 신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하려는 본능에 가까웠다. 퍼블릭 클라우드 계정을 만들고 오픈AI나 앤트로픽의 API 키를 발급받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속도를 우선했다. 그 결과 놀라운 실험이 가능해졌지만 이같은 접근법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AI 지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 5957억 달러(약 40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AI 인프라에만 1조 4315억 달러(약 2225조원)가 투입된다. 또 가트너는 지난해 조달 분야 AI가 이미 '환멸의 골짜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지출 규모는 커지는데 기대치는 현실과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신호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AI 확산 동력이 미래 비전에서 예측 가능한 투자 수익률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던지는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어떤 모델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어느 환경에서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정책 하에 운영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가 됐다. 그동안 기업이 얻은 교훈도 있다. AI 모델의 상품화는 복잡성을 줄이지 못한다. 복잡성의 위치만 바꿀 뿐이다. 미스트랄이나 딥시크 같은 개방형 모델은 실험 비용을 낮추지만 오케스트레이션·거버넌스·평가·통합의 부담은 고스란히 사용자 몫이 된다. 기업 리더들은 이제 업무 단위당 경제성, 에이전트당 운영 부담, 추론 비용 대비 거버넌스 구축 비용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비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 AI 규제가 운영 환경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AI법의 고위험 의무 조항은 오는 8월 전면 시행되며 위반 시 최대 3500만 유로(약 618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싱가포르는 모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IMDA 테스트 도구를 앞세워 지역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일본은 AI 진흥법을 통해 자율 가이드라인 위에 산업별 규제를 더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AI 기본법 시행으로 고영향 AI에 대한 투명성 확보, 안전성 검증, 워터마크 부착, AI 영향 평가, 국내 대리인 지정이 의무화됐다. AI 시스템 전반을 포괄하는 선도적 입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면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전제로 삼았다. 결국 각 국가가 서로 다른 규제 환경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현실 앞에서 단일 클라우드, 단일 국가에 기댄 AI 아키텍처는 구조적 취약점이 된다. 따라서 아태 지역 기업의 96%가 AI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지정학적 규제 대응책으로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클라우데라의 조사 결과다. 승리하는 아키텍처는 가장 저렴한 시스템이 아니다. 데이터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고 적절한 관할권 아래 운영되며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갖춘 시스템이다. 지속 가능성, 주권, 통제력 등이 새로운 AI 시대 3원칙이다. 이를 준비하는 기업이 다음 10년을 이끌 것이다.

2026.07.02 10:23아바스 리키 컬럼니스트

[AI 리더스] HPE "데이터 주권은 국가 경쟁력…한국형 소버린 AI 시작됐다"

"소버린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규제 준수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데이터와 AI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은 이제 국가 경쟁력과 기업의 전략적 자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룡 한국HPE HPC·AI 사업부문 이사는 16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시대 디지털 주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공·금융·국방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를 중심으로 AI 모델을 넘어 데이터와 인프라, 운영 환경 전반에 대한 주권 확보 요구도 커지는 추세다. 김 이사는 과거 디지털 주권이 데이터 저장 위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데이터 처리와 거버넌스,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권 확보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AI 학습과 추론, 운영 과정 전체를 통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소버린 AI가 구현된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통제권이 곧 AI 경쟁력" 그는 소버린 AI를 둘러싼 글로벌 흐름으로 단절형 인프라 수요 확대와 '소버린 바이 디자인' 확산을 꼽았다. 기존에는 클라우드 환경 위에 보안 정책을 덧씌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설계 단계부터 데이터 주권과 통제 기능을 내재화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이 IT 인프라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클라우드 리전까지 국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특정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서비스 연속성과 기술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HPE는 소버린 바이 디자인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데이터와 거버넌스, 운영 통제권을 인프라 설계 단계부터 내재화해 고객이 AI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김 이사는 "소버린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규제 이슈가 아니라 경제적 회복력과 국가 안보, 경쟁 우위와 직결되는 전략적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며 "소버린 바이 디자인 인프라는 시장이 요구하는 보안, 데이터 레지던시, 에어갭 운영 역량을 설계 단계부터 내재화한 것으로 공공·국방 등 민감 워크로드를 다루는 분야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금융서 국가 슈퍼컴까지…한국형 소버린 AI 등장 한국 시장에서도 이미 소버린 AI 구축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HPE와 협력한 DB생명이 주목받고 있다. DB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챗봇과 거대언어모델 운영관리(LLMOps)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HPE가 지원하는 에어갭 환경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주권과 금융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AI 서비스 혁신을 추진 중이다. 김 이사는 이같은 사례가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국내 기업들이 통제 가능한 고성능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 AI 역량을 구축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뿐 아니라 제조와 연구 분야에서도 유사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현장에서 소버린 AI 도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고성능 컴퓨팅(HPC) 경쟁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올해 구축이 완료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 프로젝트를 한국 과학기술과 AI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는 해당 슈퍼컴 6호기가 재료과학과 기후 예측, 생명과학뿐 아니라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국가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HPE와 KISTI가 추진 중인 대규모 과학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 환경 구축과 양자·HPC 융합 연구 역시 향후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이사는 "이번 슈퍼컴 6호기 구축으로 한국은 첨단 시뮬레이션과 AI 기반 연구를 융합해 글로벌 수준의 과학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GPU만으론 부족…AI 팩토리 시대 온다" AI 인프라 경쟁 구도에 대해선 통합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AI 성능이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량으로 결정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운영 플랫폼을 포함한 전체 AI 인프라 스택의 균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틱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HPC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분해하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더 큰 연산 자원과 메모리 대역폭, 빠른 상호연결, 실시간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HPE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파이프라인, 운영 체계를 통합한 'AI 팩토리'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기업·기관이 AI 실험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운영 환경까지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소버린 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AI 배포 모델을 제공해 고객이 통제 수준과 비용, 성능에 맞춰 워크로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 이사는 공공부문 소버린 AI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IT서비스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 인프라 공급을 넘어 소버린 AI 구축과 운영 역량을 갖춘 파트너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은 AI와 첨단 연구, 디지털 주권에 대한 명확한 국가 전략을 지닌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리는 국가 규모 슈퍼컴퓨팅부터 프라이빗 AI, 규제 산업의 AI 전환까지 한국 기업과 기관들이 더 빠른 속도와 통제력, 자신감을 갖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2026.06.16 10:26한정호 기자

