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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건강'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2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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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경장애 심한 여성이 우울 증상 높아…청소년기에서 더 두드러져

질병관리청, 우리나라 여성 청소년·성인 3088명 대상 성·생식건강조사자료 분석 결과 월경장애 증상을 여성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건강 문제로 인식할 필요 있다는 지적이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월경장애를 경험한 여성에서 우울 증상을 겪는 비율이 높다'는 연구 결과를 대한의학회 학술지 'Journal of Korean Medical Science'에 발표했다. 가임기 여성에서 가장 흔한 부인과 문제 중 하나인 월경장애(월경통, 월경전증후군, 과다월경‧과소월경 등 비정상 자궁출혈, 무월경 등)는 신체적 통증 및 활동 제한 등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쳐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22년에 실시한 한국 여성의 생애주기별 성·생식건강조사 자료를 활용해 우리나라 13~55세 여성 3천88명의 월경장애와 우울 증상 간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전체 대상자의 91%가 경증 또는 중증의 월경장애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중증 월경장애 경험 여성은 전체의 57%이었다. 개별 항목의 중증 비율은 월경통 41.9%, 월경전증후군 41.1%, 비정상 자궁출혈 7.6%이었다. 월경통, 월경전증후군, 비정상 자궁출혈 증상이 없는 여성에 비해 중증 증상을 경험한 여성에서 높은 우울감을 겪는 비율이 각각 1.6배, 2.0배, 1.4배 높았다. 또 경험한 중증 월경장애 수가 많을수록 높은 우울감을 겪는 비율이 유의하게 증가했는데, 이러한 연관성은 특히 청소년기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중증 월경장애가 없는 여성에 비해 중증 증상이 1개~3개로 증가할수록 높은 우울감이 각각 1.6배, 2.0배, 2.1배 높았으며, 특히 청소년기에서는 중증 월경장애를 1개만 경험해도 1.8배 높았고, 3개일 경우 약 2.8배로 성인 여성의 1.9배보다 높았다. 연구진은 한국 가임기 여성의 월경장애 현황을 파악하고, 정신건강을 포함한 건강 개선을 위한 여성의 생식건강 관리 필요성의 근거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며, 월경장애와 우울 증상의 명확한 선후관계 및 발병 기전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월경관련 증상을 단순한 생리적 불편이 아니라 여성의 정신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요 건강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라며 “국립보건연구원 여성건강연구사업을 통해 우리나라 여성의 성·생식건강 현황과 주요 건강 이슈를 파악하기 위한 전국 단위 조사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25.04.17 18:00조민규

정신건강 패러다임 바꾸다…김동현 트로스트 창업자의 10년 여정

2016년, 정신건강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지금보다 훨씬 낮았던 시절. 한 청년 창업자가 우울증을 겪으며 느꼈던 개인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국내 최초 비대면 심리상담 플랫폼 '트로스트'를 시작했다. 그리고 10년 가까이 지난해 말, 그는 자신의 회사를 넛지헬스케어에 매각했다. 트로스트가 더 크게 성장했으면 하는 창업자의 바람에서 비롯된 결정이다. 트로스트는 유·무료 심리 솔루션을 통해 가벼운 우울감이나 불안을 해소하려는 사용자부터 전문적인 심리 치료가 필요한 사람,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한 만성 질환자까지 폭넓은 이용자층을 아우르는 플랫폼이다. 회사 창업자인 김동현 대표는 정신건강 문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열어주고, 더 쉽게 다가가게 만들기 위해 트로스트를 개발했다. 기존 정신건강 서비스의 낙인을 허물고, 시장의 문턱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대표는 “정신건강은 일부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의 삶에 필요한 영역이다. 심리상담을 특별한 일이 아닌 일상의 선택지로 만들고 싶었다"며 "궁극적으로 대한민국 자살률을 낮추는데 기여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심리상담이 삶을 바꾸다”…트로스트 창업으로 김 대표는 초기 자원봉사 문화를 바꾸려는 비영리 단체를 창업했다. 시간 인증 중심의 자원봉사 시스템이 아닌 자발성과 재미, 그리고 사회적 가치를 연결하는 플랫폼을 만들고자 했다. 그는 참가자에게 비용을 받고,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설계해 연결하는 모델을 통해 서울시로부터 자원봉사 유공 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러나 비영리 단체를 이끌어 가는 일은 쉽지 않았다. 김 대표는 “의미는 있었지만, 지속 가능하지는 않았다”며 “결국 문제 해결도 시스템 안에서 돌아가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비영리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낀 그는 '가치'와 '지속성'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당시 김 대표는 개인적으로 우울증을 겪고 심리상담을 받으며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는 단순한 회복을 넘어 창업자로서의 방향까지 바꾸는 계기가 됐다. 김 대표는 "10개월 동안 상담을 받으며 많이 회복됐다. 이후 힘들어하는 주변 사람들한테도 상담을 권유했는데, 비싸고 불편하고, 무엇보다 시간도 없다고 하더라"며 "심리상담을 모바일로, 더 싸게, 더 편하게 만들 수 없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회고했다. 트로스트의 확장, 넛지와 연결되다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김 대표는 트로스트 이용자들이 '심리상담을 받는 사람'이라는 낙인을 받지 않도록 익명 기반의 접근, 텍스트·전화·화상 상담으로의 확장, 상담 접근성 확보를 위한 모바일 설계 등 세심하게 '사용자 중심'에 맞춘 서비스를 만들었다. 그는 감정 분석 AI, 명상 콘텐츠, 셀프케어 툴, 그리고 기업 대상 복지 서비스(EAP) 등을 접목해 트로스트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중소기업까지 접근 가능하도록 온라인화한 EAP도 선보였다. 그 결과 누적 다운로드 100만, 150여 개 기업 고객 확보라는 호응을 얻었다. 트로스트는 단순한 기술 편의성에 머물지 않았다. 한 사용자는 “아이를 돌보느라 외출이 어려운 상황에서 트로스트 덕분에 밤 11시에 상담을 받을 수 있었다”며 “처음으로 나를 위한 시간이 생겼다”고 고마움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용자들의 피드백은 트로스트를 운영하는 10년 동안의 자양분이 되었다. 김 대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더 많은 자원, 더 큰 생태계, 그리고 더 다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모두가 건강한 정신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창업 초기의 바람 때문이었다. 그러던 중 넛지헬스케어를 만나게 됐다. 지난해 말 트로스트는 넛지헬스케어의 자회사 '다인'에 인수됐다. 넛지헬스케어는 건강관리 앱 '캐시워크'를 운영 중이며, 향후 캐시워크 앱 내에서도 트로스트 서비스를 연동할 계획이다. 사용자들은 캐시워크 내 트로스트 아이콘을 통해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김 대표는 “트로스트 매각은 확장을 위한 선택이었다”며 “보다 일상적인 플랫폼에서 사용자 접점을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넛지헬스케어는 일상 속 건강 행동 변화를 만들어온 기업이다. 김 대표는 “정신건강은 신체건강, 복지, 일상과 붙을 때 시너지가 커진다”며 “넛지와는 '생활 안에서 건강을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이 닮아 있었고, 트로스트가 더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선 꼭 필요한 연결이었다”고 말했다. “10년의 창업 결과, 남은 건 단단한 마음” 최근 김 대표는 '건강한 삶'이라는 키워드 아래 다음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IT에 국한되지 않고, 식품이나 패션처럼 고객 중심의 솔루션이 가능한 산업군을 탐색하고 있다. 두 번의 창업을 거치며 그가 얻은 가장 큰 배움은 무엇이었을까. 김 대표는 “의도를 잃지 않는 태도”라며 “의미 있는, 그러나 힘든 나날이었지만, 그게 끝까지 가는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로스트는 단순한 상담 플랫폼이 아니라, 누군가의 삶을 바꾸는 기회였고, 대한민국 자살률을 낮추고 싶다는 개인적인 바람에서 시작된 도전이었다"며 "그 마음이 있었기에 어떤 어려움 앞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미래의 창업자들에게 당부도 전했다. 김 대표는 "문제 해결 능력은 기본이고요. 시장 흐름을 보는 눈, 그리고 유연함이 있어야 한다"며 "바람의 방향을 바꿀 수는 없어도, 돛은 바꿀 수 있다"고 밝혔다.

