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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통합검색 결과 입니다. (4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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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P, ERP 넘어 결제까지…'SAP 페이'로 금융 영역 넓힌다

SAP가 클라우드 전사적자원관리(ERP)에 결제 기능을 직접 탑재하며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 기업이 별도의 외부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기존 ERP 업무 흐름 안에서 결제와 정산까지 처리하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활용한 업무 자동화도 확대한다는 목표다. SAP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연례 행사 'SAP 커넥트 2026'에서 계열사 테레이나(Tereina)가 구동하는 'SAP 페이'를 공개했다고 7일 밝혔다. SAP 페이는 SAP 클라우드 ERP에 결제 기능을 직접 내장한 서비스다. 기업은 인보이스 만기 시 기존 업무 흐름 안에서 결제와 정산을 실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업이 결제를 위해 별도의 파일을 수동으로 처리하거나 외부 시스템에 의존하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RP에서 생성된 기업의 재무 업무와 실제 결제 과정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해 기업의 결제 통제력도 높인다는 구상이다. SAP는 이번 행사에서 결제 기능뿐 아니라 AI가 기업 업무를 직접 수행하는 자율형 기업 전략도 공개했다. AI 사용자 인터페이스(UI) '쥴 워크'와 AI 에이전트 '쥴 어시스턴트', SAP 비즈니스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재무·인사·조달·공급망 등 핵심 업무 자동화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쥴 워크는 임직원이 자연어로 SAP 솔루션과 상호작용하고 SAP와 외부 데이터를 활용해 업무를 처리하도록 지원한다. 700만개 이상의 데이터 필드를 매핑하는 SAP 지식 그래프를 기반으로 기업의 업무 맥락을 파악한다. SAP는 내부적으로 임직원 11만명이 쥴 워크를 사용 중이며 재무·인사·조달 업무에서 20%의 생산성 향상을 거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쥴 어시스턴트는 단순 질의응답을 넘어 기업 업무 시스템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한다. 기존 데이터와 사용자 권한, 감사 추적 체계를 활용하며 기업이 AI에 맡길 업무 범위를 직접 결정할 수 있도록 했다. 에이전트 투 에이전트(A2A) 프로토콜을 통해 외부 AI와 에이전트도 연결한다. SAP는 재무와 공급망, 인사, 조달, 고객경험 등으로 AI 에이전트 적용 범위를 넓힌다는 목표다. 국제 무역 어시스턴트를 초기 도입한 사례에서는 무역 분류 작업에 투입되는 공수를 최대 50% 줄였다. 공급망에서는 기획·제조·물류에 걸친 차질 대응 자동화를 지원한다. 기업이 자체 AI 에이전트를 개발하고 관리할 수 있는 환경도 강화했다. SAP 비즈니스 AI 플랫폼과 쥴 스튜디오를 통해 70개 이상의 AI 모델 가운데 필요한 모델을 선택하고 노코드부터 프로코드 방식까지 AI 스킬과 에이전트를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기업의 AI 적용 사례도 공개했다. 노바티스는 SAP와 공동 개발한 쥴 소싱 어시스턴트를 시범 운영하고 있으며 네슬레는 매출채권 업무의 우선순위를 자동으로 정하고 후속 조치를 추천하는 AI를 활용하고 있다. PwC는 청구 과정에서 잠재적인 문제를 조기에 탐지하는 청구 어시스턴트를 적용하고 있다. 크리스티안 클라인 SAP 최고경영자(CEO)는 "지금은 비즈니스 AI의 획기적인 전환점"이라며 "자율형 기업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SAP 비즈니스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구축된 쥴 및 SAP 자율형 스위트를 통해 노바티스, 모건 푸즈, 네슬레 및 PwC와 같은 기업이 모든 기능에 걸쳐 인텔리전스를 연결하고 신뢰할 수 있는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도록 돕고 있다"고 말했다.

2026.10.07 10:42한정호 기자

"테크·컨설팅 전문가 영입”…맨파워코리아, C레벨 라인업 강화

맨파워코리아가 재무·인사 부문 최고 책임자를 잇달아 영입하며 사업 경쟁력 강화와 조직 체질 개선에 나선다. 29일 회사에 따르면, 맨파워코리아는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에 핀다·리디 출신의 김수영 전 최고전략책임자(CSO)를, 최고인사책임자(CHRO)에 김현기 전 머서코리아 상무를 각각 선임했다. 김 CFO는 핀다·리디·고위드·아이지에이웍스 등 테크 기업에서 재무 및 기업 전략을 총괄해 온 재무 전문가다. 맨파워코리아는 김 CFO의 합류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함과 동시에 전략적 투자 및 신사업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김 CHRO는 머서코리아·에이온휴잇·EY한영 등 컨설팅 펌에서 활약해 온 HR 전략 및 제도 설계 전문가다. 맨파워코리아는 김 CHRO 주도하에 내부 임직원의 성과 중심 인사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고객사에 고품질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윤상조 맨파워코리아 대표는 "성공적인 스케일업과 투자를 이끌어온 최고 수준의 재무 전문가와 글로벌 스탠다드의 HR 제도를 통달한 인사 전문가가 동시에 합류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며 "새로운 경영진의 강력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사람의 전문성과 테크놀로지가 융합된 '하이브리드 워크포스' 시대를 선도하며 산업의 패러다임을 혁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9 11:27백봉삼 기자