[AI는 지금] "오픈AI만으론 부족했나"…MS, 미스트랄 품고 유럽 AI 에이전트 시장 정조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에 유럽 대표 AI 기업의 모델을 수용하며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날로 엄격해지는 글로벌 데이터 규제에 대응해 기업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한편, AI 주권(Sovereign AI) 요구가 거센 유럽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MS는 자사 로우코드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인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의 외부 모델 제공업체 라인업에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의 고성능 모델 '미스트랄 미디엄 3.5(Mistral Medium 3.5)'를 추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초기 배포(early release) 환경의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된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최근 단순 챗봇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도입을 서두르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유럽연합(EU) 내 기업 고객들의 기대감이 높다. 유럽 기업들은 엄격한 'EU AI 법(EU AI Act)'과 데이터 주권 규제 탓에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때 데이터 역외 유출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미스트랄 미디엄 3.5를 활용하면 에이전트 구동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데이터 처리를 유럽 역내(In-region)로 제한할 수 있어 규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행정 및 조달(Procurement)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통상 기업이 새로운 AI 모델을 도입하려면 각 공급사와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결제 및 보안 시스템을 연동해야 하는 비용과 운영 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이번 통합으로 기업 IT 관리자는 마이크로소프트 365(M365) 및 파워플랫폼 관리 센터 내에서 '옵트인(Opt-in)' 스위치를 켜는 것만으로 미스트랄 모델을 즉시 현업에 배포할 수 있다. 에이전트 구현에 특화된 기술적 강점도 주목받는다. 미스트랄 측에 따르면 미디엄 3.5는 장기적인(Long-horizon) 복잡한 과제 수행과 안정적인 API·도구 호출(Function calling), 구조화된 데이터 출력에 최적화됐다. 요청별로 추론 노력(Reasoning effort)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어 단순 대화형 답변부터 정교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까지 하나의 모델로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MS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의 범용 플랫폼(OS)으로 포지셔닝하려는 멀티 모델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벤 애플비 MS 코파일럿 스튜디오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는 "미스트랄 미디엄 3.5 도입을 통해 거버넌스와 수명 주기 관리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동시에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모델 선택폭을 넓혔다"며 "기업 고객들은 지역별 규정 준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단일화된 플랫폼 내에서 안심하고 AI 에이전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29 17:59장유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 6월8일 취임 1년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6월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2년차 비전을 공유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취임 30일과 100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은 네 번째 회견으로 내외신 기자 160여명이 참석해 10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수석은 "국민주권정부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국정 2년차 비전과 주요 과제를 소상히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1주년 기념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키 비주얼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빛과 모든 국민이 함께 걷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이전과 같이 각본 없이 진행되며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대학언론 기자인 대학생 2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대학 언론상 수상자로 청년 세대의 고민과 과제를 이 대통령에게 질문할 예정이다.

