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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3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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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U 제재심 멈췄다…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 갱신' 해 넘기나

금융정보분석원(FIU)이 최근 제재심의위원회 위원들에게 제재심 연기를 통지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과 고팍스의 가상자산사업자(VASP) 갱신을 비롯한 각종 제재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FIU는 최근 제재심 위원들에게 제재심을 연기한다고 전화, 이메일 등 유선으로 공지했다. 구체적인 연기 일정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일부 위원들 사이에서는 내년부터 제재심이 재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5대 원화 가상자산 거래소 가운데 현재까지 VASP 갱신을 받지 못한 빗썸과 고팍스 운영사 스트리미의 제재심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빗썸의 경우 VASP 갱신을 위한 현장검사 결과뿐만 아니라 지난 2월 발생한 비트코인 오지급 사건 현장검사 결과와 조치, 지난해 10월 현장조사에 착수한 오더북 공유 관련 제재 등이 남아 있다. 제재심 지연 배경으로는 FIU 업무 과중이 꼽힌다. FIU는 지난달 20일 시행된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 개정안에 맞춰 강화된 요건으로 VASP 신고를 접수하고 있다. 기존 사업자뿐만 아니라 신규 진입을 희망하는 사업자까지 대상이 확대된데다, 검토 항목도 까다로워져 검토할 사안이 늘었다. 여기에 최근 인사이동으로 담당자가 바뀌면서 업무 적응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더해진다. 결국 제재심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은 가상자산 업계의 몫이 됐다. 익명을 요청한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제재를 받더라도 결과가 빠르게 나오는 것이 다음 스텝을 준비하는 길”이라며 “새로운 VASP 갱신 요건에 대한 대응도 해야 할텐데 계속해서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미 VASP 갱신을 받은 거래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 만큼 예견된 수순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의 경우 신고 접수 후 약 1년 4개월 만에 갱신 절차가 마무리됐으며, 코인원과 코빗도 각각 1년 7개월, 1년 5개월이 소요됐다. 현재 빗썸과 고팍스는 지난 2024년 12월 VASP 유효기간이 만료된 상황이다. 한편 FIU는 제재심 일정 지연 여부에 대해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FIU 관계자는 “정상적인 절차에 의해 제재심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6.09.16 15:40홍하나 기자

"선정성 심각"...홈앤쇼핑, 男 신체부위 강조해 방미심위 '권고' 받아

홈앤쇼핑이 남성 속옷을 판매하면서 쇼호스트가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를 반복적으로 가리키고 이를 '공', '막대기' 등에 빗대 표현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일부 심의위원은 상품의 기능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기에는 표현 수위가 지나쳤다고 지적했다. 14일 방미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홈앤쇼핑이 지난 5월 1일 방송한 '캘빈클라인 언더웨어 패키지' 판매방송을 심의하고 '권고' 4명, '의견제시' 1명으로 권고를 의결했다. 문제가 된 방송에서 쇼호스트는 남녀 신체 부위를 비교하며 “여성분들은 볼륨이 2개로 위에 있죠. 남성분들은 볼륨이 2개로 여기 있어요”, “남자들은 여기 2개가 붙어 있어. 눌려 있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신체 부위를 손으로 가리키며 “여기 중요해요. 볼륨. 남자들의 볼륨은 여기 있단 말이에요”, “남자들은 공이 두 개 있고요. 막대기가 하나 있어요. 세 개가 눌려 있단 말이에요”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속옷의 밀착력을 설명하면서는 “여기 사이즈를 얘가 알고 있더라고. 여기를 어떻게 맞추지”, “내가 잘 때 재고 갔나 봐. 여기를. 여기를 기가 막히게 맞추는 거야”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방미심위는 해당 방송이 전반에 걸쳐 남성의 신체 부위를 부각하는 언행을 반복해 시청자의 윤리적 감정이나 정서를 해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적용 조항은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 심의에 관한 규정' 제10조 제9호다. 심의 과정에서는 제품의 밀착력과 기능성을 설명할 필요성이 있더라도 표현 방식이 지나쳤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선영 위원은 손동작뿐 아니라 남녀 신체 부위를 비교한 설명 자체가 불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멘트가 주는 선정성이 너무 심각하다고 봤다”며 “짧은 영상이었음에도 어떻게 이렇게 연결 지어 설명할 수 있나 싶을 정도”라고 말했다. 다만 법정제재보다는 향후 신중한 표현을 요구하는 권고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홍미애 위원도 “불쾌하고 수치심이 느껴졌다지만 제품 자체에 대한 허위·과장 표현이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해 법정제재보다는 권고 의견을 낸다"고 말했다. 김일곤 위원은 남성 속옷의 밀착력 등 제품 장점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표현이라는 데 무게를 뒀다. 김 위원은 “광고 내용 자체가 허위·과장 광고라고 볼 수는 없다”면서 “제품에 대한 장점을 강조하다 보니 그런 표현을 할 수밖에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광헌 위원장 역시 '의견진술'과 '권고'를 두고 고민했다면서 다수 의견에 따라 권고 의견을 냈다.

2026.09.15 17:22안희정 기자

연구부정, 지원금 30배까지 물린다…평가체계도 전면 개편

내년 3월부터는 연구부정 제재 부가금을 정부 지원금의 30배까지 부과할 수 있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일부 개정법률 공포안이 8일 국무회의에서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공포는 의결된 뒤 대략 1주일 정도인 다음 주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과기정통부측은 밝혔다. 시행일은 개정법률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내년 3월 정도다. 이번 개정은 연구자 편에서 자율성과 도전성을 부여한 만큼 연구부정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대처, 신뢰와 책임에 기반한 국가연구개발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기본 취지다. 특히, 학생인건비 편취나 연구비 사적 유용 등 중대한 연구부정행위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제재를 해나갈 방침이다. 주요 내용은 우선 연구부정행위에 대한 국가연구개발활동 참여 기간 상한을 현행 10년에서 20년으로 확대했다. 거의 퇴출수준이다. 제재부가금 부과 상한도 이미 지급한 정부지원연구개발비의 5배에서 30배로 상향했다. 학생인건비 편취, 연구비 사적 유용 등 중대한 연구부정행위에는 강도 높은 제재를 적용하여 연구현장의 부정행위를 근절해 나갈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무조건 최고 수준의 제재를 가하는 건 아니다. 제재사유의 중대성, 위반행위의 고의성 및 위반 횟수, 연구개발과제의 수행 단계와 진행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할 것이라는 조건을 달았다. 과제평가 체계도 전면 개편한다. 목표달성 위주의 안전한 연구에서 벗어나 도전적 연구를 장려하는 방향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모든 R&D 과제에 대한 평가 가이드 라인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과제 선정 때부터 '연구목표의 혁신성'을 중점 평가하도록 기준을 개정한다. 기존 평가 기준에 도전성 항목을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자연히 높은 수준의 목표를 제시한 연구자가 평가에서 유리한 점수를 받게 되는 식이다. 단계·최종 평가에서는 결과물 중심 등급제 폐지의 후속조치로서, '성과의 우수성'과 '도전적 연구 과정 중심'의 정성평가로 전환해 우수과제를 선별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체계로 변경한다. 특히, 혁신적인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탁월한 지식을 창출한 '우수도전과제'도 후혹 연구로 이어질 근거를 마련했다. 수행과정 또는 결과가 우수한 과제의 경우, 해당 연구책임자 또는 연구기관을 별도 공모 절차 없이 지정 가능하도록 했다. 박인규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이번 법 개정은 지난 6월 연구혁신비 신설, 간접비 네거티브 전환, 연구개발(R&D) 서식 간소화 등 연구자의 자율성 확대에 이어, 중대한 부정행위에는 그에 걸맞은 책임을 부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본부장은 "연구자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도록 연구 자율성은 더욱 확대하고, 성실한 도전과 우수한 연구는 더 과감하게 지원하는 혁신적인 연구 생태계를 확립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6.09.08 20:05박희범 기자

방미심위, 홈앤쇼핑 과장방송 행정지도..."경고 이상 마땅"

