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은하 바깥서 죽어가는 별, 최초로 확대 촬영 [우주로 간다]
천문학자들이 우리 은하 밖 외부 은하에 있는 별의 확대 이미지를 처음으로 촬영했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칠레 안드레스 벨로 대학 연구진은 유럽남방천문대(ESO)의 초대형 망원경 간섭계(VLTI)를 사용해 'WOH G64'로 알려진 적색 초거성을 확대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21일 과학 학술지 천문학과 천체물리학(Astronomy and Astrophysics)에 실렸다. WOH G64는 지구에서 약 16광년 떨어져 있는 우리 은하 바깥쪽 대마젤란운에 있는 적색 초거성이다. 이 별의 크기는 태양보다 약 2천 배나 커 VLTI는 멀리 떨어져 있는 이 별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사진에서 별 주변의 가스와 주위를 둘러싼 고치(보호막)도 확인할 수 있다. 이 물질은 WOH G64가 거대한 초신성 폭발로 이어지는 별 생애의 마지막 단계에 있으며 곧 생을 다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해당 연구를 이끈 안드레스 벨로대학 케이이지 오나카(Keiichi Ohnaka) 교수는 "처음으로 우리 은하계 바깥 은하계에서 죽어가는 별의 확대 촬영에 성공했다"며, "별을 밀접하게 둘러싼 달걀 모양의 고치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 별이 초신성 폭발 전에 물질을 급격히 방출하는 마지막 단계에 있는 수 있어 흥분된다"고 덧붙였다. 천문학자들은 그 동안 우리 은하 안에 있는 별들의 확대 이미지는 수십 장 촬영했으나, 우리 은하 너머의 별을 확대 촬영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진은 WOH G64의 실제 이미지를 포착하기 위해 4개의 VLT 망원경에서 나오는 빛을 결합해 희미한 물체를 매우 섬세하게 재현해주는 '그라비티'(GRAVITY)라는 2세대 VLTI 관측 장비를 활용했다. 이번 관측으로, 연구진은 이 별이 지난 10년 동안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우리는 이 별이 지난 10년 동안 상당한 변화를 겪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를 통해 별의 삶을 실시간으로 목격할 수 있는 희귀한 기회를 얻었다"고 논문 공동저자인 독일 막스 플랑크 전파천문학 연구소(MPIRA) 게르트 바이겔트(Gerd Weigelt) 교수는 밝혔다. WOH G64와 같은 적색 초거성들이 삶의 마지막 순간에 다다르면 죽음의 고통 속에서 가스와 먼지의 바깥 층을 벗겨내는 과정이 수천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킬 천문대 책임자인 자코 반 룬(Jacco van Loon)은 “지난 30년 동안 이 거대한 별을 관찰해 왔다”며, "이 별은 가장 극단적인 별 중 하나이며, 급격한 변화로 인해 폭발적인 종말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WOH G64가 주변에 달걀 모양의 고치를 만들기 위해 별의 물질을 흘려 보내며 점점 어두워지고 있다며 향후 확대 촬영하는 게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현재 계획 중인 업그레이드된 '그래비티+' 등의 장비로 관측하는 것이 이 별의 미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오나카 교수는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