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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통위 1기 청사진 공개…방송·OTT 통합 법제 추진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방송과 온라인동영상플랫폼(OTT)을 아우르는 통합미디어법을 연내 마련하고, 기존 방송 규제는 완화하는 방향으로 미디어 정책 체계를 전면 재정비한다. 유료방송 요금 약관 규제와 소유 겸영 규제를 손질하고 방송광고 규제도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한다. AI 생성물 표시와 추천 알고리즘 투명성 강화 등 이용자 보호 정책도 함께 추진한다. 김종철 방미통위위원장은 30일 제1기 위원회 비전과 주요 시책을 발표하고 '국민과 함께하는 미디어 기본사회'를 정책 비전으로 제시했다. 방미통위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누구나 누리는 보편적 접근 강화 ▲국민 주도의 능동적 참여 확대 ▲안전 신뢰 기반의 자율적 선택 보장 ▲혁신·상생의 지속가능한 생태계 조성 등 4대 목표와 12개 정책과제를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디지털과 AI 시대의 미디어는 더 이상 방송이나 통신이라는 개별 영역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며 “방송은 방송, 통신은 통신이라는 공급자 중심의 구분에서 나아가 국민이 미디어에 자유롭게 접근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활용하며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환경에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국민 중심의 정책체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규제와 진흥도 별개의 영역으로 접근하기보다 필요한 규율은 합리적으로 정비하면서 산업의 혁신과 성장을 함께 이끌어갈 수 있도록 유기적으로 연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미디어법 12월 마련…유료방송·재허가 규제도 손질 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변화는 방송과 OTT를 하나의 체계에서 다루는 통합미디어법 제정이다. 방미통위는 현행 미디어 법제가 2000년 통합방송법 체계에 머물러 있어 방송에는 강한 사전규제가 남아 있는 반면, OTT 등 영향력이 커진 신유형 미디어에는 별도 규율체계가 없다고 진단했다. 이에 방송 규제를 재검토해 불필요한 규제를 줄이고, OTT에는 사회적 영향력에 상응하는 기본적인 규율을 도입한다. 신·구 미디어 간 공정경쟁과 진흥·상생협력 기반도 법제에 담을 방침이다. 방미통위는 오는 12월까지 통합미디어법안을 마련해 입법을 추진한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의 재허가·재승인 제도도 전면 손질한다. 매체·사업자별 특성을 반영해 심사체계를 차별화하고 경영·재정 능력 심사를 강화한다. 허가·승인 유효기간 연장과 공동체라디오 허가 절차 간소화도 검토한다. 오는 10월 사전 기본계획을 마련해 2027년 재허가·재승인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유료방송은 신규 상품 출시와 사업 재편을 어렵게 하는 규제를 완화한다. 요금 규제를 기존 승인제에서 신고제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하고, 신문과 뉴스의 지분소유 제한과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외국인 지분 제한, SO IPTV 가입자수 점유율 규제 등도 손질 대상에 올렸다. 편성 규제도 줄인다. 오락프로그램 편성 상한과 1개국 수입물 편성 상한을 폐지하고 지역방송의 순수외주제작 의무를 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지역민방의 수중계 제한 성격인 '자체편성' 의무는 실제 제작을 유도하는 '자체제작' 의무로 전환하는 방향이다. 김 위원장은 “미디어가 국민의 일상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 만큼 미디어를 통한 국민의 기본권 보장과 공적 가치의 실현은 더욱 중요해졌다”며 “빠른 기술 변화와 산업 혁신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책도 미래를 향해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송광고 네거티브 규제, 방발기금 분담도 재설계 방송산업의 수익 기반을 높이기 위한 광고 재원 정책도 대폭 손질한다. 방미통위에 따르면 방송광고 협찬 매출은 2016년 4조 442억원에서 지난해 2조 9800억원으로 26.3%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광고 매출은 4조 1542억원에서 10조 7204억원으로 158% 늘었다. 방미통위는 방송광고 유형을 현재 7종에서 3개 유형으로 줄이고 네거티브 규제체계로 전환한다. 협찬고지도 금지 대상을 제외하면 허용하는 방식으로 바꾸고 제목협찬 확대와 지상파 제작협찬 기준 폐지 등을 추진한다. 미디어렙이 방송광고 외에 온라인 모바일 옥외광고도 판매할 수 있도록 크로스미디어렙 도입도 추진한다. 미디어렙 재허가 유효기간은 5년에서 7년으로 확대하고 대기업·광고대행자 소유규제도 완화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방송통신발전기금 구조도 바꾼다. 방송사의 기금 분담금을 3년간 한시적으로 낮추되 공익광고 편성이나 한국수어 재난방송, 방송평가 결과 등을 감면 기준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반면 줄어든 재원을 보완하기 위해 기금에 기부금 항목을 신설하고 현재 분담금을 내는 방송사와 직접 경쟁하는 OTT와 대형 PP까지 분담금 부과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콘텐츠 사용료 협상도 제도화한다. 시청데이터와 콘텐츠 제작·구매비 등 협상 자료를 제출·검증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만들고, 사업자 간 자율협상을 원칙으로 하되 콘텐츠 사용료 협상의 기본 원칙과 절차를 마련한다. AI 제작 2100만 가구 시청데이터 활용, OTT 해외진출도 지원 산업 진흥에서는 AI와 데이터 활용이 핵심이다. 방미통위는 방송영상 AI 학습용 데이터를 구축하고 생성형 AI 사전 시각화, AI VFX·디지털 휴먼, 개인화 서비스 등 콘텐츠 제작 단계별 핵심 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중소·영세 방송사업자에는 AI 기반 3D 배경, 자동 영상편집, AI 휴먼 등 제작 솔루션 도입 비용을 바우처 방식으로 지원한다. 시청데이터 활용체계도 구축한다. 현재 약 4000가구 표본 중심의 시청률 조사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약 2100만 가구의 유료방송 시청데이터를 표준화한다. 사업자마다 다른 시청률, 광고 도달률, 도달빈도 기준을 통일하고 데이터 정확성을 검증해 맞춤형 방송광고와 시청행태 분석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국내 방송콘텐츠의 FAST(Free Ad-supported Streaming TV) 채널화와 글로벌 유통을 지원하고, 국내 OTT에는 해외시장 법률 컨설팅과 홍보 마케팅 등 현지 안착 지원까지 제공한다. 2027년에는 아시아·태평양 방송미디어 국제회의인 아시아미디어서밋(AMS)도 국내에서 개최한다. 지역방송에는 다년도·대규모 콘텐츠 제작 지원과 번역 더빙, 마케팅, 법률·계약 등을 지원하는 '지역방송 유통 바우처'를 도입한다. AI 디지털 역량을 갖춘 청년 인력을 중소 방송사에 파견하는 사업도 추진한다. AI 생성물 표시·알고리즘 선택권…취약계층엔 AI 바우처 이용자 보호 분야에서는 AI와 플랫폼 규율을 강화한다. 방송사가 AI를 활용할 때 인간의 최종 검증과 책임을 명시하고 AI 생성물은 화면이나 음성 등으로 표시하도록 하는 '방송 분야 AI 활용 윤리원칙'을 오는 12월 마련한다. 보도·시사 프로그램은 실제 촬영과 녹음 자료로 오인할 수 있는 AI 증거자료 생성이나 실존인물 재현을 지양하도록 별도 원칙을 둘 계획이다. 온라인에서는 AI 생성물을 게시하는 이용자에게 표시 의무를 부과하고 표시를 훼손하거나 위·변조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추진한다. 포털 플랫폼 사업자에는 AI 생성물 표시 여부를 관리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추천 알고리즘도 이용자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한다. 알고리즘 작동 원리와 주요 변경사항 등을 약관과 투명성 보고서를 통해 공개하도록 하고, 이용자가 알고리즘 추천 여부와 추천 방식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을 추진한다. AI 서비스의 아동 청소년 보호와 딥페이크 성범죄물 대응도 강화한다. 중장기적으로는 AI 사업자의 이용자 보호의무와 이용자 권리, 분쟁조정을 포괄하는 별도 AI 이용자 보호체계를 구축한다. 고령층과 장애인, 농어민 등에는 유료 생성형 AI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는 'AI 바우처'를 제공하고 기초 활용교육과 딥보이스·딥페이크 피해 예방교육을 병행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국민을 단순한 미디어 이용자가 아니라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고 사회에 참여하며 스스로 선택하는 능동적 주체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비전의 의미는 모든 정책의 완성된 모습을 제시하는 데 있기보다는 새롭게 출범한 방미통위가 앞으로 나아갈 방향과 정책적 지향점을 분명히 하고 이를 구체적인 정책으로 발전시켜 나갈 초석을 마련했다는 데 있다”며 “오늘의 비전은 완성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방미통위는 새롭게 부여된 진흥 기능을 수행할 재정 기반도 확보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방미통위에 새롭게 부여된 진흥 기능을 실질적인 사업으로 구현하기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재정적 기반도 뒷받침돼야 한다”며 “재정당국 및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필요한 재원과 추진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정책 집행을 전문적으로 지원할 한국방송미디어통신진흥원 설립도 추진한다. 김 위원장은 “당초 기대했던 것보다 추진이 지연되고 있는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국회와 더욱 적극적으로 협의해 조속히 설립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2026.09.30 17:18박수형 기자

프랑스 지방정부도 소버린...왓츠앱 버리고 자체 메신저 추진

프랑스 지방정부가 왓츠앱과 같은 미국 빅테크 서비스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관리할 수 있는 소버린 메신저 구축을 추진한다. 클라우드와 AI를 중심으로 확산된 유럽의 디지털 주권 움직임이 업무용 메신저까지 확대되는 모습이다. 25일(현지시간) 영국 IT 전문매체 컴퓨터위클리에 따르면 프랑스 지방정부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도입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아둘락트(Adullact)와 공공 디지털 서비스 운영기관 연합 데클릭(Déclic)은 지방정부를 위한 자체 메신저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프로젝트는 오픈소스 통신 표준 매트릭스(Matrix)를 기반으로 한다.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이 각각 자체 서버를 운영하면서 공통 규격을 이용해 서로 메시지를 주고받는 분산형 구조다. 기존 왓츠앱과 같은 상용 메신저는 사업자가 운영하는 중앙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 간 통신이 이뤄진다. 반면 매트릭스를 이용하면 각 기관이 직접 관리하는 서버에 데이터를 저장하면서 다른 기관의 서버와 연결할 수 있다. 프랑스 지방정부가 소버린 메신저 구축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미국 빅테크 서비스에 대한 의존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자체 시스템을 구축할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소규모 지방정부에서는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왓츠앱 등 상용 서비스가 업무에 활용돼 왔다. 프로젝트에는 오픈소스 전문기업 아라와(Arawa)와 보안 메신저 업체 엘리먼트(Element)도 참여한다. 엘리먼트는 지난 23일 아라와와 협력해 프랑스 지방정부의 매트릭스 기반 메신저 네트워크 구축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아라와는 각 지방정부가 관리하는 인프라에 엘리먼트의 서버 소프트웨어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메시지와 관련 데이터를 해외 사업자의 클라우드가 아닌 각 기관이 통제하는 인프라에 보관할 수 있도록 한다. 다만 프랑스 지방정부 전체가 일괄적으로 왓츠앱 사용을 중단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정부와 공공 디지털 서비스 운영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공통 메신저 인프라를 구축해 왓츠앱 등 상용 서비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프랑스 중앙정부는 이미 자체 업무용 메신저 'Tchap'을 운영하고 있다. Tchap 역시 매트릭스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정부가 관리하는 인프라를 통해 공무원들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지방정부용 메신저 네트워크는 향후 Tchap과의 연동도 추진한다. 연동이 이뤄지면 지방정부와 중앙정부 관계자가 서로 다른 시스템을 사용하면서도 매트릭스의 공통 규격을 통해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컴퓨터위클리는 “프랑스 공공부문이 외국 기술기업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자체적으로 데이터를 통제하려는 디지털 주권 움직임의 하나”라며 “프랑스에서는 중앙정부에 이어 지방정부까지 업무용 커뮤니케이션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2026.09.26 08:07박수형 기자