2025.04.03 09:30최이담

[1분건강] 국내 우울증 환자 매년 7.6% 늘어난다

국내 우울증 환자가 매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우울증 환자의 병원 방문 수는 지난 2019년 81만 명에서 2023년 108만 명으로 약 33.3% 증가했다. 우울증은 생물학·심리·환경 요인이 복합 작용해 발생하는 정신질환이다. 뇌의 신경전달물질 불균형·유전 요인·호르몬 변화 등 생물학적 원인으로 작용한다. 부정적인 사고·스트레스·트라우마 등 심리 요인도 영향을 미친다. 최근에는 SNS나 스마트폰 중독으로 인한 우울증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만약 우울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진료한다면 보통 주요우울장애 진단기준(DSM-5)을 통해 진단하는데 총 9가지며 5가지 이상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될 때 우울증으로 진단된다. 우울증 치료는 크게 비약물치료와 약물치료로 나뉜다. 비약물치료에는 정신치료·생활 습관 개선·운동·명상 등이 포함된다. 약물치료는 주로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나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 억제제(SNRI)와 같은 항우울제를 사용한다. 다만, 약물치료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전문의와의 상담으로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우울증이 걸렸다면 전문의 진료와 치료가 선행돼야 한다. 이후 규칙적인 신체활동도 도움이 된다. 산책이나 약간 숨이차는 운동을 규칙적으로 시행하면 뇌에서 엔도르핀과 세로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를 촉진해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가벼운 유산소 운동이나 자연 속에서의 산책은 심리적 긴장을 완화하고 긍정적인 감정을 높이는 데 효과적이다. 운동은 수면의 질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강화하며, 자기 효능감을 높여 우울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무리한 운동보다는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하는 것이다.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산책을 하거나 요가, 스트레칭 같은 활동을 병행하면 정신 건강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렇지만 우울증 환자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시선이나 사회적 낙인 때문에 우울증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국가정신건강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정신건강 문제 경험 시 의사나 기타 정신건강 전문가와 상담을 해본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12.1%로 캐나다(46.5%), 일본(20%)보다 낮다. 이승훈 교수는 “우울증과 정신건강의 문제는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어 사회적으로도 정신건강 치료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지속해서 형성돼야 한다”라며 “문제가 있다면 주저하지 말고 전문의의 상담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2025.03.30 10:00김양균

[기자수첩] 의사 없어 진료과 셔터 내리는 소리

서귀포의료원은 지난 2021년 10월부터 2024년 9월까지 정신건강의학과 내원 환자를 받지 못했다. 전문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서귀포보건소에 등록된 지역 내 정신질환 당사자의 수는 500여 명. 정신건강 의학계에서는 지역의 정신질환 당사자 수가 등록된 이보다 밖의 회색지대에 놓은 이들이 절대 적지 않다고 본다. 서귀포의 정신건강 의료공백은 3년 가까이 구멍이 뚫려 있었다. 제주대병원이나 제주한라병원 등 정신건강의학과가 운영되는 의료기관에서 치료받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문제는 회색지대, 아니 사각지대에 있는 당사자들이다. 여전히 과거보다 나아졌다지만 우리 사회에서 정신과 진료에 대한 편견이 존재하고, 이는 지연이 강한 지역일수록 더 강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그뿐이랴. 정신질환 당사자 자신도 정신과 진료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귀포시에서 제주시까지 한 시간여를 달려 적극적 진료를 받은 사례와 그렇지 않은 사례의 비율은 과연 어땠을까. 제주 지역에서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불과 40여 킬로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심리적 거리감이 존재한다. 이는 치료를 위한 의료기관 방문에도 영향을 준다. 서울이야 자타해 환자의 경우 응급입원이 가능하더라도 제주는? 그런 정신과 응급병동이 충분히 구비되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하지만 내가 화가 난 이유는 따로 있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12월 5일 '정신건강정책 비전선포대회'를 열고 정신건강 문제를 주요 국정 과제로 삼고 적극 해결하겠다고 선언했었다. 예방부터 회복까지 정부가 책임지겠다고 했다. 카메라 플래시가 팡팡 터지던 화려한 잔치가 벌어지고 있는 순간에도 서귀포의료원의 정신과는 문을 열지 못했다. 대통령의 호언장담이 있은지 10개월이 더 지나도록 서귀포의료원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한 명을 구하지 못해 진료를 할 수 없었다. 현재 서귀포의료원에는 단 한 명의 정신과 전문의가 있다. 그가 해당 진료과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고맙지만, 불안한 현실이다. 그도 사정이 생겨 이탈하면 서귀포의료원은 또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전전긍긍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설상가상 도민을 위한 정신과 개방병동과 42병상 규모의 보호병동도 지어놓았지만, 간호사와 직원을 구하지 못해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 안타까운 노릇이다. 다른 지역 병원 사정도 이와 다르지 않다. 고사직전인 진료과는 더욱 많을 것이다. 병원 진료과의 셔터가 내려가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지 상상하는 것이 나는 무섭다.

2025.03.17 17:25김양균

수리연, 수학문화콘텐츠 프로그램이 청소년 우울·불안↓, 집중력은 ↑

국가수리과학연구소(수리연)는 수학문화정책연구팀(팀장 유명산)이 수학문화콘텐츠 프로그램이 청소년의 우울, 불안, 주의집중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구는 수학을 문화로 접근하는 방식이 학생 정신건강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알아보기 위해 대전 지역 중학교 2학년 학생 50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유명산 팀장은 "수학문화콘텐츠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의 사전-사후 정신건강 지표 분석 결과 우울, 불안이 감소하고 주의집중력이 향상되는 결과가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 우울점수는 8.44에서 6.00으로, 불안점수는 6.68에서 4.98로, 집중력 점수는 31.44에서 33.32로 각각 개선됐다. 유민준 연구원은 "이는 퍼센트로 개선도를 환산하기는 어려워도,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라며 "수학문화콘텐츠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 관리에 효과적인 도구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 10명 중 1명은 정신장애를 앓고 있다. 또 학생 학업 관련 불안감 지수는 0.10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0.01에 비해 10배 가량 높다. 또 청소년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성적·진로에 대한 부담(49.3%)으로 나타났다. 수리연은 향후 수학문화콘텐츠가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다양한 환경과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하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대한통합의학회지 13월 1호 논문으로(27일자) 게재됐다.

2025.02.28 11:20박희범

초등생 가해 교사 질환에 편견 번져…"낙인 우려"

최근 대전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피살 사건과 관련해 가해 교사가 평소 우울증을 앓고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잇따르면서 우울증 질환 자체에 편견이 확산하고 있다. 김동욱 대한정신건강의학과의사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정신건강의학과 진료 여부로 개인의 정신 건강 문제를 평가할 수 없다”라며 “환자의 진료 이력을 문제 삼아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이는 일선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상의 경중 여부와 상관없이 방문하는 만큼 치료 이력 자체가 심각성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논리다. 즉, 꾸준한 치료를 받았는지, 환자가 본인의 증상을 인정했는지, 처방대로 약을 복용했는지 여부 등에 따라 증상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진료 이력만을 문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타인에게 폐가 될까 염려하며 편견에도 불구하고 병의원을 찾은 분들이 이런 사건으로 치료 의지가 위축되지 않기를 바란다”라고 밝혔다. 또 “개인 범죄에 대해, 의료진이 과도한 책임을 짊어져야 할 근거가 없다”라며 “의사가 모든 위험을 예측하고 사회적, 법적 판단을 하거나 윤리적인 부분을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살인은 범죄자 개인의 인격과 도덕성이 영향을 미치며, 잔인한 행위를 정신질환 탓으로 돌린다면 오히려 정신건강 문제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꿋꿋이 살아가는 환자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전했다. 이와 함께 “진단서는 작성 당시의 의학적 판단을 근거로 소견을 기술하므로 변화할 수 있다”라며 “정신질환의 특성상 '완치'라는 표현을 사용할 수 없고, 현 상태 호전이 있다고 미래에도 절대 재발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라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적극적인 치료로 일반적인 경과보다 빨리 호전되기도 하듯이, 치료 중단으로 급격히 악화한다”라면서 “복직·휴직·운전면허·총기 소지·맹견 관리 등을 정신과 의사에게 의학적 판단을 넘어선 진단서를 요구하는 것은 부당하다”라고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일부 공무원 관련 규정에서 '완치'나 '직무 수행 가능' 여부를 명확히 진단하라는 요구가 존재한다. 여기서 의사가 진단할 수 있는 영역 밖까지 진단서를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김 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이는 의료의 본질을 왜곡하며 의료법 위반을 강요하는 것”이라며 “이러한 규정은 개정되어야 하며, 더 합리적인 평가 절차가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관련해 공무원의 직무 수행 가능 여부는 독립적인 평가 기관이나 위원회를 통해 객관적으로 심사되어야 한다는 점도 밝혔다. 김 회장은 “교사의 정신건강 문제는 단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직결되는 사안”이라며 “공공의 책임하에 교사들의 건강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병가, 휴직 및 복직을 관리할 수 있는 체계적이고 공정한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전했다. 김 회장은 사건을 접한 일반 국민의 정신건강 관리에도 조언을 내놨다. 극단적 사건을 일반화한다면 오히려 마음의 상처는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는 만큼, 반복적으로 해당 뉴스에만 집착하거나 괴담에 몰두하는 것은 정신건강에 해롭다. 김 회장은 “아이들이 학교라는 환경을 두려워하거나 피하는 것은 해결책이 될 수 없다”라며 “정신건강에 대한 검진이 학교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간단한 자가문답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좀 더 심층적인 평가가 이루어져 실제로 학교 정신건강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권고했다. 아울러 “교직원과 학생들의 진료가 필요할 경우 이를 좀 더 수월하게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야 한다”라면서도 “슬픔과 안타까움으로 인해서 비합리적인 공포와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가 확산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라고 전했다.