포트원, '인플루언서 이코노미 리포트 2026' 펴내

AI 재무 인프라 기업 포트원이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의 변화와 이에 따른 기업의 지급·정산 환경을 분석한 '인플루언서 이코노미 리포트 2026'을 공식 발간했다. 21일 회사에 따르면, 이번 리포트는 나노·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부상, 일회성 캠페인에서 장기 파트너십으로의 전환, 성과형 보상 확대, 글로벌 크리에이터 활용 증가 등을 시장의 주요 변화로 진단했다. 글로벌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시장은 2033년까지 연평균 23.3%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며, 마케터의 87.5%가 올해 인플루언서 마케팅 예산을 전년 대비 늘릴 계획이라고 응답했다. 리포트는 다수 크리에이터와의 협업 확대 및 정기적 정산, 성과 연동형 보상, 해외 송금과 국가별 원천징수 등 지급·정산의 복잡성이 가중되는 상황을 지목하며, 기업 지급 인프라 성숙도를 수기 처리·부분 자동화·완전 자동화 3단계로 구분하고 '완전 자동화'로의 전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트원은 이러한 정산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인플루언서 정산 자동화 솔루션 '스플릿'을 제공 중이다. 스플릿은 인플루언서 계약 정보 관리부터 송금 정보 수취, 계좌 유효성 검증, 일괄 송금 및 송금 상태 관리까지 일련의 업무를 지원해 다수의 해외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하는 지급·정산 절차를 효율화한다. 정영주 포트원 대표는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 잡으면서 기업에 필요한 재무 인프라의 기준도 새로워지고 있다”며 “늘어나는 크리에이터를 얼마나 정확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정산할 수 있느냐가 인플루언서 마케팅의 확장성을 좌우하는 만큼, 포트원은 기업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 크리에이터 생태계까지 안정적으로 확장할 수 있도록 재무 인프라를 지속 고도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26.09.21 11:22백봉삼 기자

