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현대차 노조 수 넘는 건 시간문제"
파업 15일째 접어든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가 22일 오전 10시 경기 용인시 삼성 세미콘 스포렉스에서 모여 총파업 궐기대회를 열었다. 이날 이현국 전삼노 부위원장은 "우리 조합원 수가 조금만 늘면 파업하지 않더라도 사측과 협상이 가능할 것"이라며 "국내 최대 노조인 현대자동차 조합원 수가 4만 7천여 명으로, 현대자동차 노조를 뛰어넘는 건 시간문제"라고 말했다. 전삼노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조합원 수는 3만 4천763명으로 삼성전자 전체 직원(약 12만 5천명)의 27.8%를 차지한다. 이는 전체 직원의 4분의 1을 넘어섰선 것이다. 상당수의 조합원은 24시간 생산라인이 가동되는 반도체 사업을 맡는 DS부문 소속이다. 이날 집회에는 기흥, 평택, 천안, 온양, 구미, 광주 등 전국사업장 조합원 1천200여명이 참여했다. 참석자들은 '총파업'이라고 적힌 빨간 두건과 검은 티셔츠로 복장을 맞추고, 일부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총파업 승리를 결의했다. 참석자들은 집회 이후 기흥사업장 약 3㎞ 구간을 행진하며 "동료야 함께하자", "'우리가 지켜줄게", "끝까지 같이 가자" 등을 외쳤다. 이현국 부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은 서초(삼성전자) 휴가 제도 반려로 인해 촉발됐다"며 "총파업으로 이어지면 글로벌 경쟁에서 이미지 타격을 입어 사측이 생각보다 빨리 백기를 들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며 "(기업) 이미지보다 노동자에게 추가로 주는 휴가가 더 아까웠나 보다"고 주장했다. 손우목 위원장은 "이번 총파업으로 한 번에 바뀌지는 않겠지만 하나하나 바꿔 나가보자"라며 "조급해하지 말고 긴 호흡으로 우리들의 삼성전자를 만들어 나가자"고 독려했다. 이날 집회는 사측과 교섭을 하루 앞두고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 보여진다. 전사노 집행부와 삼성전자 사측은 23일 오전 9시 기흥 나노파크 교섭장에서 교섭을 재개할 예정이다. 사측은 지난달 말 중앙노동위원회 3차 사후 조정회의에서 결정된 '평균 임금인상률 5.1%'(기본 인상률 3.0%+성과 인상률 2.1%)를 변경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전삼노는 조합원에게만 3.5% 기본 인상률을 적용해 평균 임금인상률 5.6%를 주장하고 있다. 그 밖에 노조는 ▲전 조합원 노동조합창립휴가 1일 보장 ▲경제적 부가가치(EVA) 기준으로 지급하는 초과이익성과급(OPI) 기준 개선 ▲파업으로 인해 발생하는 임금 손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사측과 교섭을 벌여 온 결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지난 5월 29일 사상 처음으로 무기한 파업을 선언하고, 이달 8일부터 파업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파업은 삼성전자 창사 이래 55년 만에 첫 총파업이다. 노조 측은 "생산 차질이 파업의 목적이다"라며 "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상쇄하는 안건이 나오기 전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측은 "노조와의 지속적 대화를 통해 상생의 노사관계가 정립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