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폴란드 정권 교체 역풍 맞나
K-방산 큰손으로 부상한 폴란드 정부 정권교체로 국내 방산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전 정부에서 지난 10월 총선 이후 체결한 계약들을 무효로 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11일(현지시간) 외신보도 등에 따르면 8년간 집권한 폴란드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이 실각했다. 친 유럽연합(EU) 성향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시민연합(KO) 대표가 차기 총리로 확정됐다. 앞서 10일 야권 연합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의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폴란드 민영 방송 '라디오 제트'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새 정부 국방장관 물망에 오른 브와디스와프 코시니아크카미시 폴란드농민당(PSL) 대표도 전날 “(PiS 정부가 총선 이후 체결한 계약들에 대해)분석과 평가를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 인해 기존 정부가 한국 기업들과 체결한 방산 계약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방력 증강에 나선 폴란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한국 방산업체들로부터 수십억달러 규모의 무기를 구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폴란드 군비청과 K-9과 다연장로켓 천무를 수출하기 위한 기본 계약을 맺고, 그해 8월과 11월 1차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난 4일 3조4천475억원 규모의 2차 계약을 맺은 상태다. 국내 방산기업들은 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정부의 결정에 대한 평가를 (기업이)내릴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다만, 정권이 바뀌더라드 폴란드를 둘러싼 주변국 안보 불안에 따른 (무기)수요는 유지가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만약 계약 무효화 시 국내 기업들은 물론 방산 수출을 적극 지원한 정부의 역할론도 부상한다. 앞서 한국 정부는 폴란드 방산 수출 계약이 수출입은행의 금융지원 한도 제한으로 난항을 겪자 지난달 5대 시중은행 관계자들을 불러 공동 대출 방식의 금융지원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7월 폴란드 경제사절단에 방산 기업인을 대거 동행했다. 이어 방산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하더니 지난 7일 2027년까지 세계 4대 방산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방산수출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방위산업이 안보와 경제를 뒷받침하는 국가 전략산업"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