특례입학 300명, 졸업 성적표는 누가 보나

지난 4일 코스닥에 스카이랩스가 상장했다. 2005년 제도가 생긴 지 21년 만의 기술특례상장 300호다. 기술력만 인정받으면 적자여도 문을 열어주는 제도인데, 올해 이 문으로 들어온 회사가 17곳으로 스팩을 뺀 코스닥 신규상장의 절반을 넘었다. 한국거래소는 300곳의 시가총액이 상장 당시보다 평균 147% 늘었다고 밝혔다. 알테오젠 한 곳은 140배가 넘게 뛰었다. 같은 날 거래소는 전문평가 운영체계 개편안을 놓고 공청회를 열었다. 연내 확정이 목표다. 금융위원회도 그날 코스닥 상장폐지 동향과 향후 제도운영 방향을 담은 설명자료를 냈다. 300호를 축하한 자리와 제도를 수술하겠다는 자리가 같은 날 있었던 셈이다. 평균 147%가 제도의 성적표라면, 투자자가 받아 든 성적표는 따로 있다. 거래소가 공개하는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 화면에는 2021년 9월 이후 상장한 코스닥 324곳이 들어 있는데, 기술특례 148곳과 일반기업 176곳이 섞여 있다. 9월 11일 종가를 기준으로 324곳을 확인했다. 237곳, 전체의 73.1%가 공모가 아래였다. 기술특례만 추려도 148곳 가운데 104곳이 그랬으니, 공모가를 지킨 회사는 열 곳 중 세 곳인 셈이다. 평균과 중앙값이 갈리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기술특례의 평균 수익률은 -4.3%로 본전 근처인데, 가운데 회사를 세워 보면 -44.2%다. 교실에 농구선수 한 명이 들어오면 평균 키는 올라가지만 가운데 앉은 학생의 키는 그대로인 것과 같다. 실제로 큐리옥스바이오시스템즈가 638% 오른 반면 E8은 96% 빠졌고, 거래소가 발표한 147%도 이 구조에서 나온 숫자다. 그런데 비교 대상을 옆에 세우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같은 기간 일반기업 176곳의 공모가 하회 비율은 75.6%로 기술특례보다 5.3%포인트 높았다. 중앙값도 -40.3%로 비슷하고, 상장 1년 뒤 수익률이 마이너스인 비율은 오히려 53.4%로 더 높다. 특례로 들어온 쪽이 정문으로 들어온 쪽보다 못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국내 실증도 같은 곳을 가리킨다. 2014년부터 2023년까지 코스닥 상장기업 532곳을 분석한 연구에서 기술특례상장과 일반상장의 단기·장기 주가성과에 유의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임완진 외, 2025). 특례상장기업이 뒤처질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와 정반대 결과다. 그러면 어디에 문제가 있나. 상장 첫날이다. 324곳 가운데 245곳이 첫날 종가를 공모가 위에서 마쳤고, 기술특례만 보면 148곳 중 108곳으로 73%가 웃으며 출발했다. 그런데 그중 72곳이 지금 공모가 아래에 있다. 첫날 웃은 셋 가운데 둘이 손실을 안은 셈이다. 그렇다면 그 첫날 가격이 무엇 위에 서 있었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금융감독원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추정실적으로 공모가를 산정한 코스닥 105곳을 점검했더니, 상장 첫해 추정치를 모두 달성한 곳은 6곳뿐이었다. 83곳은 매출과 영업이익과 순이익을 나란히 밑돌았고, 그 105곳의 88.6%가 기술·성장특례 기업이었다. 괴리는 최근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시가 강화된 뒤 상장한 기술특례 91곳 가운데 46곳이 상장 첫해 매출이나 영업이익에서 100%가 넘는 괴리율을 보였으니, 절반을 넘는 숫자다. 추정이 부풀려지는 이유를 짚은 연구도 있다. 최대주주가 보호예수에서 풀린 뒤 지분을 판 기술성장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상장 첫해 추정순이익을 높게 잡았다(최성호·강유정, 2023). 상장을 사적 이익을 챙기는 통로로 쓸수록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으려 청사진을 크게 그린다는 뜻이다. 가격이 매겨지는 방식도 한몫한다. 기업가치가 불확실한데 공매도로 눌러줄 수단마저 없는 종목은 상장 직후 가장 낙관적인 사람들의 값으로 첫 가격이 정해진다. 그렇게 과대평가가 예측된 집단의 상장 첫날 수익률이 47%였다는 연구가 있는데(Patatoukas 외, 2022), 우리가 계산한 기술특례 148곳의 상장일 평균 수익률도 47.2%였다. 물론 이 분포를 실패로만 읽을 일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기술특례 148곳 가운데 수익률 -50% 이하가 66곳인데 +100% 이상도 18곳이니, 다수가 잃고 소수가 크게 버는 모양은 벤처 투자의 본래 구조에 가깝다. 연구개발은 5년에서 10년을 보고 가는데 상장유지 요건은 해마다 돌아온다는 지적도 타당하다. 다만 그 구조를 알고 들어가는 것과 모르고 들어가는 것은 전혀 다른 일이다. 제도는 이미 출구 쪽을 손보고 있다. 올해 7월부터 특례상장기업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공시해야 상장폐지 요건을 유예받는데, 이 연재 2회에서 다룬 밸류업 공시가 상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들어온 셈이다. 300곳 가운데 감사의견 거절 등으로 퇴출된 곳은 지금까지 5곳이다. 문을 닫는 쪽은 이렇게 정비되고 있다. 그런데 연내 확정될 개편안이 손보는 곳은 반대편, 그러니까 입구의 전문평가 운영체계다. 기술을 더 촘촘히 가려내겠다는 방향인데, 앞의 숫자들은 문제가 기술을 고르는 자리가 아니라 값을 매기는 자리에 있다고 말한다. 같은 기간 정문으로 들어온 일반기업이 더 나쁜 성적표를 받아 들었기 때문이다. 손댈 곳은 두 군데로 보인다. 하나는 금감원이 스스로 지적한 대목으로, 괴리율이 회사별로는 공시되지만 주관사별 비교공시가 없어 투자자가 견주어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2023년 제도개선방안이 이미 참고 사례로 적어둔 홍콩 방식인데, 상장 전에 전문투자자가 실제로 자금을 넣게 해서 값을 정한 쪽이 위험도 함께 지게 만드는 구조다. 300호는 제도가 21년간 문을 열어두었다는 기록이다. 그 문으로 들어온 회사들이 그 뒤 어떻게 지냈는지는 또 다른 기록이다. 개편안이 어느 쪽 기록을 고치려는 것인지부터 물어야 한다. 자료: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2026.9.12 조회), 한국거래소·금융위원회 보도자료, 금융감독원 「추정실적 기반 공모가 산정실태 점검」(2025.12.30), 임완진 외(2025) 벤처창업연구, 최성호·강유정(2023) 한국증권학회지, Patatoukas 외(2022) Management Science.