수입 저가빵 절반서 보존료 검출…54건 중 51건 '중국산'

서울 시내에서 판매되는 수입 저가빵 104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4건에서 보존료인 프로피온산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51건은 중국산 제품이었다. 22일 소비자주권시민회의에 따르면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이 서울 시내에서 유통되는 수입 저가빵 104건을 검사한 결과 54건(51.9%)에서 프로피온산이 검출됐다. 소브산이 확인된 제품도 30건(28.8%)이었다. 프로피온산이 검출된 54건 가운데 중국산은 51건이었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최근 3년간 검사한 국산 빵 570건 가운데 보존료가 검출된 제품은 4건에 불과했다며 수입 저가빵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검출률이 나타난 원인을 추가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중국산 수입 빵·제과류는 소비기한이 2~3개월에서 최대 6개월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장기간 유통되는 제품의 제조·포장·보관 조건과 보존료 등 식품첨가물 사용 실태를 소비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관련 정보 제공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비자들의 우려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3개월 이내 포장된 빵·과자류를 구매한 경험이 있는 소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3.3%가 수입 저가빵의 보존료 검출에 대해 '우려된다'고 답했다. 검사 결과를 알게 된 뒤 향후 구매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응답은 84.6%였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가구에서는 '매우 우려된다'는 응답이 61.4%, 향후 구매에 '매우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응답이 68.7%로 나타났다. 원산지 표시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한글 표시나 한국적인 디자인을 사용한 수입산 빵·제과류를 국내산으로 착각해 구매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은 35.5%였다. 현재 원산지와 보존료 표시가 충분하지 않다는 응답은 73.1%에 달했다. 충분하다는 응답은 8.8%에 그쳤다. 가장 개선이 필요한 항목으로는 '원산지 또는 제조국 표기'가 36.0%로 가장 많이 꼽혔다.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소비자에게 필요한 것은 제품이 기준을 초과했는지 여부뿐만이 아니다”며 “어떤 보존료가 사용됐는지, 실제 검출량은 어느 정도인지, 왜 수개월간 유통될 수 있는지 등 제품의 안전 관련 정보를 충분히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장기간 유통되는 수입 빵·제과류의 제조·포장·유통 특성과 식품첨가물 사용 실태를 점검하고, 원산지·제조국과 보존료 관련 정보 제공을 강화할 것을 요구했다.

2026.09.22 16:39류승현 기자

한동수 KAIST 교수,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초대 회장에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가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초대 회장으로 선출됐다.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준비위원회는 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AI시대 국가위치인프라 주권과 대한민국 대응전략-데이터 주권 수호를 위한 방안 의견 수렴 세미나'에 앞서 산·학·연·관 관계자 100여 명이 참여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한동수 교수는 초대 회장 수락사에서 "1대 5000 지도 반출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 이는 단순한 지도 반출이 아니라, 자율주행이나 드론, 로봇 배송 등 대한민국의 위치에 관한 미래를 담보하는 일이기 때문"이라며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이제부터라도 서로가 힘을 모아 슬기롭게 잘 헤쳐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부회장은 박봉규 국가안보개혁포럼 대표(청주대학교 군사학과·국방안보학과 교수)가 맡았다. 또 김유훈 한양대학교 명예교수가 고문역을 맡아 활동한다. 국가위치인프라협회는 AI 시대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시티, 물류, 재난안전, 국방 등에서 위치 인프라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국가차원에서 이에 대한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협회는 ▲위치 인프라 관련 기술 및 산업 연구·지원 ▲산·학·연·관 협력체계 구축 ▲위치 정보 및 위치 인프라 관련 정책 연구 및 제안 ▲관련 기술 및 산업 동향 조사·분석 ▲전문 인력 양성 등을 해나갈 계획이다. 이날 행사에는 백양순 한국ICT융합협회장과 권재중 KOC(KAIST 원클럽) 회장, 안재봉 연세대학교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정책자문, 조영수 ETRI 모빌리티항법연구실장, 김태욱 청주대학교 군사학과 교수, 백건대 한국보안인증(KSA) 대표, 박종한 법무법인 청출 대표변호사, 배정회 혁신경영 대표, 황일선 국방SW협회장 등이 참석했다. 한편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준비위원회는 지난 8월 30일 각계 전문가 27명을 발기인으로 하는 온라인 미팅을 진행했다.

2026.09.02 14:25박희범 기자

'위치주권' 확보 위한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출범

자율주행과 로봇, 스마트시티, 물류, 재난안전 등 AI 기반 산업에서 사람과 차량,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는 기술이 산업 전반의 공통 인프라로 주목받는 가운데, 위치 데이터 주권 확보와 관련 산업 생태계 구축을 위한 국가위치인프라협회가 출범한다.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출범은 한동수 KAIST 전산학부 교수가 주도했다. 우선은 민간 협의체 형태로 구성했다. 창립 총회는 오는 9월 2일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개최한다. 총회에 이어 관련 현안을 논의할 'AI시대 국가위치인프라 주권과 대한민국 대응전략-데이터 주권 수호를 위한 방안 의견 수렴 세미나'도 개최될 예정이다. 국회 세미나는 박희승·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주최하고, KAIS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관한다. 국가위치인프라협회는 국내 5,000대 1 축척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구글 반출이 조건부 허용되면서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 기업이 추진해온 지도 서비스와 자율주행, 로보틱스 등 미래 기술의 빅테크 종속 우려에 대응해 최소한의 '위치 데이터와 지도주권'은 지켜야 한다는 인식에서 출발했다. 그동안 한 교수가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준비 위원장을 맡았고, 총 27명의 발기인이 협회 출범 준비에 참여했다. 발기인에는 박봉규 국가안보개혁포럼 대표(청주대학교 군사학과·국방안보학과 교수)와 신현동 한국디지털자산경제협회장, 황일선 국방소프트웨어협회장, 백건대 한국보안인증 대표, 김태욱 청주대 교수, 박성동 피엘네트웍스 대표, 최병희 전 ICT창업멘토링센터장, 백양순 한국ICT융합협회장 등이 참여한다. 이날 총회에서는 창립취지 설명과 임원 구성, 사업계획 승인, 주요 추진 과제, 법인 설립 등에 관한 논의를 진행한다. 최근 국내 위치 데이터는 글로벌 플랫폼 집중화가 가속 중이다. 글로벌 기업이 AI데이터 통합으로 고도화하며,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다. 창립 취지 설명에서 한 교수 등은 국내 기업은 '데이터 분산과 규제 제약' 등의 '법률적 역차별'로 위치 AI 인프라 구축 기회가 되레 상실되는 문제를 지적한다. 위치·공간·AI가 결합된 형태로 기술이 발전해 나아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방치한다면, 글로벌 기업의 시장 지배 고착화로 국내 기업 역할이 갈수록 축소될 것을 우려했다. 결과적으로 지도 반출에서 시작된 문제가 '위치 데이터 학습 주권 상실'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세미나에서는 국가위치인프라 개념과 범위, 위치 데이터의 국가적 관리체계, 공공·민간 데이터 연계, 국가 라디오맵 구축, 개인정보 보호와 데이터 활용의 균형, 민관·산학 협력체계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기조강연은 준비위원장인 한동수 교수가 맡았다. 'AI시대 국가위치인프라 주권과 대한민국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한다. 한 교수는 기조 강연에서 글로벌 플랫폼에 위치인프라를 의존할 경우 장기적으로 국가 위치정보 주권이 약화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을 제기한다. 대안도 내놨다. 스마트폰이 수집하는 와이파이(Wi-Fi) 신호와 주소정보를 결합한 국가 단위 '라디오맵' 구축 방안을 제시한다. 국가 라디오맵이 구축되면 GPS 신호가 취약한 실내·지하·도심 지역에서도 와이파이 신호를 활용한다면 보다 정밀한 위치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라디오맵은 무선랜 신호와 그 신호가 수집된 위치 정보를 연계시켜 저장한 DB(테이블)다. 라디오맵이 구축된 건물이나 지역에서는 스마트폰과 같은 이동기기가 수신한 무선랜 신호 정보를 기반으로 이동기기의 정확한 위치를 추정할 수 있다. 단순한 위치측위 기술을 넘어 국가가 직접 확보·관리할 수 있는 새로운 위치 데이터 인프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또 정부와 공공기관뿐 아니라 통신사, 플랫폼 기업, 위치정보 사업자, 대학 및 연구기관 등이 참여하는 협력 모델도 논의할 예정이다. 공승현 KAIST 모빌리티 대학원 교수와 조영수 ETRI 실장은 주제발표에서 각각 '위치 기술의 오늘과 Geo-피지컬 AI'와 '국내 긴급구조용 정밀측위 기술 개발 현황/성과 및 미래'에 대해 소개한다. 지정토론은 박봉규 포럼 대표를 좌장으로 박종한 청출 대표변호사와 김인현 한국공간정보통신 대표, 이규영 시터스 이사, 박희범 지디넷코리아 전문기자가 참여한다. 한동수 국가위치인프라협회 준비위원장은 "AI 시대 위치정보는 단순한 지도 서비스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와 산업의 기반이 되는 전략 데이터”라며 “대한민국이 위치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 시급하게 요구되는 인프라와 제도, 협력체계를 어떻게 갖춰야 하는지 현장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2026.08.30 11:49박희범 기자

