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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K배터리' 성패 가를 정책 포인트 두가지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 공약의 성공 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리튬이온 배터리가 주류로 자리잡는 과정에서 우리 기업들은 일본을 제치고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중국 기업의 공세가 거세지만, 산업 기술 동향을 이끄는 입지는 계속 사수하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 혁신이 최근 한계에 다다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양한 차세대 배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이유다. 에너지 밀도 한계를 넘어선 '전고체 배터리', 무게를 크게 줄일 것으로 기대받는 '리튬황 배터리', 화재 안정성이 높으면서 에너지 밀도를 끌어올리고 있는 '나트륨 배터리' 등 다양한 대안 기술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더라도 국내 기업이 현재의 입지를 지키기 위해선 유망 스타트업 육성이 핵심 해법 중 하나로 꼽힌다. 규모의 경제가 좌우하는 리튬이온 시장과 달리, 차세대 시장에선 스타트업이 기술력을 무기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R&D 등 정부 지원 정책은 이런 스타트업들이 수익을 내기 전까지 성장 발판 역할을 해왔다. 다만 배터리 산업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정책 변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타 업종 대비 높은 초기 투자, '패스트 팔로어'에서 '퍼스트 무버'로 바뀐 위상 등이 근거다. 예기치 못한 자금 경색 한 번에도 스타트업은 폐업…"긴급 지원 제도 필요" 리튬 메탈 전지로 방산 시장에 진출한 스타트업 유뱃의 유종태 상무는 한도 외 저리 대출 지원 제도 필요성을 역설했다. 기술 가치를 인정받은 지금은 매출이 안정 궤도에 올랐지만, 과거 단기 자금 경색으로 위기를 겪은 경험 때문이다. 정부 차원 한도 외 대출이 있었다면 더 많은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주장이다. 유 상무는 "배터리는 기본적으로 장비 투자가 전제돼야 하는 제조업이고, 소규모 투자만 하더라도 수십억이 들 수 있어 스타트업에 부담스러운 업종"이라며 "장비 설치 이후에도 R&D를 거쳐 매출 창출과 손익분기점 달성까지 시간이 오래 걸려 선투자 규모가 막대하다"고 말했다. 사업 초기를 지나 매출이 지속 성장하고 있음에도 투자 유치에 난항을 겪으며, 장비 매입에 필요한 선투자 비용이 모자라 애가 탔던 경험도 공유했다. 유 상무는 "영업 건이 몰려도 이미 건물 내에 설비가 가득 차 추가 공간과 설비를 확보하지 않으면 이를 소화할 수가 없었다"며 "감사히 투자를 유치해 위기를 넘겼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회사 성장이 막히면서 경쟁력도 점차 약화됐을 것"이라고 회상했다. 정부 R&D 예산이 이례적으로 대폭 삭감됨에 따라, 정부 사업을 수주한 스타트업으로서 재정난을 겪기도 했다.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수억원 정도 오차에도 영향을 크게 받은 사례다. 유 상무는 "수주한 사업에 맞춰 인력도 채용하고, 비용 집행 계획도 사전에 수립했는데 갑작스럽게 R&D 예산이 삭감되면서 현금흐름 시나리오가 다 틀어졌다"며 "보완 성격으로 마련된 저리 대출이 없었다면 큰 위기를 겪을 뻔 했던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도 외 대출이 정부의 위험 부담을 키운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정부가 어떤 부담도 지지 않으면서 기업들에게만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상황에 도전해 성공하라고 하는 건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유 상무는 "스타트업 육성 차원에서 사업이 꾸려지는 직접 R&D 예산은 결국 소비되는 자금인 반면, 정책적 자금 대출은 초저금리로 운영하더라도 자금이 회수된다"며 "기업 육성을 위한다면, 한도 외 저리 자금 대출 제도도 정책 효과가 상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배터리 R&D 정책, '수요' 육성에 초점 맞춰야 배터리 기술 고도화를 위한 R&D는 목표 성능 충족 위주의 과제에서 벗어나 시장·수요 창출 연계형으로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특정 기술 요건만 맞추고 끝나는 방식으로는 업계 전반을 견인할 신기술을 만들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유 상무는 "특정 기술이 주목을 받으면 관련 사업을 발주하는 식인데, 사업을 마치면 뭐가 남느냐"며 "그동안 정부 R&D 사업에선 사업화와 수요 연계가 고려되지 않고, 기술만 개발된 채 끝났다"고 지적했다. 수주 기업은 요건 충족형 개발에 머물고, 수요 기업은 외면해 결과물이 방치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는 지적이다. 유 상무는 "과거엔 우리나라가 '패스트 팔로워'였고, 이런 입장에선 쫓아갈 제품 사양이 명확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통했다"며 "하지만 기술 성숙도가 올라온 지금은 이런 방식이 효과적이지 않고, 경쟁력 있는 상용 제품을 만들어내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배터리와 같은 우리나라 핵심 산업의 경우 정부 주도 수요 발굴과, 연계 R&D가 함께 가야 한다는 조언도 내놨다. 유 상무는 "가령 정부가 자폭 드론 대규모 조달 사업을 발주하고 여기에 국산 배터리를 사용하도록 조건을 달면, 기업들이 자발적으로 제품 개발 경쟁에 뛰어들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제품 고도화도 가속되고, 이런 흐름 속에서 시장 플레이어들도 지속 유입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동안 특정 종류의 차세대 배터리 R&D 사업을 만드는 식으로 정책이 운영돼왔는데, 그보다 각 배터리의 특성을 보고, 관련 테스트베드와 시장 조성을 병행하는 정책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해법 있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개전투 R&D 효율 낮아…K-배터리, 선의의 경쟁 속 힘모아야” 3-2 차세대 'K배터리' 성패 가를 정책 포인트 두 가지

2025.10.01 10:20김윤희

"각개전투식 R&D 효율 낮아…K-배터리, 선의의 경쟁 속 힘 모아야"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 공약의 성공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중국의 추격과 시장 침체, 그리고 천문학적인 소요 자금 등 여러 어려움 속에서도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향한 한국 기업들의 노력은 쉴 틈이 없다. 24시간 긴장감이 감도는 미래 배터리 개발 현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넘어 우리 기업들이 위기 돌파를 위한 협력과 지혜를 모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송준호 한국전자기술연구원 배터리산업지원센터장은 "선의의 경쟁 속에 무엇보다도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송 센터장이 이끄는 '충북특화단지 배터리산업지원센터'는 지난 4월 문을 열었다. 이차전지 소재·부품 분석부터 셀·모듈·팩 제조, 성능 평가, 재사용·재활용까지 배터리 생애 전주기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갖추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이곳은 이차전지 기업들의 연구개발과 사업화를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송 센터장은 오랜 기간 다양한 기업들과 R&D 과제를 진행한 경험을 갖고 있다. 그는 기술 개발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공동 협력을 꺼리는 가장 큰 이유를 '경쟁 심화'로 꼽았다. 송 센터장은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아니라 국내 배터리 3사간 경쟁이 심했다"며 "특히 과거 LG화학(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현 SK온) 기술 유출 분쟁 이후 인력 이동도 서로 눈치를 보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3~4년전만 해도 배터리 관련 인력을 대규모로 채용하고, 정부가 주도하는 대형 과제에 3사가 협업해서 참석해달라고 요청하면 '바빠서 못한다'고 했지만, 지금은 달라졌다"며 "이제는 배터리 3사가 '정부 지원이라도 받아야겠다'고 말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 센터장은 협력과 보안의 경계 설정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대일 경쟁도 힘든데 중국 CATL과 BYD를 이기려면 선의의 경쟁 속에 협력이 필요하다"며 "기술 공유를 어디까지 할 지 잘 구분해서 국내 기업들이 협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영남권 배터리 연구 역량 묶어야…공용 테스트베드 필요" 기업뿐 아니라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정부 출연 연구기관이 각개전투식 R&D가 아니라 지역별 주요 기업과 출연연들이 협력해야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경남 창원 전기연구원에서 만난 하윤철 차세대전지연구센터장은 "차세대 이차전지 연구가 정체되고 돌파구가 잘 보이지 않는 이유는 대기업과 정부 산하 연구원들이 따로 놀고 있어서다"며 "수요 기업들이 코칭해줄 수 있는 구조가 아니라 연구원들이 문제를 내고 풀다 보니 샘플 공급 수준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이 소재를 개발했다면, 손톱만한 셀이 아니라 실제 생산라인에 태워 전지가 성능이 나와야 소재가 쓰일 수 있다"며 "이를 검증할 수 있는 기반구축 사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서는 '테스트 베드' 역할을 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한 셈이다. 하 센터장은 "기업 입장에서는 당장 돈이 되지 않는데 몇백억이나 드는 생산라인을 선뜻 설치하기 쉽지 않다"며 "정부가 라인을 만들어주고, 대기업부터 소부장 기업들이 함께 실증할 수 있는 이른바 공용 테스트베드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어 "정부가 기반 구축 사업으로 만든 센터 중 수익을 내지 못해 멈춰선 곳들이이 적지 않다"며 "기업들이 돈을 내고 와서 쓸 정도로 설계를 잘 해야하며, 인하우스에서만 하는 연구가 아닌 외부에서 공유하는 라인들이 있어야 선도하는 기술툴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주·창원·부산·울산·포항·대구를 전략적으로 엮어 소재 원료부터 애플리케이션까지 연결하는 체계를 정부와 기업이 공동 펀딩해, 차세대 전지 기업의 마더라인 구축을 지원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하 센터장은 "영남권을 산업 벨트로 몰아서 배터리뿐 아니라 잘 할 수 있는 사업들을 몰아서 베터리 셀과 모듈, 자동차와 미래 모빌리티까지 연계해 할 수 있는 산업이 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R&D 지원 끊겨선 안 돼…R&D 투자 환급도 필요 정권 교체에 따라 첨단산업 R&D 지원이 들쑥날쑥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들린다. 송준호 센터장은 "소재사가 배터리 셀사에 납품을 하려면 내부 검증 등을 거치느라 10년 이상이 걸린다"며 "정권에 따라 돈(R&D 지원금)이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이어 "리튬 가격이 갑자기 올라도 눈먼 돈이 되듯이 갑자기 R&D를 늘리는 것보다는 3~4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속도로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더 좋다"며 "배터리 R&D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인력 양성으로, 향후 기술 유출 문제도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고급 인력을 정부에서 키워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R&D에 투자할 수 있도록 투자금을 일부 직접 환급해주는 정부 지원 필요성도 언급했다. 송 센터장은 "해외 생산을 막을 수 없다면, R&D 투자 세금을 직접 환급해주는 것은 충분히 고려할 만한 사안"이라며 "정부가 R&D 투자에 대한 혜택을 기업들에게 강하게 준다면 인력 채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세대 배터리, '게임 체인저' 아냐...AI 시대 연구도 똑똑하게 정부는 올해 전고체 배터리를 차세대 국가 전략 기술로 규정하고, 대규모 연구개발 지원 체계를 본격 가동하고 있다. 업계에서 전고체를 배터리 산업의 판도를 흔들 '게임체인저'로 보는 시각에 대해선 신중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송 센터장은 "게임체인저는 앞선 것을 대체·소멸시킬 때 쓰는 표현이라 적절하지 않다"며 "리튬이온 배터리로 넘어왔다고 해서 납축전지가 사라지지 않았듯이, 리튬이온배터리도 충분히 매력적으로 성장하면서, 차세대 배터리도 동반 성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고체 배터리가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시장을 침범하는 형태로 가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범용보다는 선제적으로 들어갈 수 있는 초고급차 등 프리미엄 영역에서 선제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R&D 연구에 AI 기술을 접목하는 방식도 적극적으로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제언했다. 송 센터장은 "배터리 기업들은 해외 생산라인 운영에 고민이 있다"며 "전체 공정에서 스마트팩토리가 깔려야 생산성을 높이는 기술을 해외에도 적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제조 공정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곧바로 셧다운하면 손해가 큰데, 비전 센서를 붙여서 실시간으로 틀어진 부분을 재정렬하는 기능을 도입하면 불량률을 최소화하고 수율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송 센터장은 배터리 판가에 수율이 중요한 만큼, 공정별로 디지털트윈 가상화 모델을 만들어 생산성 향상을 지원하는 과제를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하 센터장 역시 AI를 활용한 R&D 자동화 필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연구원에서 정직원 비율을 유지하려다 보니 학생 인원 수에 제한이 있다"며 "이렇게 해서는 중국과 경쟁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일침했다. 이어 "학생처럼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학생 로봇 또는 연구원 로봇'을 만들어 자율실험실을 만드는 방향으로 가야한다"며 "AI가 논문과 특허를 빠르게 읽고 피드백을 받아서 24시간 지속적으로 일할 수 있어야 생산성을 향상할 수 있기에, 배터리 연구에 특화된 AI를 개발하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제언했다.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해법 있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개전투식 R&D 효율 떨어져…선의의 경쟁속 힘 모아야” 3-2 “중국 소듐 배터리 앞서가는데…韓 R&D 정책, 속도·방향 바꿔야”