2026.09.18 08:48이재준 컬럼니스트

미국 재무부 "국채 60억달러 규모 매입"

미국 재무부가 최대 60억달러 규모 국채 매입 계획을 밝혔다. 9일(현지시간) 재무부는 10일 20분 간 국채 매입이 이뤄질 예정이며, 향후 최소 40억달러를 추가로 매입한다고 부연했다. 국채 매입 규모는 통상적인 매입 규모의 3배에 달한다. 지난 19일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장관은 기존 발행 국채에 대한 매입 규모를 평소의 최소 두 배로 늘리겠다고 밝힌 힌 바 있다. 미국 재무부의 이 같은 조치는 국채 금리 상승세를 억제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매입 규모 발표에도 시장은 시큰등했다.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4.841%, 20년 만기물은 5.314%로 올랐다. 30년 만기물은 0.05%p 오르면서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5.3%를 웃돈 5.307%까지 상승했다. 마크 스핀델 포토맥 최고투자책임자는 "이번 조치는 폴슨의 '바주카포(강력한 시장 개입책)'와는 거리가 멀다"고 평가했다. 국채 금리 상승은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미국 정부 부채가 최근 40조 달러를 넘어선 데다, 관세 및 이란 전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고조, 그리고 이에 따른 에너지 가격 재상승 등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에너지는 배럴 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스탠리 드루켄밀러 듀케인 패밀리 오피스 대표는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문을 통해 "일단 시장이 재무부가 특정 가격대를 방어하고 있다고 믿게 되면, 금리가 오를 때마다 당국의 의지가 시험대에 오르게 되며, 이러한 시험을 견뎌내기 위해 매입 규모를 계속 늘려야만 하는 상황이 된다"고지적했다. 그는 또한 "펀더멘털에 반해 가격을 방어하려는 정부는 언제나 패배하기 마련"이라며, "유일한 변수는 결국 항복하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비용을 쏟아붓느냐 하는 것뿐"이라고 덧붙였다.