2025.02.14 15:56김양균

정신과 교수가 본 尹비상계엄…"5·18 연상 국민 트라우마 유발"

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후폭풍이 여의도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정신건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윤 대통령이 3일 심야를 통해 기습적으로 선포한 비상계엄이 국회 본회의 계엄 해제 결의 통과, 이후 윤 대통령의 계엄 해제 발표에 이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불과 6시간. 하지만 44년 만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초유의 사태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충격을 주고 있다. 다수의 특전사 헬기가 국회에 날아들고, 무장한 군인들이 본청 유리창을 부수고 난입하는 모습이 뉴스와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생중계되면서 이를 접한 다수 국민의 트라우마(trauma) 유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기자는 익명을 요구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에게서 정신의학 관점에서 이번 사태의 분석을 들을 수 있었다. 해당 교수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과거 군사 쿠데타를 직접 경험한 국민뿐만 아니라 경험은 하지 않아도 '서울의봄' 등 관련 영화를 접한 MZ세대들에까지 상당한 충격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봤다. 해당 의사는 “과거 군사정권을 직접 경험한 바 있는 기성세대는 오랜 트라우마가 되살아나는 경험을 했을 것”이라며 “직접 경험하지 않은 사람들도 군대가 국회를 유린하는 모습에 경악해 강렬한 불안과 걱정을 느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설명처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6시간 만에 끝났지만, 과거 민주화 과정에서 군사정권의 민주주의 유린을 겪은 국민의 오랜 상처를 자극하며 상당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앞선 전문의는 “재해 및 재난과 같은 상황이 벌어진 만큼 향후 국민의 정신건강에 어떤 여파가 있을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어떤 증후도 없었고, 국회에서 정부 당국자들이 계엄 가능성을 일축했던 상황에서 한밤중에 갑작스럽게 비상계엄이 선포된 것을 목도한 다수 국민은 당황스러움과 불안을, 일부는 트라우마로 인해 잠을 자지 못했을 것”이라며 “현재 계엄이 해제됐고, 재발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전망에도 계엄 선포가 대통령 독단으로 이뤄진 점을 감안하면 대중의 불안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기본적으로 트라우마의 해소는 '내가 안전하다'라고 안심할 때라야 가능하다. 이 의사는 “트라우마 관리의 기본 원칙을 적용하면, 가령 범죄 피해자의 경우 범인이 연행돼 수용되고, 수사와 처벌로 같은 범죄가 내게 재발하지 않을 상황이 될 때 대단한 위안을 경험하게 된다”라며 “비상계엄의 주도자가 존속하는 한 대중의 공포와 불안은 가라앉기 어렵다”라고 부연했다. 한편, 트라우마는 실제적이거나 위협적인 죽음, 심각한 질병이나 자신과 타인의 신체적 위협이 되는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겪는 심리적 외상이다. 스트레스를 넘어 안전과 생명에 위협이 될 만한 사건을 겪었을 때 트라우마가 발생한다. 트라우마가 생기면 극도의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면서 ▲피곤함 ▲두통 ▲소화불량 ▲식욕부진 ▲손발 저림 ▲불안 ▲걱정 ▲원망 ▲분노 ▲슬픔 등을 겪게 된다.

2024.12.04 15:23김양균

고난도‧기피분야 뇌혈관과 복부동맥류 수술 수가 최대 2.7배 인상

정부가 내년부터 뇌혈관, 복부동맥류 수술 수가를 최대 2.7배 인상한다. 보건복지부는 28일 2024년 제23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를 열고, ▲뇌혈관 및 복부대동맥류 수술 수가 개선방안 ▲국가건강검진 내 정신건강검사 사후 관리를 위한 첫 진료비 본인부담금 지원에 관한 사항 등을 논의했다. 우선 정부는 2025년 1월부터 필수의료분야 공정보상을 통한 의료기반 강화를 위해 개두술·천두술 등 뇌혈관 수술과 복부동맥류 수술의 수가를 대폭 인상한다. 개두술·천두술과 복부동맥류 수술은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의료분야이며, 고위험·고난도 의료행위로 기피 분야이다. 뇌출혈, 뇌종양 등으로 뇌압이 올라갈 경우 두개골의 절개(개두술) 또는 구멍(천두술)을 통해 상승된 압력을 경감시키고 원인을 제거하는 응급수술이 필요하며, 복부동맥류는 복부 대동맥이 비정상적으로 확장되는 것으로 파열될 경우 사망 가능성이 높고 동맥류 제거를 위한 수술도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다. 이에 혈관의 파열 여부, 뇌엽절제술 동반 여부, 수술 부위 등에 따라 수술을 세분화하고, 위험도·난이도에 따라 상대가치점수를 최대 2.7배까지 인상키로 했다. 한편 정부는 2025년 1월부터 국가건강검진에 포함된 정신건강검사에서 우울증이나 조기정신증 위험군으로 나올 경우,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첫 진료에 대해서는 본인부담금을 지원한다. 현재 건강검진 항목에 우울증 검사가 포함돼 있으나, 검진으로 새롭게 발견된 정신건강 위험군이 치료로 이어진 비율은 낮은 상황이다. 건강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중간 정도 이상의 우울증 의심 신규판정자가 검진 결과 통보 이후 1년 이내 정신질환(F00∼F99)으로 의료기관에 방문한 비율은 2021년 기준 17.8%에 불과하다. 이에 질병의 조기 발견 및 치료라는 건강검진의 목적에 따라 질환의 사후관리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국가건강검진 내 정신건강검사( 20~34세는 2년에 한 번 일반건강검진 시, 그 외의 연령대는 10년에 한 번 수검) 결과 위험군으로 나올 경우 첫 진료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우울증은 27점 만점 중 10점 이상, 또는 9번 문항(자살생각) 1점 이상(조기정신증) 고통, 빈도 중 어느 한 영역에서 45점 만점 중 6점 이상인 경우 위험군으로 분류된다. 첫 진료비의 지원 항목은 진찰료, 검사료(증상 및 행동평가 척도검사 1종), 상담료(개인정신치료 1종)로 구성되어 질환별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시작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2024.11.29 06:10조민규

한국인 문화·정서 특성 반영한 우울·불안·스트레스 평가 개발돼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와 함께 우리나라 국민의 문화적, 정서적 특성을 반영한 '한국인 정신건강 척도'를 개발했다. 한국인 정신건강 척도는 ▲우울(National Depression Scale, NDS) ▲불안(National Anxiety Scale, NAS) ▲스트레스(National Stress Scale, NSS) 등 3종이다. 각각 11문항~12문항으로 구성됐다. 문항을 쉽게 이해하고 응답할 수 있도록 환자들이 증상을 호소하며 주로 사용하는 용어를 활용해 개발됐다. 그동안 번안된 정신건강 척도는 사용료 지급이나 저작권 문제로 인한 법적 분쟁, 한국인의 정서와 행동양식을 반영하는 데에 한계가 있었다. 박주언 계요병원 연구소장은 “국립정신건강센터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및 학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이번 정신건강 척도가 개발됐다”라며 “향후 정신건강 진료 현장 및 공공 서비스 기관에서도 유용하게 사용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밝혔다. 박수빈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건강연구소장도 “이번 한국인 정신건강 척도는 대한신경정신의학회의 인증을 받은 공인된 도구로서 건강보험 적용과 임상 현장 활용․확산을 위해 학회와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국인 정신건강(우울, 불안, 스트레스) 척도의 각 지침서는 국립정신건강센터 홈페이지를 통해 받아볼 수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는 한국인 아동 정신건강(우울, 불안) 척도도 개발 중으로 오는 2026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2024.10.19 09:00김양균

국내 심리 상담 급증…셀렉트스타 "국민 정신건강 개선, AI로 지원한다"