문체부, '국민의 멜로디: 징글 공모전' 수상작 38편 선정…총 1454편 접수

국민이 직접 작곡한 멜로디가 대한민국 정부의 주요 정책홍보 영상을 대표하는 공식 음원으로 쓰인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국민소통실은 24일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을 맞아 정책홍보 영상 콘텐츠에 활용할 '국민의 멜로디: 징글 공모전'의 최종 수상작 38편을 선정·발표했다. 지난 6월4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이번 공모전에는 10대부터 70대까지 전 연령층에서 총 1454편의 작품이 출품됐다. 문체부는 광고음악 및 정부 디지털 소통 전문가 심사를 거쳐 상위 8편을 추린 뒤, 9923명이 참여한 대국민 투표(8월 3~19일) 결과를 30% 반영해 최종 순위를 결정했다. 대상은 가야금·해금·판소리 등 전통 국악 요소와 피아노·현악기를 조화롭게 구성한 김정민 씨의 '국민이 주인인 나라'가 차지했다. 이번 공모전은 대상(500만원) 1편, 최우수상(각 200만원) 2편, 우수상(각 50만원) 5편, 장려상(각 3만원) 30편 등 총 1240만원의 상금을 수여한다. 문체부는 전문 편곡 작업을 거쳐 완성된 징글을 모든 정부 부처의 정책홍보 영상에 순차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2026.08.24 14:10진성우 기자

[기고] AI 시대, 국외반출의 대상은 '지도'가 아니라 '공간지능'이다

구글의 고정밀 지도 국외반출이 결정 단계를 넘어 실제 이행을 준비하는 단계로 접어들었다. 지난 13일 한 매체는 국내 한 지도정보 가공업체가 국토교통부에 구글 스트리트뷰 정보 처리방식을 문의했다고 보도했다. 국토지리정보원은 앞서 구글에 반출 조건을 실제로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제출하도록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지난 2월 조건부 허가 당시 국내 제휴기업의 국내 서버에서 원본 데이터를 가공하고, 보안 처리와 좌표 노출 제한 등 조건 충족 여부를 확인한 뒤 필요한 범위의 데이터만 반출하도록 했다. 이제 논의의 중심은 '허가할 것인가'에서 '허가 조건을 실제로 어떻게 구현하고 검증할 것인가'로 이동했다. 겉으로 보면 조건부 허가 후 자연스러운 절차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은 이미 정해진 조건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 만이 아니다. 조건 자체가 GeoAI 시대에 발생하는 새로운 위험까지 충분히 다룰 수 있는지도 다시 물어야 한다. 정부가 공개한 반출 조건은 과거 시계열 영상을 포함한 보안처리, 좌표 표시 제거·노출 제한, 국내 서버에서의 원본 가공과 제한적인 정보 반출 등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존의 지도 보안체계에서는 합리적인 접근이다. 그러나 스트리트뷰와 POI·국가기본도 등 서로 다른 공간 데이터가 결합하고 그 결과를 AI가 학습하는 순간 문제의 성격은 달라진다. 지금 등장한 것은 단순히 기존 조건의 '이행' 문제가 아니라, 기존 조건만으로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지를 다시 검토해야 할 새로운 영역이다. 이 시점에서 질문을 바꿔야 한다. 우리가 심사해야 하는 것은 정말 '지도'뿐인가. GeoAI 시대에 지도는 더 이상 최종 산출물이 아니다. 지도·위성영상·드론영상·LiDAR 포인트클라우드·스트리트뷰·POI·이동정보가 AI와 결합하면 데이터는 객체를 탐지하고, 변화를 감지하고, 위치를 추적하며, 이동을 예측하고, 시설 간 관계를 추론하는 '능력'으로 전환된다. 이것이 공간정보의 이중용도(Dual-use) 문제다. 같은 3차원 공간정보와 AI가 자율주행·도시계획·재난대응에 활용되면 혁신기술이지만, 군사·정보 분야에서는 표적 식별, 감시·정찰, 이동 분석과 작전환경 분석에도 활용될 수 있다. 기술 자체에 민간용과 군사용의 명확한 경계가 있는 것이 아니다. 누가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목적으로 결합하고, 그 결과 어떤 능력을 획득하는지가 중요하다. 미국은 이미 이러한 위험을 단순한 데이터 파일보다 '능력'과 '접근'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 현행 대외투자 안보규정인 31 CFR Part 850은 중국·홍콩·마카오 등 우려국과 관련된 특정 AI 투자 가운데 무기 타기팅, 표적 식별, 군사 의사결정, 정부 정보활동과 대규모 감시 등에 사용되는 AI를 국가안보상 민감한 영역으로 규정한다. 이미지 인식과 위치 추적도 구체적으로 언급된다. 미국의 커넥티드카 규제는 더욱 직접적이다. 미국 상무부는 중국·러시아와 연계된 특정 차량 통신시스템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국가안보 관점에서 제한하면서, 오늘날 자동차가 카메라·마이크·GPS와 통신기능을 갖춘 사실상의 '바퀴 달린 컴퓨터'라는 점을 강조했다. 차량이 방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고 외부 접근이나 원격조작의 통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안보상 우려의 근거다. 이 사례가 중요한 이유는 공간정보가 더 이상 국가가 제작한 지도에서만 생성되지 않기 때문이다. 자동차·드론·로봇·스마트폰·사물인터넷(IoT) 센서가 현실공간을 끊임없이 관측한다. 지도 파일 한 장을 국외 반출하지 않더라도 해외 AI가 대한민국 도로와 건물·시설·교차로, 이동패턴을 학습하고 공간적 지식을 축적할 수 있는 시대다. 중국도 공간정보를 일반 산업 데이터와 다르게 취급한다. 2024년 외국인 투자 네거티브리스트에서 제조업 분야 외국인 투자 제한을 철폐하면서도 대지측량·해양측량·항공사진측량·지상이동측량·진(眞)3차원지도와 내비게이션 전자지도 제작 등에 대한 외국인 투자는 계속 금지했다. 산업의 개방과 국가 공간정보에 대한 통제는 별개의 문제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도 안전장치는 있다. '공간정보의 구축 및 관리 등에 관한 법률'은 기본·공공측량성과의 국외반출을 허가제로 관리하고, 관련 심사체계는 이를 편집·가공·추출한 공간정보까지 대상으로 한다. 문제는 AI가 등장한 이후다. 공간데이터를 AI가 학습하면 원본 파일이 직접 국경을 넘지 않더라도 데이터에서 추출된 특징과 관계, 패턴이 임베딩, 벡터DB, 모델 파라미터, 파인튜닝 모델과 파생 공간지식의 형태로 축적될 수 있다. 더욱이 각각 공개 가능한 데이터라도 결합하면 위험도가 달라질 수 있다. 스트리트뷰·POI·건물정보·도로망과 시계열 영상을 AI가 함께 분석하면 개별 데이터만으로는 쉽게 알 수 없었던 시설의 성격과 공간적 관계, 변화까지 추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별 데이터의 민감도'뿐 아니라 '결합에 따른 민감도 상승'을 함께 봐야 하는 이유다. 현행 공간정보 국외반출 제도에서 해외 원격접근, AI 학습과 파인튜닝, 임베딩과 모델 가중치의 해외 저장, 파생 공간지식의 이용, 제3자 재이전을 각각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것인지는 충분히 명확하지 않다. 흥미로운 비교 대상은 '개인정보 보호법'이다. 개인정보의 경우 해외로 직접 전송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에서 조회되는 경우, 처리위탁과 보관까지 국외 이전의 범위에 포함한다. 개인정보에서는 물리적인 파일 이동을 넘어 해외 주체의 실질적인 접근까지 포착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안보와 산업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전략적 공간정보도 '파일의 이동'뿐 아니라 그 데이터에 대한 실질적 접근과 AI 학습, 그리고 그 결과 만들어지는 능력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기능적 국외이전(Functional Cross-border Transfer)'이라는 새로운 정책개념을 제안한다. 현재 법률에 존재하는 용어가 아니라 AI 시대에 맞게 국외 이전의 판단범위를 확장하자는 제안이다. '파일이 해외로 갔는가'만 확인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외국 주체가 대한민국 공간정보를 이용해 어떤 정보·지식·분석·탐지·예측 능력을 획득했는가'까지 평가해야 한다. 해외 원격접근 여부, AI 학습·파인튜닝 여부, 데이터 결합에 따른 민감도 상승, 임베딩과 모델 가중치의 저장 위치, 파생정보 생성, 제3자 재이전을 함께 살펴야 한다. 자동차·드론·로봇과 같은 이동형 센서를 통한 지속적인 공간정보 획득 역시 같은 관점에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데이터 계보(Data Lineage)와 함께 모델 계보(Model Lineage)를 관리해야 한다. 어떤 데이터를 어떤 모델이 언제 학습했는지, 그 결과 어떤 모델과 파생정보가 만들어졌는지, 어디에 저장됐고 누구에게 제공됐는지를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간정보는 대한민국이 완전한 통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태에 있어야 한다. 원본이 국내 서버에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누가 접근하고, 무엇과 결합하며, 어떤 AI가 학습하는지를 대한민국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그 결과 생성된 모델과 파생지식이 어디에 저장되고 어떻게 재사용·재이전되는지도 추적할 수 있어야 한다. 필요한 경우 접근과 학습을 즉시 중단하고, 조건 위반 시 이용을 차단하며, 사후에는 데이터와 모델의 이용이력을 감사할 수 있어야 한다. 실제 지도반출 절차를 준비하는 지금을 단순한 행정 절차의 다음 단계로 봐서는 안 된다. 오히려 지금은 '지도 파일의 반출'을 심사하던 제도를 '공간지능의 이전'까지 통제할 수 있는 제도로 확장해야 하는 정책적 전환점이다. 파일은 삭제하거나 반환을 요구할 수 있지만, 이미 AI가 학습해 모델의 능력으로 축적된 정보와 지식을 완전히 회수하는 것은 훨씬 복잡하기 때문이다. AI 시대 국가가 지켜야 할 것은 지도 한 장이 아니다. 지도와 센서에서 생성되고 AI를 통해 축적되는 '대한민국을 이해하고 탐지하고 예측하는 능력'이다. 공간정보뿐 아니라 그 공간정보에서 만들어진 지식과 모델, 능력까지 대한민국이 완전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지도 주권'을 넘어 '공간지능 주권'을 논의해야 한다.