2026.09.10 08:50손희연 기자

창고가 텅 비었다는 말의 두 가지 뜻

9월 1일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8월 수출은 982억 5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68.7% 늘었다. 반도체가 466억 5000만 달러로 209.0% 뛰며 석 달 연속 400억 달러를 넘겼고, 전체 수출의 47.5%를 혼자 채웠다. 그 안에서도 메모리는 290.2% 늘어난 반면, 시스템 반도체는 24.4% 느는 데 그쳤다. DDR4 8Gb 고정거래가격은 지난해 3분기 5.3달러에서 8월 25.0달러가 됐다. 값이 뛴 이유를 시장은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 "창고가 비었다"는 것이다. 공급사도 고객사도 재고가 바닥이라 부르는 값을 받는다는 서사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을 이끌었고, 수출 통계는 그 서사를 확인해 주는 것처럼 보인다. 다만 수출은 이미 팔려 나간 물건의 기록이다. 앞을 보려면 아직 팔리지 않은 물건, 곧 재고를 봐야 한다. 재고를 보러 8월 14일 나온 반기보고서를 열면 서사와 어긋나는 숫자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연결 재고자산은 2025년 말 52조 6368억원에서 6월 말 71조 3891억원으로 6개월 만에 35.6%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4조 2894억원에서 17조 9857억원으로 25.9% 늘었다. '창고가 비었다'는 말과 '재고가 급증했다'는 공시가 같은 회사, 같은 기간을 두고 나란히 서 있는데, 어느 한쪽이 틀린 것은 아니다. 창고가 비었다는 말에는 두 가지 뜻이 있다. 하나는 팔려서 완제품 칸이 비었다는 뜻이고, 다른 하나는 물건이 애초에 창고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앞의 뜻은 절반만 맞고 뒤의 뜻은 아직 공시에 잘 잡히지 않는다. 완제품 칸이 비었는지는 재고를 제품, 재공품, 원재료로 나눠 적는 재고자산 주석이 답하는데, 6개월 동안 늘어난 것은 제품이 아니다. 삼성전자의 원재료·저장품은 16조 4114억원에서 24조 1951억원으로 47.4% 늘었고 반제품·재공품은 29.7% 늘었다. 제품·상품은 16.8% 느는 데 그쳐 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3%로 내려앉았다. 2022년 말 31.0%를 정점으로 해마다 내려와 5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SK하이닉스도 원재료·저장품이 47.4% 늘어 제품 비중은 17.5%에 머물렀고, 마이크론은 5월 말 기준 완제품 비중이 7.2%, 재공품 비중이 81.2%다. 세 회사 모두 완제품 칸은 비어 있고 원재료와 재공품 칸이 차고 있다. 쌓인 것은 안 팔린 물건이 아니라 만들 준비다. 만들 준비와 안 팔린 물건을 가르는 것이 재고 읽기의 출발점이다. 제조업체의 원재료·재공품이 예상보다 늘면 이후 매출이 늘고, 완제품이 예상보다 늘면 이후 이익이 줄어든다(Bernard·Noel, 1991). 시장은 그래도 총액으로 재고를 읽는다. 재고증가율이 높은 기업의 주가수익률은 낮은 기업에 뒤처졌고(Belo·Lin, 2012), 이 결과가 재고 급증을 경계하는 통념의 학술적 뿌리다. 두 연구는 모순되지 않는다. 총액은 방향을 알려주고 구성은 그 방향의 뜻을 알려준다. 구성이 원재료 쪽으로 쏠리는 데는 공급망에서 선 자리도 작용한다. 최종 수요의 작은 변동은 공급망 상류로 갈수록 증폭된다(Lee 외, 1997). 메모리 회사는 AI 서버 수요의 상류에 서 있어서 하류의 주문 증가를 원재료 선확보와 공정 투입 확대로 증폭해 받아내고, 수요가 꺾일 때 가장 크게 흔들리는 자리도 같은 칸이다. 재고 주석에는 구성 말고 눈여겨볼 줄이 하나 더 있다. 재고자산 평가충당금이다. 불황에 재고의 판매가치가 원가 아래로 떨어지면 그 차이를 손실로 미리 잡아 두는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충당금 잔액은 2023년 말 각각 7조 3962억원과 2조 4266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그 잔액이 올해 6월 말 5조 2618억원과 4134억원으로 줄었다. 다만 삼성전자는 곧장 줄지 않았다. 2024년 말 4조 9830억원까지 내려갔다가 2025년 말 5조 8424억원으로 다시 늘었고 올해 상반기에 다시 내려왔다. 손실과 환입이 같은 칸에서 오간 흔적이다. 줄어든 충당금은 그냥 사라지지 않는다. SK하이닉스는 2023년에 1조 913억원의 평가손실을 인식한 뒤 2024년에 1조 2700억원, 2025년에 6617억원을 평가손실환입으로 되돌렸다고 공시했다. 2024년 영업이익 23조 4673억원의 5.4%가 2023년에 미리 잡아 둔 손실이 돌아온 몫이었다. 삼성전자는 환입액을 주석에 따로 적지 않고 현금흐름표 조정 항목에 '재고자산평가손실(환입) 등'으로 묶어 두는데, 그 금액이 2025년 상반기 2조 5775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729억원으로 줄었다. 손실 인식이 잦아든 것만으로 상반기 이익의 짐이 1년 전보다 2조원 넘게 가벼워졌다. 