2026.05.27 14:00박수형 기자

[기고] 영토는 되찾을 수 있어도, 지도 데이터는 되돌릴 수 없다

2026년 2월 27일, 정부는 구글의 1:5000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했다. 2007년 첫 요청 이후 18년 만의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직접 움직였지만, 한국은 수십 년간 구축한 디지털 국토를 글로벌 플랫폼에 내주는 순간에도 국가 전략 논의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1:5000 수치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용 지도가 아니다. 건물·도로·지형·시설물 위치와 형상이 국가 기준 좌표체계 위에서 정밀하게 연결된, 대한민국 디지털 국토의 기본 원장, 즉 마스터 데이터다. 자율주행과 디지털트윈, 로봇과 물류, 군사 시스템이 모두 이 위에서 움직인다. 지도는 이제 국가의 디지털 영토다. 오늘날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위치 데이터가 아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터넷 문서를 학습하듯, 자율주행 AI와 로봇 AI는 공간을 학습한다. 지도는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좌표 기반 세계모델에 가깝다. 데이터는 한번 넘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서버를 국내에 두면 안전하다'는 단순한 접근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 '저장 위치' 보다 '학습·복제·파생 활용 구조'가 더 중요하다. 원본이 국내 서버에 있어도,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임베딩·모델 가중치·관계 데이터셋은 사실상 국경 밖에서 재활용된다. 영토는 잃어도 되찾을 수 있지만, 학습된 데이터는 한번 흡수되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이것이 데이터 비가역성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지도 반출이 아니다. 누가 미래의 공간 AI를 학습시키고, 누가 디지털 세계 모델의 기준 좌표계를 장악할 것인가의 문제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가 아직도 공간정보를 '지도 서비스'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지도·클라우드·AI·로봇·디지털트윈을 하나의 학습 생태계로 통합하고 있다. 라인 사태가 남긴 두 개의 교훈 가까운 일본 사례를 두 가지 시선으로 봐야 한다. 첫째, 일본 정부의 작동 방식이다. 2024년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핵심 요구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였다. 일본은 라인을 단순 메신저가 아니라 결제·행정·재난 시스템과 연결된 '국민 생활 플랫폼'으로 보고 국가가 직접 개입했다. 이후 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시스템·인증 연계를 2026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끊기로 했고, 보안관제센터 운영도 일본 기업 주도로 전환됐다. 둘째, 한국의 뼈아픈 현실이다. 30년 가까이 키워온 글로벌 플랫폼이 외국 정부 행정지도 앞에서 기술·인력·데이터 통제권을 잃었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에 대해 '외국 영향력 축소'를 요구했고, 한국은 자국 공간정보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 접근 확대'를 허용했다. 차이는 기술력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적 태도였다. 같은 사건, 정반대의 교훈.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거울 앞에서 다시 한번, 이번에는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내주고 있다. 절차의 공백, 침묵의 진짜 이유 필자는 이번 결정 과정과 관련해 두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공개된 자료 범위 내에서는 국가 핵심 공간정보 국외 반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거쳐야 할 부처 간 정식 협의의 흔적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절차의 공백은 곧 선례의 공백이다. 국가 전략자산의 국외 이전에서 절차의 정당성은 향후 국제 분쟁과 추가 요구에 대응할 국가의 방어 논리 그 자체다. 적정한 협의 기록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은, 다른 외국 기업이 같은 요청을 했을 때 우리 정부가 거부할 법적·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약화했다는 뜻이다. 오늘 구글에 허가한 기준은 내일 다른 누군가에게도 적용된다. 이것이 선례 위험이다. 허가 이후,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다음 다섯 가지 질문에 정부 차원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가. 첫째,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AI 학습 제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는가. 둘째, 길찾기용 데이터라는 명목으로 반출된 정보가 위성영상·통신·결제 데이터와 결합될 때 어떤 통제가 작동하는가. 셋째, 보도된 구글-LG U+ 데이터센터 협력에서 한국 정부의 실효적 통제권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넷째, 국내 공간정보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의 단순 데이터 공급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이터 배리어 전략은 존재하는가. 다섯째, 우리는 그들의 데이터에 동등하게 접근할 상호호혜 원칙을 확보했는가. 이 다섯 가지 가운데 단 하나라도 명확한 답을 국민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가야 할 세 갈래 길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30년 넘게 이 분야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국가 공간정보 데이터 컨트롤타워 정립이다.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국가정보원이 사후적으로 참여하는 협의체가 아니라, 데이터 주권 사안을 사전·상시적으로 다루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라인 사태에서 일본 총무성이 보여준 단일 창구 방식은 적어도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참고할 만하다. 둘째, 국내 산업 보호와 글로벌 진출의 듀얼 전략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1:5000 디지털 국토를 보유하고 있다. 27년간 축적된 정밀 공간정보, 자동 갱신되는 도로망 데이터, 지방자치단체 행정 공간정보 인프라는 그 자체로 글로벌 경쟁력이다. 국내 시장을 닫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술을 일본·동남아·아프리카 등으로 능동적으로 수출하는 공세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 셋째, 오픈소스 기반 디지털 ODA와 기술 동맹이다. 특정 글로벌 기업에 모든 인프라를 의존하지 않는 길은 오픈소스 기반 공간정보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것이다. 한국이 축적한 GIS 기술을 LGPL 등 오픈 라이선스로 우방국과 공유하며 디지털 ODA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기술 주권이다. 미국도 국가안보와 연결된 기술에는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유럽은 GDPR과 데이터법으로 디지털 국경을 만들며, 일본은 라인 사태에서 플랫폼 통제권에 적극 개입했다. 대한민국만 유독 공간정보를 '서비스 편의'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묻는다 라인 사태와 구글 지도 반출은 본질이 같다. 하나는 국민 생활 플랫폼의 데이터 주권, 다른 하나는 디지털 국토 주권의 문제다. 우리는 한 번은 빼앗긴 자리에, 한 번은 내준 자리에 서 있다. 필요한 것은 반미나 반글로벌주의가 아니다. 개방과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준 없는 개방은 주권이 아니라 종속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방 논리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열 것인가에 대한 국가 전략이다. '지도를 가진 자가 지도자가 되는 시대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산업 좌표다.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디지털 영토를 지킬 준비가 돼 있는가. 조건부 허가 이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26.05.20 18:11김인현 컬럼니스트

"풀스택으로 디지털주권 확보"...SKT, 국가대표 '소버린AI' 통신사 꼽혀

SK텔레콤이 GPU 클러스터, 가상화 플랫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아우루는 '풀스택' 전략으로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가대표 디지털 주권을 아우르는 회사로 꼽혔다. 영국 텔레콤TV는 최근 '디지털 주권, 통신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Digital Sovereignty, What it Means for Telcos)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소버린AI를 구축하는 아시아 지역의 통신사로 꼽혔다. 세계 주요 통신사가 단순 데이터 저장을 넘어선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 기술을 독립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디지털 주권의 필수 요건을 내세우는 가운데 보고서에서 지목된 글로벌 9개 통신사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통신사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벨 캐나다, 영국 BT, 독일 도이치 텔레콤, 스위스 스위스콤, 노르웨이 텔레노르, 북유럽 텔리아, 북미 텔러스, 영국 보다폰 등 전 세계 주요 통신사가 '소버린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은 가운데 '데이터 저장 위치만으로는 디지털 주권(소버린)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크리스티네 크낙푸스 니콜리치 도이치텔레콤 최고주권책임자(CSO)는 소버린을 데이터, 운영, 기술 3단계로 정의했다. 미국 클라우드법의 역외 적용 가능성을 감안할 때, 유럽 내 인프라라도 미국 관할권 사업자가 운영하면 완전한 소버린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헤샴 파미 텔러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소버린 바이 디자인' 개념을 들어 하드웨어부터 운영 인력까지 자국 통제 속에 두는 게 완전한 소버린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김태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AI 모델, 한국 인프라, 국가 법체계 하 데이터 통제를 소버린 서비스의 핵심 요건으로 제시했다. 김 담당은 "SK텔레콤의 '디지털 주권' 개념은 '소버린 AI'라는 더 큰 전략과 근본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주권적 AI란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모델, 인재를 활용해 AI를 독립적으로 개발, 배포,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는 전국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엣지 플랫폼과 보안 연결을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경험은 현지 제어, 복원력, 보안, 규정 준수가 필요한 주권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가 주목한 부분은 SK텔레콤의 풀스택 전략이다. 자체 GPU 클러스터 '해인'과 AI 데이터센터 가상화 플랫폼 '페타서스 AI 클라우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AX K1'을 수직 통합해 GPUaaS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자국 내에서 완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담당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은 인프라 확장에 활용할 수 있지만, 컴퓨트 관리, 데이터 핸들링, 서비스 운영이라는 핵심 통제 계층은 반드시 한국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진출 사업자로 선정됐다. AX K1은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고,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AX, SK브로드밴드 등 그룹사와 최종현학술원, 한국고등교육재단 등 연구 기관이 검증, 적용에 참여하고 있다. 김 담당은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과제이며, 모든 시민과 기업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의 토대"라고 말했다.