#. 보건복지부 발표에 따르면 전국 정신건강센터의 상담 건수가 지난 2021년 기준 235만여 건에 달했다. 이는 여러 사회적 불안정 요인들이 겹치면서 최근 몇 년간 꾸준히 증가한 추세를 반영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윤석열 대통령은 "정신건강 문제를 더 이상 개인의 문제로 두지 않고 주요 국정 어젠다로서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100만 명의 국민에게 심리상담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셀렉트스타의 데이터∙솔루션 역량을 통해 정부의 국민 정신 건강 개선 사업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셀렉트스타는 '초거대 AI 기반 심리케어 서비스 지원사업'에 참여한다고 23일 밝혔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주관하는 이 지원사업은 정신건강 분야에 초거대 AI를 활용한 관리 서비스를 개발하고 실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 사업에서 셀렉트스타는 '국민 체감형 서비스' 개발 실증을 위한 데이터 가공∙솔루션 개발을 수행한다. 이를 통해 일상에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신건강 예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셀렉트스타는 심리 관련 학습데이터 수집 및 가공을 통해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구축하고 초거대 AI 모델링·평가·검증 솔루션 개발을 지원하게 된다. 특히 정신건강 특화 심리 상담 및 일반 상담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가공해 초거대 AI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현재 셀렉트스타는 2억 건 이상의 대규모 데이터 작업 경험과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이 역량을 활용해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축 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할 계획이다. 김세엽 셀렉트스타 대표는 "이번 사업 참여를 통해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심리 상담 서비스가 국민의 심리적 건강 증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사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역량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AI 기반 심리케어 솔루션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4.09.23 10:42조이환

2명 중 1명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는 나에게 등을 돌릴 것' 생각

정신질환 조기 치료에 대한 적극적인 교육 필요 국립정신건강센터는 전 국민의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건강 정책 수립의 기초자료 제공 등을 목적으로 '2024년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 조사'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정신건강 관련 ▲정신건강에 대한 인식 ▲정신건강 상태 ▲정신질환 사례별(Case Vignette) 인식(2024년 신규 추가) ▲정신건강 관련 기관 인지도 등 4개 분야에 대해 전국 15세 이상 69세 이하 국민 3천명을 대상('22년 2천명)으로 약 3개월간 진행됐다. 주요 조사 결과 정신질환 이해도는 4.05점으로 2022년 대비 0.1점 상승했고, 부정적 인식(2022년 3.15점, 2024년 3.12점)과 수용도(2022년 3.18점, 2024년 3.22점)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인식이 개선된 항목은 ▲누구나 정신질환에 걸릴 수 있다(2022년 83.2%, 2024년 90.5%) ▲정신질환은 일종의 뇌기능 이상일 것이다(2022년 49.3%, 2024년 61.4%) 등 이었다. 반면 ▲내가 정신질환에 걸리면 몇몇 친구들은 나에게 등을 돌릴 것이다(2022년 39.4%, 2024년 50.7%),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위험한 편이다(2022년 64.0%, 2024년 64.6%)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알고 있다(2022년 27.9%, 2024년 24.9%) 등은 상대적으로 인식이 악화됐다. 또 '평소 자신의 정신건강 상태'를 묻는 문항에 대해 응답자의 55.2%가 '좋다'라고 평가했고, 78.8%는 '평소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반면 지난 1년간 정신건강 문제 경험률은 73.6%로 2022년(63.9%)에 비해 9.7%p 증가했다. 특히 ▲심각한 스트레스(2022년 36.0%, 2024년 46.3%) ▲수일간 지속되는 우울감(2022년 30.0%, 2024년 40.2%) ▲인터넷,‧스마트폰 등 기타중독(2022년 6.4%, 2024년 18.4%) 등은 2022년도 결과 대비 10%p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정신건강 문제 경험 시 도움을 요청했던 대상은 '가족 및 친지'가 49.4%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정신과 의사 또는 간호사'(44.2%), '친구 또는 이웃'(41.0%) 순이었다. 정신질환 사례별(Case Vignette) 인식은 주어진 사례를 보고 해당 질환에 대한 인식을 조사하는 것으로 총 3가지 사례(▲주요 우울 장애 ▲정신과적 증상이 불분명한 자살사고 ▲조현병)에 대해 1천명씩 유의 할당해 조사했다. 정신건강에 대한 일반적 이해도가 높아진 것과는 달리, 제시된 정신질환 사례를 정확하게 인식한 비율은 주요 우울 장애 43.0%, 조현병 39.9%로 다소 낮았다. 또 부정적 인식에서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이 64.6%인 것과 달리, '사례와 같은 정신질환 문제가 있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다'라고 응답하는 비율(▲주요 우울 장애 11.9% ▲자살사고 12.4% ▲조현병 31.9%)이 매우 낮았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인지도는 66.8%로 2022년(65.6%) 대비 1.2%p 증가했으나, 그 외 기관 및 상담 전화 인지도(정신건강복지센터 58.1%로 2.5%p 감소, 정신건강위기상담전화 23.3%로 9.8%p 감소)는 떨어졌다. 국립정신건강센터 곽영숙 센터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22년 대비 정신건강 문제 경험률이 높아진 것과 달리,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방법을 아는 비율은 오히려 감소했다”라며 “정신건강 문제는 치료가 필요한 질환이며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교육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2024.07.07 15:25조민규

민관 정신건강 전문가 한자리에…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 21일 개막

제11회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가 21일 충청남도 공주 소재 공주문화관광재단 아트센터 고마에서 개최됐다. 공주정신건강학술문화제는 보건복지부·충청남도·공주시·충청남도교육청·대한신경정신의학회·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KSTSS)가 공동주최했다. 국립공주병원·충청남도공주교육지원청·중부권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공주시정신건강복지센터가 공동주관했다. 이날 행사는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교수의 '진정한 행복의 7가지 조건'이란 대국민 특강으로 시작됐다. 이어진 학술프로그램은 메인 심포지엄과 6개의 워크숍으로 구성됐다. 메인 심포지엄은 '전 국민 정신건강, 예방부터 치료, 회복, 증진까지'란 주제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전명숙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이 '전 국민 정신건강을 위한 혁신적인 국가 정신건강정책'을, 기선완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가 '정신건강에서 예방, 치료, 회복, 그리고 증진'에 대해 발제했다. 이후 토론은 이영문 연세하늘병원 진료원장과 최윤경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장을 좌장으로, ▲홍선미 한신대 교수 ▲윤미경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장 ▲임규설 한국정신재활시설협회장 ▲김영희 대한정신장애인가족협회 정책위원장 등이 토론에 나설 예정이다. 6개 워크숍 통해 정신건강 다각도 이해 눈길 또한 여러 주제의 워크숍과 관련 민관 전문가들도 발표 및 토론에 나서 눈길을 끈다. '당사자와 가족의 회복 경험' 주제의 워크숍은 최종혁 서울특별시 은평병원장을 좌장으로, ▲고하영 조우네 마음약국 대표 ▲이관형 마인드포스트 대표 ▲김순남 한국정신장애인가족지원가협회 등이 정신질환 당사자와 가족의 회복경험에 대해 발표한다. '자살, 사후관리가 예방이다'란 워크숍은 황태연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이사장을 좌장으로, ▲서지혜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 부장 '자살, 사후관리를 어떻게 할것인가' ▲배미남 인천광역시자살예방센터 부센터장 '유족 초기 개입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 ▲김도연 광주광역자살예방센터 상임팀장 '자살 후 조직 안정화를 위한 사후대응' ▲심소영 자살 유족 당사자 '유족 지지 활동의 현황과 의미'에 대해 전할 예정이다. '정신응급대응의 실제' 워크숍에서는 한창환 국립춘천병원장을 좌장으로 나선다. 토론자 및 발표 주제는 ▲이해우 강원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교수 '최근 변화한 국내 정신응급대응 체계와 실제' ▲임대성 서울특별시 서울의료원 응급의학과 과장 '권역응급의료센터 내 응급의학적 정신응급환자의 평가와 치료' ▲정수봉 경기도 의왕시정신건강복지센터장 '정신의료기관의 정신응급환자 진료와 지역사회 평가의 중요성' 등이다. '디지털치료기기의 현황과 전망' 워크숍은 김영훈 백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토론자 및 주제는 ▲한영민 식품의약품안전처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념과 국내외 관련 정책' ▲정경호 전(前) 에임메드 본부장 '승인된 디지털 치료기기의 실제 임상현장에서의 적용' ▲조철현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디지털 치료기기의 전망과 방향' 등이다. '정신건강 인식개선을 위한 효과적 홍보 전략' 워크숍은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유현재 서강대 교수 ▲전사무엘 대전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 팀장 등이 고견을 전한다. 이밖에도 '병원 밖 안전하고 건강한 정신건강 생태계 구축하기' 주제의 워크숍은 시민단체가 주도해 진행될 예정이다. 이종국 국립공주병원장은 “11번째 진행하는 이번 정신건강학술문화제를 통해 전문가와 국민이 함께 정신건강에 대한 지식을 공유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학술문화제 기간 동안 학교폭력예방 뮤지컬 공연, 정신장애인과 함께하는 미술작품 전시회, 마음안심버스와 정신건강 부스 체험 등의 문화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된다.