이 환입은 회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이 아니다. K-IFRS 제1002호 문단 33은 매 후속기간에 순실현가능가치를 재평가해 감액을 초래한 상황이 해소되면 최초 장부금액을 한도로 평가손실을 환입하도록 규정한다. 문단 34는 그 환입을 매출원가 차감으로 인식하라고 정한다. 가격이 오르면 창고에 둔 채로 이익이 잡히는 구조다. 마이크론이 따르는 미국 회계기준은 다르다. ASC 330-10-35는 감액된 금액을 새로운 원가로 보아 회계연도를 넘겨서는 되돌리지 않고, 그 재고가 실제로 팔릴 때 낮아진 원가만큼 이익이 커진다. 마이크론은 2023 회계연도에 18억 3100만 달러를 감액했고, 그 재고가 팔린 2024 회계연도에 매출원가가 9억 8700만 달러 낮아졌다고 별도 표로 공시했다. 차이는 환입이 되느냐가 아니라 언제 이익이 되느냐, 그리고 그 금액을 독자가 볼 수 있느냐에 있다. 창고는 시장이 쓰는 말이고, 여기서부터는 저수지로 바꿔 보자. '유입'은 생산이고 '방류'는 판매며 '수위'가 재고다. 시장이 말하는 창고가 비었다는 서사는 수위가 낮다는 말이고, 공시는 수위가 올랐다고 한다. 두 말이 어긋나는 것은 수위계가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방류구 앞에 고인 물, 곧 완제품은 줄었고 상류 유입구로 들어온 물, 곧 원재료와 재공품은 늘었다. 하나의 수위로 뭉쳐 읽으면 어느 쪽 물이 늘었는지 보이지 않는다. 평가충당금은 가뭄 때 탁해져 못 쓰겠다고 셈에서 뺀 물이다. 비가 와서 물이 맑아지면 K-IFRS는 그 물을 다시 셈에 넣게 하고, 미국 기준은 그 물을 실제로 흘려보낼 때에야 셈에 넣는다. 올해 상반기 한국 메모리 회사의 이익에는 다시 맑아진 물의 몫이 들어 있다. 수위가 오르는 것 자체를 나쁘게 볼 일은 아니라는 반론도 있다. 공급이 달리는 국면에서 원재료를 미리 확보하는 것은 합리적 선택이고, 앞서 본 연구도 원재료 증가를 매출의 선행지표로 읽었다. 유진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재고자산회전율이 2024년 4.9회에서 2028년 20.1회로 좋아진다고 추정한다. 재고가 74일 치에서 18일 치로 줄어든다는 말인데, 웨이퍼 투입부터 완제품까지 몇 달이 걸리는 공정에서는 성립하기 어렵다. 그 20.1회는 뜯어볼 필요가 있다. 이 회전율은 매출액을 평균 재고로 나눈 값이라 가격이 오르면 재고가 그대로여도 올라간다. 같은 추정에서 재고자산은 13조 3140억원에서 36조 830억원으로 2.7배 느는데 매출원가는 34조 3650억원에서 59조 4960억원으로 1.7배 늘고, 매출액은 10배 넘게 뛴다. 매출원가를 평균 재고로 나눠 다시 계산하면 회전율은 2.6회에서 1.8회가 된다. 같은 추정을 놓고 한 지표는 재고가 네 배 빨리 돈다고 하고, 다른 지표는 절반으로 느려진다고 한다. 회전율 개선은 물이 빨리 도는 것이 아니라 물값이 오르는 것이다. 반론은 절반만 맞다. 재고 증가는 나쁜 신호가 아니지만, 그것이 좋은 신호로 남으려면 가격이 지금 높이를 지켜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투자자가 챙길 것은 총액이 아니라 칸이다. 다음 분기 재고 주석에서 원재료·재공품이 계속 늘고 제품이 계속 줄면 만들 준비가 이어지는 것이고, 제품 칸이 차기 시작하면 방류가 막힌 것이다. 그 전환은 수출 통계보다 먼저 주석에 나타난다. 이익을 볼 때는 환입이 얼마나 섞였는지도 봐야 한다. SK하이닉스는 그 금액을 적고, 삼성전자 주석은 "동 비용에는 재고자산평가손실 금액이 포함되어 있습니다"라고만 적는다. 제1002호 문단 36은 당기에 인식한 평가손실환입액과 그 환입을 초래한 사건을 공시 항목으로 든다. 금액이 보이지 않으면 독자는 호황의 이익과 되돌아온 손실을 가를 수 없다. 마지막으로 짚을 것은 수위계 밖으로 나간 물이다. HBM처럼 고객 맞춤으로 설계해 주문받고 만드는 제품은 저수지를 거치지 않고 송수관으로 바로 흐른다. 삼성전자는 이번 반기보고서에서 복수의 글로벌 고객사와 메모리반도체 공급 다년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면서도 수주총액은 적지 않았고, 계약부채는 13조 9786억원에서 23조 5922억원으로 68.8% 늘었다. SK하이닉스 반기보고서의 수주상황 난에는 장기공급 계약에 따른 수주 현황이 없다고 적혀 있다. 증권사 리포트가 장기공급계약 확대를 투자 논리의 축으로 삼는 것과 대비된다. 마이크론은 반대로 최소 물량과 가격을 확정한 다년 계약의 잔여 수행의무 약 50억 달러와 예치금과 관련 약정 약 220억 달러 수령 계획을 숫자로 공시한다. 위험이 창고에서 계약서로 옮겨가고 있는데 한국 공시는 아직 창고만 보여준다. 계약이 흔들릴 때 먼저 움직이는 자리는 재고 주석이 아니라 계약부채와 약정 주석이다. 창고가 텅 비었다는 말은 이제 두 가지로 읽어야 한다. 팔려서 비었다는 뜻과 애초에 창고를 거치지 않는다는 뜻이다. 앞의 뜻은 재고 주석의 제품 칸이 답하고 뒤의 뜻은 계약 주석이 답한다. 수위계는 저수지를 거치는 물만 잰다. 송수관으로 흐르는 물이 늘수록 수위계 눈금은 사이클을 덜 말해 준다. 이번 호황이 지난 호황과 다른 점은 가격의 높이가 아니라 물이 흐르는 길이다. 그 길을 따라 읽어야 다음 반기보고서가 하는 말이 들린다. 자료: 삼성전자·SK하이닉스 사업보고서(2023~2026)·반기보고서(2026.8), Micron Technology 10-K(FY2025)·10-Q(FY2026 3Q), 산업통상부 「2026년 8월 수출입 동향」, 유진투자증권(2026.8.18), 한국회계기준원 기업회계기준서 제1002호, FASB ASC 330.