2025.09.29 15:53류은주

롯데SK에너루트 '울산하이드로젠파워2호' 준공

SK설비 변경 없는 연료 전환이 가능한 수소연료전지 2호기가 울산에서 가동을 시작했다. 롯데SK에너루트가 100% 출자한 울산에너루트2호는 29일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수소연료전지 발전소인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 준공식을 개최했다. 울산광역시 남구 울산미포 국가산단지에서 진행된 이날 행사에는 김두겸 울산시장, SK가스 윤병석 사장, 롯데SK에너루트 길호문, 김용학 공동대표, 롯데케미칼 곽기섭 본부장, SK가스 김용범 본부장, 에어리퀴드코리아 김소미 부사장, 두산퓨얼셀 윤재동 대표이사 등 주요인사들이 참석했다. 울산하이드로젠파워2호는 발전 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인산형연료전지(PAFC)기반의 수소전용 발전소다. 향후 청정수소 본격 도입 시 별도 설비 변경 없이 연료 전환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또한 연료전지 폐열을 재활용해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하는 등 친환경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갖춘 발전 인프라로서, 수소경제 실현과 생태계 확산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SK에너루트는 20MW 규모인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를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총 80MW 규모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순차적으로 준공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연간 약 61만 MWh 규모 탄소 배출 없는 친환경 전력을 생산할 계획이며, 이는 울산시 약 16만 가구 (4인 기준)가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이번 사업은 SK가스 자회사와 롯데화학군의 부생수소를 공급받아 향후 20년간 안정적으로 운영될 예정이며 울산시 세수 증가와 지역 내 직간접적인 고용창출 효과를 유발하는 등 지역 경제 상생 발전에도 이바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롯데SK에너루트는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를 포함한 후속 사업 건설을 위해 지난 9일 총 2천720억원 규모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체결하며 사업 추진에 필요한 자금 조달을 모두 완료했다. 이번 프로젝트 파이낸싱(PF)에는 금융주선사인 국민은행을 포함한 5개 금융기관이 참여했으며, 전액 선순위 대출 방식으로 조달이 이뤄졌다. 롯데SK에너루트 김용학 공동는 “이번 수소연료전지 발전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에너지 전환을 위하여 앞으로도 관련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 나갈 것이며 지역민들과 함께 동반 성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롯데SK에너루트 길호문 공동대표는 “울산하이드로젠파워 2호 준공은 대한민국 수소경제의 핵심 거점인 울산과 롯데SK에너루트가 탄소중립 실현을 향해 내딛은 또 하나의 뜻깊은 발걸음”이라며, “앞으로도 청정수소 사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국내 에너지 전환을 앞당기고, 넷제로 달성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025.09.29 09:46류은주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관건"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 공약의 성공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우리나라 배터리 산업이 고속 성장하는 동안 히트 상품인 삼원계 배터리의 신제품 출시 주기도 점차 짧아졌다. 니켈 50%를 뜻하는 NCM 523이 주목받은 것도 잠시, 수 년 사이 NCM 712와 NCM 811, 니켈 90% 이상 '하이니켈'까지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기차 주행거리 연장의 핵심인 에너지 밀도를 높이기 위해 업계가 개발 역량을 집중한 결과다. 이런 혁신이 가능하게 뒷받침한 건 우리나라 소재 기업들이다. 최근 시장 수요가 가성비가 강점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쏠리고 있지만, 고성능 배터리 기술력에 있어선 여전히 타국의 추종을 불허한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다만 배터리 수요가 LFP 외 다양한 체계로 분화되는 흐름은 우리 기업들에게 불안 요소다. 당장 LFP 제품 생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국내에선 업계는커녕 학계에서조차 전문 인력을 찾기 어려워 애를 많이 먹었다”는 후문이다. LFP 이후 미드니켈, 나트륨(소듐), 리튬망간리치(LMR) 등 어떤 제품 라인업이 주류가 될지 모르는 '뉴노멀'을 준비해야 하는데 삼원계 시절만큼 강력한 무기가 아직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삼원계 시대 후발주자였던 중국이 차세대 배터리 경쟁에서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업계는 배터리 소재 산업 육성이 큰 틀에서 에너지 안보와 직결된다고 강조한다. 배터리가 점차 과거 석유의 역할을 대체하는 차세대 에너지원이 되고 있어서다. 수요 정체로 다수 기업이 적자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국가 차원의 현실적 지원이 필수라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배터리 삼각벨트' 공약에 업계가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 대통령은 영남권을 핵심 소재와 미래 수요 대응을 위한 거점으로 육성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하이니켈'로 우뚝 섰던 K배터리…미래 대비할 재원 떨어져 간다 영남권에는 하이니켈 양극재 대표 기업인 엘앤에프가 있다. 엘앤에프는 지난 3월 '인터배터리 2025'에서 니켈 함량 95% 이상 하이니켈 양극재를 공개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테슬라 등에 양극재를 공급한다. 최근 찾은 대구 구지3공장에서는 차세대 소재 R&D를 위한 양극재 테스트 생산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김동수 엘앤에프 팀장은 최우선 과제로 '양산 단계의 생산 효율화'를 꼽았다. LFP 시장 진입을 준비하는 동시에, 삼원계 배터리의 약점인 가격을 낮추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내년 말 새로운 자동화 설비 도입도 예고했다. 테스트 생산 시설인 만큼, 양산 시설처럼 양극재가 대량 생산되는 듯한 모습은 아니었다. 대신 새로운 가능성을 품은 삼원계 양극재 신제품들이 하나 둘 후속 공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공정에 투입된 원료는 소성과 탈철, 승온, 냉각 등 다양한 공정 과정을 거쳐 양극활물질로 태어나 성능 검증을 받는다. 기술 경쟁력을 갖춰 업계 유망 기업으로 거듭난 엘앤에프조차도 전기차 수요 정체가 길어지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고객사 수요에 지속 대응하려면 LFP뿐 아니라 LMR, 전고체 배터리에 납품할 소재 개발도 시급하지만 투자할 재원은 충분치 않다. 그럼에도 회사 미래를 포기할 순 없기 때문에 재무 리스크를 감수하며 기술개발에 매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배터리 소재, 에너지 안보와 직결…민관 협력해 中 대항할 체력 만들어야" 우리나라 핵심 제조업 중 하나인 배터리 산업이 경쟁력을 잃지 않으려면 정부가 가장 원초적인 소재 기업들의 상황을 방관하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배터리 산업은 단순 기업 육성이 아닌 전체 미래 첨단산업 보호와도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대구에서 만난 장성균 엘앤에프 최고제품책임자(CPO)는 “에너지 안보를 지킨다는 관점에서 정부가 배터리 공급망 육성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장성균 CPO는 “에너지 자원에 대한 패권 경쟁은 항상 있어왔다”며 “지난 100년간은 이 경쟁이 석유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미국이 주도권을 잡았는데, 앞으로는 이동 가능한 에너지원일 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활용을 위한 필수 수단으로서도 배터리가 에너지 패권 경쟁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국가가 우리나라 기업으로 하여금 배터리를 많이 팔도록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그치지 않고, 배터리를 만드는 소재와 원료에 대해서도 안보의 관점을 접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미국과 중국은 일찍이 이런 점을 염두해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투자 및 지원 정책을 펼치며 경쟁에 돌입했다고도 짚었다. 향후 본격화될 배터리 중심의 에너지 패권 경쟁에서 우리나라가 공략할 포인트는 '탈중국'이라는 점도 강조하며, 미국이 'OBBBA(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로 배터리 공급망에서 중국 견제를 강화한 점을 거론했다. 장 CPO는 “미국이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정책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것”이라며 “셀 생산은 미국으로 유도했지만, 소재는 아직 국내 공급망을 키워 대응할 여지가 있다”고 평가했다. 배터리 산업을 주 무대로 펼쳐질 에너지 안보전에 대비해 엘앤에프는 양극재 앞단의 제련, 전구체 기술력 사수에도 힘쓰고 있다. 이들 산업 모두 중국이 시장을 크게 점유한 분야다. 전구체의 경우 지난 2011년 전문 기업 JHC를 설립 후 약 15년간 기술 개발을 지속해왔다. 국내 제련 전문 기업 LS와 협력 관계를 구축해 전구체 합작 공장 LS-엘앤에프 배터리솔루션(LLBS)을 새만금 산업 단지에서 설립 중이다. 장 CPO는 “생산 중인 양극재 80% 이상은 자체 개발한 전구체 기술을 적용했다”며 “원재료가 있더라도 기술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궁극적으로는 광산부터 제련, 전구체, 양극재, 배터리 리사이클까지 전체 순환 과정에서 100% 비(非) 해외우려기관(FEOC) 체계를 구축하려 한다”며 “LLBS는 내년 말까지 생산능력 4만톤을 갖추고, 차후 12만톤, 생산성 향상까지 극대화하면 20만톤까지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해법 있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자도생 R&D 효율 떨어져…선의의 경쟁속 협력해야” 3-2 “중국 소듐 배터리 앞서가는데…韓 R&D 정책, 속도·방향 바꿔야”

