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위원장 "방심위, 정치 심의 논란 고심...5기 위원회 숙제"
정연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정치 심의 논란 극복을 5기 방심위 과제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정 위원장은 22일 서울시 양천구 목동 한국 방송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주요 정치 현안이 있을 때마다 정당 민원이 급증하고 있는 추세를 보이는데, 해결책을 생각해본 적이 있냐"는 질문에 "방심위가 하는 일 99%는 매우 비정치적인 것인데, 마치 방심위가 정치적인 시사보도 프로그램만 심의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방심위가 정치적 논란에 휩싸이는 것이 개인적으로 대단히 안타깝다"고 답했다. 정 위원장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정당 민원 제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는 "방심위가 출범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정당 민원은 2012년 딱 한 건 있고, 그 외에는 단 한 건도 없었다"라며 "2014년부터 조금씩 늘어나 2017년부터는 폭발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했으며, 최근 3년은 폭등했다"고 설명했다. 방심위에 제기된 정당 민원은 ▲2020년 459건 ▲2021년 641건 ▲지난해에는 1천687건을 기록했다. 이에 대해 정 위원장은 "사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 99%가 매우 비정치적인 것인데, 마치 방심위가 정치적인 시사보도만 심의하는 것처럼 비춰져 안타깝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어 정 위원장은 6:3 방심위 거버넌스 구조 때문에 정치적 논란성이 야기되는 부분도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방심위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추천한 정 위원장과 옥시찬, 김유진 위원, 국민의힘이 추천한 황성욱 상임위원과 김우석, 허연회 위원, 민주당이 추천한 이광복 부위원장과 정민영, 윤성옥 위원 등 총 9명으로 구성돼 있다. 그는 "우리 구조의 문제이면서 동시에 근원적인 굴레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문제들은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지금도 고민하고 있고, 답을 얻기 위해 올해는 사무처에서 팀을 꾸려 외국 방송, 통신 규제 기구 거버넌스 구성 등을 참고해 사전 조사와 연구를 할 계획"이라며 "6:3 구조 극복 문제, 안건 채택 과정에 정당이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을 극복하는 것을 5기 위원회가 끝나기 전에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숙제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 위원장은 이날 마약, 도박 불법 정보에 대한 전자 심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마약, 도박과 같이 사회적으로 피해가 크고 신속한 차단이 요구되는 불법정보들에 대해서도 하루빨리 전자심의가 확대됐으면 한다"며 "관련 법안도 상당수 발의돼있다. 언론에서도 전자심의 대상 확대 필요성에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또한 그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위원회 사무처 방송과 통신 심의 역량이 확충됐으면 한다"며 "부족한 인력과 예산이 지금보다 늘어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