2026.05.15 09:30홍지후 기자

레드햇 APJ 부사장 "韓 시장, 아태 지역서 '기술 주권' 수준 높아"

[애틀랜타(미국)=김미정 기자]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기술 주권 지향적입니다. 정부가 데이터 통제와 국산 기술 생태계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책 기조는 아태 지역 디지털 주권 대표 사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니엘 오 레드햇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부사장 겸 총괄매니저는 11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레드햇 서밋 2026'에서 지디넷코리아를 만나 한국 기술 주권 수준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오 부사장은 한국이 아태 국가 중 기술 주권을 가장 강하게 중시해 온 시장이라고 봤다. 정밀 지도 등 위치정보의 국외 반출을 엄격히 관리해 왔고, 공공 부문 클라우드도 국내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이 올해 2월 조건부 허가됐고, 공공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체계도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국정원 단일 검증으로 개편되는 등 빗장이 풀리는 추세다. 이에 그는 "한국은 여전히 데이터를 강하게 통제하는 국가"라며 "일부 위치 데이터가 국외로 반출되는 것을 완전히 허용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변화가 있지만 아태 지역서 데이터 국외 반출을 강하게 통제하는 국가는 여전히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식 폐쇄형 주권 모델보다는 개방성을 유지한 채 의존 위험을 줄이는 한국식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전략 필수...아태지역 파트너 확장" 오 부사장은 아태 지역과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주권을 다른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봤다. EU는 공동 규제 체계 중심으로 기술 주권을 논의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는 국가별 경제 구조와 산업 여건이 달라 하나의 기준으로 묶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싱가포르와 호주 등은 완전한 기술 자립보다 특정 해외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도는 자국 언어 수요를 반영한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일부 아세안 국가는 해외 직접투자와 역내 데이터 협력이 중요한 만큼 폐쇄형 주권 모델을 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아태 지역 기업들은 공공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온프레미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 역할도 핵심 변수로 봤다.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방향을 정하는 주체는 각국 정부라는 설명이다. 정책에 따라 금융, 국방, 제조업 등 산업별 요구에 따라 규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동석한 프렘 파반 아태 지역 생태계 부문 부사장은 아태 지역 기술 주권 전략이 파트너 생태계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고 봤다. 그는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가상화, AI·소버린 영역에서 파트너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반 부사장은 "기존 유통망과 전략 파트너뿐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 하드웨어 벤더, 글로벌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협력을 넓힐 것"이라며 "고객이 향후 시장 공동 진출 파트너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연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13 18:27김미정 기자

[기고] 구글·애플에 지도줘도, 데이터 학습 주권은 확보해야

정부는 지난 2월 구글 1대 5,000 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반려됐던 사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지도 반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도 문호 개방 이후 그 뒷단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변화다. 문제의 본질은 지도 파일이 아니다. 지도 위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데이터 흐름이 더 중요하다. "지도 반출은 시작일 뿐…뒷단이 더 무서워" 구글과 애플이 한국 지도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변화는 단순한 길찾기 서비스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지도는 플랫폼 입구일 뿐이다. 그 위에 얹히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 사용자 이동 동선, 체류 시간, 방문 장소, 결제 흐름, 검색 패턴, 심지어 실내에서의 이동 동선,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로그가 아니다. AI가 학습하는 '현실 세계의 구조화된 행동 데이터'다. 반드시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은 이 데이터가 쌓이는 위치다.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 서버와 모델 안에 이 데이터가 고스란히 들어간다. 실제 경쟁은 서비스가 아니라 '학습 속도'다. 그럼에도 많은 논의는 “국내 기업이 경쟁에서 밀릴 것인가”라는 표면적 논의에 머물러 있다. 진짜는 "누가, 얼마나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학습하는가"이다. "지도가 현실 세계 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 구글과 애플은 이미 운영체제(OS), 앱스토어, 계정 시스템, 광고, 결제까지 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고정밀 지도와 위치 데이터가 결합되면, 이들은 단순한 지도 서비스 개념을 넘어 현실 세계를 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무서운 얘기다. 반면 국내 기업은 어떠한가. 데이터는 서로 나뉘어 분절돼 있다. 결합은 어렵고, 규제는 강하다. 데이터 품질은 둘째 문제다. 데이터가 있어도 '학습 가능한 구조'로 전환되기 어렵다. 경쟁은 현재의 서비스 품질만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학습으로, 그리고 미래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유무에서 갈린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갖고 있다. 국내 기업은 데이터 결합 하나에도 엄격한 제약을 받는다. 반면 글로벌 플랫폼은 국경을 넘는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데이터를 통합한다. 법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집행력과 통제 가능성의 차이는 명확하다. 규제의 역설: 국내 기업은 보호받는 대신 데이터 학습못해 결과는 역설적이다. 국내 기업은 보호받는 대신 학습하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은 규제 틀 밖에서 더 빠르게 학습한다. 이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더 커진다. 우리는 여전히 위치서비스를 하나의 앱,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과거에는 그게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위치 데이터는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공간 AI ▲물류 최적화 ▲도시 운영 ▲재난 대응 ▲개인화된 AI 서비스 등을 결정한다. 위치는 단순 기능이 아니라 AI 시대 현실 세계 인터페이스라는 의미다. 도로와 통신망을 외국에 맡기지 않듯, 위치 데이터 인프라도 같은 수준의 전략적 자산이다. "전략적 자산인 위치 데이터,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어" 플랫폼은 한 번 지배 구조가 형성되면 바뀌지 않는다. 사용자는 더 편리한 서비스로 이동하고, 데이터는 더 많은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모인다. AI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더 빠르게 진화한다. 이 구조가 고착되면, 국내 기업이 뒤늦게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도 반출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문제는 그 위에서 벌어질 데이터 집중의 가속이다. 선택은 명확하다. 이를 막을 것인가, 만들 것인가다. 이미 시장 개방은 시작됐다. 지금부터는 대응 속도가 중요하다. 국내에는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 와이파이(WiFi) 신호 기반 라디오맵, 센서 융합 기반 위치 인식, 실내외 통합 위치 기술 등은 글로벌 수준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라는 말이다. 데이터는 기업별·기관별로 로 흩어져 있고, 플랫폼도 제각각이다. 개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 인프라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지도는 복제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축적과 학습 구조는 복제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아니 잃을지도 모르는 것은 지도 한 장이 아니라, 미래 AI 경쟁의 핵심인 데이터 학습 주권이다.