2024.06.21 10:14김양균

"정신질환 있으면 친구가 등 돌릴지도"…정신건강 부정인식 증가

우리사회에서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 인식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정신건강센터가 국내 15세 이상~ 29세 이하 3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결과가 12일 일부 공개됐다. 양수진 센터 정신건강사업과장은 이날 세계은행·국립정신건강센터·기획재정부가 마련한 '정신건강 낙인 감소 워크숍'에서 “응답자들은 '친구들이 내가 정신건강에 걸리면 등 돌릴 것이다', '정신과적 문제가 있거나 치료를 받으면 불이익을 받을 것이다'는 등의 답변이 증가하며 정신질환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왔다”고 설명했다. '정신과 환자는 위험하다'는 응답비율은 64.5%로 나타났는데, 특히 60대의 부정적 인식이 다른 연령대보다 높았다는 게 양 과장의 설명이다. 반면, 정신과 서비스나 이용방법을 안다는 응답률은 감소해 정신적 어려움에 처해도 대응방법을 알지 못해 적극적인 치료개입이 늦어짐을 알 수 있다. 정신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지난 2022년 조사에서 '가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 점은 영향 요소로 '유튜브'를 포함시켰고, 실제 조사에서 십대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직장 및 사회생활' 요인도 응답자의 전 연령대에서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과장은 “우리나라의 직장문화나 조직의 장이 구성원의 정신건강 관리를 어느 순위에 두고 바라보고 있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주목할 점은 1020 세대의 정신건강 취약성이다. 양 과장은 “설문에 참여한 20대 여성과 10대 남녀 20% 가량은 자살 충동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대답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5개 이상의 정신과적 어려움을 보고한 응답률이 전체의 30% 가량이었다. 해당 응답자에게 '평소 본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어떻다고 보느냐'고 질문하자 “괜찮다”고 답변한 응답률 또한 30% 가량으로 나왔다. 해석의 다양성이 존재하지만 양 과장은 “정신건강에 문제를 느끼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지만, 한편으론 한국인들이 본인의 정신건강문제를 심각하게 여기지 않거나 나쁘다고 인정하고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꺼려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라며 “한국인의 정신건강 상태와 문제에 대해 더 많은 고민이 필요하다”고 우려했다. 본인이 정신과적 문제를 갖고 있을 시 적극 치료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즉시 (의료기관) 방문했다”는 비율이 42.6%였지만, 이 경우에도 병원 내원까지 14.3개월이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설상가상 5개 이상의 정신과적 문제를 호소한 응답자조차 내원에 19개월 가량이 걸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신과 문제를 1개 갖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정신병원 방문까지 상대적으로 빠른 2개월이 걸렸다고 응답했다. 양 과장은 “더 일찍 병원에 방문한 이들이 정신과적 증상의 개수가 적은 것을 볼 때 적극적인 치료를 고민한 이들은 시간이 지체하면서 더 많은 정신과 문제가 확장된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라며 “60대 남성의 경우, 정신병원 방문까지 3년 이상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연령·세대별로 정신과 문제 인식과 병원 방문에 큰 차이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정신병원 방문을 꺼리는 이유는 타인의 시선이 주요 원인으로 거론된다. 정신병원에 다닌다는 사실에 대해 직장 내 반응이나 피드백도 주요한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사례로 나타난 질환을 우울장애라고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사람의 비율은 43%였다. 조현병의 경우는 40%로 나타났다. 양 과장은 “사례로 나타난 질환을 조현병으로 정확히 알고 있는 응답자조차 '조현병 환자는 위험하다', '조현병은 마음 문제로 극복할 수 있다', '조현병이 있으면 취직시 어려움이 있을 것 같다'는 인식을 갖고 있었다”며 “정신질환 당사자의 재활과 인식개선은 동시에 진행돼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다음달부터 우울 및 불안을 호소하는 국민 8만명을 대상으로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다. 국립정신건강센터도 하반기 국민 캠페인 등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글=김양균 기자, 취재·정리=조수민 기자

2024.06.12 15:58김양균

"정신건강 낙인 없애자”…국내외 멘탈헬스 전문가 한 자리에

정신건강 낙인 감소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세계은행·기획재정부·보건복지부 국립정신건강센터가 마련한 '정신건강 낙인 감소 워크숍'이 12일 오전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개최됐다. 장의순 기재부 개발금융총괄과장은 “한국은 세계적인 경제대국이지만 높은 수준의 경쟁으로 번아웃, 우울증, 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 정신건강 문제에 직면해 있다”며 “우리 정부와 세계은행은 정신건강 협력을 위해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 낙인은 사회·경제·교육 문제가 관여돼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고 통합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며 “정부·교육·시민사회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전했다. 알베르토 로드리게스 세계은행 동아시아 및 태평양 지역 인적 개발 이사는 “세계은행은 정신건강이 모든 국가의 발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다”라며 “정신건강은 가족·커뮤니티·사회 전체에도 영향을 끼친다. 정신건강에는 인적 자본 축적과 투자를 위한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신건강의 최우선 과제는 낙인을 줄여 편하게 서비스를 받을 수 있어야한다”며 “한국은 여전히 정신건강에 대한 뿌리 깊은 낙인이 존재하며, 문화적 배경을 고려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형훈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20년넘게 OECD 국가 중 가장 높고, 우울증 환자도 100만명을 넘었다”라며 “정부는 지난해 12월 정신건강 정책 대전환을 통해 역대 정부 최초로 대통령 아젠다를 정해, 전국민 마음투자의 사업은 다음달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신건강 분야에 대해 우리보다 앞서 고민한 국가들의 솔루션과 세계은행의 도움으로 정신질환의 고통을 최소화할 방안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곽영숙 국립정신건강센터장은 “우리나라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보다 관용적인 태도를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31%만이 그렇다고 대답해 조사 29개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라며 “지난 4월 국민 정신건강 지식 및 태도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정신건강 지식은 높지만 정신과 진료를 받으면 취업 등에 불이익을 받는 등 부정적 인식이 높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곽 센터장은 “편견과 선입견에서 벗어나는 것은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개인과 사회 모두에 중요하며, 그렇지 않으면 결국 차별과 사회적 분열을 가져오기 때문이다”라며 “낙인 극복은 정신건강에서 시작돼 차별받고 소외되는 이들을 위해 계속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참고로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관련 국민 캠페인 등 인식개선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날 워크숍에는 국내외 다수 전문가가 정신건강 낙인 감소를 위한 경험 및 정책 제안을 내놨다. 참여 전문가들은 ▲그레이엄 소르니크로프트 런던 킹스대 정신의학 교수 ▲양수빈 국립정신건강센터 과장 ▲클레어 헨더슨 런던 킹스대 공중 정신건강 임상교수 ▲크리스 그루트 멜버른대 심리과학부 선임강사 ▲페트르 윙클러 체코 국립 정신건강 연구소(NIMH) 소장 ▲미켈 피에트루스 캐나다 정신건강위원회(MHCC) 이사 ▲클레어 머독 영국 국민건강 서비스 책임자 ▲크리스 그루트 멜버른 대학교 심리과학부 선임 강사 ▲아츠로 츠츠미 일본 나자와 대학교 교수 ▲캔디스 파웰 마인드 홍콩 CEO ▲일레인 루 싱가포르 전국사회복지협희외(NCSS) 이사 등이다.