2025.09.26 16:24김윤희

솔루스첨단소재, 유럽 배터리사 대상 하이엔드 전지박 승인

솔루스첨단소재 하이엔드 전지박(전지용 동박)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사 승인을 획득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최근 프랑스 배터리사 'ACC'로부터 고강도 제품인 'HTS' 6㎛(마이크론) 제품 단독 승인을 진행 중이라고 26일 밝혔다. 현재 유럽 소재 글로벌 배터리사로부터 하이엔드 제품 제품 승인을 받은 전지박 기업은 솔루스첨단소재가 유일하다.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 들어 수요가 점차 확대되며 많은 완성차 및 배터리사들이 진출을 확대 중이다. 솔루스첨단소재는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사들의 승인 프로세스를 모두 통과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전기차 배터리의 경량화 요구로 고온·고압 환경에서도 성능 저하를 최소화하는 고강도·극박 전지박 수요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두께는 기존 8㎛ 중심에서 6㎛ 이하로 얇아지는 흐름이며, 이러한 제품은 까다로운 품질·물성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관련 기술과 양산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고객 요구 물성을 충족하는 제품을 맞춤형으로 제공할 수 있으며, 최소 두께 4㎛, 최대 강도 70 kgf/㎟, 연신율 15% 수준의 제품 개발·생산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제품군은 BF(표준), MTS(중강도), SR·HTS·HE(고강도·고연신) 등으로 구성돼 있어 수요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이엔드 제품 수요는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내년부터 ACC, CATL 등 글로벌 배터리사를 대상으로 하이엔드 제품의 양산 공급을 추진하며,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수익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차세대 전지박 기술 개발도 병행한다. 솔루스첨단소재는 국내외 전기차 관련 업체들과 기술 교류회를 통해 공동개발을 진행 중이며, 헝가리 법인에서는 품질 고도화를 위한 산학협력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품질·생산 안정화에 더해 데이터 기반 스마트 제조 체계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곽근만 솔루스첨단소재 대표는 “하이엔드 전지박 제품들이 실제 고객사의 승인을 얻으며 유럽 배터리 생산 허브 내에서 당사 기술력과 품질 신뢰도가 검증되고 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엔드 제품에 대한 기술 리더십을 공고히 하고,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5.09.26 08:47류은주

ETRI, 친구처럼 교감하는 '로봇 브레인' 개발 착수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사람의 말의 맥락을 이해하는 차세대 휴머노이드(Humanoid) 브레인 개발에 착수했다. ETRI는 탑챌린지 프로젝트를 통해 ▲소음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대화가 가능한 멀티모달 음성인식 ▲사용자의 감정과 상황을 반영하는 교감형 대화 ▲시선·몸짓·제스처 등 비언어적 행위 생성 ▲전고체 전지 기반 배터리 기술 등을 확보했다고 25일 밝혔다. 연구팀은 "휴머노이드가 단순히 명령을 수행하는 기계를 넘어, 상황에 맞게 반응하며 인간과 교감할 수 있는 실용적 로봇으로 발전할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ETRI는 지난 6월 소셜 휴머노이드 '소노이드(Sonoid)'가 처음 공개해 관심을 끌었다. 소노이드는 대화를 이해하고 감정을 파악해 몸짓으로 반응하는 '교감형 AI 로봇'이다. 하드웨어 측면에서도 성과를 거뒀다. 전고체 전지를 적용해 활동 시간을 늘리고 안전성을 개선했다. ETRI는 현재 한국기계연구원과 함께 지난 5월부터 수행중인 '자율성장 AI 휴머노이드 전략연구단'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휴머노이드 분야 연구 집중 수행을 위해 '휴머노이드로봇시스템연구단'을 최근 신설했다. 이 연구단은 AI 및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고차원 추론과 고속·정밀 제어가 가능한 차세대 휴머노이드 브레인(K-HB: K-Humanoid Brain) 개발에 집중할 계획이다. ET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엔씨에이아이(NC AI)' 컨소시엄의 일원으로 국가대표 대규모 언어모델(WBL)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방승찬 원장은 “ETRI는 AI와 로봇 분야에서 확보한 성과를 바탕으로 글로벌 TOP 수준의 휴머노이드 브레인 개발에 도전한다"며 "사람과 공존하고 함께 성장하는 휴머노이드 연구를 선도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2025.09.25 20:00박희범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새만금에 드리운 명과 암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 공약의 성공 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전북 군산 새만금 산업단지에 들어서자 거대한 방조제 안쪽으로 끝이 보이지 않는 부지가 펼쳐진다. 하지만 곳곳에는 아직 풀만 무성한 빈 땅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K-배터리 전진기지'로 불리지만, 현재는 장미빛 미래와 불안한 현실이 공존하는 풍경이다. 새만금은 이차전지 핵심소재 공급기지 역할을 목표로 지난 2023년 국가첨단전략산업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됐다. 전구체 업체 에코앤드림과 LS엘앤에프배터리솔루션, 전해질 업체인 엔켐과 덕산테코피아, 음극재 기업 포스코퓨처엠과 대주전자재료 등 주요 소재 기업을 비롯해 국내 최대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 성일하이텍까지 다양한 이차전지 기업들이 이곳에 둥지를 틀거나 자리할 예정이다. 20여 개 기업이 9조 6천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업황 악화에 텅 빈 부지 한참 전 입주를 발표하고도 아직 공장을 짓지 못하는 기업들도 꽤나 있다. 중국의 저가공세와 미국의 친환경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인해 이차전지 업황 악화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은 중국 화유코발트와 투자협약을 체결해 2028년까지 1조2천억원을 투자해 전구체 공장을 짓는다고 지난 2023년 발표했지만,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해당 부지는 방치돼 있다. 양극재 원료 리튬 제조업체 하이드로리튬도 리튬포어스와 함께 초고순도 수산화리튬 및 탄산리튬 제조공장을 짓겠다며 지난 2023년 7월 착공식까지 열었지만 이후로는 감감무소식이다. 하이드로리튬은 경영 악화로 재정난에 직면해 공장 부지까지 가압류된 것으로 전해진다. 하이드로리튬은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새만금 공사 재개 시기가 불확실함에 따라 205억원 손상차손을 인지했다고 밝혔다. 함께 투자에 나선 리튬포어스 역시 올해 반기보고서에 "외부로부터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아 연내 사업계획을 변경할 예정"이라며 "새만금개발청과 논의를 진행 중이며, 합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새만금공장 건설 및 사업 진행이 예정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두 기업의 홈페이지는 여전히 화려한 착공식 때 행사 사진과 공장 조감도 영상 등이 올려져 있다. 하지만 실제로 가보면 굳게 잠긴 문틈 사이로 잡초만 무성한 텅 빈 부지가 보인다. 현황 파악을 위해 두 업체에 수차례 연락을 시도해봤지만 닿지 않았다. 인근 부동산 업자들도 이전과 달리 경기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전했다. 이곳에서 만난 부동산중개업자 A씨는 "작년 10월 이후부터는 거의 아무 것도 움직이지 않는 상황"이라며 "신축하는 업체들도 있지만, 주변을 둘러보면 비어 있는 부지나 공장들이 더 많다"고 말했다. 실제로 새만금 산업단지를 가로지르는 새만금북로 남쪽에 위치한 1, 2공구는 메인도로에 있음에도 건물이 듬성듬성 들어서 있었다. 새만금 산업단지는 현재 9개 공구 중 4개 공구가 조성 완료돼 기업들에게 부지가 제공되고 있으며, 1,2,5,6 공구는 사실상 분양이 완료됐다. 분양은 완료됐지만, 기업들의 실 입주가 100% 이뤄지지 않고 있는 셈이다. 나머지 공구에서는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이다. 새만금개발청은 하이드로리튬 부지 가압류와 관련해 "건축 허가가 난 이후에 3년 이내 착공을 하면 되기 때문에, 법적으로 아직 하자가 없는 상황"이라며 "3년 이후에도 안 지어지면 행정 절차를 할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LG화학의 전구체 공장 착공 지연과 관련해서는 "전기차 캐즘과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등이 다 엮이면서 기업에서 본격적인 투자 진행을 보류하는 상황으로 보이며, 투자협약 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기업 측의 결정을 기다리는 입장"이라며 "투자 협약은 법적 구속력은 없기 때문에 대외적인 환경이 개선되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속도가 곧 경쟁력…실행력 중심 정책으로 발전해야" 향후 이차전지 업황이 살아날 때를 대비해 배터리 재활용 기술과 희귀 금속 확보 등을 통한 공급망 다변화 및 안정화는 필수 과제다. 배터리 삼각벨트의 한 축인 호남권에서 새만금이 핵심 거점을 담당하는 만큼 행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새만금에 입주를 마친 한 이차전지 소재 기업 관계자는 "이차전지 소재 산업 같은 경우 화학적 제조 공정 특성상 각종 인허가 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오래 걸린다"며 "공장 증설시 건축 인허가, 산업단지 입주 승인, 환경영향평가나 공정수 배출 허가 등의 절차 또한 부처별로 이원화·삼원화돼 있어, 이는 결과적으로 공급망을 구축하려는 기업의 '속도전' 전략에 제약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질적인 행정 절차 간소화와 신속한 인허가, R&D 지원금의 현실적 집행 등 보완이 필요하다"며 "공급망 정책은 전략-기획-집행-성과 관리로 이어지는 전 주기 구조를 민간 투자 리듬과 유기적으로 연동시키고, 정부가 실질적인 실행 파트너로서 기업의 비용 효율적인 속도전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새만금개발청은 이차전지 기업 유치를 위한 지원책을 묻자 "기본적인 혜택은 다른 산단 입주 기업들과 동일하며, 이차전지 기업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폐수 관로 사업을 국비로 진행하는 등 인프라 측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특별자치도는 지난 2023년 9월 이차전지 특화단지 추진단을 만들어 입주 기업들의 건의 사항을 듣고 지난 4월 관련 조례를 개정해 보조금 지원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등 다각적인 지원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대비 됐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자도생 R&D 효율 떨어져…선의의 경쟁속 협력해야” 3-2 “중국 소듐 배터리 앞서가는데…韓 R&D 정책, 속도·방향 바꿔야”

