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쿠팡, 금융사고 보험금 2억원도 마련 안했다
대형 전자금융업체로 꼽히는 토스(비바리퍼블리카)·쿠팡페이 등 56개 전자금융사가 사고 발생 시 금융소비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책임이행 보험금을 법에 규정된 만큼 확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포인트나 머니 등을 충전해 결제하는 선불전자지급이나 등록한 카드와 은행 계좌를 통해 결제하는 전자지급결제대행(PG) 이용이 확대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11일 금융감독원과 양정숙 국회의원실에 따르면 국내 등록된 전자금융업자 412개 중 1개 금융사와 56개 전자금융업자가 전자금융거래법에 나온 기준만큼 책임 이행 보험금과 준비금을 마련하지 않았다. 법 시행령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는 사고에 대비해 보험금이나 준비금 2억원을 따로 보관해야 한다. 전자금융업자는 사고로 인해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그 손해를 배상할 법적 책임을 진다. 하지만 토스와 토스페이먼츠, 쿠팡페이 등이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당기순익 규모에 비춰보면 책임 이행 보험금 수준은 아주 적은 수준이다. 지난 해 매출은 토스가 3천700억원, 단말기와 PG업을 하는 토스페이먼츠는 7억2천500만원이다. 쿠팡의 100% 자회사인 쿠팡페이의 경우 작년 593억9천500만원이다. 따라서 토스의 경우 책임 보험금이 매출의 0.05%에 불과하다. 쿠팡 역시 0.33%에 지나지 않는다. 금융감독원은 작년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집계한 자료임을 강조했다. 금감원 IT검사국 상시검사팀 관계자는 "규정 기준에 조금이라도 미달한 곳을 모두 집계한 것이며,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 분석한 자료로 현재와는 조금 다를 수 있다"며 "빠르게 시정 조치하라고 권고했으며 현재 이행 여부를 확인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양정숙 의원은 "지난해 발생한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처럼 대형 전자금융사고가 발생할 경우 소비자 피해는 물론, 적절한 보상 또한 받지 못할 상황"이라면서 "전자금융시장이 급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10년전 보험금 한도를 적용하는 것은 현실과 크게 동떨어져 책임 이행 보험금 가입 기준을 상향하는 감독규정 개정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한국은행이 내놓은 '2022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PG이용 금액은 1조529억원으로 2021년 대비 16.4%, 선불전자지급수단 이용액은 8천289억원으로 2021년 대비 24.5%, 간편결제 이용액은 7천32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8%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