2024.06.12 13:02김양균

[날씨가 미쳤다] 덴마크 정신병원이 눈꽃 모양인 이유

[헬싱괴르(덴마크)=김양균 기자] 지난달 4일 오전 덴마크 코펜하겐 중앙역(København Hovedb)에 헬싱괴르(Helsingør)행 열차가 플랫폼에 들어서고 있었다. 헬싱괴르는 코펜하겐에서 45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연안도시로, 코펜하겐에서 기차로 한 시간 가량 떨어져 있었다. 덴마크 북동부에 위치한 헬싱괴르는 인구 4만6천여명의 소도시다. 여기에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이자 햄릿의 배경이 된 크론보르성(Kronborg)이 있었다. 성과 역 인근 일부 볼거리를 제외하면 관광을 위해 방문하기에는 호불호가 갈린다. 다만, 여기에는 지난 2006년 건립된 헬싱괴르 정신병원(Helsingør Psykiatrisk Center)이 있었다. 기자의 목적지도 이곳이었다. 기차역에서 버스로 갈아타고 Kristinehøjvej역까지 달리자 공동주택이 모여 있었다. 단지를 가로질러 10분여를 걸어 낡은 창고건물을 끼고 돌자 인적이 드문 숲길이었다. 길을 따라 700여 미터를 걷자 나무 사이로 회색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지난 2006년 건립된 헬싱괴르 정신병원은 6천 제곱미터 면적으로, 행정동을 포함해 총 6개의 공간이 가로로 길게 뻗어 있었다. 눈꽃 모양에서 착안한 건축과 내부 특유의 '북유럽식'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의료역량에 비해 디자인으로 유명세를 타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가능하겠지만, 나름의 치밀한 계획이 투영돼 있어 보였다. 덴마크 보건부에 따르면, 2022년부터 덴마크 정부는 예방에 중점을 둔 10개년 정신건강 계획을 추진해오고 있다. 계획에는 정신적 안녕을 증진하는 '치유 아키텍처(healing architecture)'도 포함돼 있다. 헬싱괴르 정신병원의 독창적 디자인은 바로 이 힐링을 위한 건축 구조를 반영한 것으로 보였다. 관련해 유엔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UN SDSN)가 3월 20일 세계 행복의 날을 맞아 발표한 올해 세계행복보고서(World Happiness Report 2024)에서 덴마크는 7.583점으로 조사 대상 143국 중 2위에 올랐다. 반면, 우리나라는 52위. 그럼에도 덴마크가 정신건강에 투자와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이유 중 하나로는 그들의 지형적 특징과 이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 따른 영향도 있다. 덴마크 미래 폭풍과 기후재앙·집단 트라우마 덴마크는 4만2천933제곱킬로미터 면적에 해안선의 길이만 7천여 킬로미터에 달한다. 다수의 섬으로 이뤄져 있는데다 최고봉도 200미터 아래의 낮은 지대로 이뤄져 있다. 이러한 지형적 특징은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덴마크 환경부는 이를 '미래의 폭풍'에 빗대 우려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 시 취약하다는 것이다. 마그누스 호이니케(Magnus Heunicke) 환경부 장관은 “폭풍과 해일이 휩쓴 덴마크의 상당 지역 피해는 심각하다”며 “향후 극단적인 날씨를 경험하게 될 것이며 미래의 폭풍 해일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사실 덴마크가 직면한 홍수 등은 자연 및 사회적 요인 모두 재난을 초래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일반적으로 해안선 변화나 홍수는 기후변화의 복합 작용에 따른 대표적 재난으로 꼽힌다. 이로 인한 정신건강 영향은 ▲충격·절망·슬픔 ▲적응 문제 및 갈등 ▲집·일터 및 경제·사회지지 자원 상실 ▲일상의 붕괴 및 기능 저하 등이 있다. 그런데 덴마크의 기후재난 위기 상황은 일본 이시카와현 노토 대지진과 같이 뉴스나 SNS를 통해 불특정 다수로 소식이 생생하게 확산됐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이를 통한 집단 트라우마(Trauma)의 심화, 이른바 '미디어 유발 트라우마(media induced PTSD)'야말로 바로 열거한 재난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이야기다. 관련해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다수 국민에게 심리적 트라우마를 유발 위험성을 들어 재난 현장에 대한 이미지와 영상의 공유 자제를 촉구한 적이 있었다. 또 미국 국립보건원(NIH)이 실시한 '보건위기 상황에서의 정신건강: 코로나19 팬데믹 관련 미디어로 인한 2차 외상 관련 요인 탐색' (Mental health hygiene during a health crisis: Exploring factors associated with media-induced secondary trauma in relation to the COVID-19 pandemic) 연구도 뉴스와 소셜미디어 등이 2차 트라우마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고 지적했다. 미디어를 통한 트라우마는 편집증과 더 큰 연관이 있다고도 분석했다. 레이철 로저(Rachel F. Rodgers) 노스이스턴대학 응용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사람들이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으며, 기후 및 환경 위험에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기후염려증은 식욕부진·불면증·공황발작 등을 발생시킨다”라며 “기후변화의 암울한 현실은 무력감·상실감·좌절감을 통해 정신 병리학적 패턴으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정신건강 패턴은 기후변화 맥락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도 기후변화와 정신건강간 영향에 대해 “환경적 실존의 위기로 인한 불안이 다양하게 파생된다는 보고가 있다”라며 “기후변화를 위한 실제·심리적 대비가 필요하다”고 권고했다. 이어 “기후변화와 정신건강 관리를 위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을 시 우리 미래는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라며 “문제는 집단 트라우마 상황에서 사회 전체의 회복을 위한 노력이 어려워지는 측면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기후재난과 관련된 사회전체의 애정과 긍정적 가치관, 정체성을 손상시키지 않고 강한 유대감을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도망갈 곳은 있나 한적한 숲속에 위치한 헬싱괴르 정신병원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환자를 보았다. 대화를 나누고 싶었지만 그가 다시 병실로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만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시 코펜하겐으로 돌아가기 전 크론보르성을 방문했다. 프레데리크 2세(Frederik 2)의 위엄이 서린 성은 오후가 되자 해자(moat)에서 쏟아져 나온 모기떼로 뒤덮였다. 이후 허기를 달래고자 방문한 한 식당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를 피해 폴란드에서 이주했다는 식당 주인의 사연을 들었다. 힐링 아키텍처로 구조화된 우리 정신건강 치유의 공간이란 것이, 더 광범위하고 치밀하게 진행 중인 기후변화의 영향 아래서 과연 존재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도망갈 곳은 과연 있는가.

2024.06.10 05:00김양균

복지부, 7월부터 국민 8만명에 심리상담 실시

정부가 오는 7월부터 국민 8만명을 대상으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건복지부는 21일 우울·불안 등 정서적 어려움이 있는 국민을 대상으로 한 '2024년 전 국민 마음투자 지원사업 안내' 지침을 지방자치단체에 배포하고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지난해 12월 5일 발표된 '정신건강정책 혁신방안' 주요 과제였다. 서비스 이용 대상은 ▲정신건강복지센터·대학상담센터·정신의료기관 등에서 심리상담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자 ▲우울증 선별검사에서 10점 이상 ▲자립준비청년 및 보호연장아동 ▲동네의원 마음건강돌봄 연계 시범사업을 통해 의뢰된 자 등이다. 대상자가 구비서류를 준비해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를 방문하면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서비스는 거주지 상관없이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다. 일단 서비스 대상자로 결정되면 일대일 대면으로 전문 심리상담 서비스 총 8회 이상 제공받을 수 있는 바우처가 열흘 내에 발급된다. 이용자는 바우처 발급일로부터 최대 120일까지 사용가능하다. 바우처를 발급받으면 서비스 제공기관에 서비스 제공을 신청한 이후 본인 부담금 납부 및 심리상담 서비스를 이용한 후 바우처 결제를 하면 된다. 서비스는 1급과 2급 유형으로 나뉜다. 1급 유형 상담은 ▲정신건강전문요원 1급 ▲청소년상담사 1급 ▲전문상담교사 1급 자격 소유자 등이 맡는다. 2급의 경우 ▲정신건강전문요원 2급 ▲청소년상담사 2급 ▲전문상담교사 2급 ▲임상심리사 1급 자격 소유자가 상담을 실시하게 된다. 관련해 국내 상담 자격 소유자는 지난해 기준 총 1만9천여 명이라는 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이형훈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1만9천명의 자격자 등 상당수가 활동 중”이라며 “비활동자도 서비스 현장에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건강 청소년 상담사와 전문 교사 등도 상담을 실시할 인력들이 추가로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들 서비스 제공 인력을 통해 올 하반기 국민 8만 명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하기 시작해 내년에는 16만 명, 2026년 26만 명 등을 거쳐 2027년 전 국민의 1%에 해당하는 50만 명까지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형훈 국장은 “1·2급 선택은 반반씩으로 나온다”며 “본인 부담 차이가 있어서 쏠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관련해 1회당 1급 유형은 8만 원이며, 2급은 7만 원이다. 본인부담금은 소득수준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대일 상담방식인데 상담자에 대한 위해 가능성이 존재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대해 이 국장은 “상담 대상자들은 우울과 불안을 호소하는 이들로, 자·타해 위험성이 높다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상담 제공 인력이 안전한 환경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대피가 가능한 출입구 자리배치나 비상벨 확보 등을 권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효과성 확인은 필수다. 이형훈 국장은 “사업 대상자들은 우울·불안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가진 이들로서, 상담 마무리 후 우울 및 불안 검사 척도 변화를 통해 효과성을 평가하려고 한다”며 “위험도에 따른 의료적 개입이 이뤄지도록 연계할 것”이라고 전했다. 참고로 우울 평가 검사에는 'PHQ-9'가 있으며, 불안은 'GAD-7', 자살 위험성 평가 검사는 'P4 suicidality screen scal' 등이 대표적이다.

