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경쟁력 없이 성장 없다"…K배터리, 저가 시장 본격 대응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는 14일 서울 강남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제14회 KABC 2023(Korea Advanced Battery Conference 2023)을 개최하고 글로벌 배터리 시장의 최신 동향과 미래 전략을 점검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국내 배터리 3사는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날로 상승하는 가운데 지배력 확대의 핵심은 단연 가격 경쟁력이라고 입을 모았다. 3사는 가격경쟁력을 기반으로 ▲안정성 ▲급속충전 ▲에너지 밀도 등을 갖추기 위한 저마다의 전략을 발표했다. ■LG엔솔, 미드니켈NCM·스마트팩토리로 가격경쟁력 극대화 이날 첫 번째 연사로 선 최승돈 LG에너지솔루션 전무는 저가형 배터리 시장 침투를 위한 회사의 전략은 미드니켈 NCM(니켈·코발트·망간)배터리라고 소개했다. 보통 니켈 함량이 80% 이상일 경우 하이니켈, 40~60%일 경우 미드니켈이라고 정의한다. 미드니켈의 경우 니켈이 상대적으로 적게 들어가 메탈가에서 가격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최 전무는 "고전압 미드니켈 NCM 배터리는 적당한 에너지밀도와 주행거리를 확보할 수 있다"면서 "안정성과 가격면에서도 하이니켈보다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드니켈 배터리의 장점으로 높은 에너지 밀도를 꼽았다. 최 전무는 "우리가 타겟팅하는 에너지밀도는 2025년 670WH/L, 2027년엔 700WH/L정도"라면서 "팩에서 공간을 활용하면 500~600KM 정도의 주행은 가능할 거라고 본다"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LFP배터리와 비교해서도 무게 측면에서 40% 가벼울 수 있다"면서 "NCM계열이 원자재 가격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지만 언급한 기술들을 활용하면 8~10% 수준으로 전기차 가격을 찾추는 데 상당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짚었다. 최 전무는 공정 측면에서도 변화를 예고했다. 그는 "기존처럼 사람이 많이 들어가는 공장으로는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면서 "제품 경쟁력 다음으로 집중하는 부분이 스마트 팩토리다. 정보와 데이터 기반으로 운영해 최대한의 효율을 달성해야만 전기차용 배터리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SDI, 가격경쟁력·프리미엄 배터리 시장 동시 조준 삼성SDI는 이미 전기차가 내연기관차 대비 가격경쟁력이 필연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동시에 기존에 주력하던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도 공략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주영 삼성SDI 부사장은 "올해 전기차 시장 침투율은 17%로 전망된다"면서 "전기차 자체는 내연기관차 자체보다 비싸지만 연료와 세금, 유지보수비 등 운영비용에서 2022년 기준 내연기관차 대비 5% 저렴하다는 결과가 나와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초기 투자비가 아니라 전체 운영유지비를 생각해봤을 때 전기차가 경제적으로 유리한 부분"이라면서 "삼성SDI는 프리미엄 배터리 시장에서 고수익을 내왔고 성장하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고 부사장은 "전동화 측면에서 봤을 때 혁신적인 공정을 개발하면서 하이니켈 NCMA(니켈·코발트·망간·알루미늄) 프리미엄배터리를 개발하고 있다"면서 "NCMA 개발과 동시에 빠른 충전이 가능한 배터리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 중"이라고 부연했다. 고 부사장은 코발트프리(NMX) 배터리 시장도 동시 공략한다는 전략을 설명했다. 고 부사장은 "전기차 대중화 추세가 이어지면 2027~2028년에 범용 전기차 모델이 주요 제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사가 LFP 배터리에 진입하기에는 사실상 늦었다고 판단되는 만큼, LMFP 등 신제품을 준비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급변하는 시장 대응을 위해 삼성SDI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요소로 NMX를 택한 것"이라면서 "이를 리튬인산망간철(LMFP)와 함께 채택해 범용부터 기존 고가형 시장까지 아우르는 게 목표"라고 부연했다. ■SK온, 중저가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배터리 양산에 집중 SK온은 2025년 전기차의 시장 침투율은 25%까지 올라갈 것이라면서 이 시점이 되면 가격 경쟁력은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SK온은 이 같은 시장 상황에 대비하면서도 중저가부터 고급형까지를 아우를 수 있는 다양한 배터리 양산에 집중하겠다는 구상이다. 황재연 SK온 기술경쟁력 담당은 "고에너지밀도, 급속충전, 안정성에은 중요한 개발포인트다"면서 "그런데 가격이 중요하지 않았던 적은 없다. 향후 전기차 시장 침투율이 높아지게 되면 가격은 그 이상으로 중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담당은 "2025년부터 2029년 출시될 완성차를 집계해 조사해본 결과, 중·저가와 고급형 모델이 고루 분포된 것을 알 수 있다"면서 "SK온은 저렴한 배터리부터 고급형까지 다양한 배터리 양산이 중요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하이니켈 NCM, LFP, 코발트리스(Co. Less), 코발트프리 등을 모두 준비 중"이라면서 "우리의 개발 전략은 각형과 파우치 등 고객이 원하는 두 가지 모두를 다 제공할 예정으로 다양한 폼팩터로 포트폴리오를 넓힐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