2026.09.03 15:33이재준 컬럼니스트

포트원, 상반기 결제 인프라 신규 도입사 전년 동기 比 236.7%↑

AI 재무 인프라 기업 포트원(대표 정영주)의 올 상반기 사업이 신규 고객사 등의 증가에 힘입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다. 포트원이 13일 공개한 주요 사업 성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결제 인프라 사업의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AI 기반 월 마감 자동화 모듈인 '클로즈' 반기 매출이 직전 반기 대비 238.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구체적으로, 결제 인프라 사업 분야에서는 상반기 신규 도입사가 1741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236.7% 증가했다. 누적 도입사는 1만 4089개사를 기록하며 이용 기업을 꾸준히 늘렸다. 멀티 PG 이용 가맹점은 139개사로 전년 동기 대비 107.5% 늘었다. 회사는 사업 규모 확대에 따라 복수 PG를 운영하는 기업이 늘면서 결제 인프라 고도화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포트원을 통해 처리된 해외 거래액은 117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7%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해외 결제 비중도 꾸준히 확대되며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는 기업들의 거래 규모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 마감 자동화 사업 분야에서도 도입 고객과 사업 규모가 확대됐다. AI 기반 월 마감 자동화 모듈은 마켓플레이스와 PG, ERP 등에 분산된 재무 데이터를 연결해 기업의 월 마감과 회계 처리 업무를 자동화하고 효율성을 높인다. 에이피알, 닥터지, VT코스메틱, 토리든, 셀리맥스 등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K-뷰티 브랜드를 중심으로 도입이 확대되면서 상반기 기준 활성 고객사는 38개사를 기록, 직전 반기 대비 123.5% 증가했다. 매출은 이보다 높은 238.6% 성장을 기록하며, 고객 기반 확대와 함께 고객당 매출 기여도도 높아지는 흐름이다. 포트원이 마감을 지원하는 브랜드는 99개로 확대됐으며, 누적 대사 처리 건수는 약 1억 5000만 건에 달했다. 도입 기업에서는 실제 업무 효율 개선 사례도 나타났다. 에이피알은 포트원 서비스를 도입해 아마존 월 마감 업무에 투입되는 인력을 기존 8명에서 1명으로 줄였고, 업무 기간도 5일 이상에서 약 3일로 단축했다. 닥터지는 로레알 그룹 편입 이후 요구되는 연결회계 기준에 대응하면서 월 마감 완료 시점을 영업일 기준 3일 이내(D+3)에서 1일 이내(D+1)로 앞당겼다. 정영주 포트원 대표는 “앞으로 재무 운영 전반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재무 OS를 더욱 고도화하고, 크로스보더 브랜드와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더욱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2026.08.13 13:55백봉삼 기자