2026.04.26 12:00한동수 컬럼니스트

스마트폰+라디오맵 합치니 112로 전화 건 아파트 동·호수까지 다나와

112나 119로 걸려온 응급 전화 위치를 즉각 추정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스마트폰 와이파이 신호와 라디오 맵(신호 지문 지도)을 결합해 실내 위치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다. KAIST는 한동수 전산학부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폰 무선랜(Wi-Fi) 신호와 실제 주소 정보를 결합해 전국 단위 무선랜 라디오맵을 구축할 수 있는 원천 기술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정확도는 아파트의 경우 동 및 호수 파악이 가능하다. 대형 쇼핑몰이나 대학 등의 실내라면 최소 3m, 최대오차 7m정도 된다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한동수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정밀 위치 인프라를 구현하는 핵심 기술"이라며 "8년 개발, 10여 건의 특허를 냈다. 구글·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 중심 위치 서비스 구조를 바꿀 '위치 주권' 기술"이라고 자평했다. 한 교수는 또 "최근 1대 5,000 정밀지도(건물·도로 등을 상세하게 담은 국가 핵심 공간 데이터) 해외 반출 논란과 맞물려 데이터 주권 확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글로벌 빅테크 의존도를 낮추고 '위치 주권'을 실현할 수 있는 대안으로 국가 단위 라이오맵 구축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의 핵심인 라디오맵은 무선랜 신호와 그 신호가 수집된 위치 정보를 연계시켜 저장한 DB다. 라디오맵이 구축된 건물이나 지역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기기가 수신한 무선랜 신호 정보를 기반으로 해당 이동기기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스마트폰 앱 사용 과정에서 수집되는 무선랜 신호와 해당 위치 실제 주소 정보를 자동으로 결합, 특정 장소마다 고유한 '신호 패턴 지도(신호 지문)'를 구축하자는 것이 골자다. 실제 연구팀은 대전시 가스 검침 앱을 활용한 실증 결과, 아파트 가정마다 평균 30여 개 무선랜 신호가 탐지됐고, 이를 기반으로 도시 단위 라디오맵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외에 연구팀은 공간과 위치를 통합시키는 지오LLM(Geo대형언어모델) 기법에도 활용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오LLM 기법은 연속적인 위치 정보로부터 장소 맥락과, 활동 맥락, 시간 맥락을 추출하고 챗봇을 통해 표출함으로써 위치 정보를 더 다양하고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이다. 지리정보를 LLM에 통합한 모델로 보면 된다. 연구팀은 정밀 위치 데이터는 최근 주목받는 자율주행이나 로봇, 물류 등 미래 AI 산업에서도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했다. 한동수 교수는 "실종자 수색 등 긴급 구조 상황에서 수백 미터에 달하던 위치 오차를 크게 줄여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할 것"이라며 "특정 장소에서만 결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위치 기반 인증' 기술로 활용될 경우, 명의 도용이나 원격 결제 등 금융사고 예방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또 "이번 성과는 관련 산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이는 기반이 될 것"이라며 "정부 주도로 통신사, 플랫폼 기업, 연구기관이 협력하는 민관 공동 인프라를 구축해야한다. 이는 국가 데이터 주권과 직결되는 핵심 자산”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 그리고 소방청 및 산업기술기획평가원(KEIT) 지원을 받아 수행했다.