일반 바디크림이 마치 혈액순환이나 근육통 개선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방송한 홈앤쇼핑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행정지도 '권고'를 받았다. 심의 과정에서는 “경고 이상을 줘야 마땅하다”, “식약처 규제의 틈새를 노렸다”는 강한 지적까지 나왔지만 법정제재에는 이르지 않았다. 7일 방미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는 홈앤쇼핑 '키라니아 바디세트' 판매방송에 대한 의견진술을 청취한 뒤 위원 3명이 권고, 2명이 주의 의견을 내 최종 '권고'를 의결했다. 문제가 된 방송은 지난 2월 14일 진행됐다. 해당 제품은 기능성이 없는 일반화장품으로, 인체적용시험에서는 1회 사용 후 '피부 혈행 개선(붉은기)'과 일시적인 '붓기 완화' 등이 확인됐다. 하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이 같은 시험 결과의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는 표현이 반복됐다. 쇼호스트와 게스트는 어깨를 주무르며 “딱딱해져. 뭉쳐”라고 말하고, 혈행을 고속도로에 빗대 “지금 고속도로 쫙 막혀 있죠. 이제 뻥하고 뚫리면 기분 어때요?”라고 표현했다. 게스트는 “어깨가 진짜 무너질 것처럼 무거워요. 크림으로 바르기만 해보세요. 이거 몇 번만 딱 해도 내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말하기도 했다. 목 부위에는 혈자리를 표시하는 스티커를 붙였고, 파스를 언급하며 제품의 효능을 설명했다. “한 번 바르고 혈행 개선?…식약처 규제 틈새 노려” 이날 심의에서는 인체적용시험 결과를 근거로 이 같은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를 놓고도 지적이 이어졌다. 홍미애 위원은 해당 시험이 1회 사용을 기준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짚었다. 시험 결과는 피부 표면의 즉각적인 미세 혈류 변화와 일시적인 붓기 완화였지만, 실제 방송에서는 이를 혈액순환이나 어깨 뭉침 개선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표현했다는 것이다. 홍 위원은 “1회 시험을 해서 나온 게 피부 표면 즉각적 미세 혈류 변화로, 자세히 읽어보면 붉은기가 조금 생겼다는 것”이라며 “1회 사용으로 일시적인 붓기 완화라고 했는데 종아리가 부었을 때 효과가 있다고 얘기하고, 미세 혈류가 변화된 것을 혈액순환과 연결해 '고속도로처럼 뻥 뚫린다'는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홈앤쇼핑 측은 사전심의 과정에서 '즉각적', '1회성' 등의 단서 조건을 자막으로 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크림을 바르고 나서 시원함 등을 쇼호스트가 관용적이고 은유적인 표현과 합치다 보니 오인될 수 있는 부분은 분명히 있었다고 인정했다. 이에 홍 위원은 “식약처 규제가 가지고 있는 틈새를 노린 것이라고 봤다”며 “바디크림을 한 번 발라보고 어떻게 피부 혈행이 개선됐다고 이걸 자료로 사용할 수 있는지, 규정에는 맞지만 인정하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말했다. 이어 “단지 피부 혈행이 개선돼 피부가 좋아진다는 게 아니라 전체적인 표현은 순환 개선처럼 얘기했고, 어깨 뭉친 게 개선되고 종아리 붓기가 사라지는 것처럼 얘기했다”면서 “단순히 붓기가 완화된다는 상황을 훨씬 넘어선다”고 지적했다. 특히 “잠깐 동안 우발적으로 조금 나온 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그런 논점을 끌고 갔다”며 “비록 식약처에 그런 조항이 있다고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시청자가 받는 인상은 의약품으로 보인다. 충분히 오인할 수 있다”고 '주의' 의견을 냈다. 김일곤 위원 역시 방송 내용이 과대광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관련 규정상 실증자료를 제출하면 일정한 광고 표현이 가능하고, 실증자료를 제출하는 주체나 신뢰성 등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부족하다는 점을 고려해 권고 의견을 냈다. “대동맥도 뚫릴 듯한 제스처”…'경고 이상' 주장도 일부 위원은 권고보다 높은 수준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고광헌 위원장은 “과대·과장·허위 광고의 수준으로 보면 이번 사안이 굉장히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제재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고 위원장은 “목욕 한 번 하는 것과 이걸 피부에 바르는 것을 비교하면 1시간 목욕하는 게 훨씬 피부 혈행이나 전신 혈행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쇼호스트의 여러 동작을 보면 대동맥도 시원하게 뚫릴 것처럼 제스처를 하면서 과장·허위 광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상당히 무거운 제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고 이상을 줘야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최종적으로 한 단계 낮춘 '주의' 의견을 냈다. 최선영 위원은 권고 의견을 내면서도 파스와 혈자리를 언급한 방송 내용이 의약품 효능을 암시했다고 지적했다. 최 위원은 “혈액순환이라는 말을 직접 쓰지는 않고 애매하게 돌려 쓰지만 혈점이라든지 파스와 은연중에 비교하는 것들이 의약품적인 효과가 있음을 암시하는 것은 충분히 있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간접적으로 의약품에 준하는 효과가 있다고 느끼게 한 것은 분명히 있다”며 “이번에는 권고 의견을 내지만 비슷한 사안이 의약품처럼 오인될 경우에는 다른 제재 수위를 가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방미심위 제재는 크게 행정지도와 법정제재로 나뉜다. '의견제시'와 '권고'는 방송사에 시정이나 개선을 요구하는 행정지도에 해당한다. 이보다 제재 수위가 높은 '주의', '경고', '프로그램 정정·수정·중지', '관계자 징계', '과징금' 등은 법정제재다. 법정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 심사에서 감점 사유로 반영될 수 있다.