2025.09.24 14:04류은주

"수소로 바다 달린다"...삼성重, 수소연료전지 선박 개발 박차

삼성중공업이 차세대 친환경 선박 기술 상용화에 한 걸음 다가섰다. 삼성중공업은 프랑스 선급(BV)으로부터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 추진 원유운반선'의 기본설계 인증을 받았다고 24일 밝혔다. 암모니아 기반 수소 연료전지는 크래킹 기술을 이용해 암모니아를 수소와 질소로 분리하고, 분리된 수소를 연료전지에 공급한 후 수소와 산소의 화학반응으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이번 인증은 11만5천톤급 원유운반선에 적용됐으며 저온에서 작동하는 고분자 전해질 연료전지(PEMFC)를 탑재해 빠른 시동이 가능하며 내구성도 우수하다. 또한, 대용량 암모니아 크래킹 장비(5MWⅹ2)와 수소 연료전지 (2MWⅹ6)를 갑판과 엔진 룸에 분산 배치해 안전성을 높였고 소음과 진동을 최소화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중공업은 수소 연료전지 선박에 국내 업체인 파나시아의 크래킹 장비, 빈센이 개발한 연료전지를 적용해 핵심 장비를 국산화했다. 특히, 말레이시아 국영 선사인 MISC와 프랑스 선급 BV가 선박 개발에 참여해 선박 운용 정보를 제공하고 향후 경제성 평가를 진행하게 됨으로써 기술 신뢰성을 확보함과 동시에 상용화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한다. 장해기 삼성중공업 기술개발본부장(부사장)은 "연료전지는 차세대 친환경 선박의 중요한 추진 장치"라며 "삼성중공업은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수소 모빌리티 기술과 제품 개발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중공업은 지난 9일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개최된 '가스텍 2025'에서 'MSR 추진 LNG운반선' '80K급 액화 수소 운반선'의 AIP 인증을 획득하는 등 친환경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5.09.24 10:01류은주

"보릿고개 버틸 힘 달라"…K-배터리, 정부 향한 작심 발언 쏟아내

"국내 기업들이 굉장히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 정책에 휩쓸려 다니고, 정부의 전폭적 지원을 받는 중국과 불공정한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 국내 시장은 기댈 수 있는 친정집과 같다. 힘든 보릿고개를 친정집 기둥 하나 뽑아서 지나가고 싶은 마음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과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주최한 '글로벌 배터리 시장 변화와 K배터리 산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노명호 삼성SDI 그룹장이 이같이 말하며 정부 지원을 호소했다.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를 비롯해 이날 토론회에 참가한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전기차 수요 둔화와 미국 정책 불확실성 등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정부의 미온적 행보가 업계 생존을 위협한다며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배터리 업계는 직접 환급형 세액공제나 3자 양도, 크레딧 활용 등 실질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배터리 3사, 정부 '미온적 지원'에 성토 노명호 삼성SDI 그룹장은 "유럽에서 정부 추진력이 부재하기 때문에 배터리 산업 경쟁력이 떨어지고 혁신과 멀어지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도 배울 필요가 있다"며 "중국 배터리 산업은 거대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모든 밸류체인(공급망)을 내부에서 조달했기 때문에 성장했는데, K-배터리 업계가 최적의 레시피(공정법)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판을 정부가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시기를 놓치면 많이 업계가 많이 힘든 상황이 될 것"이라며 "우리 모두 다 죽고 없어지기 전에, 한정된 자원을 첨단 산업과 전략 산업에 집중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우섭 LG에너지솔루션 전무도 정부의 지원책 마련이 지연되는 상황에 일침을 가했다. 김 전무는 "절박한 마음에 건의를 하자면, 이 금액이 과연 이렇게 오랫동안 정부에서 고민해야할 정도로 큰 금액인지 모르겠다"며 "직접환급제를 도입하더라도 지금 국가전략기술투자 세액공제라는 원래 취지에서 벗어날 만큼 큰 금액이 아니며, 한국의 미래를 책임질 산업에 이 정도 규모의 투자를 두고 고민하는 것은 결국 정부 의지의 문제일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이 'K-배터리로 대한민국 경제를 다시 충전하자'고 공약을 내걸었던 만큼 관계 당국에서 조금 더 의지를 갖고 고민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무는 대기업 특혜 지적과 관련해서도 반도체·자동차 기업들이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투자 세액 공제를 받고 있지만, 배터리 업계는 흑자를 내지 못해 해당 수혜를 누리지 못해 오히려 차별받는 상황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김동현 SK온 팀장도 "투자 세액공제 관련 논의가 2023년 처음 시작됐는데 2년이 지난 지금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떨어지고 중국이 그사이 많이 올라왔다"며 "기재부의 입장은 사실 2년 전과 다를게 없으며, 다른 기업에 세액공제분을 팔 수 있게 해준다든지 대안이라도 검토하는 노력이 병행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고 성토했다. 이어 "정부의 지원책 논의가 늦어지는 사이 기업 경쟁력은 약화되고, 세액공제 미사용분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며 "직접 환급제가 정말 어렵다면 다른 방안에 대한 고민과 기업들이 필요한 지원 방안을 같이 고민하는 자리가 만들어졌으면 한다"고 제언했다. “세액공제 방식 전환 필요" 최우영 에코프로 실장은 소재 업체들에 필요한 설계 방향을 제안했다. 최 실장은 "기 투자 금액이 많기 때문에 투자 세액공제보다 생산 세액공제를 해줬을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며 "미국처럼 기업이 세액공제 방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재정 부담도 줄일 수 있으며, 세액 공제 범위도 국내 기업들은 생산 90%를 해외로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해외 소비를 포함하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차전지 소재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 확보가 중요한데, 필수 광물 정제련 시설 확보를 위한 해외자원개발 투자 시 이를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했으면 한다"며 "이재명 정부의 첨단 전략 산업 육성 위한 국민 성장 펀드 규모가 기존 100조원에서 150조원으로 늘었는데, 여기서 배터리 산업에 이미 편성된 7조9천억원보다 더 확대된 규모로 배정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세호 LG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2010년대 초반만 해도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을 했지만, 지금은 기업 간 경쟁 아닌 국가 시스템 경쟁으로 확대돼 국내 기업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경쟁하고 있다"며 "세액 공제 등으로 당장 세출이 늘더라도 10년 넘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산업 육성을 고려한다면 오히려 이자가 늘어난다는 사고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정혜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도 "기술 경쟁력은 있지만 정책 경쟁력은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직접환급형 세액공제는 WTO 보조금 협정과 EU 역외보조금 규정에서도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정책 수단이며, 정부도 기업의 생산·투자 등 일정 조건 충족 시에만 환급하면 되기 때문에 단순 보조금보다 높은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실적 발생 이후 환급되므로 선지급 형태인 보조금보다 재정 부담 예측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 "직접환급제 필요성 공감" vs 기재부 "국민적 공감대 검토 필요" 토론회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은 온도차를 보였다. 산업 진흥을 담당하는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지원책에 긍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국가 재정 열쇠를 쥔 기획재정부는 보수적인 입장을 유지했다. 박재정 산업부 배터리전기전자과장은 "직접 환급제는 업계에서 계속 얘기하고 있고 필요성을 공감하기에 기재부와 협의하고 있지만, 세제 당국 입장에서는 너무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라며 "배터리 직접 환급액을 따져봤을 때 아주 대단한 규모가 아니기 때문에 앞서나가는 고민일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WTO 제소 관련해서도 "반도체나 자동차 산업은 플레이어가 많지만, 배터리는 한중일 3개국만 있어 충분히 그 나라들과 협의할 수 있는 채널이 있기 때문에 협의 및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원석 기재부 조세제도특례과 사무관은 "세수의 검증성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며 "세액 공제는 세금이 있으면 깎아준다는 개념인데, 거기서 더 나아간 직접환급제는 해외와 달리 한국에서는 아주 예외적인 경우로, 패러다임을 완전히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직접환급제 도입을 위한 연구 용역을 진행 중이다.