2026.08.21 17:16김인현 컬럼니스트

서버는 국내에 뒀는데 데이터는 해외로…'소버린 클라우드'의 함정

소버린 클라우드를 구축할 때 서버와 데이터를 특정 국가 안에 두는 것만으로는 데이터 주권을 보장하기 어렵다는 경고가 나왔다. 데이터가 실제 이동하는 네트워크 경로와 보안 처리 위치, 클라우드 사업자의 관리 방식에 따라 구축 당시 충족했던 주권 요건이 운영 과정에서 달라질 수 있어 지속적인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9일 가트너가 발표한 '소버린 클라우드의 함정' 보고서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디지털 주권을 추진하는 조직의 50%가 실제 네트워크 운영 방식과 일치하지 않는 요건을 전제로 시스템을 운영할 것으로 전망됐다. 보고서는 기업들이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 위치, 클라우드 사업자의 계약 조건 등을 중심으로 소버린 클라우드를 판단하고 있지만 이같은 조건만으로는 실제 운영 과정에서 주권을 보장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소버린 클라우드는 데이터와 시스템을 특정 국가나 관할권 안에서 운영해 해외 정부나 기업 등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데이터·운영 통제권을 확보하는 개념이다. 최근에는 소버린 인공지능(AI)과 인프라 등으로 적용 범위가 확대되고 있다. 기업과 정부는 규제 준수와 지정학적 위험 축소 등을 목적으로 관련 도입을 확대 중이다. 문제는 데이터와 서버가 지정된 국가 안에 있더라도 실제 서비스 운영 과정에선 다양한 네트워크가 개입한다는 점이다. 데이터 이동 경로를 비롯해 보안 검사·복호화 위치, 로그와 모니터링 데이터 처리 장소, 관리 기능, 클라우드 사업자의 원격 관리 위치 등이 데이터 및 운영 주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장애나 재해복구(DR) 상황에선 기존에 설정된 주권 요건이 깨질 가능성이 있다. 평상시에는 지정된 국가 안에서 데이터가 처리되더라도 장애가 발생해 다른 통신 경로를 이용하거나 관리 기능이 다른 국가의 시스템으로 자동 전환될 경우 데이터와 운영 권한이 기존 주권 경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가트너는 이런 문제를 '주권 격차', '주권 드리프트', '주권 상실' 등으로 구분했다. 처음부터 실제 운영 환경이 설정한 주권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경우는 주권 격차, 클라우드 사업자의 아키텍처나 서비스 변경 등으로 기존 조건이 달라지는 것은 주권 드리프트다. 장애나 네트워크 경로 변경으로 기존에 충족하던 주권 조건이 일시적으로 깨지는 상황은 주권 상실에 해당한다. 실제 보고서에 제시된 소버린 AI 사례에서도 이러한 위험이 나타났다. 한 다국적 기업은 AI 모델과 학습 데이터, 추론 서비스를 지정된 지역 안에 구축했지만 DR 테스트 과정에서 관리 기능 일부가 일시적으로 다른 관할권으로 넘어가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클라우드 사업자가 처리 아키텍처를 변경하면서 데이터 경로가 지정된 지리적 경계를 벗어나는 상황도 발생했다. 이에 가트너는 기업들이 소버린 클라우드 구축 시 네트워크 의존성을 우선 파악하고 실제 운영 환경을 검증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상 운영뿐 아니라 유지보수와 장애, 페일오버, 복구 상황에서 데이터가 어떤 경로로 이동하고 어디에서 처리되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기존 모니터링 도구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 네트워크 관측과 트래픽 경로 분석, 텔레메트리 감사, 관리자 접근 모니터링, DR 테스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또 소버린 클라우드 평가는 구축 시점에 한 번 실시하는 절차에 그쳐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클라우드 사업자가 인프라 구조를 변경하거나 새로운 서비스를 추가하고 통신 사업자와 규제·지정학적 환경이 바뀌면 기존에 검증한 주권 요건도 달라질 수 있어서다. 이에 주요 아키텍처와 클라우드·보안·네트워크 변경 사항을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가트너는 "소버린 클라우드는 설계나 구축 결정만으로 주권을 보장할 수 없다"며 "네트워크 의존성이 실제 운영 과정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밝혔다.

2026.08.09 07:46한정호 기자

탈 VM웨어 확산에 국산 SW 공세…오케스트로·이노그리드 전략 차별화

브로드컴 인수 이후 VM웨어의 구독형 계약이 순차적으로 만료되면서 국내 가상화 시장 재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라이선스 비용 부담과 AI 인프라 전환 수요가 맞물리면서 이른바 '탈(脫) VM웨어' 움직임도 확산하는 양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산 인프라 소프트웨어(SW) 기업 오케스트로와 이노그리드는 이 같은 흐름에 대응한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오케스트로는 AI 인프라 운영체계 전반을 겨냥한 '오케스트로 4.0'을 공개했고, 이노그리드는 NHN인재아이엔씨와의 합병 이후 첫 파트너 행사를 열어 통합법인 사업 전략과 기술 청사진을 제시했다. 시장의 무게중심이 단순 가상화 도입을 넘어 AI 시대 인프라 통제력과 기술 주권 확보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오케스트로 "통제 어려운 해외 가상화 서비스…AI 시대 종속 우려" 오케스트로는 AI 시대 주권 확보를 위협하는 요소 중 하나로 해외 가상화 서비스 의존을 지목하며 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AI 산업 경쟁의 축이 거대언어모델(LLM)과 GPU 확보를 넘어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를 안정적으로 운영·통제하는 인프라 SW로 옮겨가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통합 관리하는 가상화 서비스 제공사가 해외 기업일 경우 정책 변화나 서비스 환경 변화에 국내 수요자가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김민준 오케스트로그룹 의장은 '오퍼스(OPUS) 2026'에서 "VM웨어 등 글로벌 가상화 시장의 라이선스 정책과 가격 체계 변화로 국내 기업과 공공기관이 예상치 못한 비용 증가와 운영 부담을 경험한 사례가 늘고 있다"며 "특정 해외 기업에 대한 의존이 국내 IT 투자와 운영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단순한 구매 이슈가 아니라 기술 통제력과 지속가능성의 문제"라며 "AI 주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AI 모델뿐 아니라 인프라 SW에 대한 통제력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광 대표 겸 CTO는 이 같은 문제의식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오케스트로 4.0'을 제시했다. 오케스트로 4.0은 기존 AI 인프라 풀스택 SW에 고객 환경에서 축적한 운영 데이터를 결합해 기획·개발·검증부터 서비스 제공, 기술 지원까지 전 과정을 AI 전환(AX) 기반으로 재편하는 전략이다. 핵심 기술은 온톨로지 기반 지식 그래프 '스코어(SCORE)'와 AI 기반 기술 생성 체계 '오케스트로 젠데브(OKESTRO GenDev)'다. 스코어는 자원·서비스·장애 이력·정책·비용 등 분산된 운영 데이터를 관계망으로 연결해 AI가 실제 운영 환경을 이해하고 판단하도록 지원한다. 젠데브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개발 생애주기(SDLC) 전반에 AI를 적용하는 체계다. 회사 측은 이를 적용할 경우 전체 생산성이 기존 대비 약 10.6배 향상된다고 설명했다. 이 수치는 특정 고객 프로젝트가 아니라 내부 릴리즈 데이터를 측정한 결과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김영광 대표 겸 CTO는 "AI 시대 경쟁력은 더 많은 자원을 보유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원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운영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오케스트로 4.0은 고객이 외부 기술 정책에 흔들리지 않고 자율적으로 AI 인프라를 운영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라고 말했다. 이노그리드, 합병 시너지로 글로벌 수준 엔지니어링 체계 구축 NHN인재아이엔씨와 합병한 이노그리드는 국내 대표 AI 플랫폼 기업으로 성장하는 한편, VM웨어·레드햇 등 글로벌 솔루션과 경쟁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역량과 유지보수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이노그리드는 통합법인의 정체성을 'xPU로부터 AI 플랫폼까지(From xPU to AI Platform)'로 규정하고 AI 인프라부터 플랫폼, 서비스 전반을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AI 데이터센터와 플랫폼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특히 NHN인재아이엔씨와의 합병을 통해 AI 인프라, GPU 서비스, 매니지드 서비스(MSP), 서비스형 데스크톱(DaaS)까지 포트폴리오가 확대된 만큼, 이를 하나의 사업 체계로 연결해 고객에게 통합 제공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회사는 설명했다. 이노그리드는 이 과정에서 특정 해외 솔루션이나 클라우드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고사가 자율적으로 인프라와 플랫폼을 선택·운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AI 인프라부터 운영, 플랫폼까지 국내 기업이 통제 가능한 체계를 갖추는 것이 결국 기술 주권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관계사 NHN클라우드와의 협업 확대도 주요 전략으로 제시됐다. 이노그리드는 NHN클라우드와 연계해 공공·금융·기업 시장에서 사업 경쟁력을 높이고 AI 클라우드 수요에 적극 대응할 방침이다. 김명진 대표는 "이제는 직접 영업 중심에서 벗어나 파트너와 함께 성장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할 시점"이라며 "전국 지역 거점, 지방 IT기업, 전문 파트너사와 협력을 확대해 AI 데이터센터와 공공·기업 프로젝트를 함께 추진하는 생태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2026.07.29 08:46남혁우 기자

사티아 나델라 MS CEO "특정 AI 모델 의존하는 기업, 살아남기 어렵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기업이 특정 인공지능(AI) 모델이나 AI 기업에 업무 전반을 의존하는 구조는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데이터와 프롬프트, AI 활용 과정에서 생성되는 메타데이터까지 기업이 직접 통제하는 구조를 갖춰야 향후 자체 AI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제언이다. 나델라 CEO는 27일(현지시간) CNN 프로그램 '파리드 자카리아 GPS' 인터뷰에서 "기업들이 AI 모델 제공업체와 얼마나 많은 정보를 공유하는지 신중하게 살펴봐야 한다"며 "데이터와 프롬프트뿐 아니라 모델을 사용할 때 생성되는 메타데이터도 기업이 직접 보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AI 도입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특정 모델 성능보다 데이터 주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를 활용하며 축적되는 정보가 향후 기업의 자체 모델 개발과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자산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AI 기업이 제공하는 폐쇄형 모델이나 개발 도구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구조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기업이 핵심 데이터와 AI 활용 과정 전체를 외부 플랫폼에 맡기면 장기적으로 기술 주도권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나델라 CEO는 "모델을 사용할 때마다 생성되는 메타데이터를 기업이 직접 보유해야 향후 자체 가중치나 오픈 모델을 학습시키는 데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제권을 확보하지 못한 기업은 사실상 자신의 사고를 외주화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그런 기업은 결국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는 AI 인프라 구축을 제시했다. 기업 내부에서 프롬프트와 데이터를 관리하는 'AI 게이트웨이'를 구축하고 여러 AI 모델을 목적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앤트로픽의 클로드 코드나 오픈AI의 챗GPT 코덱스처럼 AI 기업이 제공하는 내장형 코딩 도구에도 지나치게 의존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개발 도구와 데이터, 메모리 등을 AI 모델과 분리 관리해야 다양한 모델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선 생성형 AI 활용이 확산되면서 멀티모델 전략과 데이터 통제권 확보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기업들은 비용과 성능뿐 아니라 벤더 종속을 최소화하기 위해 오픈웨이트 모델과 자체 AI 플랫폼 구축을 확대하는 추세다. 앞서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CEO도 이달 초 CNBC와의 인터뷰를 통해 AI 주권 확보를 위한 개방형 AI 생태계의 필요성을 주장한 바 있다. 나델라 CEO는 "모델을 맥락과 메모리에서 분리하면 각각의 강점에 맞춰 여러 AI를 활용할 수 있다"며 "이때 특정 모델 하나가 사라지더라도 기업은 AI 전략 주도권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2026.07.28 17:16한정호 기자