2026.09.07 16:00안희정 기자

화웨이 와이파이 특허에 HP도 무릎…美 제재 무색

미국 정부가 중국 화웨이에 고강도 제재를 가하고 있지만 글로벌 기술 표준에 이미 자리 잡은 화웨이의 특허 영향력까지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표적인 미국 IT 기업인 HP가 화웨이와 특허 분쟁 끝에 와이파이) 기술을 사용하기 위한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다. HP는 화웨이와의 협력 관계가 아니라고 거듭 선을 그었지만 제품 판매를 이어가기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택했다. 29일 외신에 따르면 화웨이와 HP는 최근 와이파이 기술을 대상으로 다년간 글로벌 특허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는 최신 규격인 와이파이7 관련 특허도 포함됐다. HP는 화웨이가 보유한 일부 와이파이 특허를 사용할 수 있고 화웨이도 HP의 일부 특허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계약 기간과 금액 등 구체적인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기업 간 특허 계약 이상의 의미로 주목받고 있다. 화웨이는 2019년 미국 상무부의 엔티티 리스트에 올라 미국산 첨단 반도체와 소프트웨어 등 주요 기술을 공급받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 미국 통신망에서 화웨이 장비를 퇴출하는 정책도 이어지고 있다. 반면 미국의 제재가 화웨이가 이미 확보한 특허권 자체를 무효화하는 것은 아니다. 특히 와이파이처럼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기술을 제품에 적용하려면 해당 표준을 구현하는 데 필요한 표준필수특허(SEP)를 보유한 기업으로부터 사용권을 확보해야 한다. 화웨이 장비와 부품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화웨이가 확보한 표준특허까지 피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화웨이는 이번 계약을 자사의 기술력과 지식재산권 영향력을 보여주는 성과로 내세웠다. 화웨이는 양사의 지식재산권 라이선스 분야 협력을 보여주는 이정표라며 지속적인 협력과 라이선스를 통해 미국 기업과 글로벌 산업에 혁신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HP “협력 아니다” 선 그었지만…제품 판매 위해 라이선스 선택 HP의 설명은 달랐다. 화웨이 발표 직후 별도 입장을 내놓고 이번 계약이 양사 간 광범위한 협력 관계로 비치는 데 선을 그었다. HP는 화웨이가 자사의 공급업체가 아니며 HP 역시 화웨이에 제품을 공급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HP 제품에 화웨이 부품이나 기술을 새로 적용하기 위한 계약도 아니라고 설명했다. 전략적 파트너십이나 상업적 동맹, 공급계약 등 사업 협력과는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오히려 HP는 이번 계약이 화웨이가 제기한 특허소송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각했다. 화웨이가 상당한 규모의 와이파이 특허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근거로 HP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설명이다. 화웨이는 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관련 제품의 판매를 제한하는 조치까지 요구했다. HP 입장에서는 화웨이 특허에 대한 라이선스를 받거나 소송을 계속하면서 제품 판매에 차질이 발생할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결국 고객에게 제품을 계속 공급하기 위해 특허 라이선스를 통한 분쟁 해결을 선택했다는 것이 HP 측 설명이다. 글로벌 통신 전문매체 모바일월드라이브도 HP의 이례적인 반응을 비중 있게 다뤘다. 화웨이가 계약을 발표한 데 이어 이튿날 HP가 화웨이와의 관계에서 거리를 두고 나섰다며 양사의 온도차에 주목했다. 특히 모바일월드라이브는 화웨이가 이번 계약을 양사의 지식재산권 분야 협력 사례로 소개한 것과 달리 HP는 법적 분쟁 해결 이상의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전했다. 화웨이 발표만 보면 양사가 새로운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HP의 설명은 사실상 특허분쟁을 끝내기 위한 계약에 가깝다는 것이다. 다만 HP가 화웨이와 사업적인 관계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와이파이 특허 라이선스 자체를 피하지 못했다는 점은 분명하다. HP 역시 표준 기술을 사용하는 미국 기업이 화웨이와 같은 표준필수특허 보유자로부터 소송을 당할 경우 제품 판매를 지속하기 위해 라이선스 계약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양사의 특허 갈등은 지난해 본격화됐다. 화웨이는 2025년 유럽 통합특허법원(UPC)에 HP가 자사의 와이파이6 관련 특허를 허가 없이 사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HP는 시스벨(Sisvel)의 와이파이6 특허풀에 가입했다. 해당 특허풀에는 와이파이6 구현에 필요한 약 2000개의 특허가 포함돼 있으며 화웨이와 필립스 등이 제기한 관련 특허분쟁도 마무리됐다. 이번 화웨이와 HP의 직접 계약은 범위가 한층 넓어졌다. 기존 분쟁의 중심이 와이파이6였다면 새 계약에는 최신 기술인 와이파이7을 포함해 화웨이가 보유한 보다 광범위한 와이파이 특허가 포함됐다. 美매체도 화웨이 특허 영향력 주목…와이파이7까지 영역 확대 미국 매체들도 미국 정부의 제재와 별개로 화웨이가 글로벌 와이파이 생태계에서 상당한 특허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 경제매체 쿼츠는 미국 정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화웨이로부터 HP가 와이파이 특허 라이선스를 받게 됐다는 점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웨이가 2019년부터 미국 엔티티 리스트에 올라 있음에도 중국 밖에서 화웨이의 지식재산권이 계속 활용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설명이다. 미국 통신 전문매체 SDxCentral도 화웨이가 미국에서 국가안보 우려로 블랙리스트에 오른 상황에서 미국 기업인 HP와 글로벌 특허 계약을 맺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외형적으로는 미국의 강도 높은 제재를 받는 화웨이에 상당한 성과로 비칠 수 있지만 실제 계약 배경에는 양사 간 특허분쟁이 자리 잡고 있다고 짚었다. 미국 IT 전문매체 TechSpot도 화웨이가 사실상 미국 통신장비 시장에서 배제된 상황에서도 글로벌 기술산업에서는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핵심 특허와 지식재산권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미국 기업도 정부의 제재와 별개로 화웨이와 특허 거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로이터 역시 이번 계약을 전하면서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도 글로벌 무선통신 표준에 사용되는 주요 특허 보유자로 남아 있다는 점을 주목했다. 미국의 규제가 화웨이의 첨단 반도체와 핵심 기술 확보에는 상당한 제약을 주고 있지만 특허 라이선스 사업까지 차단하지는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화웨이의 와이파이 특허 영향력은 최신 규격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화웨이는 와이파이7 표준 개발의 주요 기여자 가운데 하나로 관련 표준필수특허를 확보하고 있다. 와이파이6와 와이파이7 소비자용 제품에 대해서는 기기당 0.5달러의 특허료를 제시하고 있다. 화웨이에 따르면 2025년 말 기준 휴대전화를 제외하고 16억대가 넘는 소비자 전자기기에 자사의 와이파이 관련 발명이 적용됐다. 와이파이가 PC뿐 아니라 TV, 가전, IoT 기기 등으로 확산되면서 관련 표준특허의 활용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특허 포트폴리오 전체 규모도 상당하다. 화웨이는 2025년 말 기준 전 세계에서 16만5000건 이상의 유효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 일본, 한국 등의 주요 ICT 기업과 체결한 특허 라이선스 및 상호 라이선스 계약은 260건을 넘어선다. 아울러 화웨이는 아마존을 비롯해 노키아, 에릭슨, 삼성전자 등 다수의 글로벌 ICT 기업과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맺어왔다. 2025년에만 34건의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화웨이가 특허를 독립적인 수익원으로 키우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화웨이는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를 바탕으로 이동통신뿐 아니라 와이파이와 영상 오디오 코덱 등 다양한 표준 분야에서 특허를 축적해왔다. 미국의 수출통제로 통신장비와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을 받은 이후에는 축적된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라이선스 사업의 중요성도 커졌다. 결국 미국의 화웨이 제재는 장비와 첨단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망을 제한하는 데는 상당한 영향을 미쳤지만 국제표준에 이미 포함된 지식재산권까지 제거하기는 어려운 구조다. 와이파이와 이동통신처럼 글로벌 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기술에서는 특정 기업이 보유한 표준필수특허를 모두 우회하면서 호환 제품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2026.08.30 10:55박수형 기자

美, 中로봇 수입금지…"韓, 중장기 반사이익 기대"

미국이 중국 첨단 로봇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한국 로봇 기업들의 수혜는 단기에는 제한될 전망이다. 다만 제재 대상이 확대될 경우 중장기에는 미국 시장 노출도가 큰 두산로보틱스와 로보티즈 등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美FCC "외국 정보기관 감시·공격 수단 될 수 있어"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외국산 휴머노이드 로봇과 4족보행 로봇 신규 모델에 대해 미국 시장 판매에 필요한 장비 승인을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이유는 국가 안보다. 이들 로봇이 외국 정보기관의 감시·공격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봤다. FCC는 "로봇이 수집한 데이터가 미국인과 주요 산업시설을 감시하거나 외국 정보기관 역량을 강화하는 데 활용될 수 있다"며 "로봇 통신망이나 제어 시스템이 해킹되면 외부에서 로봇을 탈취해 공장과 연구소, 군사시설 기능을 방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형식상으로는 외국산 제품 전체가 대상이지만, 로이터통신은 "사실상 중국 업체를 겨냥했다"며 "외국산 드론 및 라우터 금지 조치 때와 마찬가지로 많은 비(non) 중국계 공급업체를 제한대상에서 제외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휴머노이드 로봇을 가장 먼저 상용화해 미국에서도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 중인 유니트리와 유비텍, 에지봇 등 중국 로봇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는 분석이다. 로이터는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를 인용해 "이번 로봇 금지 조치가 글로벌 로봇 시장에서 5분의 1을 차지하는 유니트리에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국 로봇, 협동로봇·부품이 주력…당장은 영향 제한적" 이번 제재는 휴머노이드, 4족보행 로봇, 로봇청소기 등에 적용된다. 이 때문에 국내 로봇 기업에 직접 영향을 주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레인보우로보틱스와 두산로보틱스, HD현대로보틱스, 뉴로메카, 로보티즈 등 국내 대표 로봇 기업은 주로 협동로봇·산업용 로봇 또는 액추에이터 등 부품을 생산하고 있어 이번 규제 품목과 겹치는 지점이 작기 때문이다. 국내 로봇 기업 한 관계자는 "이번 미국 제재는 휴머노이드와 4족보행 로봇 등 첨단 로봇이 주된 대상"이라며 "협동로봇이 주력인 국내 로봇 업계에는 수혜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이지만, 제재가 확산되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로봇 업체 관계자는 "현재는 로봇 완제품만 제재하지만 미국 내에서 소재나 부품으로 규제 적용대상을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며 "이 경우 국내 부품사들이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제재 확대 시 두산로보틱스·로보티즈에 호재 향후 미국의 제재가 협동로봇과 액추에이터 등 부품까지 확대될 경우, 미국 시장 노출도가 높은 두산로보틱스와 로보티즈가 수혜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2분기 두산로보틱스의 북미 매출(100억원)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하며 전체 매출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북미 사업 성장에 힘입어 전체 매출도 290% 성장한 177억원을 기록했다. 성장 배경은 원엑시아(ONExia) 인수와 글로벌 고객 수주 확대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해 북미 자동화 솔루션 기업 원엑시아를 인수했다. 현재 북미 자동화 솔루션 초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원엑시아의 생산능력을 2배 이상 확대하고 있다. 로보티즈는 수출 주도형 로봇 기업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389억원 가운데 100억원 이상이 미국에서 발생했다. 로보티즈는 10여 년 전부터 자사 액추에이터 '다이나믹셀'의 FCC 인증을 획득해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신규 액추에이터 라인업과 '로봇핸드' 제품도 FCC 인증을 획득했고, 휴머노이드 플랫폼도 현재 FCC 인증 절차를 밟는 중이다. 로보티즈 관계자는 "최근 북미 지역을 중심으로 신뢰성이 보장된 로봇 핵심 부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미국의 이러한 조치가 장기적으로 로보티즈의 북미 매출 확대를 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8.04 14:42진운용 기자