2025.09.23 17:48류은주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 공약의 성공 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 당시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은 기후·에너지·보건·세제 전반을 아우르는 대규모 투자 지원 법안이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과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재생에너지 투자 확대 등을 골자로 해외 기업들의 대미 투자를 독려했다. 실제로 리쇼어링 효과가 있었으며, 국내 기업들도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이재명 정부에서도 배터리 초격차 기술력 확보를 위해 우리 실정에 맞는 지원책을 검토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1호 산업' 공약임에도 불구하고, 국회 정쟁에 밀려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한국판 IRA 제정 필요성을 두고 배터리 업계 현장에선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으려면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들은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글로벌 정책 환경, 국내 제도 한계, 그리고 필요 과제에 대해 우려와 제언을 동시에 내놨다. '직접환급제'가 왜 필요한가..."기업에 실질 도움되는 방식으로 재설계돼야" 국내 배터리 업계는 중국 배터리 산업의 가격 경쟁력 원천으로 ▲정부 보조금 ▲높은 수율 확보 ▲적은 생산비용 등을 지목한다. 이중 최소한 보조금 만큼은 우리 정부도 지원할 수 있는 영역이다. 하지만 이러한 보조금조차도 현재 추진되는 법안 대로라면 국내 기업들의 실질 수혜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판 IRA는 환급 대상을 '국내에서 생산·사용한 제품'으로 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생산 물량 대부분을 수출하는 업계 특성상 현실과 맞지 않는 요건이다. 또 직접환급제가 아닌 법인세 환급 방식은 SK온처럼 적자를 내는 기업에게는 사실상 혜택을 받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배터리 A 기업 관계자는 "한국판 IRA 논의는 원래 투자세액공제 요구에서 시작됐다"며 "연구개발·시설투자 부담을 고려해 세액공제를 요청했지만, 이익이 나야만 환급되는 구조는 기업들이 적자를 내는 상황에 적합하지 않아 '직접환급제'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선 이후 첨단산업 생산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배터리도 포함됐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배터리 업계가 실질적 혜택을 얻기 위해서는 미국판 IRA처럼 국내 생산도 전부 포함돼야 한다"며 "아직 수출품까지 포괄하는 논의는 중장기 과제로 밀려난 상태”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A 기업 관계자는 “미국 IRA는 국내 판매뿐 아니라 수출분까지 지원한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컸다”며 “한국판 IRA가 제때 도입되지 않으면 핵심 기술과 생산거점이 해외로 이전해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생산세액공제 안에 직접환급제나 제3자 양도방식을 넣어야 한다"며 "그래야 유동성 부족한 중견·중소기업에도 혜택이 돌아간다”고 강조했다. 배터리 업계 B 기업 관계자 역시 법인세를 할인해 주는 형태가 아닌 '직접환급제'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장의 현금이 얼마나 귀하겠냐"며 "법인세보다는 직접환급제가 실제로 기업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유명무실해진 WTO…힘의 질서 속 한국판 IRA 골든타임 한국판 IRA의 걸림돌로 꼽히는 국제무역기구(WTO) 규범 위반 논란에 대해서도 업계는 현실과 괴리가 크다고 지적했다. A 기업 관계자는 “일본은 작년에 국내 생산세제를 도입했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도 WTO 체제는 사실상 끝났다고 선언했다"며 "WTO 제소 가능성이 무서워 주저한다면 결국 골든타임을 놓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미국 IRA 역시 세수 부담 논란으로 법안 제정 당시 반대가 있었지만, 기업들의 투자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로 결과적으로 더 많은 세수를 가져왔다"며 "한국도 단기적 손실보다 고용·수출·낙수효과를 고려한 장기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 기업 관계자도 "중국은 이미 전기차 보조금에서부터 국내 기업을 차별해 왔으며, 미국도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제품에 벽을 치고 있다"며 "중국은 대놓고 우리 기업을 차별하는데 WTO를 얘기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금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대로 계산하면 실제로 우리 기업이 받을 수 있는 금액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WTO 규정 문제로 무역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얘기는 현실성이 떨어져 보이며, 이미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현지 생산 기업에 직접 세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견제 위한 세밀한 설계 필요해 기획재정부는 최근 '국내 생산 기반 확보를 위한 세제 지원 방안 검토' 정책 용역을 발주했다. 유럽도 아직 법안을 만드는 단계이기 때문에, 미국의 IRA를 참고할 가능성이 크다. A 기업 관계자는 "미국 IRA는 굉장히 정교하게 설계된 법안"이라며 "다만, 미국은 중국을 대놓고 견제할 힘이 있지만 우리는 그럴 수 없으니 효과적으로 중국산 제품을 방어할 수 있는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1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국가가 보조금을 주면서 전기차 진흥을 하면 국내 전기차 업체가 혜택을 봐야 하는데 결국은 중국 전기버스 업체가 (보조금을 받고)싸그리 국내 업체를 먹었다”며 “(전기차 보조금 예산이 수년간)수십조원은 들어갔는데 중국 업체만 배부르게 됐다”고 지적한 바 있다. 소재 업계도 한국판 IRA가 자칫 중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모양새가 되지 않도록 정밀하고 디테일하게 설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낸다. 김성계 에코앤드림 상무는 “국산 소재를 쓰는 기업에 한정해 보조금·세제 혜택을 주면, 중소 협력사까지 이어지는 파급 효과가 클 것”이라며 "첨단산업 생산세액공제의 경우 셀 업체에만 주는 것도 괜찮다. 다만, 국산 원료를 공급받는 곳에 줘야 더 많은 국내 업체들이 수혜를 볼 수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공공 발주는 보통 최저가 입찰로 진행하다 보니 국산으로 어떻게 맞추냐는 논란이 항상 따라온다"며 "전기차뿐 아니라 ESS 시장에서도 국내 밸류체인을 활용하도록 정책적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대비 됐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자도생 R&D 효율 떨어져…선의의 경쟁속 협력해야” 3-2 “중국 소듐 배터리 앞서가는데…韓 R&D 정책, 속도·방향 바꿔야”