"AI 모델·사업자 종속 벗자"…블록이 공개한 오픈소스 협업툴 정체

잭 도시가 이끄는 블록이 특정 인공지능(AI) 모델이나 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는 오픈소스 협업 플랫폼을 선보였다. 기업이 대화와 개발 업무를 한 곳에서 처리하면서도 소프트웨어(SW) 운영 방식과 데이터 통제권을 직접 확보하도록 한 것이 핵심이다. 23일 디인포메이션, 테크크런치 등 외신에 따르면 블록은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사용하는 업무용 협업 플랫폼 '버즈'를 공개했다. 버즈는 맥OS와 윈도, 리눅스용 무료 데스크톱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된다. 프로그램 소스코드도 깃허브에 공개됐다. 버즈가 기존 협업 플랫폼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특정 AI 모델을 기본값으로 강제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기업은 업무 목적에 따라 원하는 AI 모델과 에이전트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블록은 버즈를 탈중앙화된 자기주권형 플랫폼으로 설계했다고 밝혔다. 기업이 중앙 사업자 서비스 운영 방식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조직에 필요한 환경을 직접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오픈소스 방식도 버즈 차별점으로 꼽히고 있다. 개발자는 전체 소스코드를 확인하고 조직 업무 방식이나 보안 정책에 맞춰 기능을 실시간 수정할 수 있다. 새 기능이 필요하면 직접 개발해 자체 버즈 환경에 적용할 수도 있다. 기존 협업 플랫폼은 사업자가 제공하는 기능과 운영 정책안에서 서비스를 사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반면 버즈는 기업이 플랫폼을 자체 서버에 설치해 운영할 수 있다. 데이터 저장 위치와 접근 권한을 직접 통제할 수 있는 셈이다.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같은 대화방에서 일하도록 설계된 점도 기존 채팅 서비스와 구분된다. 이용자는 동료에게 업무를 요청하듯 AI 에이전트에 작업을 맡기고, 처리 과정과 결과를 팀원들과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다. 블록은 버즈가 슬랙과 깃허브를 합친 형태라고 설명했다. 우선 채팅 기능은 슬랙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용자는 업무별 대화방과 스레드를 만들고 다이렉트 메시지를 보내거나 음성으로 소통할 수 있다. 버즈의 개발 기능은 깃허브와 유사하다. 소스코드를 보관하는 저장소와 프로젝트 관리 기능을 갖춰 개발자는 대화 내용을 확인하면서 같은 화면에서 코딩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블록은 "기업이 채팅과 코딩, 프로젝트 관리를 위해 여러 서비스를 오가는 불편을 줄일 것"이라며 "마치 슬랙에서 업무를 논의한 뒤 깃허브로 이동해 코드를 확인하던 흐름을 버즈 하나로 통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버즈는 아직 초기 개발 단계 상태다. 슬랙과 깃허브가 이미 기업 소통과 개발 업무에 깊숙이 자리 잡은 만큼 기존 이용자가 단기간에 버즈로 옮겨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실제 도입을 늘리려면 대규모 조직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지와 기존 업무 도구·데이터를 원활하게 이전할 수 있는지를 입증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잭 도시 블록 최고경영자(CEO)는 "버즈는 어떤 AI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탈중앙화됐으며 자기 주권적인 오픈소스 플랫폼"이라고 밝혔다.

2026.07.23 12:28김미정 기자

국보연 첫 백서 발간…디지털포렌식 범죄 이슈 총망라

중·고등학생 SNS 사진과 졸업앨범 사진 등을 딥페이크로 음란물에 합성, 유포하는 사례가 국가보안기술연구소의 디지털포렌식 10대 이슈에 올랐다.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경찰청과 국가정보원, 검찰청, 해양경찰청,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방부검찰단, 국방부조사본부, 육군수사단, 국세청과 공동으로 디지털포렌식 분야 이슈와 정책, 제도, 기술수준, 산업 및 인력 현황 등을 망라한 백서를 처음 발간했다고 3일 밝혔다. 국가 차원에서 디지털포렌식 분야 백서가 만들어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가보안연구소 관계자는 "최근 생성형 AI를 악용한 허위정보와 딥페이크 범죄, 가상자산 기반 자금세탁, 고도화된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증거 은닉 등 새로운 형태의 범죄와 사이버 위협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며 "변화하는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수립과 전략적 의사결정의 기초자료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했다. 백서는 인공지능을 악용하는 딥페이크 등 지난해 디지털포렌식 분야 범죄 이슈를 10개로 정리, 분석했다. 백서에 따르면 지난해 디지털포렌식 분야에서 주목해야 할 주요 변화로 인공지능 기술 확산에 따른 신종 범죄 증가를 꼽았다. 특히, 딥페이크를 이용한 영상 조작, AI 음성 합성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자동화된 피싱 및 금융사기 등이 기존 범죄보다 더 정교하고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중·고등학생 SNS 사진과 졸업앨범 사진 등의 악용 사례를 소개했다. 같은 학교 학생 얼굴을 음란물에 합성하고 이를 텔레그램 등을 통해 유포한 경우로, 딥페이크 디지털 기술이 국민 생활과 사회 안전에 직접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법원 참여권 보장 추세…혐의와 무관한 별건 수사 제한 법제도 분야에서는 디지털 증거 객관성과 공정성을 중시하는 흐름이 뚜렷해진다는 분석도 내놨다. 최근 법원이 전자정보 압수수색 과정에서 변호인 참여권 보장, 혐의사실과 무관한 별건 수사 제한, 관련 없는 자료의 삭제·폐기 등 절차적 통제를 엄격히 요구하고 있다는 것. 국가보안연구소 관계자는 "이는 디지털포렌식 수행 과정 전반에서 적법성과 신뢰성 확보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백서는 △클라우드 포렌식과 원격지 서버 압수수색 법제화 논의 △AI 시대 형사소송법 개정 및 인공지능 활용 가이드라인 마련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따른 디지털포렌식 중요성 확대 △디지털포렌식 전문가의 사이버안보 분야 핵심 역할 확대 △암호화 해제와 모바일 포렌식 신뢰성 논란 △가상자산 체인 호핑 추적 기술 △디지털포렌식 KOLAS 민간영역 확대 및 해외 수사기관 숙련도시험 참여 △K-디지털포렌식 위크 2025 개최 등을 이슈로 선정했다. 백서는 또 설문조사와 전문가 인터뷰를 싣고, 디지털포렌식 현장 지원과 투자가 여전히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특히 외산 포렌식 도구의 라이선스 비용과 매년 갱신·보급 비용은 기관 규모가 작을수록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담았다. 수사기관 한 관계자는 “신규 도구 도입 시 예산이 10% 이상 증액돼 부서 내에서도 부담스러워한다”고 응답했다. 국내 디지털포렌식 도구 개발 역량 강화와 공공 수사기관이 안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표준 도구 보급 필요성을 드러냈다. 교육·훈련에 대한 수요도 높게 나타났다. 응답자 상당 수는 도구 사용 교육 과정의 비용 부담이 크기 때문에 수사관 대상 교육이 국가 또는 공공기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제공할 필요도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인력 양성·현직자 재교육 연계 필요성 제기도 백서는 또 국가보안기술연구소가 개발·보급 중인 DFT(디지털 포렌식 툴) 등 국가용 디지털포렌식 도구가 예산 절감뿐만 아니라 기관 간 분석 역량 격차 완화와 표준화된 수사 기반 마련에도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도 제시됐다. 백서는 향후 학계, 연구기관, 수사기관 협력아래 표준 교육과정을 발굴하고, 신규 인력 양성과 현직자 재교육을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는 디지털포렌식 분야 전문인력 기반을 강화하고, 현장 수사관 실무 대응 역량도 함께 높일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디지털포렌식 분야는 국가 과학기술 표준분류체계와 ICT 연구개발(R&D) 기술분류체계에서 독립적이고 체계적인 기술 분야로 분류돼 있지 않다. 이로 인해 연구개발 기획, 기술 통계 관리,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책 수립 등 디지털포렌식 산업 및 기술 전반을 한눈에 보고 정책을 만드는데는 어려움이 많았다. 국가보안연구소 측은 이번 백서 발간을 계기로 디지털포렌식이 국가 과학기술 및 ICT R&D 표준분류체계에 반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관련 연구개발 기획과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정책이 보다 체계적으로 추진될 계기로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경찰청, 국가정보원, 검찰청 등 주관기관과 국가보안기술연구소는 '2026 국가디지털포렌식백서' 첫 발간을 기념해 3일 엘타워 데이지홀에서 '2026 상반기 국가 디지털포렌식 연구개발 협의체 회의'를 개최했다. 황수훈 국가보안기술연구소장은 발간사에서 “디지털포렌식은 국가안보와 산업 경쟁력, 디지털 주권을 지탱하는 핵심 분야로,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며, “AI와 양자 기술 등 미래 기술 환경 속에서 디지털포렌식 역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만큼,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기술 혁신과 협력 체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03 14:00박희범 기자