"아동 온라인 소비 유도 못 막았다"…EU, 연내 플랫폼 겨냥 새 법안 발표

유럽연합(EU)이 소비자, 특히 아동을 온라인 소비 유도 행위로부터 보호하지 못한 빅테크에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는 올해 말까지 온라인 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기 위한 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이클 맥그래스 EU 법무담당 집행위원은 “앞으로 몇 주 안에 정치권뿐만 아니라 일반 대중 사이에서도 부각된 이 문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일관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보다 많은 국가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포함한 인터넷의 유해성으로부터 아동을 보호할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영국은 이달 틱톡, 인스타그램, 스냅챗 등 플랫폼에서 16세 미만의 이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프랑스 등 일부 EU 회원국도 국가 차원의 접근 제한 조치를 발표했으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도 이같은 조치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EC는 올해 말 웹사이트와 앱의 중독성 있는 설계, 구독 유도 장치, 이용자의 소비를 유도하는 '다크 패턴' 등을 규제하는 새로운 디지털 공정성 규정을 제안할 예정이다. 이같은 규정은 아동의 SNS 접근을 제한하기 위해 EC가 검토 중인 추가 조치를 보완할 수 있다.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모든 문제를 해결할 단 하나의 만능 해결책은 없다”며 “여러 조치가 함께 작동하는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공정성 법안은 청소년을 중심으로 온라인 소비자 보호 분야에 남아 있는 공백을 해소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또 집행위는 이러한 규정을 국경을 넘는 대규모 사건에 적용할 수 있도록 직접 집행 권한도 확보하려 하고 있다. 별도로 준비 중인 법안에서는 소비자 보호법을 위반한 플랫폼에 과징금을 부과할 권한도 부여받게 된다. 기존 디지털 법률이 적용되는 빅테크에 이어 소규모 온라인 판매업체, 비디오게임 제작사도 포함된다. 지금까지는 회원국들이 소비자 보호 규정을 집행하고 EC가 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맡아왔다. 그러나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실제 과징금이나 제재가 부과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며, 법을 위반하려는 기업들에게는 충분한 억제력이 되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해당 법안은 EC 내부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다. 폴란드 등 일부 회원국과 EU 관계자들은 대형 플랫폼의 온라인 콘텐츠를 규제하는 디지털서비스법(DSA) 등 기존 디지털 법률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고 보고 있다. 맥그래스 집행위원은 정책 입안자들이 웹사이트 통제 강화나 디지털 문해력 향상과 같은 다른 방안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한쪽에는 일정 연령 이하 아동의 SNS 이용을 금지하는 선택지가 있지만 다른 한편에는 통제권을 강화하고 중독성 있는 설계를 개선하며 기본 설정을 변경하고 부모가 감독과 통제를 보다 쉽게 할 수 있는 방안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젊은 세대에게 온라인 위험성을 교육하고 스스로 보호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하는 것도 필요하다”며 “SNS와 온라인 활동은 아이들에게도 많은 장점이 있고, 친구들과 소통할 수 있으며 앞으로 성인이 된 이후에도 삶의 일부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준비도 함께 시켜야 한다”고 부연했다.

2026.07.13 09:30박서린 기자

"엔비디아 빈자리 노린다"…바이트댄스 덕에 中 AI칩 2선 '급부상'

'틱톡' 모회사 바이트댄스가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면서 중국 중소 AI 반도체 스타트업들이 새 성장 기회를 맞고 있다. 미·중 갈등 속 엔비디아 AI 칩 도입이 불확실해진 가운데 바이트댄스가 국산 반도체 채택을 늘리며 중국 내 '2선급' AI 칩 업체들의 공급망 진입 가능성이 커졌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18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바이트댄스는 AI 워크로드용 클라우드 인프라에 중국산 반도체를 확대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후보군으로는 일루바타 코어엑스, 비런테크놀로지, 메타엑스, 무어스레드테크놀로지, 엔플레임테크놀로지 등이 거론됐다. 이 업체들은 화웨이, 캠브리콘보다 규모와 시장 지위가 낮은 2선 AI 칩 기업으로 분류된다. 몇 년간 중국 내 AI 칩 수급난이 이어지면서 이 업체들은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 공급망에 들어갈 기회가 점차 커지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바이트댄스는 최근 상하이 소재 일루바타로부터 AI 프로세서 수만 개를 유리한 가격에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다른 중국 반도체 업체들과도 추가 구매 가능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SCMP는 바이트댄스와 일루바타가 관련 질의에 즉각 답변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특히 일루바타는 현재 후보군 가운데 가장 빠르게 움직이는 기업으로 꼽힌다. 해외 제조 파트너를 활용해 생산 물량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단기 공급 능력 측면에서 강점으로 거론된다. 다만 해외 파운드리 의존도는 향후 리스크로 지목된다. 미국 등 외부 규제가 강화될 경우 생산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어서다. 반면 국내 파운드리로 생산을 전환할 수 있는 기업은 공급 안정성 측면에서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 조사 플랫폼 ZICC의 알렉스 장 애널리스트는 "상위 4~5개 업체 중 일루바타가 가장 순조롭고 빠르게 진전하고 있는 곳으로 보인다"며 "제품 납품과 검증이 가능하고 캠브리콘 제품과도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중국 AI 칩 업체들은 제품 설계 방식에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다. 무어스레드, 비런, 일루바타는 대규모 병렬 연산에 강점을 둔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 엔플레임은 화웨이, 캠브리콘과 마찬가지로 특정 AI 연산에 최적화한 주문형반도체(ASIC)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경쟁 구도는 설계 역량보다 양산 가능성과 납품 안정성 중심으로 이동하는 분위기다. AI 칩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검증된 제품을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는 업체를 우선적으로 찾고 있다.한 중국 AI 칩 기업 관계자는 "중국 내 AI 칩이 부족한 상황에서 클라우드 사업자들은 공급 가능한 업체라면 누구에게서든 구매하려는 분위기"라며 "제품 검증 여부와 대규모 납품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바이트댄스의 AI 인프라 투자 확대도 중국 반도체 스타트업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SCMP는 지난 5월 바이트댄스가 올해 자본지출 계획을 2000억 위안(약 38조원) 이상으로 늘렸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말 예비 계획보다 최소 25% 증가한 규모다. 블룸버그는 바이트댄스가 투자 규모를 700억 달러(약 97조원)까지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는 동시에 국산 AI 칩 도입을 늘려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 엔비디아 H200 AI 프로세서의 중국 수입이 미국 승인 이후에도 중국 당국의 명확하지 않은 태도 속에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또 중국 AI 반도체 시장은 엔비디아 공백, 빅테크의 투자 확대, 국산화 정책이 맞물리며 재편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이에 바이트댄스 공급망 진입 여부는 일루바타를 비롯한 중국 AI 칩 스타트업의 기술 검증과 상업화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빌리 펑 JP모건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일루바타 코어엑스 제품군은 국내외 파운드리 서비스를 모두 활용하도록 설계돼 있다"며 "충분한 공급이 가능하다면 중국 주요 클라우드 사업자로부터 더 많은 설계 채택을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2026.06.19 10:02장유미 기자

