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목 인한 숲의 상처, 벌목 멈춰도 10년 이상 이어진다
벌목을 중단하면 숲이 회복된다. 나무가 빠르게 다시 자라면서 숲이 탄소를 흡수 및 저장해 탄소중립에 기여하리란 기대가 크다. 그러나 벌목을 멈춰도 숲은 10년 이상은 흡수하는 탄소보다 배출하는 탄소가 더 많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임페리얼칼리지런던 연구진에 따르면, 벌목을 멈춰 삼림이 되살아나도 뒤집어진 토양과 죽어 썩어가는 나무에서 나오는 탄소가 새로 자라나는 나무가 광합성을 통해 흡수하는 탄소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는 학술지 PNAS에 9일(현지시간) 게재됐다. 연구진은 인간 행동이 삼림 생태계와 생물다영양성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변화한 삼림 생태계의 안정성(SAFE)'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 삼림 지역의 탄소 농도를 수년에 걸쳐 측정했다. 이들은 2011년에서 2017년까지 보르네오섬 벌목지 곳곳의 상태를 이산화탄소 측정기로 관측하고 대기 중 탄소 농도를 측정하는 52m 높이의 탑도 세웠다. 관측 결과 벌목이 심하지 않은 정도로 이뤄진 지역은 1헥타르당 1.75톤, 벌목이 심했던 지역은 1헥타르당 5.23톤 안팎의 탄소를 배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열대림에 대한 벌목이 중단되어도 벌목 작업 때문에 피해를 입어 죽은 주변 나무나 파헤쳐진 토양에서 여전히 많은 양의 탄소가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벌목으로 인해 사라지는 나무뿐 아니라 벌목이 주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나아가 지구 전체에 결쳐 전반적인 탄소 배출량과 흡수량에 대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이 효과를 보려면 벌목이 중단된 숲을 무조건 탄소 저장소로 간주하는 통념도 극복해야 한다. 논문 제1저자인 마리아 밀스는 "연구 결과 벌목지는 벌목이 중단돼도 10여년 후에도 배출하는 탄소가 더 많은 탄소 배출원이었다"라며 "지구 전체의 탄소 균형을 맞추는데 있어 이들의 역할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