[기고] AI 지출 4000조원 시대, 경쟁력은 거버넌스와 통제

지난 2년 기업 인공지능(AI) 전략은 신기술을 누구보다 빠르게 도입하려는 본능에 가까웠다. 퍼블릭 클라우드 계정을 만들고 오픈AI나 앤트로픽의 API 키를 발급받고 비용이 더 들더라도 속도를 우선했다. 그 결과 놀라운 실험이 가능해졌지만 이같은 접근법은 한계에 봉착하고 있다. 가트너는 올해 전 세계 AI 지출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2조 5957억 달러(약 4035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중 AI 인프라에만 1조 4315억 달러(약 2225조원)가 투입된다. 또 가트너는 지난해 조달 분야 AI가 이미 '환멸의 골짜기'에 진입했다고 진단했다. 지출 규모는 커지는데 기대치는 현실과 충돌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두 가지 신호가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AI 확산 동력이 미래 비전에서 예측 가능한 투자 수익률로 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고정보책임자(CIO)들이 던지는 질문도 달라지고 있다. "어떤 모델을 쓸 것인가"가 아니라 "어떤 업무를 어느 환경에서 얼마의 비용으로 어떤 정책 하에 운영할 것인가"가 핵심 의제가 됐다. 그동안 기업이 얻은 교훈도 있다. AI 모델의 상품화는 복잡성을 줄이지 못한다. 복잡성의 위치만 바꿀 뿐이다. 미스트랄이나 딥시크 같은 개방형 모델은 실험 비용을 낮추지만 오케스트레이션·거버넌스·평가·통합의 부담은 고스란히 사용자 몫이 된다. 기업 리더들은 이제 업무 단위당 경제성, 에이전트당 운영 부담, 추론 비용 대비 거버넌스 구축 비용을 직접 계산해야 한다. 문제는 비용에서 끝나지 않는다. 지정학적 리스크와 각국 AI 규제가 운영 환경을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유럽연합(EU) AI법의 고위험 의무 조항은 오는 8월 전면 시행되며 위반 시 최대 3500만 유로(약 618억원) 또는 전 세계 매출의 7%에 달하는 과징금이 부과된다. 싱가포르는 모델 AI 거버넌스 프레임워크와 IMDA 테스트 도구를 앞세워 지역 표준으로 자리 잡았고 일본은 AI 진흥법을 통해 자율 가이드라인 위에 산업별 규제를 더하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AI 기본법 시행으로 고영향 AI에 대한 투명성 확보, 안전성 검증, 워터마크 부착, AI 영향 평가, 국내 대리인 지정이 의무화됐다. AI 시스템 전반을 포괄하는 선도적 입법이다.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은 AI 경쟁력 확보를 위해 데이터 활용 문턱을 낮추면서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사전 심의·의결을 전제로 삼았다. 결국 각 국가가 서로 다른 규제 환경을 갖고 있는 상황이다. 이 현실 앞에서 단일 클라우드, 단일 국가에 기댄 AI 아키텍처는 구조적 취약점이 된다. 따라서 아태 지역 기업의 96%가 AI 투자 확대를 계획하고 있으며 대다수가 지정학적 규제 대응책으로 하이브리드 인프라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이 클라우데라의 조사 결과다. 승리하는 아키텍처는 가장 저렴한 시스템이 아니다. 데이터를 가까운 곳에서 처리하고 적절한 관할권 아래 운영되며 신뢰할 수 있는 거버넌스를 갖춘 시스템이다. 지속 가능성, 주권, 통제력 등이 새로운 AI 시대 3원칙이다. 이를 준비하는 기업이 다음 10년을 이끌 것이다.

2026.07.02 10:23아바스 리키 컬럼니스트

[AI 리더스] HPE "데이터 주권은 국가 경쟁력…한국형 소버린 AI 시작됐다"

"소버린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규제 준수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데이터와 AI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은 이제 국가 경쟁력과 기업의 전략적 자율성을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룡 한국HPE HPC·AI 사업부문 이사는 16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시대 디지털 주권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최근 생성형 AI 확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맞물리면서 데이터와 AI 인프라를 직접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공공·금융·국방 등 민감 데이터를 다루는 분야를 중심으로 AI 모델을 넘어 데이터와 인프라, 운영 환경 전반에 대한 주권 확보 요구도 커지는 추세다. 김 이사는 과거 디지털 주권이 데이터 저장 위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데이터 처리와 거버넌스, 운영 전반에 대한 통제권 확보 개념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히 데이터를 국내에 보관하는 수준을 넘어 AI 학습과 추론, 운영 과정 전체를 통제할 수 있어야 진정한 소버린 AI가 구현된다는 분석이다. "데이터 통제권이 곧 AI 경쟁력" 그는 소버린 AI를 둘러싼 글로벌 흐름으로 단절형 인프라 수요 확대와 '소버린 바이 디자인' 확산을 꼽았다. 기존에는 클라우드 환경 위에 보안 정책을 덧씌우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면, 이제는 설계 단계부터 데이터 주권과 통제 기능을 내재화한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최근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이 IT 인프라 전략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평가했다. 데이터센터와 통신망, 클라우드 리전까지 국가 안보 자산으로 인식되면서 특정 플랫폼 의존도를 줄이고 서비스 연속성과 기술 독립성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흐름 속에서 HPE는 소버린 바이 디자인 전략을 앞세우고 있다. 데이터와 거버넌스, 운영 통제권을 인프라 설계 단계부터 내재화해 고객이 AI 라이프사이클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유지하도록 지원한다는 목표다. 김 이사는 "소버린은 특정 영역에 국한된 규제 이슈가 아니라 경제적 회복력과 국가 안보, 경쟁 우위와 직결되는 전략적 우선순위가 되고 있다"며 "소버린 바이 디자인 인프라는 시장이 요구하는 보안, 데이터 레지던시, 에어갭 운영 역량을 설계 단계부터 내재화한 것으로 공공·국방 등 민감 워크로드를 다루는 분야를 지원한다"고 말했다. 금융서 국가 슈퍼컴까지…한국형 소버린 AI 등장 한국 시장에서도 이미 소버린 AI 구축 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HPE와 협력한 DB생명이 주목받고 있다. DB생명은 생성형 AI 기반 챗봇과 거대언어모델 운영관리(LLMOps) 플랫폼 구축 과정에서 HPE가 지원하는 에어갭 환경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데이터 주권과 금융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AI 서비스 혁신을 추진 중이다. 김 이사는 이같은 사례가 개별 프로젝트를 넘어 국내 기업들이 통제 가능한 고성능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자체 AI 역량을 구축하는 흐름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권뿐 아니라 제조와 연구 분야에서도 유사한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현장에서 소버린 AI 도입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가 차원의 AI 인프라 투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내 고성능 컴퓨팅(HPC) 경쟁력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올해 구축이 완료될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슈퍼컴퓨터 6호기 '한강' 프로젝트를 한국 과학기술과 AI 연구 역량을 한 단계 끌어올릴 전환점으로 꼽았다. 그는 해당 슈퍼컴 6호기가 재료과학과 기후 예측, 생명과학뿐 아니라 대규모 AI 워크로드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국가 핵심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HPE와 KISTI가 추진 중인 대규모 과학 파운데이션 모델 학습 환경 구축과 양자·HPC 융합 연구 역시 향후 국가 경쟁력 확보에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이사는 "이번 슈퍼컴 6호기 구축으로 한국은 첨단 시뮬레이션과 AI 기반 연구를 융합해 글로벌 수준의 과학 연구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강력한 기술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고 강조했다. "GPU만으론 부족…AI 팩토리 시대 온다" AI 인프라 경쟁 구도에 대해선 통합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김 이사는 AI 성능이 단순히 그래픽처리장치(GPU) 보유량으로 결정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앞으로는 중앙처리장치(CPU)와 스토리지, 네트워크, 데이터 파이프라인, 운영 플랫폼을 포함한 전체 AI 인프라 스택의 균형이 중요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생성형 AI를 넘어 에이전틱 AI 시대로 진입하면서 HPC의 역할도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복잡한 업무를 스스로 분해하고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는 더 큰 연산 자원과 메모리 대역폭, 빠른 상호연결, 실시간 오케스트레이션이 필요하다는 평가다. 이에 HPE는 AI 인프라와 소프트웨어, 데이터 파이프라인, 운영 체계를 통합한 'AI 팩토리' 전략을 추진 중이다. 기업·기관이 AI 실험 단계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운영 환경까지 빠르게 전환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동시에 온프레미스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하이브리드, 소버린 환경을 아우르는 다양한 AI 배포 모델을 제공해 고객이 통제 수준과 비용, 성능에 맞춰 워크로드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김 이사는 공공부문 소버린 AI 도입이 본격화될 경우 국내 IT서비스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단순 인프라 공급을 넘어 소버린 AI 구축과 운영 역량을 갖춘 파트너 기업들이 새로운 성장 기회를 확보하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은 AI와 첨단 연구, 디지털 주권에 대한 명확한 국가 전략을 지닌 중요한 시장"이라며 "우리는 국가 규모 슈퍼컴퓨팅부터 프라이빗 AI, 규제 산업의 AI 전환까지 한국 기업과 기관들이 더 빠른 속도와 통제력, 자신감을 갖고 혁신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전략적 파트너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2026.06.16 10:26한정호 기자

[AI는 지금] "오픈AI만으론 부족했나"…MS, 미스트랄 품고 유럽 AI 에이전트 시장 정조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자사 인공지능(AI) 에이전트 개발 플랫폼에 유럽 대표 AI 기업의 모델을 수용하며 글로벌 엔터프라이즈 시장 공략을 가속화한다. 날로 엄격해지는 글로벌 데이터 규제에 대응해 기업 고객에게 '선택권'을 부여하는 한편, AI 주권(Sovereign AI) 요구가 거센 유럽 시장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석이다. MS는 자사 로우코드 에이전트 구축 플랫폼인 '코파일럿 스튜디오(Copilot Studio)'의 외부 모델 제공업체 라인업에 프랑스 AI 스타트업 미스트랄 AI의 고성능 모델 '미스트랄 미디엄 3.5(Mistral Medium 3.5)'를 추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번 업데이트는 초기 배포(early release) 환경의 전 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우선 적용된다. 이번 양사의 협력은 최근 단순 챗봇을 넘어 스스로 판단하고 업무를 수행하는 '에이전틱 AI(Agentic AI)' 도입을 서두르는 글로벌 기업들의 현실적인 고민을 해결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특히 유럽연합(EU) 내 기업 고객들의 기대감이 높다. 유럽 기업들은 엄격한 'EU AI 법(EU AI Act)'과 데이터 주권 규제 탓에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프라를 활용할 때 데이터 역외 유출에 대한 부담을 안고 있었다. 미스트랄 미디엄 3.5를 활용하면 에이전트 구동의 유연성을 확보하면서도 데이터 처리를 유럽 역내(In-region)로 제한할 수 있어 규제 리스크를 해소할 수 있다. 행정 및 조달(Procurement) 프로세스를 대폭 간소화한 것도 특징이다. 통상 기업이 새로운 AI 모델을 도입하려면 각 공급사와 별도의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결제 및 보안 시스템을 연동해야 하는 비용과 운영 부담이 발생한다. 반면 이번 통합으로 기업 IT 관리자는 마이크로소프트 365(M365) 및 파워플랫폼 관리 센터 내에서 '옵트인(Opt-in)' 스위치를 켜는 것만으로 미스트랄 모델을 즉시 현업에 배포할 수 있다. 에이전트 구현에 특화된 기술적 강점도 주목받는다. 미스트랄 측에 따르면 미디엄 3.5는 장기적인(Long-horizon) 복잡한 과제 수행과 안정적인 API·도구 호출(Function calling), 구조화된 데이터 출력에 최적화됐다. 요청별로 추론 노력(Reasoning effort)을 유연하게 설정할 수 있어 단순 대화형 답변부터 정교한 에이전틱 워크플로우까지 하나의 모델로 모두 대응이 가능하다. 업계에선 MS의 이 같은 행보를 두고 오픈AI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코파일럿 스튜디오를 기업용 AI 에이전트 시장의 범용 플랫폼(OS)으로 포지셔닝하려는 멀티 모델 전략의 일환으로 분석하고 있다. 벤 애플비 MS 코파일럿 스튜디오 그룹 프로덕트 매니저는 "미스트랄 미디엄 3.5 도입을 통해 거버넌스와 수명 주기 관리를 단일 플랫폼으로 통합하는 동시에 에이전트 개발을 위한 모델 선택폭을 넓혔다"며 "기업 고객들은 지역별 규정 준수 요구사항을 충족하면서 단일화된 플랫폼 내에서 안심하고 AI 에이전트를 확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29 17:59장유미 기자

이재명 대통령, 6월8일 취임 1년 기자회견

이재명 대통령이 6월8일 취임 1년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 2년차 비전을 공유한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27일 오후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어 이같이 밝혔다. 취임 30일과 100일, 신년 기자회견에 이은 네 번째 회견으로 내외신 기자 160여명이 참석해 100분간 진행될 예정이다. 이 수석은 "국민주권정부의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국정 2년차 비전과 주요 과제를 소상히 밝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1주년 기념사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키 비주얼은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빛과 모든 국민이 함께 걷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은 이전과 같이 각본 없이 진행되며 민생경제, 정치·외교안보, 사회·문화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대학언론 기자인 대학생 2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지난해 한국언론진흥재단 대학 언론상 수상자로 청년 세대의 고민과 과제를 이 대통령에게 질문할 예정이다.