공정위, 쿠팡 '와우회원가' 기만광고에 과징금 5억원

공정거래위원회가 1회성 쿠폰 적용 가격을 상시적인 회원 전용 가격처럼 광고한 쿠팡에 과징금 5억원을 부과했다. 9일 공정위는 쿠팡이 지난 2020년 8월 26일부터 2022년 5월 15일까지 온라인 쇼핑몰 쿠팡에서 '와우회원가'를 일반 판매가보다 저렴한 가격처럼 광고하면서, 해당 가격이 와우멤버십 가입 시 발급되는 1회성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라는 정보를 은폐·누락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원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번 과징금은 표시광고법상 정액 과징금 법정 최고액이다. 공정위는 이번 행위가 소비자를 기만해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도하고, 소비자의 합리적 구매 선택을 방해한 것으로 판단했다. 쿠팡은 2020년 3월 와우회원을 대상으로 상품 할인 혜택을 추가하면서 와우회원가 광고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와우회원가를 '와우회원에게 상시적으로 적용되는 가격'이라는 의미로 사용하고 1회성 쿠폰은 별도로 표기했다. 그러나 쿠팡은 2020년 7월부터 약 한 달간 기존 방식과 1회성 쿠폰까지 반영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표기하는 방식에 대한 A/B 테스트를 진행한 뒤, 같은 해 8월 26일부터 1회성 쿠폰이 적용된 가격을 와우회원가로 광고하기 시작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쿠팡은 '와우회원가'와 '와우전용 할인쿠폰'이 별개인 것처럼 표기했다. 또 '와우회원가로 5000원 할인', '로켓와우로 할인받기', '회원전용 특가' 등의 표현을 사용해 와우회원 가입 시 일반 판매가보다 상시적으로 할인받을 수 있는 별도 가격체계가 있는 것처럼 광고했다. 하지만 실제 와우회원가는 와우멤버십에 가입할 경우 1회에 한해 사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이 적용된 가격이었다. 소비자가 동일한 와우회원가로 상품을 반복 구매할 수 없었다는 의미다. 특히 쿠팡은 여러 상품에 사용할 수 있는 범용쿠폰의 할인 금액을 해당 상품들의 가격에 모두 적용해 표시했다. 실제로는 할인쿠폰 1장당 하나의 상품만 표시된 와우회원가에 구매할 수 있었지만, 마치 여러 상품을 모두 와우회원가로 살 수 있는 것처럼 노출한 것이다. 공정위는 쿠팡이 와우회원가가 1회성 쿠폰 적용 가격이라는 사실과 적용 범위를 주된 광고 페이지에 명확히 알리지 않았다고 봤다. 이영희 공정위 표시광고감시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쿠팡처럼 모든 회원에게 적용되지 않는 1회성 할인 가격을 표시한 사례는 확인한 바로는 없다”며 “다른 쇼핑몰은 1회성 쿠폰을 적용한 가격을 표시할 경우 쿠폰이 적용된 가격이라는 점을 명확하게 밝히고 있다”고 말했다. 공정위는 쿠팡의 행위가 표시광고법 제3조 제1항 제2호의 기만적인 표시·광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와우회원가의 의미와 적용 범위에 대해 소비자를 속이거나 잘못 알게 해 유료 멤버십 가입을 유인했다는 것이다. 공정위는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봤다. 쿠팡이 온라인 쇼핑몰 최저가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면서 멤버십 가입을 통한 록인 효과를 형성할 목적으로 기만적 광고를 실행했다는 이유에서다. 이 팀장은 록인 효과에 대해 “소비자들이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면 해당 쇼핑몰에서 다시 구매하게 되는 효과를 포함해 설명한 것”이라며 “한 번 가입하면 탈퇴하기 어려운 효과도 있고, 구매할 경우 재구매 비율이 굉장히 높다는 점도 있다”고 설명했다. 공정위 조사 결과 쿠팡의 와우회원 수는 이 사건 광고 기간 동안 크게 늘었다. 이 팀장은 “2020년 8월에는 483만명이었고, 2022년 5월에는 937만명 정도였다”고 말했다. 약 450만명이 증가한 셈이다. 다만 공정위는 이 사건 광고로 영향을 받은 매출액을 정확히 산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와우회원 가입 경로가 쿠팡 온라인 쇼핑몰뿐 아니라 쿠팡플레이 등으로도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률 과징금이 아닌 정액 과징금을 부과했다는 입장이다. 조사가 길어진 배경에 대해서는 복잡한 할인 체계 확인이 필요했다는 설명도 나왔다. 이 팀장은 “쿠팡이 쿠폰 할인을 이 사건 기간 동안 시행한 횟수가 230만회 정도 된다”며 “복잡한 할인가격 체계를 파악해서 와우회원가 광고의 기만성을 밝히는 데 노력을 많이 들였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에도 8차례 자료제출명령을 통해 복잡한 사실관계를 확인한 바 있다”며 “쿠팡이 법 위반을 할 정도로 조사를 지연하거나 방해한 사실은 없지만, 현재 기준으로 보유하고 있지 않아 제출하지 않았던 자료들이 다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정위는 현행 표시광고법상 과징금 상한이 위반행위의 중대성에 비해 낮아 제재 실효성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표시광고법상 정액 과징금 상한은 5억원이다. 공정위는 과징금 상한을 정률 2%에서 10%로, 정액 5억원에서 50억원으로 높이는 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이번 조치는 온라인 쇼핑몰의 유료 멤버십 서비스와 연계된 가격 할인 혜택 광고를 제재한 첫 사례다. 공정위는 유료 멤버십 서비스의 할인 적용 조건과 범위를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표시해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쿠팡은 이번 제재와 관련해 “해당 건은 4년 전 공정위 조사가 시작되기 전에 이미 자발적으로 시정조치를 완료했다”며 “소비자 기대에 부합하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6.06.09 12:00류승현 기자

밀가루 담합 잡자 출고가 최대 8.2% 인하…빵·라면값도 내려갔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밀가루 담합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제분업계가 밀가루 출고가를 최대 8.2% 인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가루 가격 인하는 빵과 과자, 라면 가격 인하로도 이어지며 가공식품 물가 안정 효과를 냈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21일 공정위가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에 공개한 '밀가루 담합 조사결과 및 대응방안'에 따르면 7개 제분사는 2019년 11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밀가루 공급가격과 물량 등을 담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높은 가공식품 물가의 원인 중 하나로 밀가루 담합이 확인됐다고 봤다. 조사와 심의 과정에서 제분업계는 올해 1분기 밀가루 출고가를 최대 8.2% 인하했다. 이후 빵 가격은 최대 6%, 과자는 최대 6.7%, 라면은 최대 14.6% 내려갔다. 담합 대상에는 농심 등 주요 수요처에 공급하는 전용 밀가루의 가격과 물량, 일반 기업 간 거래용 표준 제품 공급가격 등이 포함됐다. 담합 기간 중력분 기준 평균 공급가격은 2019년 12월 kg당 507원에서 2022년 9월 kg당 820원으로 61.6% 올랐다. 공정위는 대선, 대한, 사조, 삼양사, 삼화, CJ제일제당, 한탑 등 7개 제분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6710억원을 부과했다. 업체별 과징금은 사조 1831억원, 대한 1793억원, CJ제일제당 1317억원, 삼양사 948억원, 대선 384억원, 한탑 243억원, 삼화 194억원이다. 이번 조치에는 가격재결정 명령도 포함됐다. 공정위는 담합 효과를 제거하기 위해 7개 제분사가 담합 이전의 경쟁 수준을 회복하는 방향으로 공급가격을 독자적으로 다시 정하도록 했다. 업체들은 재결정한 가격과 산출 근거를 3개월 안에 공정위와 협의해 보고해야 한다. 반복 담합을 막기 위한 내부 통제 조치도 부과됐다. 공정위는 7개 제분사에 담합 가담자 징계 규정을 신설하고 이를 보고하도록 명령했다. 올해 1월에는 검찰 요청에 따라 7개 법인과 임직원 14명에 대한 고발도 이미 이뤄졌다. 공정위는 앞으로 재결정 가격과 산출 근거를 검토하고, 담합 가담자 징계 규정 신설 여부를 확인할 계획이다. 전분당 담합 사건은 오는 7월 초까지 심의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2026.05.21 11:13류승현 기자