2026.04.02 09:06박희범 기자

퍼블릭 클라우드 '흔들'…AI·데이터 주권에 '프라이빗 회귀' 가속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과 데이터 주권 요구가 맞물리면서 기업들의 클라우드 전략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기존 퍼블릭 클라우드 중심에서 벗어나 보안·규제·비용을 동시에 고려한 하이브리드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이동하는 흐름이 뚜렷해지며, 이른바 '인프라 회귀' 현상이 산업 전반에 확산되는 양상이다. 22일 엔터프라이즈 오픈 소스 기업 수세가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59%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를, 16%는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우선 도입 전략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는 미국·영국·일본·인도·독일 등 주요 국가의 IT 의사결정권자 약 6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특히 AI 도입이 기업 인프라 전략 변화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응답자의 61%는 AI 도입을 '중대한 과제'로 꼽았으며 AI 모델 학습 과정에서 데이터 주권 확보 중요성에 대해 80% 이상이 '매우 중요하다'고 답했다. AI 확산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인프라 복잡성과 리스크를 동시에 증가시키고 있다. 이에 기업들은 기존 퍼블릭 인프라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통제 가능한 환경을 확보하기 위해 하이브리드 및 프라이빗 클라우드로 눈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 과정에서 데이터 주권이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데이터 지역화 규제와 보안 요구가 강화되면서, 기업 내부 또는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데이터를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 클라우드 전략 변화는 비용 구조에서도 영향을 받고 있다. AI 워크로드는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자원을 요구하는 만큼 퍼블릭 클라우드 기반 과금 모델에서 비용 부담이 급격히 증가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프라이빗과 하이브리드 인프라 환경이 비용 효율 측면에서도 유리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같은 흐름은 단순 기술 선택의 문제를 넘어 기업 핵심 자산인 데이터를 어디까지 통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략 경쟁으로 확장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가 기업 내부 데이터를 학습에 활용하는 구조로 발전하면서, 퍼블릭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자체 인프라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가속화되는 추세다. 실제 조사 결과 기업의 51%는 멀티·하이브리드 클라우드 환경 확장에 대한 투자를 늘릴 계획이며 46%는 오픈소스 엔터프라이즈 지원 확대에 나설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특정 벤더 종속에서 벗어나 유연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벤더 종속성 문제 역시 주요 변수로 지목된다. 미국 기업의 경우 39%가 벤더 락인(종속성)을 주요 우려로 꼽았으며 절반 이상이 이를 '중대한 과제'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IT 복원력과 보안 강화도 주요 투자 우선순위로 떠올랐다. 미국 응답자의 64%는 IT 복원력을 최우선 기술 과제로 꼽았으며 글로벌 평균 역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는 퍼블릭 클라우드 장애나 보안 사고 경험이 누적된 결과로 해석된다. 국내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감지된다. 금융·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데이터 주권과 보안 요구가 강화되면서 프라이빗 및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도입이 확대되는 추세다. 특히 최근 VM웨어 가격 정책 변화와 벤더 종속 우려가 겹치며 오픈소스 기반 인프라로의 전환 움직임도 점차 가속화되고 있다. 업계에선 이러한 변화가 단기적인 트렌드가 아닌 구조적 전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AI 시대에 데이터가 핵심 자산으로 부상하면서 이를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는지가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오픈소스 기반 인프라는 이러한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정 벤더에 종속되지 않으면서도 유연성과 확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오픈소스 환경을 통해 하이브리드·프라이빗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마가렛 도슨 수세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AI 도입이 기업 인프라 전략에 큰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며 "고객들은 보다 유연하고 확장 가능하며 통제된 환경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우드 업계 관계자는 "이제 클라우드는 단순한 IT 인프라가 아니라 데이터 주권과 직결된 전략 자산"이라며 "하이브리드와 프라이빗 중심 구조는 AI 시대의 필수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3.22 09:19한정호 기자

구글에 내준 고정밀지도…플랫폼 주권 잠식 우려↑

정부의 조건부 허가로 구글이 한국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글로벌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산업계 안팎에서는 파장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다. 18년간 유지돼 온 지도 데이터 통제 원칙이 완화되면서 국내 공간정보 산업과 플랫폼 생태계의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건부 허가로 길 열린 구글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번 정부 결정으로 구글은 1:5000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국 지도를 자사 글로벌 인프라에 통합하는 절차에 착수하게 된다. 정부는 영상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한, 국내 서버 가공, 사후관리 체계 구축 등을 조건으로 내걸었지만, 업계에서는 실제 통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구글은 내비게이션·길찾기·위치 기반 추천 기능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정보 부문 부사장은 “정부 및 국내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서비스 적용 시점이나 범위는 아직 제시되지 않았다. 여행업계에서는 외국인 관광객 편의 개선과 스타트업 확장 가능성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데이트립 윤석호 대표는 “글로벌 지도 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면 한국은 더욱 접근하기 쉬운 관광 국가가 될 것”이라며 “지도 기반 스타트업의 해외 확장 장벽도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수청 퍼듀대 교수 역시 “관광 생태계의 디지털 장벽을 허무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러한 효과가 단기간에 가시화될지에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된다. 지도 서비스 고도화가 곧바로 관광 수요 증가나 산업 성장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플랫폼 주도권·산업 생태계 영향…“점유율 잠식 불가피” 특히 국내 플랫폼 업계에서는 산업 생태계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국내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는 한 번 해외로 이전되면 되돌리기 어렵다”며 “국내 지도 산업은 중소·영세 사업자 비중이 높은 구조여서 직접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형 사업자는 일정 부분 대응 여력이 있겠지만, 소규모 사업자는 경쟁 환경이 급격히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지도 데이터는 단순한 위치 정보가 아니라 모빌리티, 물류, 공간 AI로 확장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에서 이번 결정은 장기적 산업 지형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정부가 조건 이행 여부를 엄격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국내 기업과의 형평성과 데이터 통제권을 얼마나 유지할 수 있을지는 향후 제도 운영 과정에서 검증될 과제로 남게 됐다. 최진무 경희대 지리학과 교수는 "지도 반출이 단순 길찾기 수준을 넘어 자율주행과 물류, 광고 등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구글이 본격적으로 진입할 경우 국내 내비게이션·지도 기반 기업 다수가 타격을 입고 산업 생태계가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인재 양성 측면에서는 일부 최상위 인력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전체 고용 규모는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하며 "장기적으로 국내 공간정보 산업의 자생력을 유지하려면 제도적 보완과 산업 재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공간정보업계 관계자 또한 플랫폼 산업 전반에 미칠 파급력을 우려했다. 그는 “지도 플랫폼은 모든 플랫폼의 융합 기반”이라며 “내비게이션을 시작으로 자율주행, 물류, 광고 서비스까지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진도 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도 국내 플랫폼의 점유율 하락 가능성을 우려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1대 5000 지도가 더 큰 영향을 줄 수도 있고, 응용 서비스 측면에서는 내비게이션 지도가 더 유리할 수도 있다”면서 “형태는 달라도 결과적으로 국내 서비스의 점유율이 낮아질 가능성은 모두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비게이션 지도는 이미 길 안내나 배달 등에 활용하기 쉽게 가공돼 있어 비교적 낮은 비용으로 서비스 구현이 가능하다”며 “외부 사업자가 빠르게 응용 서비스를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정보업계 반발 확산…“산업 보호 대책 시급”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대한공간정보학회, 한국측량학회, 한국지리정보학회, 측량및지형공간정보기술사회 등 6개 기관은 이날 “국내 공간정보 산업 전반에 구조적 충격이 불가피하다”며 정부 결정 이후 입장문을 내고 산업 보호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자율주행·디지털트윈·스마트도시 등 미래 전략 산업의 핵심 인프라인 만큼 단순 활용 문제가 아닌 국가 경쟁력과 직결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대한공간정보학회는 고정밀 지도 반출 시 향후 10년간 최대 197조원의 경제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을 제시하며, 지도 플랫폼·모빌리티 산업 타격 가능성을 경고했다. 업계는 데이터 주권과 보안, 글로벌 플랫폼 기업과의 공정 경쟁 환경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대천 한국공간정보산업협회장은 “반출 결정 이후에는 국내 산업이 위축되지 않도록 실질적 보호·육성 대책이 필요하다”고 밝혔고, 김학성 한국공간정보산업협동조합 이사장은 “중소기업 기술 경쟁력 약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안종욱 대한공간정보학회장은 “정밀 지도 반출은 되돌릴 수 없는 결정”이라며 공론화 부족을 지적했다. 6개 기관은 정부가 산업 생태계 훼손과 일자리 감소 우려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후속 정책을 통해 국내 산업 경쟁력을 보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2026.02.27 16:30안희정 기자