2024.05.21 15:00김양균

와이브레인-리메드, TMS 공동 판매 계약 체결

와이브레인은 리메드의 경두개자기자극기(TMS) 제품들을 공동 판매하기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계약을 통해 와이브레인은 리메드의 ALTMS24와 BRAINSTIM 제품을 국내 의료기관 대상으로 공급할 계획이다. 특히 TMS 제품군의 판매를 통해 와이브레인은 미세전류를 이용한 우울증 전자약인 마인드스팀에 이어 자기장치료 전자약 라인을 확보함에 따라 정신건강의학과 분야 전자약 라인업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이번 계약을 기념해 정신건강의학과를 대상으로 해당 제품들의 특가 프로모션도 진행하는데, 오는 6월28일까지 와이브레인의 정신건강의학과 점유율 1위의 정량뇌파 분석 시스템인 마인드스캔과 경두개자기자극기 분야 리딩 제품인 리메드의 제품을 묶음 할인으로 공급한다. 리메드는 2021년 국내 최초로 전자약인 경두개자기자극기로 FDA의 허가를 받은 국내 1호 TMS 제조기업으로 2019년 코스닥에 상장했다. 전국 주요 국공립대를 중심으로 자사의 TMS 제품들을 유통 중이며 약 600대의 제품을 판매했다. TMS는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해 받을 수 있는 우울증 전자약으로 대형의자에 앉아 치료가 진행된다. 리메드의 ALTMS24는 소모품 비용이 들지 않고 반영구적 사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국내 병의원에서 사용되고 있다. 브레인스팀은 환자 데이터베이스 저장 기능으로 환자관리가 지원되며, 치료 프로토콜은 기본 모드 외에 질환별 모드와 환자별 맞춤형 모드까지 세분화돼 있다. 근전도(EMG)센서, 네비게이션, 로봇 암 등의 확장 옵션을 통해 보다 정밀한 치료가 가능하다고 한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최근 와이브레인은 정량뇌파 분석 장비인 마인드스캔과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의 패키지인 전자약 센터를 정신건강의학과에 도입시키면서 좋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양사의 제휴가 전자약 센터의 옵션을 다양화하며 정신건강의학과의 우울증 치료 시장을 함께 키워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근용 리메드 대표는 “리메드의 자기장 전자약인 TMS 제품들을 와이브레인과 공동으로 판매하게 돼서 좋은 결과를 기대한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리메드의 안전한 자기장 전자약들이 국내 정신건강의학과에 많이 도입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와이브레인은 자체 구축한 멘탈 헬스케어 통합 플랫폼인 '마인드 플랫폼'을 기반으로 정신건강의학과에서 환자의 질환인지, 검사, 진단, 치료, 관리까지 가능하도록 구현하고 있다. 환자가 직접 쓸 수 있는 자가관리용 개인정신건강기록(PHR) 정보를 제공하는 '마인드블루'는 환자와 정신건강의학과를 연결해주며, 온라인 척도검사 시스템인 '마인드'는 통해 복잡한 검사를 모바일로 간소화하고 자동 분석한다. 정량뇌파를 분석하는 마인드스캔은 뇌의 상태를 시각화해 객관적인 진단의 보조로 활용되고 있고, 미세전류를 이용한 우울증 전자약 마인드스팀은 우울증 치료의 옵션을 다양화하며 우울증 치료제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2024.05.20 11:08조민규

[날씨가 미쳤다] 코펜하겐 유적 불타자 도시 휩쓴 상실 잔해

[코펜하겐(덴마크)=김양균 기자] 지난달 16일 오전 7시30분(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은 비통함에 휩싸였다. 도시의 랜드마크인 구 증권거래소 '보르센(Børsen)'이 화재로 건물의 절반가량 소실됐기 때문이었다. 1625년에 세워진 보르센은 코펜하겐에서 가장 오래된 문화유산 중 하나로 덴마크인에게 큰 사랑을 받아왔다. 때문에 불길에 휩싸여 검붉은 연기를 내뿜는 보르센과 첨탑이 무너지는 장면이 TV로 생중계되자 덴마크인들은 상실감에 휩싸였다. 첨탑이 붕괴되는 순간 현장의 시민들 사이에서 “안 돼”라는 외침이 반복적으로 이어졌다고 노르딕타임스는 당시 현장을 보도했다. 이곳이 불탄 보르센이에요. 현지인 메리(Marie)는 건물을 가리키며 말했다. 기자는 3일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화재 발생 수일이 지났음에도 주변은 탄 냄새가 진동했다. 화재 현장은 펜스로 막혀 다가갈 수 없었다. 코펜하겐시는 급한 대로 건물 붕괴를 막고 외부 구조를 유지코자 40여개의 컨테이너들로 주변을 빙 둘러 세워놓고 여기에 건물을 연결해 둔 상태였다. 여전히 마스크와 방진복 차림의 인부들이 건물 안팎을 오가며 작업 중이었다. 시민들은 건물을 싼 펜스에 붙어서 화재로 그을리고 무너진 잔해를 쳐다보며 사진을 찍었다. 바삐 발걸음을 옮기던 이들조차 보르센 앞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는 답답한 표정을 짓곤 했다. 이 사건은 2019년 프랑스 파리의 노트르담 성당 화재에 비견된다. 우리로 치면 2008년 2월의 숭례문 방화사건 당시의 심정을 떠올리면 될 것이다. 코펜하겐포스트는 “보르센 화재가 덴마크에 국가적 충격을 안겼다(Fire at Børsen causes national shock in Denmark)”고 보도했다. 누가 불을 질렀나 현재 화재의 정확한 원인 조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기후변화도 여러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을 수 있다. 기후변화 자체가 대형 화재를 야기하는 것은 아니더라도 더 건조하면 불이 더 쉽게 붙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덴마크기상연구소(DMI)와 세계기상기구(WMO)에 따르면, 2022년 덴마크는 81년 만에 최고기온을 찍었고, 작년은 눈 내린 날이 1908년 이후 세 번째로 적은 해였다. 올해에도 새해 첫날 기온이 12도로 측정돼 149년 만에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작년 유럽은 관측이 이뤄진 기간 동안 2020년에 이어 두 번째로 기온이 높았다. WMO는 기온이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2.48도~2.58도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혹자는 기후변화가 만악의 근원이냐며 반문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그럴 공산이 커 보인다. '사회재난'이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는다는 관점은 사실상 일반화 되었다고 보는 추세이다. 관련해 재난(Disaster) 유형에는 자연재난(Natural Disaster)과 사회재난(Technological Disaster)이 있다. 인재(人災)로도 불리는 사회재난에는 ▲화재 ▲붕괴 ▲폭발 ▲교통사고 ▲환경오염사고 ▲산불 ▲대형 교통사고 ▲감염병 ▲붕괴로 인한 인명 사고 등이 있다. 통상 기후변화가 자연재난에 국한해 영향을 미치는 것만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은 “사회재난이라고 해서 그 기후랑 상관이 없느냐, 그것은 아니다”라며 “산불 등 화재는 지구 온난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감염병은 매개체가 되는 모기나 진드기가 기후 변화에 밀접한 연관성을 갖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회재난도 기후변화에 중대한 영향을 받는다”고 밝혔다. 재난 이후 기후변화에 따른 재난이 발생하면 집단 트라우마 등 구성원의 정신건강은 다음의 진행단계를 거친다. 재난이나 테러처럼 피해가 해당 지역에서 발생하고, 가해자가 분명하다면 피해를 입은 집단은 결속하는 경향을 보인다. 최소한 이타적인 집단 분위기가 형성되고, 기존에 존재했던 갈등조차 일시적으로 사라진다. 이 과정에서 조성된 치유적 공동체가 잘 유지될 시 재난 극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반면, 사회재난처럼 누군가의 과실, 이익을 얻기 위해서였거나 위해 인과관계를 밝히기 어렵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이타적 분위기의 조성이 어려워지며, 피해자에 대한 지지보다 각자도생의 분위기가 짙어진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소외되며, 피해를 주장할 수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심민영 센터장은 “이렇게 되면 공동체의 사회적 지지가 퇴화하는 상황으로 전환된다”고 설명했다. “물론 치유적 공동체가 나타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와해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결국 재난 이후를 반드시 잘 겪어내야만 합니다. 재난에 대한 집단 트라우마를 개개인에 대한 치료 지원만으로 그 사회는 회복되지 않습니다. 관계의 손상은 이렇게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죠. 사회가 전체적으로 복구되고 긍정적 정체성을 위해서는 집단이나 사회적 측면에서의 관심과 고려, 국민 캠페인 등이 필요합니다.” (계속)

2024.05.13 05:00김양균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활용한 정신건강 모니터링 플랫폼 개발 착수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중선 교수가 2024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 학술연구 용역사업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 기반 질병 관리 모델 개발' 연구책임자로 최근 선정돼,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한 정신건강 모니터링 시스템 개발에 착수한다. 이번 사업은 국립보건연구원으로부터 2년간 총 6억 원을 지원받아 진행되며,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할 수 있는 심박수, 심전도, 수면패턴 등 디지털 생체정보를 기반으로 하는 정신건강 모니터링 플랫폼 개발을 목표로 한다. 지난 수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며 정서적 어려움이 전 세계적 사회 문제로 떠올랐으며 국내에서도 감염병 이후 생겨난 우울한 감정 상태를 일컫는 '코로나블루'라는 용어가 널리 사용되는 등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정신건강 증진을 위한 의료서비스의 필요성이 부각됐다. 하지만 여러 비대면 정신건강서비스나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이 개발했음에도 의학적 근거가 부족하거나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정신건강지표를 활용하는 경우는 드물어 이용자들에게 효과적이고 지속적인 도움을 주기가 어려웠다. 연구진은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로 수집되는 생체정보를 표준화해 정신건강 정밀 모니터링을 가능하게 하는 알고리즘과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어플리케이션과 연동시켜 의학적 근거 기반의 개인맞춤형 정신건강 모니터링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구는 임상팀(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경북대병원, 강동성심병원)과 밴드개발팀(가천대학교), 모니터링 개발팀(울산과학기술원), 분석팀(강원대학교, 성균관대학교)으로 나뉘어 정신건강 전문의 및 공학자들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융합연구로 수행된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우울, 불안과 같은 정서적 어려움을 드러내기 어려웠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정신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많이 인지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본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파악하고 의학적 효과가 있는 관리 방법을 알기는 어려웠다”라며 “이번 연구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실시간 생체정보 모니터링과 분석이 이루어지면 정밀하고 개인화된 정신건강 관리가 가능해져 국민 정신건강 증진에 폭넓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2024.05.09 11:13조민규

[날씨가 미쳤다] 글로벌 녹색전환 주도하고픈 덴마크 야심…우리는?

