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美 전기차 시장…테슬라 쫓는 현대차 약진할까
새해 미국 전기차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테슬라의 고전과 현대자동차의 약진세에 시장 판도도 변화 조짐을 보인다. 현대차가 테슬라를 따라잡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는 가운데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허들을 넘지 못하고 재정비한 GM과 포드의 추격에 쫓기는 등 난항이 거세지고 있다. 미국 전기차 시장은 새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통계 전문 회사 스타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전기차 시장 규모는 2022년 500억8천만달러(한화 약 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앞으로 연간 매출이 22.69%씩 성장하고 2027년에는 시장규모가 1천392억달러(약 177조원)에 이른다고 내다봤다. 테슬라 전기차 점유율도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P 글로벌은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미국 전기차 등록대수 약 52만5천대 중 65%가 테슬라였다고 발표했다. 지난 2020년에 79%였던 것에 반해 점유율이 내려앉은 셈이다. 아직은 테슬라의 점유율이 높은 편이지만 안심할 단계는 아니다. S&P는 3년 뒤인 2025년 테슬라의 점유율이 전체 시장의 20% 이하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대량 생산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는 데다 아직 미국 전기차 시장은 전체 자동차 시장의 6.7%에 불과해서다. 이런 상황에서 새해엔 현대자동차의 약진세가 기대된다. 현대차는 작년 1월부터 8월까지 완성차 기업 중 신차 등록대수 점유율 3위에 올랐다. 이는 포드와 스텔란티스를 능가하는 수치기도 하다. 아울러 미국 시장 브랜드 선호도 상위 10위 안에 두개의 브랜드를 보유한 유일한 기업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는 최근 주요 시장으로 급부상하는 전기차 시장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테슬라에 이어 상반기까지 2위를 유지하다 최근 IRA의 영향으로 포드에 뒤처져 3위로 밀려났다. 다행인 것은 아직 포드와 현대차간의 판매량은 100여 대 정도 차이로 근소한 상황이다. 다만 새해 경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2023년 자동차 산업 전망'에서 올해 세계 신차 판매량은 공급망 문제 완화로 대기 물량이 해소되면서 지난해 대비 미약하게 증가하나 세계 경제 성장세 둔화로 완성차 신규 소요는 감소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IRA도 난관 중 하나다. 현대차가 생산해서 판매하는 차량 가운데 북미 최종 조립 규정을 충족하는 전기차는 없다. 결국 IRA 하위 규정이 완화돼도 최종 조립규정을 완화하지 않으면 한국 기업의 전기차는 당분간 최대 7500달러(약 954만원)에 달하는 세액공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반면 테슬라와 GM 등 현대차의 경쟁사들은 새해부터 최대 1천만원 가량의 보조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조지아주 전기차 전용 공장인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조기 착공에 나섰지만 실제 전기차 양산은 2025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보조금을 받으려면 약 2년간의 공백이 생기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자동차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새로운 플랫폼 개발, 서비스센터 인프라 구축, 수익률 개선으로 꼽았다. 특히 최근 반도체 이슈로 인해 완성차 업체들이 별다른 홍보나 마케팅 없이 수익을 내던 상황이 추후 정상화되면 수익률이 하락할 것으로 지적됐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지금처럼 EGMP를 베이스로 한 다양한 차종을 출시하는 건 상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여기에 새로운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2차로 개발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서비스센터 인프라 구축망을 넓히고 규모 경제를 통한 생산원가 절감 등 빠른 도출을 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게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자동차의 지속 성장을 위해 노조 리스크와 전동화 법인 분리도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생산지나 생산 공장까지도 노조의 허락을 받고 정책적으로 준비하는 게 어려운 부분이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쉽지 않지만 전동화 법인과 내연기관 법인 분리가 꼭 필요하다”면서 “투자자들은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의 미래 가치는 없다고 보고 있는 상황에 이 부분을 분리한다면 전동화쪽 주가가 폭 넓게 뛸 것으로 예상한다. 이런 부분들이 전반적인 세계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있기 때문에 회사의 전동화에 따른 법인 분리도 필요한 조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