2026.05.27 14:00박수형 기자

[기고] 영토는 되찾을 수 있어도, 지도 데이터는 되돌릴 수 없다

2026년 2월 27일, 정부는 구글의 1:5000 고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 허가했다. 2007년 첫 요청 이후 18년 만의 결정이었다. 그런데 이상할 만큼 조용하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직접 움직였지만, 한국은 수십 년간 구축한 디지털 국토를 글로벌 플랫폼에 내주는 순간에도 국가 전략 논의 자체가 보이지 않는다. 1:5000 수치지도는 단순한 길 안내용 지도가 아니다. 건물·도로·지형·시설물 위치와 형상이 국가 기준 좌표체계 위에서 정밀하게 연결된, 대한민국 디지털 국토의 기본 원장, 즉 마스터 데이터다. 자율주행과 디지털트윈, 로봇과 물류, 군사 시스템이 모두 이 위에서 움직인다. 지도는 이제 국가의 디지털 영토다. 오늘날 고정밀 지도는 단순한 위치 데이터가 아니다. 거대언어모델(LLM)이 인터넷 문서를 학습하듯, 자율주행 AI와 로봇 AI는 공간을 학습한다. 지도는 AI가 현실 세계를 이해하기 위한 좌표 기반 세계모델에 가깝다. 데이터는 한번 넘어가면 되돌릴 수 없다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서버를 국내에 두면 안전하다'는 단순한 접근이다. 인공지능(AI) 시대에는 데이터 '저장 위치' 보다 '학습·복제·파생 활용 구조'가 더 중요하다. 원본이 국내 서버에 있어도, 이를 기반으로 생성된 임베딩·모델 가중치·관계 데이터셋은 사실상 국경 밖에서 재활용된다. 영토는 잃어도 되찾을 수 있지만, 학습된 데이터는 한번 흡수되면 회수가 불가능하다. 이것이 데이터 비가역성이다. 결국 이번 논쟁의 핵심은 단순한 지도 반출이 아니다. 누가 미래의 공간 AI를 학습시키고, 누가 디지털 세계 모델의 기준 좌표계를 장악할 것인가의 문제다. 안타깝게도 한국 사회가 아직도 공간정보를 '지도 서비스'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다는 점이다. 글로벌 빅테크는 이미 지도·클라우드·AI·로봇·디지털트윈을 하나의 학습 생태계로 통합하고 있다. 라인 사태가 남긴 두 개의 교훈 가까운 일본 사례를 두 가지 시선으로 봐야 한다. 첫째, 일본 정부의 작동 방식이다. 2024년 일본 총무성은 라인야후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계기로 두 차례 행정지도를 내렸다. 핵심 요구는 '네이버와의 자본 관계 재검토'였다. 일본은 라인을 단순 메신저가 아니라 결제·행정·재난 시스템과 연결된 '국민 생활 플랫폼'으로 보고 국가가 직접 개입했다. 이후 라인야후는 네이버 클라우드와의 시스템·인증 연계를 2026년 3월까지 단계적으로 끊기로 했고, 보안관제센터 운영도 일본 기업 주도로 전환됐다. 둘째, 한국의 뼈아픈 현실이다. 30년 가까이 키워온 글로벌 플랫폼이 외국 정부 행정지도 앞에서 기술·인력·데이터 통제권을 잃었다. 일본은 자국 플랫폼에 대해 '외국 영향력 축소'를 요구했고, 한국은 자국 공간정보에 대해 '글로벌 플랫폼 접근 확대'를 허용했다. 차이는 기술력이 아니라 국가의 전략적 태도였다. 같은 사건, 정반대의 교훈. 그런데 지금 우리는 그 거울 앞에서 다시 한번, 이번에는 고정밀 공간정보 데이터를 같은 방식으로 내주고 있다. 절차의 공백, 침묵의 진짜 이유 필자는 이번 결정 과정과 관련해 두 건의 정보공개청구를 진행했다. 공개된 자료 범위 내에서는 국가 핵심 공간정보 국외 반출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마땅히 거쳐야 할 부처 간 정식 협의의 흔적이 충분히 확인되지 않았다. 절차의 공백은 곧 선례의 공백이다. 국가 전략자산의 국외 이전에서 절차의 정당성은 향후 국제 분쟁과 추가 요구에 대응할 국가의 방어 논리 그 자체다. 적정한 협의 기록 없이 결정이 이뤄졌다는 것은, 다른 외국 기업이 같은 요청을 했을 때 우리 정부가 거부할 법적·논리적 근거를 스스로 약화했다는 뜻이다. 오늘 구글에 허가한 기준은 내일 다른 누군가에게도 적용된다. 이것이 선례 위험이다. 허가 이후, 우리는 무엇을 준비했는가 다음 다섯 가지 질문에 정부 차원의 공식 가이드라인이 존재하는가. 첫째, 고정밀 지도 데이터의 AI 학습 제한 기준은 마련되어 있는가. 둘째, 길찾기용 데이터라는 명목으로 반출된 정보가 위성영상·통신·결제 데이터와 결합될 때 어떤 통제가 작동하는가. 셋째, 보도된 구글-LG U+ 데이터센터 협력에서 한국 정부의 실효적 통제권은 어떻게 보장되는가. 넷째, 국내 공간정보 기업이 글로벌 플랫폼의 단순 데이터 공급원으로 전락하지 않도록 하는 데이터 배리어 전략은 존재하는가. 다섯째, 우리는 그들의 데이터에 동등하게 접근할 상호호혜 원칙을 확보했는가. 이 다섯 가지 가운데 단 하나라도 명확한 답을 국민이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가야 할 세 갈래 길 비판만으로는 부족하다. 30년 넘게 이 분야를 지켜본 사람으로서 세 가지 방향을 제안한다. 첫째, 국가 공간정보 데이터 컨트롤타워 정립이다. 국토교통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국방부·국가정보원이 사후적으로 참여하는 협의체가 아니라, 데이터 주권 사안을 사전·상시적으로 다루는 상설 거버넌스가 필요하다. 라인 사태에서 일본 총무성이 보여준 단일 창구 방식은 적어도 거버넌스 차원에서는 참고할 만하다. 둘째, 국내 산업 보호와 글로벌 진출의 듀얼 전략이다. 한국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의 1:5000 디지털 국토를 보유하고 있다. 27년간 축적된 정밀 공간정보, 자동 갱신되는 도로망 데이터, 지방자치단체 행정 공간정보 인프라는 그 자체로 글로벌 경쟁력이다. 국내 시장을 닫는 것이 아니라, 우리 기술을 일본·동남아·아프리카 등으로 능동적으로 수출하는 공세 전략이 동반돼야 한다. 셋째, 오픈소스 기반 디지털 ODA와 기술 동맹이다. 특정 글로벌 기업에 모든 인프라를 의존하지 않는 길은 오픈소스 기반 공간정보 생태계를 함께 키우는 것이다. 한국이 축적한 GIS 기술을 LGPL 등 오픈 라이선스로 우방국과 공유하며 디지털 ODA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진정한 기술 주권이다. 미국도 국가안보와 연결된 기술에는 수출통제를 적용하고, 유럽은 GDPR과 데이터법으로 디지털 국경을 만들며, 일본은 라인 사태에서 플랫폼 통제권에 적극 개입했다. 대한민국만 유독 공간정보를 '서비스 편의'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다시 묻는다 라인 사태와 구글 지도 반출은 본질이 같다. 하나는 국민 생활 플랫폼의 데이터 주권, 다른 하나는 디지털 국토 주권의 문제다. 우리는 한 번은 빼앗긴 자리에, 한 번은 내준 자리에 서 있다. 필요한 것은 반미나 반글로벌주의가 아니다. 개방과 협력은 필요하다. 그러나 기준 없는 개방은 주권이 아니라 종속이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단순한 개방 논리가 아니라, 무엇을 지키고 무엇을 열 것인가에 대한 국가 전략이다. '지도를 가진 자가 지도자가 되는 시대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단순한 데이터가 아니라, 미래 대한민국의 디지털 주권과 산업 좌표다. 대한민국은 스스로의 디지털 영토를 지킬 준비가 돼 있는가. 조건부 허가 이후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2026.05.20 18:11김인현 컬럼니스트