2025.09.23 10:55류은주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기술혁신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이재명 정부가 국정과제로 낙점한 '배터리 삼각벨트'는 충북 오창·전북 새만금·경북 포항을 잇는 이차전지 거점을 연결해 우리 국토의 균형 발전과 K-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을 담고 있다. 그러나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불확실한 정책기조와 중국 저가 공세 속에 국내 기업들은 ▲위기 헷징 ▲밸류체인 안정화 ▲차세대 기술 확보라는 생존 과제에 직면해 있다. 지디넷코리아는 정책공약의 성공 조건과 필요성을 짚어보고, 산업과 지역 현장의 목소리를 총 7편에 걸쳐 담았다. [편집자주] '배터리 삼각벨트를 가다' 글 싣는 순서 ■ 한국판 IRA 왜 필요한가 1-1 인구 7만 읍이 글로벌 허브로…K-배터리 심장 '오창' 가보니 1-2 K-배터리, 한국엔 껍데기만 남을라…"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 中 저가 공세 맞설 K-밸류체인 갈 길 멀다 2-1 이차전지 전주기 공급망 전진기지 '새만금' 드리운 명과 암 2-2 전세계 '광물·제련' 中 손아귀…K-배터리 대비 됐나 2-3 배터리 공급망 없이 에너지 안보도 없다…"탈중국이 경쟁력 관건" ■ 초격차 위한 차세대 배터리 뭉쳐야 산다 3-1 “각자도생 R&D 효율 떨어져…선의의 경쟁속 협력해야” 3-2 “중국 소듐 배터리 앞서가는데…韓 R&D 정책, 속도·방향 바꿔야” 지난 2023년 이차전지 특화단지로 지정된 충북 청주 오창에는 굴뚝 대신 반짝이는 은빛 설비가 늘어선 드넓은 부지들이 펼쳐져 있다. 이곳에는 오창과학산업단지를 포함한 4개 산단(총 1천460만㎡)에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이차전지 관련 기업 40여 곳을 포함해 300개가 넘는 기업이 입주해 있다. 배터리 삼각벨트의 한 축을 담당하는 충청권에서 오창의 역할이 주목되는 이유다. 특히 과학산업2로와 3·4로를 둘러싼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정문에서 자동차로 한참을 달려야 한 바퀴를 돌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하다. 오창 에너지플랜트 1공장은 약 33만309㎡(약 9만9천평), 에너지플랜트2는 35만6천㎡(약 10만평)에 달한다. 단일 부지 규모로는 아파트 단지 수 개를 합친 것에 맞먹는다. 오창 에너지플랜트 정문 앞에는 드나드는 사람들이 많아 택시 대기줄이 길게 늘어서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오창 에너지플랜트는 전 세계 배터리 생산공장의 기술 허브, 이른바 '마더 팩토리'다.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46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폼팩터 배터리를 생산하며, 약 5천700여 명 임직원이 근무해 지역경제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K-배터리 위기감, 오창 곳곳서 감지 인구 7만명도 채 안 되는 읍(邑) 단위 지역인 오창이 글로벌 배터리 허브로 자리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존재가 컸다. 그러나 업계 1위인 LG에너지솔루션조차도 업황 악화로 인한 현장에서 느껴지는 기류는 예전같지 않다. 중국의 저가 공세와 전기차 수요 둔화 장기화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K-배터리 위기감은 오창 곳곳에서 감지되기도 했다. 한 이차전지 소재 업체 공장 앞에는 임금 동결에 항의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업황 악화로 공장 가동률이 낮아지면서 직원들이 불안에 휩싸였고, 노조 결성 움직임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차전지 소재업체 한 관계자는 "가동률이 줄어드니 직원들이 불안해한다"며 "유급휴가나 무급휴가를 주고 아예 쉬는 공장들도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LG엔솔, 위기를 기회로 바꿀 '제조 경쟁력'에 사활 이처럼 지역 현장에서 체감되는 위기감 속에서 LG에너지솔루션은 위기 돌파 해법으로 '제조 경쟁력' 확보를 선택했다. 정부 정책 지원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근본적인 제조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오창에서 근무하는 김지호 상무(기술기획담당)는 "차별화된 제조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제조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라며 "이를 위해 설비고속화, 공정통합, 자동화 등을 통해 생산성을 개선하고, 가격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혁신적 배터리 제조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건식 공정과 46시리즈 배터리에서 차별화 포인트를 '생산성'이라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46시리즈는 오창 플랜트에서 일부 생산이 이뤄지고 있고 고객 수주가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구축 중인 북미 플랜트에서는 이보다 더 생산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공정과 설비가 갖춰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상무는 "배터리 산업이 급성장 이후 현재는 캐즘과 글로벌 정치·경제적 불확실성 등 여러 도전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지금은 위기일 때 진정한 실력이 드러날 수 있는 '강자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아 끊임없는 기술 혁신을 통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을 선도하고, 나아가 국내 배터리산업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오창, 기술 혁신 중심지로 진화…LG엔솔, 삼각벨트 균형 발전에 기여할 것” LG에너지솔루션은 단기적 생존 전략을 넘어, 오창을 미래 기술 혁신의 전진 기지로 삼으려는 장기적 청사진도 그리고 있다 김지호 상무는 에너지플랜트가 단순한 생산 기지를 넘어 기술 혁신의 중심지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혁신 기술의 '테스트 베드'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과거 중국·폴란드 초기 진출 때는 현지 특성 이해 부족으로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이후 오창에 동일 라인을 먼저 구축해 사전 검증하고 현지 인력을 초청 교육하면서 북미 공장의 조기 안정화에 큰 도움이 됐다”고 회고했다. 김 상무는 오창 에너지플랜트가 향후 배터리 삼각벨트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오창은 단순한 생산 기지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 신기술과 노하우를 전수하는 '마더 팩토리'”라며 “축적된 제조 경험을 바탕으로 삼각벨트의 균형 있는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건식 전극과 46시리즈 외에도 신규 폼팩터인 각형과 바이폴라, 전고체 등의 차세대 전지와 관련한 제조기술 개발도 오창에서 진행하고 검증할 예정"이라며 "오창 에너지플랜트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지역 사회와의 상생 협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오창이 배터리 삼각벨트 제조 중심지로 발전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25.09.22 15:37류은주

"사람 대신 로봇이 실험"…LG화학, 365일 무인 분석 체계 가동

LG화학이 '로봇 실험실' 시대를 열었다. 사람이 직접 시료를 다루던 실험실 풍경이 바뀔 전망이다. LG화학은 22일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LG화학 대전 기술연구원 분석연구소에 로봇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했다고 밝혔다. 분석연구소는 전기차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의 원료인 리튬·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정밀 분석해 차세대 배터리 소재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번 로봇 자동화 실험실의 도입으로 사람이 직접 수행하던 고온, 고농도 산 처리 등 위험하고 반복적인 분석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안전과 분석효율이 동시에 향상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담당자가 분석 시료를 보관함에 넣으면 로봇이 출고부터 시료 전 처리, 분석, 시료 폐기까지 한 번에 수행하고 분석 데이터가 시스템으로 자동 입력돼 고객 요청에 매우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기존에는 연구원들이 근무 시간에 맞춰 실험 준비와 진행에 직접 투입되었으나 로봇 자동화 실험실 도입으로 24시간 365일 실험이 가능한 무제한 연구 환경이 조성됐다. 이에 따라 연구원들은 신규 분석법 개발 등 고부가가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화학은 이번 도입을 시작으로 마곡R&D캠퍼스에도 분석 자동화 실험실을 구축하고 중장기적으로는 AI 기반 분석 데이터 해석까지 연계한 AX 융합 자동화 실험실을 마련하여 연구 효율성과 안전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여갈 예정이다. LG화학 최고기술책임자(CTO) 이종구 부사장은 “분석 자동화는 단순 업무 효율화를 넘어 연구원들이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연구개발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과정”이라며 “이를 통해 차세대 소재 경쟁력을 선도하고 시장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 나갈 것” 이라고 말했다.

2025.09.22 08:30류은주

"제철소 기술, 배터리에 접목"…포스코, 차세대 이차전지 청사진

포스코그룹이 철강 산업에서 다져온 공정·소재 기술을 차세대 배터리 소재 개발로 확장하고 있다. 고온 환원로, 롤투롤 코팅 같은 철강 핵심 기술을 응용해 양·음극재 고도화, 전고체전지, 리튬메탈 음극 연구까지 아우르며 이차전지 생태계 전반에서 '철강 DNA'를 접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정진 포스코홀딩스 에너지소재 연구소장은 18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KABC 2025'에 참석해 포스코그룹의 이차전지 소재 청사진을 소개했다. 홍 연구소장은 발표에서 “제철 공정에서 발전시킨 기술들이 배터리 소재 개발에도 폭넓게 응용되고 있다”며 “원료부터 제품, 리사이클링까지 '클로즈드 루프' 생태계를 완성해 가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82% 이상 하이니켈 양극재를 주력으로, 단결정 니켈코발트망간(NCM)·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NCMA) 제품군을 상용화했다. 최근에는 북미 고객 수요에 맞춰 고전압 구현이 가능한 리튬망간리치(LMR) 개발도 진행 중이다. LMR은 리튬인산철(LFP) 대비 에너지 밀도가 약 30% 높고, 재활용까지 고려하면 가격 경쟁력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홍 소장은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엔트리급 전기차에서 각광받는 LFP·LMFP 계열도 연구 중"이라며 "제철 부산물을 활용한 차별화된 제조 방식에 도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중국을 제외하면 양극재와 음극재를 모두 양산하는 유일한 기업이다. 천연·인조 흑연 모두에서 고밀도화 기술을 적용해 급속 충전성과 팽창 억제 성능을 높였다. 특히 인조흑연은 3천도 이상 고온 공정이 필요한데, 이는 철이 녹는 온도의 두 배에 달한다. 포스코는 철강 고온 처리 경험을 바탕으로 연속식 흑연화와 친환경·저전력 공정을 연구 중이다. 홍 소장은 “전고체 전지는 2027~2028년 시범생산, 2030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황화물계 전고체 배터리와 리튬메탈 음극 개발 현황을 소개했다. 그는 “포스코가 오랫동안 철강판에 적용해온 코팅·전착(도금) 기술을 리튬메탈 음극 제조에 접목했다”며 “롤투롤 연속공정으로 600mm 폭의 리튬메탈 시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재활용 분야에서도 제철소 노하우가 쓰인다. 방전된 배터리를 극저온에서 파쇄한 뒤, 고온 환원로 공정을 적용해 흑연·리튬·NCM을 효율적으로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는 철강 고로에서 축적한 고온 제련 기술을 배터리에 맞게 변용한 것이다. 다만, 경제성 확보는 리튬 가격 상승 여부에 달려 있어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홍정진 소장은 "흑연을 재활용하는 연구도 지금 진행하고 있다"며 "랩 단계에서는 재활용 가능성을 확인했는데, 경제성은 그 다음 문제라서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고 말했다.

