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 적자' SK하이닉스 신용등급 'AA' 유지
국내 3대 신용평가사가 10년 만에 적자를 낸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유지했다. SK하이닉스가 아직 시장 상위권에 있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반도체 불황이 길어지면 다시 점검한다는 입장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신용평가는 최근 SK하이닉스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 등급 전망은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한국기업평가도 'AA(안정적 전망)'로 내놨다. 나이스신용평가도 마찬가지다. 이들 신평사는 SK하이닉스 실적이 급감했지만 신용등급을 내릴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김정훈 한신평 수석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대규모 손실을 입었지만 재무구조가 크게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업황이 나쁘지만 본연의 사업 경쟁력을 바탕으로 경상적인 영업 활동과 필수적인 투자 규모를 충당할 수 있는 영업현금을 창출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박원우 한기평 연구원은 “수요가 위축되고 평균판매가격(ASP)이 내려 SK하이닉스 수익성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면서도 “차입금 의존도 21.8%, 부채비율 59.4%로 주요 재무 안정성 지표는 우수하다”고 분석했다. 김웅 나신평 책임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과점 시장에서 사업 기반을 매우 안정적으로 다졌다”며 “실적이 흔들렸지만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절해 재무 변동성을 줄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업황과 미국·중국 기술 패권 다툼 등이 향후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을 결정할 요소다. 김정훈 수석연구원은 “반도체 불황이 장기화하는지 살펴볼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서버용 더블데이터데이트(DDR)5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얼마나 늘어나는지,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 수준을 낮추면 정보기술(IT) 수요가 살아나는지, 업계에서 메모리 반도체 재고는 어떤 수준인지 점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원우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중국 우시에 D램 공장, 다롄에 낸드플래시 공장을 뒀다”며 “미국이 중국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얼마나 더 강하고 오래 규제하는지, SK하이닉스가 사업장을 옮길 가능성은 있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웅 책임연구원은 “솔리다임(옛 인텔 낸드 부문)이 저조한 수익성을 끌어올릴지가 중요하다”며 “낸드 경쟁력이 지금보다 많이 좋아져야 SK하이닉스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일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이 1조7천11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며 1년 전 같은 기간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고 공시했다. 2012년 3분기 이후 약 10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