"풀스택으로 디지털주권 확보"...SKT, 국가대표 '소버린AI' 통신사 꼽혀

SK텔레콤이 GPU 클러스터, 가상화 플랫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아우루는 '풀스택' 전략으로 한국형 AI 생태계 구축을 주도하는 가운데, 국가대표 디지털 주권을 아우르는 회사로 꼽혔다. 영국 텔레콤TV는 최근 '디지털 주권, 통신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Digital Sovereignty, What it Means for Telcos)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서는 SK텔레콤이 유일하게 소버린AI를 구축하는 아시아 지역의 통신사로 꼽혔다. 세계 주요 통신사가 단순 데이터 저장을 넘어선 자국 데이터와 인프라, 기술을 독립적으로 통제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이 디지털 주권의 필수 요건을 내세우는 가운데 보고서에서 지목된 글로벌 9개 통신사 가운데 아시아 지역의 통신사는 SK텔레콤이 유일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캐나다 벨 캐나다, 영국 BT, 독일 도이치 텔레콤, 스위스 스위스콤, 노르웨이 텔레노르, 북유럽 텔리아, 북미 텔러스, 영국 보다폰 등 전 세계 주요 통신사가 '소버린 AI'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삼은 가운데 '데이터 저장 위치만으로는 디지털 주권(소버린)이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된 의견을 보였다. 크리스티네 크낙푸스 니콜리치 도이치텔레콤 최고주권책임자(CSO)는 소버린을 데이터, 운영, 기술 3단계로 정의했다. 미국 클라우드법의 역외 적용 가능성을 감안할 때, 유럽 내 인프라라도 미국 관할권 사업자가 운영하면 완전한 소버린으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헤샴 파미 텔러스 최고정보책임자(CIO)는 '소버린 바이 디자인' 개념을 들어 하드웨어부터 운영 인력까지 자국 통제 속에 두는 게 완전한 소버린이라고 설명했다. SK텔레콤도 김태윤 파운데이션 모델 담당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AI 모델, 한국 인프라, 국가 법체계 하 데이터 통제를 소버린 서비스의 핵심 요건으로 제시했다. 김 담당은 "SK텔레콤의 '디지털 주권' 개념은 '소버린 AI'라는 더 큰 전략과 근본적으로 연결돼 있다"며 "주권적 AI란 한 국가가 자체 인프라, 데이터, 모델, 인재를 활용해 AI를 독립적으로 개발, 배포,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통신사는 전국 네트워크, 데이터 센터, 엣지 플랫폼과 보안 연결을 포함한 신뢰할 수 있는 국가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데 오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런 경험은 현지 제어, 복원력, 보안, 규정 준수가 필요한 주권 디지털 서비스를 구현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보고서가 주목한 부분은 SK텔레콤의 풀스택 전략이다. 자체 GPU 클러스터 '해인'과 AI 데이터센터 가상화 플랫폼 '페타서스 AI 클라우드',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AX K1'을 수직 통합해 GPUaaS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자국 내에서 완결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김 담당은 "글로벌 하이퍼스케일러와의 협력은 인프라 확장에 활용할 수 있지만, 컴퓨트 관리, 데이터 핸들링, 서비스 운영이라는 핵심 통제 계층은 반드시 한국에 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2단계 진출 사업자로 선정됐다. AX K1은 오픈소스 플랫폼을 통해 공개됐고,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AX, SK브로드밴드 등 그룹사와 최종현학술원, 한국고등교육재단 등 연구 기관이 검증, 적용에 참여하고 있다. 김 담당은 "소버린 AI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전략적 과제이며, 모든 시민과 기업이 이익을 공유할 수 있는 디지털 생태계의 토대"라고 말했다.

2026.05.15 09:30홍지후 기자

레드햇 APJ 부사장 "韓 시장, 아태 지역서 '기술 주권' 수준 높아"

[애틀랜타(미국)=김미정 기자]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기술 주권 지향적입니다. 정부가 데이터 통제와 국산 기술 생태계를 중시하기 때문입니다. 이런 정책 기조는 아태 지역 디지털 주권 대표 사례로 부각되고 있습니다." 다니엘 오 레드햇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지역 부사장 겸 총괄매니저는 11일(현지시간)부터 14일까지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레드햇 서밋 2026'에서 지디넷코리아를 만나 한국 기술 주권 수준에 대해 이같이 평했다. 오 부사장은 한국이 아태 국가 중 기술 주권을 가장 강하게 중시해 온 시장이라고 봤다. 정밀 지도 등 위치정보의 국외 반출을 엄격히 관리해 왔고, 공공 부문 클라우드도 국내 사업자 중심으로 운영해 왔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구글 고정밀 지도 반출이 올해 2월 조건부 허가됐고, 공공 클라우드 보안 인증(CSAP) 체계도 내년 시행을 목표로 국정원 단일 검증으로 개편되는 등 빗장이 풀리는 추세다. 이에 그는 "한국은 여전히 데이터를 강하게 통제하는 국가"라며 "일부 위치 데이터가 국외로 반출되는 것을 완전히 허용하지는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변화가 있지만 아태 지역서 데이터 국외 반출을 강하게 통제하는 국가는 여전히 한국"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식 폐쇄형 주권 모델보다는 개방성을 유지한 채 의존 위험을 줄이는 한국식 전략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하이브리드 전략 필수...아태지역 파트너 확장" 오 부사장은 아태 지역과 유럽연합(EU)은 디지털 주권을 다른 방향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봤다. EU는 공동 규제 체계 중심으로 기술 주권을 논의하고 있는 반면, 아시아는 국가별 경제 구조와 산업 여건이 달라 하나의 기준으로 묶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실제 싱가포르와 호주 등은 완전한 기술 자립보다 특정 해외 하이퍼스케일러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줄이는 위험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인도는 자국 언어 수요를 반영한 거대언어모델(LLM) 구축에 집중하고 있다. 그는 "일부 아세안 국가는 해외 직접투자와 역내 데이터 협력이 중요한 만큼 폐쇄형 주권 모델을 취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오 부사장은 아태 지역 기업들은 공공 클라우드와 프라이빗 클라우드, 온프레미스를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각국 정부 역할도 핵심 변수로 봤다. 소버린 AI와 클라우드 방향을 정하는 주체는 각국 정부라는 설명이다. 정책에 따라 금융, 국방, 제조업 등 산업별 요구에 따라 규제가 달라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동석한 프렘 파반 아태 지역 생태계 부문 부사장은 아태 지역 기술 주권 전략이 파트너 생태계 확대와도 맞물려 있다고 봤다. 그는 오픈 하이브리드 클라우드와 가상화, AI·소버린 영역에서 파트너 협력을 확대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파반 부사장은 "기존 유통망과 전략 파트너뿐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자, 하드웨어 벤더, 글로벌 시스템통합(SI) 업체와 협력을 넓힐 것"이라며 "고객이 향후 시장 공동 진출 파트너로 전환될 수 있도록 유연한 파트너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5.13 18:27김미정 기자

[기고] 구글·애플에 지도줘도, 데이터 학습 주권은 확보해야

정부는 지난 2월 구글 1대 5,000 정밀 지도 국외 반출을 조건부로 허용했다. 2007년과 2016년 두 차례 반려됐던 사안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더 큰 문제가 있다. '지도 반출'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지도 문호 개방 이후 그 뒷단에서 벌어지는 구조적 변화다. 문제의 본질은 지도 파일이 아니다. 지도 위에서 생성되고 축적되는 데이터 흐름이 더 중요하다. "지도 반출은 시작일 뿐…뒷단이 더 무서워" 구글과 애플이 한국 지도시장에 진입하는 순간, 변화는 단순한 길찾기 서비스 개선에 그치지 않는다. 지도는 플랫폼 입구일 뿐이다. 그 위에 얹히는 것이 훨씬 더 강력하다. 사용자 이동 동선, 체류 시간, 방문 장소, 결제 흐름, 검색 패턴, 심지어 실내에서의 이동 동선, 이러한 데이터는 단순한 로그가 아니다. AI가 학습하는 '현실 세계의 구조화된 행동 데이터'다. 반드시 들여다봐야 하는 부분은 이 데이터가 쌓이는 위치다.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플랫폼 서버와 모델 안에 이 데이터가 고스란히 들어간다. 실제 경쟁은 서비스가 아니라 '학습 속도'다. 그럼에도 많은 논의는 “국내 기업이 경쟁에서 밀릴 것인가”라는 표면적 논의에 머물러 있다. 진짜는 "누가, 얼마나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학습하는가"이다. "지도가 현실 세계 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 구글과 애플은 이미 운영체제(OS), 앱스토어, 계정 시스템, 광고, 결제까지 통합된 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고정밀 지도와 위치 데이터가 결합되면, 이들은 단순한 지도 서비스 개념을 넘어 현실 세계를 학습하는 AI 플랫폼으로 진화한다. 무서운 얘기다. 반면 국내 기업은 어떠한가. 데이터는 서로 나뉘어 분절돼 있다. 결합은 어렵고, 규제는 강하다. 데이터 품질은 둘째 문제다. 데이터가 있어도 '학습 가능한 구조'로 전환되기 어렵다. 경쟁은 현재의 서비스 품질만이 아니라 데이터에서 학습으로, 그리고 미래 서비스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의 유무에서 갈린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가장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 체계를 갖고 있다. 국내 기업은 데이터 결합 하나에도 엄격한 제약을 받는다. 반면 글로벌 플랫폼은 국경을 넘는 구조 속에서 상대적으로 유연하게 데이터를 통합한다. 법적으로 완전히 자유로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실질적인 집행력과 통제 가능성의 차이는 명확하다. 규제의 역설: 국내 기업은 보호받는 대신 데이터 학습못해 결과는 역설적이다. 국내 기업은 보호받는 대신 학습하지 못하고, 글로벌 기업은 규제 틀 밖에서 더 빠르게 학습한다. 이 격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간격이 더 커진다. 우리는 여전히 위치서비스를 하나의 앱, 하나의 산업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과거에는 그게 통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아니다. 위치 데이터는 앞으로 ▲자율주행 ▲로봇·공간 AI ▲물류 최적화 ▲도시 운영 ▲재난 대응 ▲개인화된 AI 서비스 등을 결정한다. 위치는 단순 기능이 아니라 AI 시대 현실 세계 인터페이스라는 의미다. 도로와 통신망을 외국에 맡기지 않듯, 위치 데이터 인프라도 같은 수준의 전략적 자산이다. "전략적 자산인 위치 데이터, 한 번 잃으면 되돌릴 수 없어" 플랫폼은 한 번 지배 구조가 형성되면 바뀌지 않는다. 사용자는 더 편리한 서비스로 이동하고, 데이터는 더 많은 사용자가 있는 곳으로 모인다. AI는 더 많은 데이터가 있는 곳에서 더 빠르게 진화한다. 이 구조가 고착되면, 국내 기업이 뒤늦게 따라잡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지도 반출은 시작일 뿐이다. 진짜 문제는 그 위에서 벌어질 데이터 집중의 가속이다. 선택은 명확하다. 이를 막을 것인가, 만들 것인가다. 이미 시장 개방은 시작됐다. 지금부터는 대응 속도가 중요하다. 국내에는 이미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이 존재한다. 와이파이(WiFi) 신호 기반 라디오맵, 센서 융합 기반 위치 인식, 실내외 통합 위치 기술 등은 글로벌 수준을 넘어선다. 다시 말해 기술이 문제가 아니라 구조가 문제라는 말이다. 데이터는 기업별·기관별로 로 흩어져 있고, 플랫폼도 제각각이다. 개별 기업 간 경쟁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통합 인프라 설계가 필요한 이유다. 지도는 복제할 수 있다. 하지만 데이터 축적과 학습 구조는 복제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아니 잃을지도 모르는 것은 지도 한 장이 아니라, 미래 AI 경쟁의 핵심인 데이터 학습 주권이다.

2026.04.26 12:00한동수 컬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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