2025.09.18 15:29류은주

"성능만으론 부족"…K-배터리 업계, 고객 신뢰·공정 혁신 강조

"손님이 음식점을 찾을 때 많은 기준이 있겠지만, 맛도 평범하고 가격도 평범한데 자주 가는 곳도 있다. 바로 사장님하고 친한 집이다. 그곳을 가면 종업원한테도 대접받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한국 업체들이 해외 고객사에 이런 느낌을 줘야 중국 업체들과 차별될 수 있을 것이다." 신영준 가천대 교수는 17일 서울 서초구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코리아 어드밴스드 배터리 컨퍼런스'에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배터리 업체와 경쟁하기 위해 성능 외적인 부분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신 교수는 "일본 제품이 물건도 좋고 가격도 나름 합리적인데, 한국 배터리 업체들이 해외 고객사를 뚫을 수 있던 배경에는 한번 일해보면 또 일하고 싶은 느낌을 줬던 것도 있다"며 "성능도 중요하지만, 여러 회사들이 만들어 놓은 조인트 벤처 등 이제까지 쌓은 경험들을 잘 활용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제안했다. 이어 "품질 납기를 지속적으로 지켜줘야 성능이 조금 부족해도 구매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배터리3사 점유율 10% 사수도 아슬...중국 벤치마킹 해야" 중국 배터리 굴기에 맞서기 위해 중국의 사례를 벤치마킹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광주 SNE리서치 대표는 "중국 CATL은 소위 '8·9·6', 오전 8시 출근해서 오후 9시 퇴근하고 토요일까지 주 6일 일하고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실무진이 일을 열심히 하고 싶어도 주 52시간제 때문에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CATL은 최근 금 400돈을 직원들에게 나눠줬다고 들었는데, 일도 열심히 시키지만 보상도 제대로 하는 것"이라며 "국내 배터리 업계가 과거 일본 산요와 파나소닉 등의 회사를 벤치마킹하며 성장했지만, 지금은 거꾸로 중국을 벤치마킹해야 되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고 말했다. 또 김 대표는 "국내3사 배터리 시장 점유율 10%를 지켜낼 수 있을지 걱정하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며 "중국을 시장을 제외하고 아직 성장하고 있으므로 에너지저장장치(ESS)외에 UAM이나 휴머노이드 등 아직 잠재력 있는 시장에 대한 스터디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영준 가천대 교수도 중국의 대규모 R&D 투자의 잠재력을 경계했다. 신 교수는 "CATL은 번 돈을 계속 R&D에 투자하는 선순환 구조에 들어갔지만, 한국 업체들은 굉장히 어려운 시간을 겪으면서 투자를 늘리지 못하고 있다"며 "R&D 투자 비용 차이는 5년 뒤 10년 뒤 경쟁력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암울한 그래프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 교수는 "중국 업체는 이제 가격이 아닌 성능을 강조하고 있고 우리는 거꾸로 싸게 만드는 것을 고민하고 있는데, 우리가 남들보다 더 잘하는 것이 무엇인지 명확하게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준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LG엔솔, 제조 기술 차별화 및 특허 확보에 집중...삼성SDI, 각형 경쟁력 어필 국내 배터리 업계는 공정 기술 혁신과 기술 특허,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박병찬 LG에너지솔루션 부문담당은 "양극재가 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양극재를 누구보다 싸게 만드는 방법도 개발하고 있다"며 "LFP 배터리에 건식 전극이라는 새로운 공정기술을 적용하거나, 재활용 소재를 활용해 염가이면서도 성능을 가져갈 수 있는 방법들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경쟁하기 위해 그동안 축적해 온 시간(기술)을 활용하는 것과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하기 위해 얼마나 시간을 압축해 빠르게 만들어낼 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1세대 기술이 현재 특허 소송 대상이 되고 있듯이 현재 필요 없어 보이는 기술도 미래에 필요한 기술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특허에 대한 준비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개발 속도를 빠르게 하기 위해 인공지능(AI)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박 담당은 "과거 소재 개발은 2~3년 단위로 새로운 케미스트리가 나왔는데, 그렇게 해선 경쟁에서 이길 수 없으니 개발 속도가 지금 보다 5~6배 빨라져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 AI연구원과 협력해 분자 구조를 설계해 새로운 소재 구조를 만들고 있으며, 가속화와 동시에 완성도를 떨어뜨리지 않기 위해 오픈 이노베이션도 병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삼성SDI는 각형 배터리 제조 공정 노하우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과거와 달리 각형 배터리를 원하는 고객사들이 많아진 것은 각형이 상대적으로 다른 폼팩터 대비 가진 장점이 크다는 점에 기인했다는 것이다. 김종찬 삼성SDI 그룹장은 "2019년만 해도 각형 채택 비율은 19%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각형을 채택한 OEM 비중이 크게 올랐다"며 "고객사들이 선호하는 폼팩터가 파우치에서 각형으로 변하고 있으며, 삼성SDI는 각형뿐 아니라 원통형 등 고객 요구에 맞춘 다양한 각형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SDI가 각형 배터리 기술 차별점으로 김 그룹장은 "돌돌 마는 젤리롤 형태가 아닌 스태킹 공법을 사용해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가격적 이점도 가져갈 수 있다"며 "열폭주 상황에서 가스를 내보내는 '벤트' 설계를 통해 안정성도 높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부에서 직접 열폭주 실험한 영상을 공개하며, 하나의 셀에서 열폭주가 발생해도 다른 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열폭주 방지 기술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김 그룹장은 "화재 발생 시 열이 옆 셀로 전파되지 않게 차단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열폭주 발생 시 원하는 방향으로 신속한 배출이 가능하다"고 부연했다. 그는 삼성SDI의 제조 경쟁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김 그룹장은 "지난 2011년부터 전기차용 배터리를 만들었기 때문에 관련된 경험과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며 "불량셀을 검수하는 엑스레이 기술 등 제조 퀄리티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2025.09.17 16:00류은주

KTR, 완주에 수소 연료전지 기반시설 구축…250억원 투입

KTR이 전북 완주에 수소차 연료전지 시험인증 기반시설을 조성한다. KTR(한국화학융합시험연구원·원장 김현철)은 전북 완주 테크노밸리 2단지(제내리 1243)에서 '수소경제 활성화를 위한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 시험인증 특화센터' 기공식을 개최하고 수소 자원순환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섰다. 2028년까지 부지면적 1만8천978 규모에 4개 동으로 건립되는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 시험인증 특화센터는 국비 100억원을 포함해 약 250억원(지방비 90억원, 민간 59억9천만원)이 투입된다. 특화센터는 사용연한이 경과된 수소차 폐연료전지의 ▲성능 및 안전성 평가 ▲자원순환(재제조·재사용·재활용) 체계 구축 ▲반납 및 수거 등 전주기 관리제도 마련 ▲자원순환 표준 제정 ▲수명예측 진단 모델 개발 등의 사업을 수행한다. KTR은 시험인증 특화센터를 오픈랩 형태로 운영하고, 수소차 폐연료전지를 활용한 응용 제품 실증 서비스를 비롯해 다양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현철 KTR 원장은 “수소차 연료전지 시스템 대량 교체 시기에 한발 앞서 구축되는 특화센터는 수소차 폐연료전지 재활용 및 재사용을 지원하는 핵심 기반시설이 될 것”이라며 “특화센터가 국내 수소 산업 생태계 구축을 견인하는 마중물 역할을 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KTR은 앞서 지난해 7월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도 2차 산업혁신기반구축사업' 공모에서 전북도·완주군과 신청한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을 위한 시험인증 특화센터 구축사업'의 주관기관으로 선정됐다. 이에 따라 KTR은 완주 테크노밸리 2단지에 수명예측 진단 등이 가능한 수소차 폐연료전지 자원순환 기반시설을 구축하게 됐다. 한편, KTR은 지난해 1월 산업부로부터 청정수소 인증시험평가 기관으로 지정받는 등 국내 수소 산업 발전을 돕기 위한 시험평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국내 대표 기관이다.

2025.09.15 09:19주문정

수소전기차 비싸고 수명짧은 이유 '이것'…전지 촉매 원자 이동 경로 3차원 추적 성공

수소연료전지는 에너지 효율이 높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차세대 친환경 에너지원이다. 수소자동차, 발전용 전지, 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수소 전환을 위한 촉매 재료 원가가 너무 비싸다. 내구성(열화현상)이 떨어지는 것도 상용화의 큰 걸림돌이다. 현재 가장 높은 산소환원반응 효율을 보이는 촉매는 백금(Pt)이다. KAIST는 물리학과 양용수 교수와 신소재공학과 조은애 교수 공동 연구팀이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로런스 버클리 국립연구소와 공동으로 연료전지 촉매 내부의 원자 하나하나가 수천 번의 작동 사이클 동안 어떻게 움직이고, 어떤 방식으로 성능이 저하되는지를 3차원으로 직접 추적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양용수 교수는 "고성능·고내구성 연료전지 개발을 앞당기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라며 "미래 친환경 교통수단과 에너지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재 수소차가 운행되고 있지만, 가격이 비싸고 촉매 열화 가속화로 전지 교체를 자주해야 되기 때문에 그다지 인기는 없다. 연구팀은 열화 원인 규명을 위해 원자 하나하나의 움직임을 3차원으로 관찰하기 위해 인공신경망 기반 원자 전자 단층촬영 기법을 개발했다. 병원에서 사용하는 CT 단층촬영법이 여러 각도에서 X선 영상을 찍어 인체 내부를 3차원으로 보여주는 것과 같은 원리다. 전자현미경을 이용해 다양한 각도에서 고해상도 이미지를 촬영하고, 이를 인공지능 신경망과 결합해 나노 촉매 내부 원자들의 3차원 위치를 정밀하게 재구성했다. 양용수 교수는 "수천 개에 달하는 원자들이 연료전지 작동 과정에서 어떻게 이동하고 변형되는지를 마치 눈으로 들여다보듯 생생하게 관찰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백금-니켈(이하 PtNi) 합금 나노입자에 수천 번의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각 단계에서 일어나는 촉매 입자의 원자 구조 변화를 3차원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PtNi 입자에서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입자 형태 변형되고, 니켈이 빠져나가 제 기능을 점차 잃어버리는 현상이 나타났다. 반면 갈륨 원소를 조금 섞어준 촉매 입자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거의 없었다. 처음부터 성능도 더 뛰어나고, 오래 사용해도 제성능을 잘 유지했다. 양용수 교수는 “실제 연료전지 촉매의 3차원 열화 과정을 원자 단위에서 정량 추적한 세계 최초 사례"라며 "실험적으로 관측하기 어려웠던 실제 촉매 표면과 내부의 3차원 원자 구조 변화를 직접 측정했다는 점에서 이론 모델이나 시뮬레이션에 의존했던 기존 연구들과 차별점을 갖는다”라고 강조했다. 양 교수는 “고성능·고내구성 연료전지 촉매 설계의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AI 기반 정밀 원자구조 분석 기술은 배터리 전극, 메모리 소자 등 다양한 나노소재 연구에도 폭넓게 활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구에는 KAIST 물리학과 정채화 박사, 이주혁 박사, 조혜성 박사, 신소재공학과 이광호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28일자에 게재됐다.