조준희 회장 "KOSA, 수요·공급 연결하는 산업 허브로 진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을 아우르는 인공지능(AI) 협회로서 산업 전반에 걸친 AI 전환을 이끌고,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AI 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겠다." 조준희 한국인공지능·소프트웨어산업협회(KOSA) 회장은 28일 서울 삼정호텔에서 열린 '제35회 KOSA 런앤그로우 포럼'에서 이같이 말하며 지난해 협회 활동을 돌아보고 올해 방향성과 비전을 제시했다. 국내 주요 소프트웨어(SW) 기업 대표와 임원진 등 업계 리더 1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서 조 회장은 KOSA가 공급 기업 중심 협회에서 수요기업과 함께하는 산업 연합체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수요기업 아우르는 AI 협회, 산업 전반 AX 이끌 것" 조 회장은 "지난해부터 방송, 금융, 제조 등 다양한 수요기업이 협회에 참여하고 있다"며 "SBS가 수요기업 자격으로 협회 부회장사로 합류한 것은 협회 성격 변화를 상징하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지상파 방송사 가운데서도 AI 사업을 선도적으로 추진하는 기업이 협회에 참여하면서, 산업 현장 AI 전환(AX) 논의가 보다 현실적인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조 회장은 AI 산업이 기술 개발 중심 논의에 머물러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AI 기업만 모여 있는 협회로는 산업 전반 전환을 이끌 수 없다"며 "기존 제조업과 금융, 유통 등 수요 산업이 실제로 AX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이 협회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수요기업과 공급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구조를 통해 기술 도입 과정에서 발생하는 마찰과 제도적 문제도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협회 주요 성과로는 글로벌 연계 활동이 언급됐다. KOSA는 CES 현장에서 정부, 국회, 유관 기관과 함께 국내 AI 기업 글로벌 진출을 지원했으며 여야 국회의원과 현장 소통을 통해 입법 환경 개선에도 나섰다. 조 회장은 해외 현장에서 산업을 중심으로 한 소통이 정책과 제도 논의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협회 핵심 비전으로는 AI를 국가 전략과 직접 연결하겠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공적개발원조(ODA)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사업에 인공지능과 소버린 AI 개념을 접목해 개발도상국 디지털 인프라 구축과 국내 기업 동반 진출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조 회장은 인공지능이 단순 기술 수출을 넘어 국가 간 협력 모델로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I 기본법 시행에 따른 협회 역할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OSA는 인공지능 기본법 지원 데스크를 운영하며 기업 법·제도 대응을 돕고, 저작권과 AI 안전, 워터마크 등 현장에서 혼란이 큰 이슈에 대해 실질적인 상담과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다. 조 회장은 "인공지능 산업은 이제 개별 기업 기술 경쟁을 넘어 산업 구조와 국가 전략 문제로 접근해야 한다"며 "KOSA는 수요기업과 공급기업, 정부와 글로벌 시장을 연결하는 AI 산업 허브로서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상배 교수 "고정밀 지도 데이터, 통상 아닌 국가 주권과 안보 문제" 포럼에서는 전문가와 기업 발표도 이어졌다. 서울대학교 정치외교학부 김상배 교수는 'AI시대 데이터 안보전쟁' 발표를 통해 데이터 국외 이전과 활용 문제가 기술이나 통상을 넘어 국가 주권과 안보 문제로 확장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구글의 고정밀 지도 데이터 반출 요구를 사례로 들며 데이터 주권 문제를 짚었다. 단순한 서비스 품질 개선이나 규제 논쟁으로 볼 것이 아니라 국토 구조와 주요 인프라, 군사·안보 시설 정보가 포함된 핵심 데이터를 해외로 이전하는 문제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위성 영상과 AI 분석 역량을 이미 보유한 글로벌 플랫폼 기업에 고정밀 지도 데이터가 결합될 경우 국가 차원 통제와 관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데이터 국외 이전 논의 역시 보호와 차단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생성된 데이터가 국내 산업과 AI 경쟁력으로 연결되지 못할 경우 글로벌 빅테크 중심 데이터 활용 구조에 종속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더불어 AI 시대에는 데이터 주권과 데이터 안보, 산업 경쟁력을 함께 설계하는 국가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야놀자 "AI 경쟁력의 핵심은 데이터, 글로벌 전략 자산으로 키워야" 후원사로 참여한 야놀자의 이준영 엔터프라이즈 솔루션 부문 대표는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 여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AI 기술을 내재화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온 사례를 공유했다. 이 CEO는 야놀자가 단순한 숙박 플랫폼을 넘어 호텔과 숙박 시설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운영체제, 유통 솔루션, 트랜잭션 솔루션을 중심으로 글로벌 B2B와 B2C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행 산업 전반에서 축적되는 예약, 가격, 수요, 이동 데이터가 AI 기술과 결합되면서 새로운 서비스와 비즈니스 모델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AI 경쟁력 핵심은 데이터에 있다며, 야놀자가 과거와 실시간 여행 데이터를 분석해 숙박 요금 예측과 수익 최적화, 운영 효율화에 활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체 AI 연구 조직을 중심으로 머신러닝과 대규모 언어모델(LLM) 기술을 내재화해 온 점도 소개했다. 이준영 CEO는 "데이터와 AI를 중심으로 한 기술 내재화 전략은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한국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이라며 "야놀자는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트래블 테크 기업으로서 입지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1.28 10:32남혁우 기자