15만 계정 제재·실명 인증까지…엔씨, '리니지 클래식' 매크로 근절 총력

엔씨소프트(이하 엔씨)가 '리니지 클래식' 내 불법 매크로 근절을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일각에서 제기된 매크로 방관 논란에 대해 법적 대응으로 선을 긋는 한편, 본인 명의 휴대폰을 통한 '실명 인증' 절차까지 전격 도입하며 생태계 보호를 위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17일 게임 업계에 따르면 엔씨는 전날 약 15만 개의 비정상 계정에 대한 영구 제재를 단행했다. 최근까지도 총 63차의 게임 이용제한 조치를 통해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을 포함한 비정상적인 플레이를 지속하는 불법 이용자들을 꾸준히 단속하고 있다. '불법과의 전쟁'은 엔씨의 전사적인 기조다. 실제로 '아이온2', '블레이드&소울' 등 타 주요 라이브 게임에서도 수십만 개의 비정상 계정을 솎아내고 악성 이용자를 직접 형사 고소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이러한 전방위적인 노력에도 이용자들 사이에서 "매크로를 안 잡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매크로'에 대한 현실적인 적발 한계 때문이다. 데이터 조작이 동반되는 소프트웨어 매크로는 즉각적인 탐지와 차단이 가능하지만, 기계적 장치로 물리적 자극을 주는 하드웨어 매크로는 정상적인 이용자의 조작 패턴과 시스템적으로 구별해 내기가 매우 어렵다. 실제로 이러한 하드웨어 매크로 적발의 난항은 전투 조작 비중이 높은 타 게임에서도 오랫동안 지적되어 온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이기도 하다. 국내 대형 포털 사이트에 '리니지 매크로'를 검색하기만 해도 하드웨어 매크로 판매 플랫폼이 최상단에 버젓이 노출될 정도로 거래가 만연한 실정이다. 특히 단속망을 교묘히 피한 불법 프로그램이 활개 치면서, 정당하게 시간과 노력을 들이는 일반 이용자들의 피로감과 상대적 박탈감은 한계에 달하고 있다. 피해는 수동 사냥의 고단함을 묵묵히 감수하는 이용자다. 이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부당한 손해를 본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회사 입장에서는 충성 이용자들의 이탈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민감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이용자들은 완벽한 단속이 어렵다면 공식 편의 기능을 전면적으로 넣어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하지만 엔씨는 '리니지 클래식' 특유의 수동 조작 감성을 훼손할 수 없다는 딜레마를 안고 있다. 기본적인 타겟팅 등 편의 기능은 제공하더라도, 과거 직접 마우스를 클릭하며 사냥하던 클래식 고유의 정체성을 부정하는 총괄적인 자동화 기능을 도입하는 것은 당초 기획 의도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클래식의 감성을 보존하면서도 기술적 사각지대를 막아내야 하는 엔씨는 기존 '캡차(자동 봇 구분 시스템)' 방식을 넘어선 '실명 인증' 제도를 도입했다. 이는 로그인 본인 인증을 하는 것이 아닌, 부정 이용으로 의심 받을 경우 기존 '캡차' 인증에 본인 명의 휴대폰 인증이 추가된 것으로 요약된다. 다수의 계정을 돌리는 불법 작업장 입장에서 계정당 실물 명의를 확보해야 하는 물리적 장벽을 세워 실질적인 구동 의지를 꺾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러한 엔씨의 행보는 최근 '아이온2' 등에서 보여준 이용자 친화적 소통 행보와 궤를 같이한다. 단순히 수치상의 제재에 그치지 않고, 이용자들이 겪는 실제적인 고통을 해결하기 위해 개발진이 직접 정면 돌파에 나섰다는 평가다. 엔씨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정상적인 대다수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탐지 체계를 정교하게 다듬어 쾌적한 플레이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공정하고 쾌적한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저희의 가장 큰 책임이라고 생각한다"며 "보내주시는 질책과 응원의 목소리 모두 소중히 듣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26만 6500원에 장을 시작한 엔씨는 현재(오전 9시 45분경) 전일 대비 2000원(0.75%) 내린 26만 4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2026.04.17 13:04정진성 기자

美 제재 '무색'…中, 2개월 만에 'AI 과학 인프라' 두 배 키웠다

중국이 미국산 반도체 등 외부 기술 의존도를 낮추는 '기술 자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국산 칩만으로 과학 연구용 인공지능(AI) 컴퓨팅 인프라를 두 달 만에 두 배로 키우며 신약·신소재·뇌과학 등 전략 연구의 속도전을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1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최대 규모의 과학 연구용 AI 컴퓨팅 클러스터가 허난성 정저우 국가 슈퍼컴퓨팅 네트워크 핵심 노드에서 정식 가동에 들어갔다. 이번에 확충된 컴퓨팅 노드에는 중국 슈퍼컴퓨터 개발사 중커수광(中科曙光·Sugon) 이 자체 제작한 AI 가속기 칩 6만 개가 탑재됐다. 지난 2월 초 시범 운영 당시 3만 개였던 칩 규모를 불과 두 달 만에 두 배로 늘린 수치다. 이번 업그레이드로 정저우 코어 노드는 중국 내 최대 규모의 과학 연구용 AI 컴퓨팅 인프라로 올라섰다. 중국 관영 CCTV는 이를 AI 기반 과학 연구 인프라의 핵심 돌파구라고 평가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수출 규제가 장기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규모 연구용 AI 인프라를 국산 칩만으로 실가동 단계에 올렸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핵심은 전 스택 국산화다. 이번 인프라는 AI 가속기 칩뿐 아니라 고속 인터커넥트, 연구용 소프트웨어 플랫폼까지 전 과정을 중국 자체 기술로 구축했다. 그동안 중국 연구계가 겪어온 연산 자원 부족, 해외 소프트웨어 의존, 핵심 도구 공급망 리스크를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연구 성과도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생명과학 분야에서는 단백질 접힘 시뮬레이션 속도가 기존 대비 1000배에서 최대 100만 배 수준으로 향상되며 수년 걸리던 신약 후보 탐색이 수일 단위로 단축됐다. 재료과학 분야에서도 소재 후보 물질 탐색 기간이 수년에서 수일로 줄었다. 뇌과학과 항공우주 분야에서는 414억7000만 개 원자 규모 계산과 860억 개 뉴런 기반 인간 뇌 시뮬레이션, 수조 개 격자 단위 난류 해석까지 수행하며 기존 슈퍼컴퓨팅과 생성형 AI의 융합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업계에선 미국의 대중 반도체 제재가 첨단 장비와 AI 가속기 공급망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AI 과학 연구 분야의 자립형 인프라를 실가동 단계에 올리며 기술 자립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이번 정저우 클러스터를 단순한 슈퍼컴 증설이 아니라 미·중 AI 과학 패권 경쟁의 상징적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 경쟁의 중심축이 모델 성능에서 과학·산업 문제 해결력으로 이동하는 시점에 중국이 국산 칩 기반 연구 인프라를 실제 운영 단계에 올린 것은 의미가 크다"며 "신약, 신소재, 우주항공 같은 국가 전략 산업에서 미국과의 기술 격차를 좁히는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4.16 14:56장유미 기자

호주, 청소년 SNS 금지법 미준수 가능성에…메타·틱톡 등 조사

호주 온라인 안전 규제 기관 e세이프티가 16세 미만 이용자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이용 금지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을 가능성을 두고 메타, 스냅, 틱톡, 유튜브를 조사하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e세이프티의 첫 번째 준수 보고서는 플랫폼들의 법 준수 여부에 대해 중대한 우려를 제기하며 여전히 관리 체계에 큰 허점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규제당국은 16세 미만 이용자의 신규 계정 생성을 막기 위한 이들의 보호 장치가 충분하지 않으며, 일부 플랫폼에서는 미성년자가 동일한 연령 확인 절차를 여러 차례 시도해 결국 통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봤다. 이번 평가는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517억원)의 벌금 부과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으며 e세이프티는 제재를 위한 증거 수집에 착수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아동들이 연령 확인 절차를 우회할 방법을 찾고 있고, 기술 기업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고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이번 보고서는 최근 메타와 구글이 한 20세 미국 여성의 정신 건강 악화에 대해 책임이 있다고 판결받고 손해배상을 명령받은 직후에 발표됐다. 해당 여성은 SNS 중독이 자신의 정신 건강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이 판결은 SNS 기업들이 플랫폼 내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법적 책임에서 보호받던 구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빅토바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e세이프티는 올해 중반까지 일부 조사 결과를 마무리하고 제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 메타가 소유한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스냅챗, 틱톡, 구글 산하 유튜브를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줄리 인먼 그랜트 e세이프티 위원장은 “이들 플랫폼은 지금 당장 규정을 준수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으며 호주에서 운영되는 기업이라면 반드시 안전 법규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따르지 않을 경우 점점 더 강력한 제재를 직면하게 될 것이며 전 세계 정부와 소비자 사이에서 심각한 평판 훼손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규제 당국은 일부 사례에서 이용자가 이미 미성년자임을 밝혔음에도 16세 이상임을 증명하라는 요구를 받는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재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플랫폼이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 생성을 막기 위해 합리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 아울러, e세이프티는 4개월 전보다 16세 미만 이용자의 SNS 계정 수는 줄었지만, 여전히 상당수의 미성년자가 SNS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언급했다.

