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 내수' 인니 EV·자원 생태계 꿈틀...기회의 땅으로
인도네시아가 거대한 내수 시장과 자원부국이라는 이점을 앞세워 전기차 산업 확대를 꾀하고 있다. 이와 발맞춰 국내 완성차·배터리 기업도 인니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는 한편 동남아시아 시장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인니는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 수장 국가로 약 3억명에 육박하는 내수 시장을 품고 있다. 시야를 전 세계로 확대해도 국가 총생산(GDP) 순위(2022년 기준) 16위에 달할 정도로 잠재 성장력을 지니고 있는 국가다. 인니 정부는 국가 경제력 확대와 맞물려 급속한 전기 모빌리티 육성 정책을 취하고 있다. 오는 2040년부터 내연기관 오토바이 판매는 물론 2050년부터는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까지 금지할 예정이다. 특히 2030년까지 자국 자동차 전체 비율에서 전기차 점유율을 25%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일반 자동차에 붙는 사치세를 전기차에 한해 면제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발 빠르게 인니 시장에 생산 거점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 3월 인니 브카시에 완성차 조립 공장을 준공해 향후 25만대 규모의 연간 생산 능력을 갖추겠다는 계획이다. 또 같은해 LG에너지솔루션과 현지 합작법인(JV)을 설립해 내년 배터리셀 양산을 앞두고 있다. 인니는 세계 니켈 매장·생산량 1위 국가로 공급망 측면에서도 상당히 유리한 이점을 갖췄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해당 이점을 활용해 LG화학,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화유코발트와 제·정련, 전구체, 양극재, 셀 생산에 이르는 완결형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대규모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 중이다. 성과도 속속 나타나고 있다. 인니 자동차 시장은 내연기관 차량의 경우 일본 브랜드 일색인 반면 전기차는 현대차가 시장 점유율을 압도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자동차공업협회(GAIKINDO)에 따르면 현대차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기차 판매 점유율 56.5%를 차지해 1위를 수성했다. 국내 관련 기업들이 인니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배경에는 아세안 시장의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이유도 숨어있다. 아세안자유무역협정(AFTA)에 따라 현지에서 완성차 부품의 40% 이상을 조달할 경우 아세안 소속 국가에 무관세로 수출이 가능하다. 즉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베트남 등 주요 아세안 국가 전기차 시장 진출에도 큰 혜택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엔 한국과 인니의 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CEPA)이 발효되면서 국내에서 인니로 수출되는 자동차 관세가 단계적으로 철폐될 전망이라는 점 역시 고무적이다. 한편, 중국 CATL 역시 니켈 채굴에서 배터리 재활용까지 통합 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북말루쿠 할마헤라 지역 등에 60억달러(약 8조원) 규모를 투자하기로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