"AI 무단 수집 끝"…위키백과, AI기업 아마존·메타·MS 유료 데이터 계약

위키백과가 창립 25주년을 맞으며 빅테크 기업의 무분별한 데이터 긁어가기 관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16일 위키미디어재단은 25주년 기념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미스트랄 AI, 퍼플렉시티가 위키미디어 엔터프라이즈 신규 파트너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파트너사는 ▲특정 기사 최신 버전을 즉시 호출하는 '온디맨드 API' ▲매시간 업데이트되는 '스냅샷 API' ▲실시간 변경 사항을 스트리밍하는 '리얼타임 API' 등을 제공받아 웹 스크래핑을 보다 빠르고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은 AI 기업이 더 이상 봇(Bot)을 이용해 위키백과 서버를 무단으로 크롤링하는 방식이 아닌 정당한 비용을 지불하고 API를 통해 데이터를 공급받는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첫 파트너가 된 구글에 이어 전 세계 주요 빅테크 기업이 위키백과 데이터 주권을 인정했다는 평가다. 위키미디어 재단 측은 "지난 1년간 해당 기업과 관계를 공식화해왔다"며 "모든 파트너사는 대규모 AI 모델 학습과 서비스 운영을 위해 인간이 검증한 위키백과 지식을 플랫폼에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성형 AI 붐 이후 데이터 품질 문제는 기술 기업 최대 화두로 떠올랐다. 부정확한 정보나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오류를 범하는 환각 현상을 줄이기 위해 자원봉사자의 집단 지성으로 교차 검증된 위키백과 데이터는 대체 불가능한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위키미디어 재단 대변인은 "AI 챗봇, 검색 엔진, 음성 비서 성능은 결국 위키백과가 생산하는 인간 지식에 의존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미래를 위해서라도 위키백과와 같은 프로젝트를 재정적으로 후원하고 육성하는 일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파트너십 발표는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xAI의 행보와 대비되며 더욱 주목받고 있다. 머스크는 지난해 위키백과를 겨냥해 AI 모델 '그록(Grok)'이 생성하는 그록키피디아를 선보이며, 기존 위키백과가 편향되어 있다고 공격한 바 있다. 하지만 주요 빅테크 기업이 잇따라 위키백과 손을 잡음으로써 AI 시대에도 인간이 직접 작성하고 큐레이션한 지식 신뢰도와 가치가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하게 됐다는 업계 반응이다. 위키백과는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확보한 재원을 바탕으로 전 세계 300개 이상 언어로 지식 격차를 해소하고 서버 운영 및 자원봉사자 커뮤니티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1.16 10:42남혁우 기자

15억원에 파는 美 영주권…트럼프 '골드 카드'의 모든 것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100만 달러(약 15억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는 부자 이민 프로그램 '트럼프 골드 카드'를 공식 출범시켰다. 미국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22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출범시킨 '골드카드'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을 정리해 보도했다. 골드 카드 프로그램은 부유한 외국인들을 미국으로 유치하기 위해 설계된 제도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지난 금요일 행사에서 해당 프로그램 출범 후 “이미 13억 달러(약 1조 9천억원)에 팔렸다”고 밝혔다. 기업 골드카드는 2백만 달러로 더 비싸 골드카드는 미국 정부에 일정 금액을 내면 영주권을 신속하게 취득할 수 있도록 한 정책으로 지난 10일부터 시행되기 시작했다. 골드 카드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신청자는 미국 국토안보부(DHS)에 1만5천 달러(약 2천200만원) 처리 수수료를 내고, 신원 조사를 통과한 후 100만 달러를 추가로 내면 최단 시간 내에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이 후원하는 경우에는 200만 달러(약 29억 원)를 내야 하며, 여기에 연 1%의 유지비(2만 달러)가 추가된다. 또, 비자를 다른 직원에게 이전할 때마다 5%(10만 달러)의 이전 수수료 별도로 납부해야 한다. 골드 카드 소지자는 EB-1 또는 EB-2 비자를 부여받는다. 이 가운데 '아인슈타인 비자'로 불리는 EB-1은 뛰어난 능력을 지닌 외국인, 저명한 교수•연구원, 다국적 기업의 관리자 및 임원을 대상으로 하며, EB-2는 고급 학위 소지자나 전문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춘 외국인을 위한 비자다. 다른 이민자 규제는 대폭 강화 이번 정책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숙련 노동자를 포함한 이민자 전반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최근 전문직 취업비자로 알려진 H-1B 비자 역시 규제가 한층 강화됐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 9월 신규 H-1B 비자에 10만 달러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했는데 이로 인한 혼란으로 일부 기업들은 직원들에게 여행을 자제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 지난주에는 다양성 비자 프로그램인 'DV1'에 대해 전격적인 중단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행정부는 5백만 달러(약 73억원) 상당의 '플래티넘 카드'도 개발 중이다. 플래티넘 카드 소지자는 미국 외에서 올린 소득에 대해서는 미국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더라도 최대 270일간 미국에 체류할 수 있다. 영주권은 아니나 미국 장기 체류가 가능한 셈이다. 웹 사이트에는 "플래티넘 카드 기여금이 500만 달러 그대로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으므로 지금 바로 대기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좋다"는 안내문도 있다. 한편 미국처럼 거액의 투자를 조건으로 영주권 또는 장기 체류 자격을 제공하는 국가는 태국, 파나마, 라트비아, 포르투갈, 이탈리아, 그리스 등도 있다.

2025.12.23 17:09이정현 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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