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병원서 1일부터 재진환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다음달 1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재진환자를 중심으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이 실시된다. 정부는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가를 130%로 결정하되, 진료·조제 건수는 30%로 제한하기로 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오전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을 보고했다. 시범사업은 코로나19 위기단계가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되면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근거, 한시적으로 허용됐던 비대면진료 실시의 법적 근거가 상실되면서다. 비대면진료의 합법화를 포함하면 의료법 개정이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자 정부가 '시범사업'이라는 임시방편을 꺼내든 것. 복지부는 지난 17일 당정협의 이후 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 등 6개 의약단체와 논의를 진행했다. 또 환자단체·소비자단체·원격의료산업협의회 등의 의견도 수렴했다고 밝혔다.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추진방안'에 따르면,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실시 기관은 '의원급 의료기관'이다. 다만,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환자에 대해서는 예외적으로 허용된다.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 환자 중 병원급 진료가 불가피한 희귀질환자(1년 이내), 수술·치료 후 지속적 관리가 필요한 환자에 한해 예외적으로 비대면진료를 실시할 수 있다. 비대면진료 대상환자가 의료기관에 비대면진료를 요청하면 의사는 비대면진료를 실시해도 안전하다고 판단한 경우에 한해 비대면진료를 실시하게 된다. 이때 대상환자는 대면진료 경험이 있는 재진환자로 제한된다. 다만, 복지부는 의료약자에 대해 예외적으로 일부 초진을 허용키로 했다. 만성질환자 등 기존에 대면진료를 받았던 환자는 해당 의료기관에서 동일한 질환에 대해 추가로 진료를 받을 경우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만성질환자의 경우, 대면진료를 받은 지 1년 이내, 만성질환 이외의 질환의 경우 30일 이내인 경우 비대면진료를 받을 수 있다. 소아 환자도 대면진료 이후의 비대면진료(재진)를 원칙으로 하되, 휴일· 야간에 한해 대면진료 기록이 없더라도 비대면진료를 통한 의학적 상담은 가능하다. 의료기관이 현저히 부족하거나 의료기관이 없는 곳에 거주하는 섬·벽지 거주 환자,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은 만 65세 이상 노인, 장애인복지법상 등록 장애인, 격리 중인 감염병 확진 환자는 대면진료 경험이 없어도 초진 비대면진료가 가능하다. 만약 비대면진료가 안전하지 않거나 검사·처치 등 대면진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의사는 환자에게 의료기관 내원을 권고해야 한다. 비대면진료는 화상진료를 원칙으로 하되, 스마트폰이 없거나 활용이 곤란한 경우 등 화상진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음성전화를 통한 진료가 가능하다. 비대면진료 후 필요 시 처방전 발급이 가능하다. 이때 환자가 지정하는 약국으로 팩스·이메일 등을 통해 처방전을 전송된다. 또 약사와 환자가 협의해 본인 수령, 대리 수령, 재택 수령 등 의약품 수령방식을 결정하고, 구두와 서면으로 복약지도 후 의약품이 전달된다. 다만, 재택 수령의 경우, 직접 의약품 수령이 곤란한 섬·벽지 환자, 거동불편자, 감염병 확진 환자, 희귀질환자에 한해 허용할 예정이다. 특히 관심이 높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수가와 관련해 복지부는 의료기관과 약국에 시범사업 관리료를 추가로 지급할 예정이다. 즉, 의료기관은 진찰료에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관리료 등 진찰료의 30% 수준을 받게 된다. 약국은 약제비와 비대면조제 시범사업 관리료 등 복약지도료의 30% 수준을 지급받는다. 이때 의료기관의 비대면진료와 약국의 비대면조제 건수 비율을 월 진료건수·조제건수의 30%로 제한된다. 이는 비대면진료 전담 의료기관 및 약국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다. 조규홍 장관은 “비대면진료 시범사업은 의료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불가피한 정책으로, 제한된 범위에서 실시되는 것”이라며 “의약계와 전문가 논의를 통해 시범사업 성과를 주기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안정적인 제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