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결의 인디픽] "키키캐키캡, 이름 어렵죠? 일단 한 번 해보시죠"
인디게임이 글로벌 게임산업 신성장동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독창성과 참신함을 매력으로 게임 이용자를 사로잡은 작품도 속속 늘고 있습니다. 국내 게임업계에도 인디게임 산업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지디넷코리아는 한국 인디게임의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하는 사람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인디게임은 기존 게임에 비해 참신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현장을 다녀보면 시선을 끄는 강렬한 게임 이름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지난 5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플레이엑스포에서 기자는 강렬한 이름의 개발사가 만든 강렬한 게임명을 보고 홀린 것처럼 해당 부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발음도 어려운 이게 게임개발임(이게게개임)의 '키보드 키캐릭터 키캡(키키캐키캡)'은 이름만큼이나 독창적인 콘셉트를 가지고 있는 게임이다. 플레이엑스포 현장에서 기자는 이게게개임 부스에서 30여 분 동안 홀린 듯이 키키캐키캡을 플레이했다. 지디넷코리아는 지난 3일 강남 인근 카페에서 홍준호 팀장과 김진호 사운드 매니저를 만나 게임 개발과 독특한 작명을 하게 된 이유 등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올해 막 대학교 신입생이 된 두 사람은 눈을 반짝이며 시종일관 열정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게게개임은 4인으로 이루어진 인디 개발팀이다. 홍 팀장은 지난해 초 고3 수험생 시절 고등학교 동창 2명과 친구 동생(고2)과 함께 의기투합했다. 홍 팀장은 "처음 팀을 꾸리면서는 단순히 게임을 만들어보고 싶었다. 그런데 개발을 하다보니, 게임 관련 대학을 진학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때 팀원들에게 '본격적으로 게임을 제대로 만들어보자'라고 얘기했다"고 말했다. 가장 먼저 팀명과 게임 이름에 대해 물었다. 홍 팀장은 "사실 현장에서 만나면 가장 먼저 듣게되는 질문"라며며 "처음에 팀 이름을 지을 때 어감 좋은 단어를 사용하고 싶었는데, 여러 가지 후보가 있었다. 우선 이게게개임은 우리가 지향하는 바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고, 추후 게임 이름도 팀명과 콘셉트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이름과 관련된 여러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용자 분들 가운데 '팀명과 게임명 모두 외우기 너무 힘들다'는 피드백을 주신 분들이 많았다. 저희가 이번에 플레이엑스포 인기상을 받았는데 홈페이지 수상자 리스트에 저희 팀명이 잘못 기재됐다"며 웃었다. 키키캐키캡은 로그라이크 슈팅 장르를 표방한 게임으로, 모든 키보드 키를 사용하는 독창적인 조작 체계를 가지고 있다. 다양한 특성을 가진 키캡 캐릭터 하나를 선택해 십자 키로 움직이며, 화면에 있는 자판 키를 누르면 키캡이 해당 방향으로 공격한다. 설명만 들어보면 쉬울 것 같지만, 실제로 해보면 게임이 상당히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실제로 기자는 다양한 캐릭터를 사용해 여러 차례 도전했지만, 결국 게임 오버 이외에 다른 장면을 볼 수 없었다. 홍 팀장은 "플레이엑스포에서 많은 이용자 분들이 난이도에 대한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기존 게임과 조작체계가 다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며 "오는 8월 열리는 부산인디커넥트 페스티벌에도 참가하게 됐는데, 이때는 조금 더 쉬운 버전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 특히 튜토리얼에서 지금 보다 많은 정보를 전달하려고 개선 중"이라고 전했다. 다만 컴퓨터 부품을 도트로 묘사한 재기발랄한 그래픽과 빠른 속도감과 긴장감을 조성하는 OST는 다수의 이용자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다고 한다. 홍 팀장은 "SD카드, USB포트, RGB 케이블, 랜선 등 컴퓨터 관련 부품을 직관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심플한 색채를 강조했다. 특히 저희는 도트 그래픽을 사용했는데, 픽셀 수가 많지 않아서 더 세세하게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전했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홍 팀장은 "사실 게임 내 음향 부분은 모두 진호가 담당했다. 진호가 없었으면, 긴박감 넘치는 사운드를 만들 수 없었을 것"이라며 김 매니저에게 공을 돌렸다. 김 매니저는 "저는 원래 음악 쪽 전공을 하고 있었는데, 준호가 팀을 꾸릴 때 '게임 음악을 네가 담당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며 "사실 이전까지는 일반적인 곡을 작곡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게임 사운드 작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게임 내에 나오는 음향은 제가 모두 작곡했는데, 처음 하는 일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며 "저희 게임이 아무래도 슈팅 요소가 주된 요소여서 리듬에 맞게 빠른 비트의 분위기에 맞춰 작곡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덧붙였다. 설명에 따르면 현재 키키캐키캡은 절반 정도 개발이 완료된 상황이다. 홍 팀장은 "현재 시스템은 거의 완성이 됐다고 볼 수 있고, 추후 몬스터 및 보스 콘텐츠를 추가하는 작업이 남아있다"며 "늦어도 내년 2월에는 정식 출시를 목표로 삼고 있다. 우선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인디에서 가장 먼저 선보일 예정이고, 추후 스팀에 출시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아트를 담당하는 친구를 제외하면 저희 셋 모두가 내년에 군대에 가야해서 최대한 빨리 게임 개발을 마무리해야 한다"며 "더 많이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싶은데, 입대 문제로 인해 조급한 부문이 있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두 사람은 부족한 부분이 있음에도 게임을 재밌게 즐기고 피드백을 남겨준 이용자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홍 팀장은 "아무래도 저희 게임이 워낙 어려운 부분이 있어서 호불호가 조금 갈리는 것 같다. 그래도 게임을 재밌게 플레이한 이용자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감사하다"며 "어떠한 방식으로 게임을 하시더라도 재미를 느끼셨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 또한 쓴소리나 비판 역시 애정이 있어야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해서 감사히 듣겠다"고 얘기했다. 김 매니저는 "게임이 어렵다 보니 초반에 포기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다음 버전에서는 조금 더 오랫동안 플레이를 해주셨으면 좋겠다"며 "음향 파트를 담당하는 만큼, 게임 몰입도를 높일 수 있도록 수준 사운드를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