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반죽·칼질도 뚝딱...데니스 홍, '요리사 로봇' 깜짝 공개
지난 26일 오후 3시 서울 코엑스A홀. 사람 형체와 비슷한 로봇이 분주하게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을 요리하고 있다. 20분가량 뚝딱뚝딱 조리를 마친 로봇은 완성된 음식을 접시에 올려뒀다. 인간이 만든 음식과 똑같다. 향긋한 냄새가 현장에 퍼져 관람객들을 매료시켰다. 수백 명 시선을 한데 모은 주인공은 바로 조리로봇 요리(YORI)다. YORI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주는 로봇 기술 시작(Yummy Operations Robotics Initiative)을 뜻한다. '로봇계 레오나르도 다빈치'로 불리는 데니스 홍 미국 UCLA 교수가 소장으로 있는 로멜라 연구소와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이 손잡고 2019년부터 요리(YORI)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데니스 홍 교수는 25~27일 열린 '대한민국 디지털 미래혁신대전 2023'에서 전 세계 최초로 요리 프로토타입(실험모델)을 공개한 뒤 직접 시연했다. 일관된 메뉴만 만들 수 있었던 기존 조리로봇과 달리, 요리는 듀얼-암(Dua-Arm) 기술을 토대로 조리 기본 동작이자 정교함이 필요한 칼질, 반죽하기 등 동작들을 구현할 수 있다. 현재 모든 로봇에는 위치 제어를 제어하는 액츄에이터(로봇을 움직이는 구동장치)가 적용된다. 정밀한 작업에 용이하지만 비정형적인 업무들, 가령 양상추를 씻거나 고기를 자르는 일 등을 처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요리는 로멜라 연구소에서 자체 개발한 기술이 더해져, 힘 조절이 가능한 '인공 근육'을 모터로 탑재했다. “그간 비밀리에 추진해 온 프로젝트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고자 이 자리에 왔다. 요리(YORI)는 다양한 화학적 센서를 통해 조리 진행도를 분석하고 냉장고에서 식재료를 꺼낼 때 미리 신선도를 파악해 음식에 사용한다. 요리 본질은 맛있고 건강해야 한다.” [다음은 데니스홍 교수 일문일답] Q. 요리(YORI)를 통해 변화할 미래 주방은. "과거에는 옷감을 떼다 직접 옷을 만들었다. 지금처럼 온오프라인에서 바로 옷을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주방에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개인 취향에 맞는 음식을 수십 대 로봇이 구비된 공장에서 자동으로 조리하고 배달하는 세상이 올 거다." Q. 공장 대비 소규모 식당 내 요리(YORI) 도입이 가능할지. "가능할 수 있겠다. 다만 기술이 존재한다고 해서 상용화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경제성이 있는지, 혹은 가게에 적합한 크기로 제작할 수 있는지 등 여부를 고려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한다면 충분히 가게에서도 (조리로봇 요리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우아한형제들과 협업. "우아한형제들과 우리(UCLA 로멜라 연구소)는 각각 식음료, 로봇 전문가다. 그렇다고 한 영역에서만 전문성을 갖고 있는 건 아니다. 우아한형제들도 로봇에 일가견이 있고, 우리도 식음료를 잘 안다.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 있게 공통분모를 가졌다. 기술 고도화와 우아한형제들 데이터를 버무려 시너지를 낼 것이다." Q. 로봇 조리 시 위생 문제는. "아무리 로봇이 정교해도 불가피한 상황으로 인해 위생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지금은 수작업으로 위생을 관리하지만, 조리로봇 손에서 압축 공기와 물이 나오는 장치 등도 개발해 문제점을 보완할 예정이다." Q. 육류의 경우 굽기 정도를 어떻게 판단하는지. "화학적인 센서를 통해서다. 식재료 종류와 온도에 따라 나오는 화학 성분이 다른데, 요리는 정확히 (고기가) 얼마나 익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Q. 부품은 어떻게 만드는지. "기어, 모토 등 우리가 모든 걸 직접 만든다. Q.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레시피 추가가 가능할지. "아니다. 요리는 똑똑하지만, 창의적인 음식을 만들어 낼 순 없다. 그러나 사람이 조리법을 분석해 파라미터가 정해지면 완벽한 음식을 반복해서 만들어낼 수 있다. Q. 상용화 시점. "2~3년이면 적어도 기술적으로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공장에서 요리(YORI)가 쓰이거나 보편화하는 등 여부는 굉장히 다른 얘기다. 새로운 음식이 나오면 또 다른 해결 과제에 당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