[코펜하겐(덴마크)=김양균 기자] 덴마크가 글로벌 기후변화 대응 선도국으로써 자국의 솔루션을 수출하는 등의 독보적 지위를 확보하려는 야심을 드러내고 있다.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덴마크와 상당부분 협력 중인 우리나라가 덴마크의 이른바 '지렛대' 역할에 그쳐서는 안 되며, '멘탈 헬스케어(정신건강관리)' 분야 등과의 접목을 통해 우리만의 고유한 기후변화 대응 구축 모델이 요구된다. 덴마크를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신학자인 키에르케고르는 뒤를 돌아보며 이해하고 앞을 보며 전진하라는 명언을 남겼다. 조금 생뚱맞지만 과거 석학의 조언은 현재진행형이자 미래의 주요 어젠다인 기후변화 분야에도 적용 가능할 터다. “2030년 농업이 덴마크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거의 절반을 차지할 것이다. (탄소 배출 70% 감축이라는) 2030년 목표를 달성하고 농업 협정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농업에 부담금을 부과해야 한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각) 덴마크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Ministry of Clomate, Energy and Utilities, KEFM)의 라스 아가드(Lars Aagaard) 장관의 발언은 상당한 파장을 낳았다. 같은 날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가 공개한 '2030년 기후 목표 달성이 가까워졌다(KF24: The climate target for 2030 has moved closer)' 보고서는 장관의 말에 힘을 실었다. 불과 닷새 앞으로 다가온 코펜하겐 마라톤 대회로 도시는 축제 분위기였지만, 뉴스에서는 장관의 발언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지난 3일 코펜하겐에 위치한 기후에너지유틸리티부 사무소는 삼삼오오 점심 식사를 위해 인근 식당을 향하거나 담배를 피우고 있는 직원들로 외견 상 큰 변화는 없어보였다. 그렇지만 보고서의 내용은 민감한 내용이 상당부분 포함됐다. 보고서는 2030년까지 에너지 부문의 배출량이 대부분 사라지고 산업 분야에서도 지속적인 배출 감소를 전망했다. 그러면서 농업 및 운송 분야는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라스 아가드 장관은 “우리는 (녹색)전환이 2030년에 그치지 않고 2045년까지 기후 중립을 달성하고, 2050년까지 110% (탄소 배출) 감축을 달성할 것임을 기억해야 한다”고 밝혔다. 덴마크는 자국 기후 목표를 포함해 유럽연합의 이산화탄소 50% 감축 협약 준수라는 목표를 진행 중이다. 이를 위해 친환경적인 방식을 통한 전기 생산 및 난방, 전기 자동차 확대를 통한 탄소 배출 감축 정책 등이 추진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석탄 화력 발전소는 단계적으로 폐지되고 있으며, 2029년까지 재생 에너지 점유율은 100%로 확대가 예상된다. 덴마크 정부는 바이오가스 생산은 늘리고 화석 가스 소비 감소를 통해 100%의 친환경 가스로 대체할 것을 예상하고 있다. 라스 아가드 장관은 “우리는 (탄소 배출 감축의)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지 말아야 한다”며 “그 길에 한, 두 번의 우회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덴마크는 기후위기로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에 1천300만 달러(약 180억원) 가량을 지원하는 결정도 내린 바 있다. 이처럼 덴마크의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급진적으로까지 보이는 각종 정책들이 북유럽 선진국의 지구를 위한 선한 의도의 발로라고 받아들이는 순진한 독자는 없을 것이다. 그들은 '주도자'가 되고 싶다 2009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5차 유엔 기후 변화 회의(COP15)는 개최 이전부터 지구를 구할 마지막 기회라는 등의 자뭇 비장한 구호마저 돌았던 행사이지만 결과적으로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 지구온도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로 억제하자는 목표 외에는 이렇다 할 구호도 담기지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선진국과 저소득국가 간 첨예한 입장차를 재확인한 계기가 됐다. 물론 현재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자환경외교가 과연 실효를 거둘 수 있느냐는 회의론이 존재한다. 당시를 계기로 덴마크 정부의 녹색전환 노선이 정해졌는지는 분명치 않지만, 적잖은 자극이 되었으리란 추측은 가능하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2020년 10월 덴마크는 글로벌 기후 행동 장기 전략을 발표하기에 이른다. 2015년 합의된 파리협정은 2020년부터 모든 국가가 참여해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보다 낮은 1.5℃로 제한하기 위해 모든 국가가 2020년부터 기후행동에 참여토록 한 것이다. 덴마크의 글로벌 기후 행동 장기 전략은 이를 충실히 이행하는 형태를 취한다. 전략에 따라 덴마크는 203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70% 감축하고, 이어 2050년까지 탄소 중립국이 되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파리협정 목표 도달. 이를 위해 자국이 전 세계를 선도하는 글로벌 기후 행동의 선두주자가 돼야 한다는 야심을 드러낸 셈이다. 불과 4년 후 덴마크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030년 6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며 당초 70% 목표에 근접하게 됐다. 나아가 농업 및 운송 분야 탄소세 필요성도 나온 상황이다. 우리와 비교해 대단히 속도가 빠르다. 우리나라는 덴마크와의 녹색 전략적 파트너십 핵심 국가 중 하나다. 우리 외에도 중국·인도·멕시코·인도네시아·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덴마크와 관련 파트너 국가들이다. 덴마크는 파트너십을 이용해 녹색전환이란 글로벌 어젠다에 대한 국제 동맹을 강화하고 있다. 또 자국의 친환경 솔루션을 수출하는 지렛대로도 활용하고 있다는 게 우리 외교부의 분석이다. 실제로 라스 아가드 장관은 3월 방한해 ▲한-덴마크 해상풍력 비즈니스 컨퍼런스 ▲대만 해상풍력 프로젝트 케이블 계약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 ▲지식 공유 및 협력 확대를 위한 업무 협약 등을 우리 정부 및 기업들과 체결, 재생에너지에 대한 협력키로 했다. 덴마크 당국자는 “덴마크는 해상풍력의 퍼스트 무버(first mover)이며, 한국은 수소 분야의 패스트 무버(fast mover)”라고 추켜세웠다. 보조적 어젠다, 기후변화 대응 소프트웨어 개발 주목해야 우리나라는 다자간환경외교에서 우리의 산업 여건을 반영하면서도 기후변화 대응에 동참해야 입장이다. 공식적으로 정부는 기후변화가 새로운 경제성장 동력 창출 기회라고 말한다. 관련 정책도 실시 중이다. 그렇지만 사회적 합의나 경제침체, 제조 기반의 우리 산업 체질 등을 고려할 때 덴마크 등 유럽 기후 선진국의 높은 기준이나 그들처럼 대응 솔루션을 미래 먹거리로 성장시키기도 녹록치 않다. 농업 분야에 탄소세를 대입할 정도의 여력이 우리에게는 없다. 하지만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소프트웨어' 개발은 우리도 가능하다. 일반적으로 기후변화 영향력은 즉각적이지 않지만, 지속적이고 광범위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기자가 만난 여러 전문가들은 기후변화가 인간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지고 있지만, 특히 불안, 상실, 집단 트라우마 등 정신건강에 대한 영향 연구는 아직 미진하다고 지적한다. 바꿔 말하면 장차 더 많은 관련 대응 시나리오의 개발로 승화될 여지가 있다는 이야기다. 이 분야에 대한 필요는 기후변화 대응 선진국인 덴마크라고 예외는 아니다. 기후변화가 식량 위기를 야기하고, 이는 다시 식이장애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는 기후위기로 인한 불안이 어디까지 파생될 수 있는 지를 보여준다. 기후 변화와 정신건강은 보조를 맞춰 주목해야 하는 의제라는 점은 분명하다.(심민영 국가트라우마센터장)

2024.05.06 20:02김양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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