2026.03.31 10:03박서린 기자

[AI는 지금] 앤트로픽 제재에 반기든 美 기업…실리콘밸리 움직임에 전쟁부 '난감'

앤트로픽과 미국 전쟁부 간 갈등이 심화되면서 실리콘밸리 전반이 집단 대응에 나섰다. 주요 빅테크와 방산 협력업체들까지 가세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 전반의 규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사이버보안 기업 드라고스는 최근 앤트로픽 AI 제품 사용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방부가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으로 지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방산 협력업체가 기존 기술 사용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현장에선 즉각적인 공급 차단이 현실화되지 않은 분위기다.드라고스는 산업 제어시스템(ICS) 보안에 특화된 기업으로, 에너지·인프라 등 국가 핵심 시설을 대상으로 사이버보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미국 정부 및 방산 영역과 밀접하게 협력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이번 움직임은 방산·공공 분야 내 실제 기술 운용 기조를 가늠할 수 있는 신호로 해석된다.로버트 리 드라고스 최고경영자(CEO)는 "정부의 공식 지시가 없는 상황에서 기술 사용을 중단할 이유가 없다"며 "(이번 전쟁부 조치에 대해) 일부 정책 이슈에 대한 즉흥적인 대응처럼 보인다"고 말했다.앞서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 장관은 군이 해당 기술을 사용하는 방식에 대해 앤트로픽이 더 강한 안전장치를 요구한 이후 이 회사를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정했다.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례적인 조치로, 헤그세스 장관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부와 연방 기관들에 6개월 내 다른 AI 서비스 공급자를 찾도록 지시한 상태다. 앤트로픽은 이에 반발해 법적 대응에 나섰다. 회사 측은 해당 조치가 미국 헌법상 표현의 자유와 적법 절차 권리를 침해한다고 주장하며 공급망 위험 지정의 취소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조치가 유지될 경우 군 관련 계약업체들도 방산 사업에서 앤트로픽과의 협력을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흐름은 실리콘밸리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주요 기술기업들은 성명 발표와 법원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국방부 조치의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쟁 관계에 있는 기업들까지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업계 내 공조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전쟁부의 이번 결정은 특정 기업에 대한 제재를 넘어 향후 기술 기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급망 리스크 지정의 기준과 절차가 명확하지 않다는 점에서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제적 이해관계도 맞물려 있다. 특히 앤트로픽은 아마존, 구글 등 빅테크 기업들과 투자 및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단일 기업 배제 조치가 AI 생태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AI 인재를 둘러싼 변수도 작지 않다. 주요 기업의 연구 인력 다수가 앤트로픽의 AI 활용 제한 원칙에 공감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기업 내부에서도 관련 사안에 대한 의견 표출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기업에서는 연구진이 경영진에 공개 입장 표명을 요구하는 움직임도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은 AI 기술의 군사적 활용 범위를 둘러싼 논쟁으로도 확산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감시 및 자율무기 분야에서의 사용 제한 필요성을 강조해왔고, 미국 정부는 국가 안보 차원에서 기술 통제 가능성을 문제 삼고 있다. 법적 판단도 주요 변수로 꼽힌다. 앤트로픽은 국방부 조치가 헌법상 권리를 침해한다며 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백악관 역시 정부 시스템 전반에서 해당 기술 사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갈등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선 이번 사안을 계기로 AI 산업과 정부 간 관계 설정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책 기준의 방향성에 따라 기술 기업들의 사업 환경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일 기업을 넘어 향후 기술 기업 전반에 적용될 수 있는 기준을 둘러싼 문제"라며 "정책 방향에 따라 산업 구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3.24 10:26장유미 기자

공정위, 롯데쇼핑 제재…계약서 늦게 주고 상품 부당 반품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쇼핑 마트부문의 대규모유통업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5억 6900만원을 부과했다. 계약서면을 제때 교부하지 않고, 직매입 상품을 부당 반품했으며, 종업원 파견약정 체결 전 납품업체 인력을 사용한 행위 등이 문제가 됐다. 15일 공정위는 롯데쇼핑이 납품업자 등에 대해 계약서면 지연 교부, 상품판매대금 지연지급에 따른 지연이자 미지급, 직매입 상품 부당 반품, 종업원 파견약정 체결 전 종업원 사용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상품판매대금 지연지급 관련 지연이자 미지급 행위는 조사 과정에서 자진 시정돼 경고 처분을 받았고, 나머지 3개 행위에는 시정명령이 내려졌다. 과징금은 계약서면 지연 교부와 부당 반품 행위에 부과됐다. 롯데쇼핑은 2021년 1월 13일부터 2024년 2월 23일까지 97개 납품업자 등과 101건의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체결 즉시 줘야 하는 서명·날인된 계약서면을 늦게 교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연 기간은 최소 1일에서 최대 201일이었다. 상품대금 지급 과정에서도 법정 기한을 넘긴 사례가 확인됐다. 공정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21년 1월 1일부터 2024년 6월 30일까지 80개 납품업자와 직매입 또는 위수탁·특약매입 거래를 하면서 법정지급기한을 최소 1일에서 최대 386일 넘겨 상품판매대금을 지급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기준 지연이자 3434만여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공정위는 대금이 가압류된 경우에도 법원 공탁 등으로 지급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당 반품도 적발됐다. 롯데쇼핑은 2021년 8월 2일부터 2024년 8월 2일까지 9개 납품업자로부터 직매입한 분유, 유무선 공유기, 화장품, 문구류 등 1만9853개 상품(반품금액 2억 2467만여원)을 반품했다. 공정위는 납품업자의 반품 요청 공문에 반품이 자기에게 직접적으로 이익이 된다는 객관적 근거자료가 첨부되지 않았는데도 정당한 사유 없이 반품이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납품업체 인력 사용 절차도 어겼다. 롯데쇼핑은 2021년 2월 9일부터 4월 27일까지 6개 납품업자로부터 7건의 종업원 파견을 받으면서, 종업원 파견약정이 체결되기 전 최소 1일에서 최대 50일 동안 납품업체 종업원을 자사 사업장에서 근무하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와 계약할 때 계약서면을 즉시 교부하고, 상품판매대금을 법정 기한 내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당한 사유 없는 반품이나 납품업체 종업원 사용 등 금지 행위를 다수 적발한 건으로, 유통업계의 불공정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정위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대형마트 시장점유율은 이마트 41.36%, 홈플러스 18.03%, 코스트코 16.57%, 롯데마트 15.66% 순이다.

2026.03.15 14:06류승현 기자

AI가 변호사 흉내 내면 불법?…美 뉴욕, 챗봇 법률조언 규제 추진

미국 뉴욕주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이 변호사처럼 법률 조언을 제공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안이 추진된다. 생성형 AI가 전문직 영역까지 빠르게 확산하면서 이용자 피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5일(현지시간) 로이터에 따르면 뉴욕주 의회는 AI 챗봇이 변호사 자격이 있는 것처럼 행동하거나 법률 자문을 제공하는 행위를 제한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법안은 AI가 면허가 필요한 전문직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막고, 이를 통해 이용자가 피해를 입었을 경우 기업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AI 챗봇 운영 기업의 책임도 크게 강화될 전망이다. 이용자가 챗봇의 조언을 믿고 행동했다가 손해를 입으면 서비스 제공 기업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규제 움직임은 생성형 AI가 법률·의료 등 전문 분야까지 활용 범위를 넓히면서 잘못된 정보 제공 위험이 커졌다는 우려가 배경으로 지목된다. 동시에 AI가 생성한 법률 조언을 단순 정보 제공으로 볼지, 실제 법률 자문으로 볼지를 두고 법적 해석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실제 미국에서는 AI가 생성한 존재하지 않는 판례가 법원 문서에 인용되는 사례가 발생해 변호사가 제재를 받은 사건도 있었다. 업계에선 이번 법안이 AI 서비스 책임 구조를 강화하는 초기 입법 사례가 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연방 차원의 포괄적 AI 규제가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 단위 규제가 확산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이 법안은 AI가 면허가 필요한 전문직처럼 행동하는 것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의 일환"이라며 "생성형 AI가 법률 등 전문 분야로 확산되면서 소비자 보호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6.03.06 11:43장유미 기자

금감원, 홍콩 ELS 불완전판매 5개 은행 제재 낮췄다

금융감독원이 홍콩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한 5개 은행에 대한 제재 수위를 낮췄다. 금감원은 12일 제재심의위원회(제재심)를 열고 5개 은행(KB국민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농협은행·SC제일은행)에 대한 기관 제재는 기관 경고로, 과징금은 1조원대 수준으로, 임직원의 신분 제재도 감경하는 방향으로 수정 의결했다고 밝혔다. 앞서 금감원은 당초 은행에 대한 영업정지와 과징금 2조원대를 통보했다. 그러나 이날 제재심에서는 은행의 적극적인 사후수습 노력 및 재발방지 조치 등의 사정을 감안해 제재 범위와 수준에 대한 조정했다고 금감원 측은 부연했다. 이번 금감원의 제재심 의결 내용은 추후 금융위원회 의결을 통해 제재 내용이 최종 확정된다.