2025.09.14 12:00박희범

SK넥실리스 "美서 솔루스첨단소재 영업비밀 침해 주장 정식 심리"

SKC의 이차전지용 동박사업 투자사 SK넥실리스는 14일 솔루스첨단소재를 상대로 진행 중인 특허 침해 소송에서 미국 텍사스 동부연방지방법원이 영업비밀 침해 주장을 정식 심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심리 결정은 지난 8월 SK넥실리스가 솔루스첨단소재와 그 계열사를 상대로 영업비밀보호법(DTSA) 및 텍사스 영업비밀법(TUTSA) 위반 혐의를 추가해 제출한 수정 소장에 따른 것이다. 해당 소장에는 동박 제조 공정의 핵심인 첨가제 레시피, 전해액 운전 조건, 드럼 관리 방법 등 영업비밀을 솔루스첨단소재가 부정하게 취득·사용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원은 특허침해 사건이 이미 상당히 진행된 점을 고려해 두 사안을 기존 특허침해 소송과 별도 사건으로 분리해서 다루라고 결정다. SK넥실리스는 특허침해에 대한 판단이 빨라질 수 있고, 영업비밀 침해에 대해 별도로 심도 있는 심리가 이뤄질 수 있게 된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최근 솔루스첨단소재가 SK넥실리스의 특허 무효화 입증을 목적으로 법원에 제출한 증거가 채택된 것에 대해서는 절차적 판단에 불과하며 무효증거의 신빙성이나 특허무효 가능성을 인정한 것은 결코 아니라고 밝혔다. 증거로 제출된 제품은 그 출처와 보관 상태를 확인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도 일방적인 주장에 불과해 특허 무효를 입증하기에는 설득력이 낮다고 봤다. 오히려 솔루스첨단소재가 SK넥실리스의 침해 주장을 배제해 달라고 신청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는 점에서, 이런 침해 주장이 특허침해 소송에서 정식으로 심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K넥실리스는 유럽에서도 솔루스첨단소재 계열사를 상대로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유럽통합특허법원(UPC)의 판결은 독일, 프랑스를 포함한 유럽 주요국에서 동시에 효력을 지닌다. 1심에서 솔루스첨단소재가 패소할 경우 유럽 주요국에서 즉시 판매 및 사용 금지, 재고 회수 또는 파기와 같은 강력한 조치가 뒤따를 수 있다. 한국 내 소송에선 솔루스첨단소재가 SK넥실리스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소송 8건 가운데 4건에 대해 무효 판단이 나왔다. 솔루스첨단소재의 남은 4건 특허 중 2건은 솔루스첨단소재가 최근 일본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매입한 뒤 특허침해금지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SK넥실리스 관계자는 "솔루스첨단소재가 최근 일본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매입해 소송을 제기한 행위는, 국내 기업 간의 기술 경쟁을 넘어 일본 기업의 권리를 빌려 자국 기업을 공격하는 방식으로 비춰질 수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고 했다. 이어 “배터리 산업의 건강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는 타인의 권리를 도용하는 행태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라며 “이번 소송은 중국 업체와의 경쟁에서 기술 우위를 지키는 데에도 의미도 있다”고 말했다. 솔루스첨단소재가 지적재산권 침해를 인정하고 건전한 시장 질서 확립에 협력한다면 합의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2025.09.14 10:06김윤희

전기차에 붙이면 '끝'…리셀 '차세대 필름형 태양전지' 4종 관심

전기차 차체에 부착해 활용하는 차세대 필름형 태양전지가 모빌리티 혁신성으로 관심을 끌었다. 광주과학기술원(GIST)은 최근 열린 '2025 연구개발특구 과기특성화대학 기술창업투자 경진대회'에서 신소재공학과 이광희 교수가 창업한 교원창업기업 ㈜리셀이 우수상을 수상했다고 11일 밝혔다. 이 행사는 연구개발특구재단과 미래과학기술지주가 공동으로 주관했다. 5개 과기특성화대와 한국산업은행이 참여했다. ㈜리셀은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빌리티에 유연하게 부착할 수 있는 차세대 에너지 필름 '솔라스킨-M(SOLASKIN-M)' 기술로 주목받는 기업이다. '솔라스킨-M'은 초경량·유연·투명한 특성을 지녀 기존 태양전지 적용이 어려웠던 모빌리티 차체, 창호, 인캐빈 등 다양한 표면에 부착 가능하다. 이광희 대표는 활용처 4곳에 활용할 4가지 생산 필름 타입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우선 저조도 광전지용 필름(LPV)으로 실내 조명만으로 충전 가능한 타입이 있다. 또 건물일체형 태양전지(BIPV)는 도시 외장재, 건축물 등의 외부에 붙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전기차 선루프에도 이 필름을 부착해 보조 배터리로 활용 가능하다. 이외에 영농형 태양전지(APV)로 스마트 팜이나 온실비닐 등에 부착해 광합성과 전기 생산용으로 활용 가능하다. 에너지 생산량은 가로*세로 100cm 면적에 대략 300w 정도의 전력을 생산한다. 이광희 대표는 "액체 기반 롤투롤(Roll-to-Roll) 연속 공정을 통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 가격 경쟁력과 생산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수상 기업에는 상금과 함께 특구재단이 제공하는 체계적인 성장지원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또 ▲기술·비즈니스 모델 검증 ▲전문가 멘토링 ▴후속 투자 연계 ▲글로벌 시장 진출 지원 등이 포함돼 ㈜리셀의 기술 상용화와 스케일업(Scale-up)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광희 대표는 “앞으로 기술 상용화를 가속화하고 전기 수요가 높은 전기차에도 태양전지를 도입해 에너지 생산형 모빌리티 실현에 기여할 것"이라며 "실리콘 태양전지 한계를 뛰어넘는 필름형 태양전지로 모빌리티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25.09.11 15:18박희범

비츠로셀, 고온전지 1위 노린다…캐나다 '이노바' 인수

비츠로셀이 고온전지 사업 확대를 위해 캐나다 소재 석유∙가스 시추장비용 배터리팩 전문업체 '이노바'를 인수했다. 비츠로셀은 9일 이노바 지분 100%를 3천338만 캐나다달러(약 336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고온전지는 150~200℃ 극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특수 전지로, 석유·가스 시추장비(MWD·LWD), 파이프라인 검사 장치(PIG) 등에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최근 글로벌 석유·가스 산업 확대에 따라 관련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비츠로셀 고온전지 사업은 2008년 해당 사업에 진출한 이래 연평균 24% 성장했다. 특히 최근 5년간 배터리팩 사업 확장으로 연평균 35%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이 사업 부문은 회사 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나타내고 있어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업계는 이번 인수를 통해 비츠로셀이 내년 고온전지 분야 세계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1999년 설립된 이노바는 석유·가스 시추용 배터리팩 설계·제조에 특화된 기업으로, 미국 및 캐나다 시장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배터리팩 모니터링 칩 솔루션과 중소형 고객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보유하고 있어, 비츠로셀 고온전지 기술력 및 대형 고객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강력한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특히 북미 시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석유·가스 탐사 규제 완화 ▲에너지 자급률 강화 ▲인프라 투자 확대 기조에 힘입어 고온전지 수요 확대가 예상된다. 알래스카 에너지 개발 프로젝트가 본격화한다면 시추와 송유관 관리 수요가 크게 늘어 북미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보고 있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이번 인수는 단순한 사업 확장을 넘어, 북미를 중심으로 한 세계 고온전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결단”이라며, “비츠로셀은 이노바의 기술력과 고객 네트워크를 결합해 세계 최고 수준 토털 고온전지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하고, 세계 1위 위상을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세계 석유·가스 수요가 205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비츠로셀의 고온전지 사업은 단기 성장세는 물론, 중장기적으로도 확실한 성장성과 확장성을 갖춘 미래 유망 산업으로 평가된다.

2025.09.09 16:46류은주

'리튬메탈전지' 12분 급속충전 방법 찾았다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FRL 연구팀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는 리튬메탈전지 충전 속도를 혁신적으로 단축할 수 있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FRL 연구팀은 4일 1회 충전에 800km 이상 주행, 누적 주행거리 30만km 이상의 수명을 확보하면서 충전 시간을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는 리튬메탈전지 연구 결과를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에너지'에 게재했다고 밝혔다. 리튬메탈전지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소재 중 하나인 흑연 음극을 리튬메탈로 대체하는 배터리로, 음극재의 무게와 부피를 크게 줄일 수 있어 에너지 밀도와 주행거리를 대폭 향상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리튬메탈전지를 통해 고성능 전기차의 평균 주행거리를 600km에서 800km 이상으로 향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수명과 안정성 확보를 어렵게 만드는 '덴드라이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기술적 어려움이 존재해왔다. 덴드라이트 현상은 급속 충전 시 더욱 심각하게 발생해 배터리의 내부 단락을 유발할 수 있어, 급속 충전 조건에서 재충전 가능한 리튬메탈전지의 구현이 어려웠다. FRL 공동연구팀은 급속 충전 시 덴드라이트 형성의 근본적 원인이 리튬메탈 표면에서의 불균일한 계면 응집 반응 때문임을 규명하고,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응집 억제형 신규 액체 전해액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신규 액체 전해액은 리튬 이온(Li⁺)과의 결합력이 약한 음이온 구조를 활용해 리튬 계면 상의 불균일성을 최소화하며, 급속 충전 시에도 덴드라이트 성장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 이 기술은 높은 에너지 밀도를 유지하면서도 기존 리튬메탈전지 한계로 지적되던 느린 충전 속도 문제를 극복, 급속 충전에서도 안정적인 구동을 가능하게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를 통해 충전 속도를 12분까지 단축할 수 있어 리튬메탈전지의 상용화를 한층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김제영 LG에너지솔루션 최고기술책임자(CTO) 전무는 "LG에너지솔루션과 KAIST가 FRL을 통해 이어온 지난 4년간의 협력이 유의미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산학 협력을 더욱 강화하여 기술적인 난제를 해결하고 차세대 배터리의 분야에서도 최고의 성과를 창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희탁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계면 구조에 대한 이해를 통해 리튬메탈전지의 기술적 난제를 돌파하는 핵심 토대가 되었고 리튬메탈전지가 전기차에 도입되기 위한 가장 큰 장벽을 넘어섰다”라고 평가했다.

2025.09.04 08:53김윤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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