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관계·감사 공정성 논란 이진숙...끝내 과방위 국감서 제척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과거 방송통신위원장 재직 당시 처리한 업무를 직접 감사하는 데에 따른 이해관계 충돌과 공정성 논란 끝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제척됐다. 본인이 관여한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피감기관에 질의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국회 과방위는 12일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와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를 대상으로 열린 국정감사에서 이 의원에 대한 제척안을 의결했다. 무기명 투표 결과 찬성 12표로 가결됐으며, 국민의힘 의원들은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제척 의결에 따라 이진숙 의원은 방송통신위원장 시절 관여한 업무에 대한 감사에서 배제된다. 이날 방미통위 국감을 비롯해 16일 한국방송공사, 한국교육방송공사, 방송문화진흥회 등 방송 관련 기관 감사와 22일 방미통위 종합감사에서도 해당 사안에 대한 질의가 제한된다. 이진숙 의원 '2인 방통위' 적법성 질의가 발단 이진숙 의원이 보궐선거로 의회에 참여한 뒤 과방위원을 맡게 되면서 사보임 여부를 따져야 한다는 공방이 오갔다. 5.18 관련 발언으로도 과방위를 넘어 국회서 큰 잡음이 일었다. 감사 제척까지 이르게 된 논란은 이날 오전 이진숙 의원이 김종철 방미통위원장에게 과거 2인 체제 방통위 의사결정과 관련한 법률 의견을 묻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이진숙 의원은 김 위원장이 지난 7월15일 YTN 관련 안건을 회피한 이유를 물으며 “이진숙, 김태규 두 명이 결정한 것은 위법 요소가 있다, 이렇게 의견을 제출하셨냐”고 질문했다. 김 위원장이 취임 전 YTN 노동조합에 제출한 법률 의견을 확인하는 질의였지만, 송기헌 과방위원장은 과거 본인이 관여한 의사결정의 적법성과 연결될 수 있다며 질의를 중단시켰다. 이진숙 의원은 YTN 민영화 관련 처분은 자신이 방통위원장에 취임하기 전에 이뤄졌다며 재직 당시 결정된 사안이 아니라며 발언을 정정했다. 이에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오전 질의가 이진숙 의원의 방통위원장 재직 당시 2인 체제의 적법성을 따지는 성격이었다며 이해충돌 문제를 제기했다. 관련 의사결정의 적법성을 둘러싼 법적 다툼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피감기관의 답변이 이 의원 본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다. 송 위원장도 오전 회의록을 검토한 뒤 이진숙 의원에게 관련 사안에 대한 자진 회피를 요청했으나, 이진숙 의원은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과거 방통위 근무 경력 등을 거론하며 거부했다. 이에 과방위는 이진숙 의원의 감사 제척안을 의사일정에 추가하고 회의장에 무기명 기표소를 설치해 표결을 진행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투표에 참여한 12명 전원이 찬성했다. 이 의원은 의결 직후 의사진행발언에서 이재명 대통령 부모 묘소 방문과 관련한 자신의 문제 제기를 거론하며 반발했다. 이 의원은 “상대당 국정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이재명 대통령 부모 불법적 묘지 조성에 대해 지적했다고 해서 회피, 제척시키는 것은 아니다”며 “불법적인 행태에 대해서 지적하는 것은 유권자들로부터 받은 의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정감사를 정쟁의 도구로 대하지 말라”면서 “민주당 다수 횡포, 폭정에 대해 강력하게 비판한다”고 덧붙였다. 범여권 “과거 결정 당사자가 직접 감사, 공정성 훼손” 제척 의결 이후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무소속 의원들은 감사장 밖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국정감사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감사자와 감사 대상이 중첩되며 이진숙 의원은 자꾸 정치적 쟁점으로 몰아가는데, 이는 국회법에 따라 공정성과 이해충돌 방지에 대한 사안”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지난 9월 이진숙 의원 본인 관련 안건 발언 표결 회피 권고했던 것처럼 이번 상임위 시작되면서 송기헌 과방위원장도 이에 대한 설명과 자진 회피에 대한 의견을 물어봤음에도 이진숙 의원은 회피 신청을 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고, 무기명 투표로 제척 의결했다”고 덧붙였다. 황정아 민주당 의원은 “공정한 국정감사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결정”이라며 “이진숙 의원은 방통위원장으로서 관련 결정에 관여했고, 이제 감사위원으로 그 결정의 경위와 적법성을 따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과거 결정의 당사자가 직접 결정을 감사하면 공정성을 해칠 우려가 크다”면서 “당시 의사결정에 관여한 공직자들도 자유롭게 답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진숙 의원이 근거로 내세운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 답변이 이번 제척 문제를 판단한 결과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담당관실에 확인한 결과 해당 답변은 최근 3년간 재직한 법인, 단체와 업무고문과 자문관계, 주식, 부동산 등 사적 이해관계 등록 자료를 검토한 내용”이라며 “방통위원장 재임 중 관여한 결정이나 그 결정과 현재 국정감사의 관련성까지 판단한 답변은 아니다”고 꼬집었다. 최혁진 무소속 의원은 “국정감사, 조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이번 제척안 의결은 이진숙 의원 과방위 활동 전체가 아니라 본인이 관여한 사안의 감사에 한정된다”며 “제척 의결은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국정감사를 위한 결단”이라고 말했다. 과방위는 이진숙 의원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이면서 오전 10시에 시작한 감사는 오후 5시30분을 넘어서까지 주질의도 마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