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자신감 붙은 LG전자, 이번엔 5G·화장품 정조준
LG전자가 새로운 먹거리로 5G와 화장품 시장을 낙점했다. 스마트폰 사업을 접고 새롭게 시작한 전장사업에서 성과를 내며 자신감이 붙은 LG전자가 또 한 번 새로운 도전을 시도한다. LG전자 전장사업은 지난해 처음으로 흑자전환과 함께 역대 최대 규모의 신규 수주를 달성했다. LG전자는 27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 지하 대강당에서 제21기 정기 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의안으로 올라온 제21기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정관 변경 승인의 건, 신규 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등은 모두 원안대로 통과됐다. 주주총회는 22분 만에 종료됐다. LG전자는 이번 정관 변경을 통해 사업목적에 '기간통신사업'과 '화장품판매업'을 추가했다. 기간통신사업은 5G 기술을 활용해 특정 기업 장소에 연결성을 제공하는 무선 사설망인 Private 5G(5G 특화망) 사업을 하기 위함이다. 5G 특화망은 스마트공장, 스마트빌딩 등 특정 지역에서만 쓸 수 있는 5G 네트워크다. 로봇사업과 스마트팩토리 분야와 시너지를 낼 수 있다. LG전자는 지난해부터 5G 모듈 개발에 속도를 내며 해당 시장 진출을 준비해 왔다. 증권가에서도 이 같은 움직임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다. 가전 등 B2C에 치중된 매출구조가 B2B로 바뀔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업체 그랜드뷰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9억2천만달러(1조1천900억원) 규모인 글로벌 특화망 5G 네트워크 시장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 37.8%를 보여 2027년에는 71억달러(9조2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부터 LG전자가 향후 8년간 26배 성장 이 예상되는 5G 특화망 신규 사업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돼 향후 매출구조가 이익 변동성이 큰 B2C에서 경기 변화에 둔감한 B2B 중심으로의 긍정적 변화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자사 뷰티 의료기기인 프라엘과 결합해 사용할 수 있는 화장품을 판매하기 위해 '화장품 판매업'도 추가했다. 아직 화장품 제조를 타사에 맡길지 여부 등 구체적인 계획은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 HE사업본부는 2017년 미용기기 브랜드 프라엘을 론칭한 후 뷰티 사업에도 꾸준히 공을 들이고 있다. 2020년에는 HE사업부 내에 홈뷰티연구소를 신설하고 관련 제품 연구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프라엘은 LED마스크, 초음파클렌저 등 피부관리 제품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뷰티 디바이스 제품군을 확대하기 위해 '더마쎄라' 상표권을 신규 등록하고 올 초 신제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LG전자는 작년 주총에서 블록체인과 의료기기 등을 사업목적에 추가한 바 있다. 작년에는 프라엘 제품군의 판매 채널 확대를 위한 정관변경이었지만, 올해는 화장품 판매로 사업의 영역을 넓히며 새로운 도전에 나선 것이다. 이날 주총장에는 불참했지만 조주완 사장은 배포된 CEO 인사말에서 '미래 지향적인 사업구조'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사장은 “사업모델과 방식의 변화를 통해 질적 성장을 가속화하고 미래 기회 영역에서 성장동력을 확보해 기업가치를 높이도록 하겠다”며 “고객 중심의 사업 운영체계를 구축하고 미래 준비를 위한 역량을 강화해 온라인 D2C(소비자직접판매)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불황에도 지속적인 이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경쟁력을 확보해 건강한 체질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