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몬·위메프 대란…금융감독당국은 뭐했나
티몬·위메프의 판매자 대금 정산 연기로 피해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과거 '머지포인트 사태'보다 피해금액이나 규모가 더 커 연관 기업들의 연쇄 부도나 폐업도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금융감독 당국이 자본잠식 상태였던 티몬과 위메프를 제대로 감시하지 못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는 금융감독원에 등록된 전자금융사업자로 전자금융업법 감독규정에 따라 일정 기준의 재무건전성을 유지해야 하는데, 제대로 된 감독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티몬은 ▲선불전자지급업 ▲전자지급결제대행업 ▲결제대금예치업자, 위메프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자로 등록돼 있다. 전자금융사업자로 등록되면 법에 맞춰 사업을 영위해야 하며 감독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감독 규정에는 재무건전성과 유동성 기준 등이 포함됐다. 특히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감한 자기자본이 항상 0을 초과해야 하며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은 100분의 20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이런 기준에도 불구하고 등록 사업자인 티몬과 위메프는 현재 자본잠식 상태다. 위메프의 2023년 12월 연결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총자산은 919억9천여만원이며 총부채는 3천318억3천여만원에 이른다. 자기자본이 0을 초과해야 한다는 첫 번째 감독규정 위반에 해당된다. 티몬은 2023년 감사보고서를 내지도 않았다. 2022년 12월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자산은 1천472억여원이고 총부채는 7천858억여원이다. 두 회사 모두 자산보다 부채가 훨씬 많다. 선불전자지급업체인 티몬은 미상환잔액 대비 자기자본 비율 20% 이상 규정도 지키지 않았다. 현재 자기자본이 638억원 마이너스 상태다. 티몬의 올해 6월 기준 선불충전금은 5억6천만원이다. 관련업계에서는 금감원에 등록된 전자금융사업자이기 때문에 감독규정 준수여부를 봤다면 지금처럼 일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전자금융업을 영위하는 한 관계자는 "감독받은 적은 없고, 매달 일정 숫자를 보고하기만 하면 되는 구조"라며 "몇 달 전부터 정산 연기 문제가 나왔고, 리스크를 관리하는 업자가 전자금융업자인데도 금감원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질타했다. 금감원은 정산 연기가 첫 보도된 시점부터 모니터링에 들어갔지만 아직 정확한 피해 추산도 못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기자는 금감원의 입장을 듣기 위해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금융감독당국 관계자는 "금감원이 감독을 해야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하지만 등록 업체가 많다"고 말했다. 등록 전자금융사업자는 올해 4월 기준으로 192개사다. 업계 관계자는 "머지포인트 때는 중간에 판매자가 많지 않았는데, 이번 사태는 다르다"면서 "티몬은 판매자는 물론이고 소비자, 상품권을 판매한 상품권업자 등 많은 업체가 걸려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티몬이 다른 업체와 다르게 선입해서 판매한 상품권과 포인트, 쿠폰 등으로 인해 전방위적으로 피해를 끼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