2026.02.12 18:19손희연 기자

美中 갈등에 고전한 삼성 파운드리 올해 기지개 켜나

"지난해 삼성전자 파운드리를 이용하던 중국 고객사들이 양산 직전에 이를 포기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유는 당시 미국의 중국 규제 압박이 가장 심해 불확실성이 높았던 시기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기대됩니다." 26일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 파운드리 침체의 가장 큰 이유로 미중 갈등에 따른 반도체 산업 국면을 지목하며 이같이 전했다. 업계에 따르면 작년 상반기 삼성 파운드리는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중국 고객사 확보에 상당한 제동이 걸렸다. 특히 이 기간에는 규제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면서 중국 고객사들이 양산을 앞두고 프로젝트를 중단하거나 결정을 미루는 사례가 잇따랐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상반기가 정말 힘들었다"며 "미국 제재로 어쩔 수 없이 양산을 포기한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 당시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AI와 고성능 컴퓨팅(HPC)용 칩을 중심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 파운드리를 통해 생산될 예정이던 일부 칩이 규제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들 칩은 대부분 HBM이 탑재된 선단 공정 제품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상황은 삼성 파운드리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다른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양산으로 연결됐다면 실적이 상당히 개선돼, 시스템LSI보다 좋은 매출을 기록했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하반기 분위기 반전…'규제 비대상' 칩 위주 재접근 다만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분위기가 다소 달라졌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미국의 규제 기준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규제 대상에 직접적으로 포함되지 않는 사양의 칩을 중심으로 중국 고객사들의 문의와 발주가 다시 늘어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특히 AI 가속기나 HBM이 탑재된 고성능 칩이 아닌,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적은 범용·저전력 계열 제품을 중심으로 삼성 파운드리를 다시 검토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규제를 피해갈 수 있는 설계와 용도의 칩을 중심으로 다시 문을 두드리는 중국 고객사들이 있었다"며 "상반기와 비교하면 영업 환경이 다소 안정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TSMC 지정학 리스크 부각…올해 삼성 파운드리 기대감 업계 안팎에서는 올해 삼성 파운드리가 예년에 비해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고객사들이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대만 TSMC 이용에 부담을 느끼면서, 대체 파운드리로 삼성전자를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미·중 갈등 장기화와 더불어 대만 해협을 둘러싼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중국 팹리스 입장에서는 특정 지역에 생산을 과도하게 의존하는 전략에 대한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 파운드리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다시 부각되고 있다는 평가다. 국내 디자인하우스 관계자는 "최근 삼성 파운드리에 중국 고객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올해는 지난해보다 나은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미·중 기술 패권 경쟁과 대중국 수출 규제는 여전히 가장 큰 변수로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삼성 파운드리가 중국 시장 리스크를 관리하는 동시에, 비중국권 고객 확대 전략을 병행하는지가 올해 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2026.01.26 15:55전화평 기자

대한민국, 내년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총회 의장국 지명

기후에너지환경부와 외교부는 11일과 12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제16차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총회'에서 우리나라가 차기 총회 의장국으로 지명됐다고 13일 밝혔다. IRENA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국제사회의 조속한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2011년 설립된 국제기구로, 세계 171개 국가를 회원국으로 두고 있다. 한국은 창립 초기부터 이사국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총회 의장국으로 지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의장국 지명에 따라 우리나라는 내년 1년 동안 IRENA 의장국으로서 총회 회의 주재, 글로벌 재생에너지 확산을 위한 주요 의제 설정과 국가 간 협력 등을 주도하게 된다. 기후부 측은 대한민국의 핵심 정책과제인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과 탈탄소 녹색전환의 성공적인 이행, 그리고 이를 위한 국제적인 공조에도 리더십을 발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번 총회에 우리나라 수석대표로서 참석한 이원주 기후부 에너지전환정책실장은 “이번 의장국 지명은 우리 정부의 재생에너지 중심 에너지 전환정책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확인한 것”이라며 “앞으로 1년간의 준비 기간을 거쳐 차기 총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함으로써, 글로벌 청정에너지 거버넌스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한편, 해외 프로젝트 수주 등 국제협력 분야에서도 실질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교체수석으로 총회에 참석한 조계연 외교부 기후환경변화외교국 심의관은 “재생에너지 관련 유일한 국제기구인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의장국 진출은 에너지전환 국제협력을 더욱 촉진하고자 하는 우리나라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밝혔다.

2026.01.13 08:02주문정 기자

EU, 美 빅테크 겨냥 디지털 규제 강화…기술 갈등 재점화

유럽연합(EU)이 올해를 기점으로 구글·메타·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디지털 규제 집행 강화에 나선다. 디지털시장법(DMA)과 디지털서비스법(DSA)을 앞세운 강경 기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복 경고와 맞물리면서, 미·EU 간 기술 규제를 둘러싼 갈등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5일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입법 논의를 마무리하고 올해부터 DMA와 DSA를 적용하며 본격적인 디지털 규제 집행 단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정치적 부담을 동반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EU 기술 규제가 미국 기업을 겨냥한 조치라며 규정 변경을 요구하고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제재를 가할 경우 관세 부과로 대응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EU로서는 디지털 주권을 지키면서도 무역 갈등과 지정학적 긴장을 키우지 않아야 하는 상황이다. EU는 DMA를 통해 온라인 게이트키퍼로 분류된 대형 플랫폼의 시장 지배력을 제한하고 DSA를 통해 불법 콘텐츠 관리와 투명성 의무를 강화하고 있다. 집행위 관계자들은 제재 자체보다는 기업의 실질적 규정 준수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실제 애플과 메타는 EU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뒤 일부 사업 모델을 조정하며 규제에 대응 중이다. EU는 메타가 왓츠앱을 통해 경쟁 AI 서비스의 접근을 제한했는지, 구글이 AI 모델 학습에 온라인 콘텐츠를 활용하는 방식이 공정한지 등을 조사 중이며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 경쟁 상황도 점검하고 있다. 향후 집행 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사안도 적지 않다. EU는 검색 결과에서 자사 서비스를 우대했다는 혐의를 받는 구글에 대해 추가 제재 여부를 검토하고 있으며 DSA 집행 역시 민감한 정치적 영역으로 평가된다. 특히 EU가 X에 투명성 규정 위반을 이유로 벌금 1억2천만 유로(약 2천32억원)를 부과한 이후 미국 정부와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강한 반발이 이어졌다. 미국은 DSA의 설계자로 지목된 티에리 브르통 전 EU 집행위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비자 제한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EU 내부에서는 X의 불법 콘텐츠 대응과 틱톡의 선거 개입 가능성, 인공지능(AI) 분야 경쟁 규제까지 더 강력한 집행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행정부의 공세적 태도가 EU의 규제 집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EU의 강경한 디지털 규제 기조에 대해 빅테크 기업들은 혁신 위축과 차별적 규제라며 반발하고 있다. 구글은 AI 조사에 대해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혁신을 저해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고 애플은 DMA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메타 역시 EU가 미국 기업만 불리하게 대한다고 주장했다. 브뤼셀 소재 싱크탱크 브뤼겔의 마리오 마리넬로 연구원은 "디지털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유럽 경제에 재앙이 될 것"이라며 "규제보다는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강력한 법 집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2026.01.05 14:27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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