주방을 넓힌 식당의 청구서

지난 7월 29일 마이크로소프트가 연차보고서(10-K)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냈다. 2026 회계연도 설비투자는 1159억 달러(약 166조원)였다. 1년 전보다 80% 늘었다. 같은 기간 손익계산서에 잡힌 감가상각비는 343억 달러(49조원)다. 쓴 돈의 30%만 비용이 됐다. 한 회사의 사정이 아니다. 앞서 2월 초 알파벳과 아마존, 메타도 하루 이틀 간격으로 연차보고서를 냈다. 네 곳의 서류에서 같은 장면이 반복된다.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메타를 합친 설비투자는 2023년 1565억 달러(224조원)에서 2025년 3999억 달러(573조원)로 불었다. 2년 만에 155% 늘었다. 같은 기간 네 회사의 감가상각비 합계는 870억 달러(125조원)에서 1398억 달러(200조원)가 됐다. 투자는 2.6배로 뛰었고 비용은 1.6배에 그쳤다. 격차는 2601억 달러(370조원)다. 이 돈은 이미 통장에서 나갔다. 그런데 아직 어느 회사의 이익도 깎지 않았다. 규모만의 문제가 아니다. 매출에서 설비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마이크로소프트가 34.9%로 가장 높고, 가장 낮은 아마존도 18.4%다. 소프트웨어를 팔던 회사들이 매출의 3분의 1까지 콘크리트와 전력, GPU에 넣고 있다. 회계 규칙 때문이다. 서버를 사면 그 순간 비용이 되지 않는다. 자산으로 잡고, 쓸 수 있다고 추정한 기간에 걸쳐 나눠 반영한다. 이것이 감가상각이다. 빅테크가 서버에 적용하는 기간은 5~6년이다. 올해 산 GPU의 원가가 2031년 손익계산서까지 흘러간다는 뜻이다. 기간은 회사가 정한다. 알파벳은 서버와 네트워크 장비를 6년으로 고정해 두었다. 메타는 5~5.5년으로 가장 짧다. 마이크로소프트는 2~6년이라는 범위만 밝힌다. 같은 GPU를 사도 장부에 찍히는 연간 비용이 회사마다 다르다. 기간을 1년 늘리면 올해 이익이 늘어난다. 회계 부정이 아니라 추정의 재량이다. 그래서 아마존의 선택이 눈에 띈다. 아마존은 2024년 초 일부 서버의 내용연수를 5년에서 6년으로 늘렸다. 그리고 2025년 초 다시 5년으로 되돌렸다. 이유로 AI와 머신러닝의 기술 발전 속도를 들었다. 이 결정 하나로 2025년 영업이익이 약 7억 달러 줄었다. 네 곳 중 유일하게 스스로 이익을 깎았다. 서버가 생각보다 빨리 늙는다는 자백이다. 1년의 차이가 얼마나 큰지는 계산해 보면 드러난다. 마이크로소프트가 보유한 서버·네트워크 장비와 소프트웨어의 취득원가는 2159억 달러(309조원)다. 단순 계산으로 잔존가치를 0, 정액법을 가정하면 6년 상각 시 연간 360억 달러(52조원)다. 5년으로 줄이면 432억 달러(62조원)가 된다. 주석의 숫자 하나로 한 해 이익이 70억 달러 넘게 움직인다. 감사인이 막을 일도 아니다. 추정은 원래 경영진의 몫이다. 부담은 잘 보이지 않는다. 미국 회계기준은 감가상각비를 손익계산서에 따로 표시하라고 요구하지 않는다. 매출원가와 판매관리비, 연구개발비에 흩어져 들어간다. 마진이 왜 내려갔는지 투자자가 분해하기 어렵다. 현금은 정반대 방향으로 움직인다. 감가상각은 돈이 나가지 않는 비용이다. 그래서 영업활동 현금흐름을 구할 때 이익에 도로 더한다. 상각비가 불어날수록 영업현금흐름은 더 튼튼해 보인다. 정작 통장에서 빠져나간 3999억 달러(573조원)는 그 아래 투자활동 항목에 적힌다. 영업현금흐름에서 설비투자를 뺀 잉여현금흐름을 봐야 실제가 나온다. 이익도 영업현금흐름도 지금은 투자의 크기를 숨기고 있다. 여기서 20년 전 논문 하나를 꺼낼 만하다. 설비투자를 크게 늘린 기업의 주가가 이후 5년간 시장을 밑돌았다는 연구다(Titman 외, 2004). 현금이 많고 빚이 적은 기업일수록 이 경향이 뚜렷했다. 지금의 빅테크가 정확히 그 조건에 들어맞는다. 골목 식당으로 옮겨보자. 손님이 밀려들자 주인이 3억원을 들여 주방을 넓힌다. 통장에서 3억원이 빠져나간 날, 장부에는 5000만원만 비용으로 적힌다. 6년에 나눠 반영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해 결산은 근사하다. 매출은 늘었고 비용은 조금 늘었다. 이야기는 2년 차부터 달라진다. 첫해에 넓힌 주방의 상각비 위에 이듬해 넓힌 주방의 상각비가 얹힌다. 3년 차에는 그 위에 또 얹힌다. 손님이 계속 늘면 감당된다. 늘지 않으면 장부가 뒤집힌다. 6년 쓴다고 적어둔 설비가 4년 만에 낡으면 남은 값을 한꺼번에 손실로 털어야 한다. 빅테크의 2601억 달러(373조원)가 이 자리에 서 있다. 주방은 이미 지었고, 청구서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나눠서 온다. 청구서에는 아직 발행되지 않은 몫도 있다. 알파벳은 786억 달러(112조원)를 가동 전 자산으로, 메타는 505억 달러(72조원)를 건설중 자산으로 들고 있다. 두 회사만 1291억 달러(184조원)다. 이 자산들은 상각이 시작되지도 않았다. 투자자가 보는 지표도 달라져야 한다. EBITDA는 감가상각 전 이익이다. 지금 국면에서 EBITDA는 실제 부담을 가린다. 감가상각을 반영한 영업이익(EBIT)과 투하자본이익률(ROIC)을 함께 봐야 한다. 주석의 내용연수도 확인 대상이다. 회사가 기간을 늘렸다면 왜 늘렸는지 물어야 한다. 남의 나라 장부도 아니다. 네 회사의 설비투자 예산은 국내 반도체 기업의 주문서로 이어진다. 상각 부담이 이익을 압박해 투자 속도가 꺾이면, 그 신호는 우리 수출 지표에 먼저 찍힌다. 빅테크의 감가상각 정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서울에도 있다. 확실한 승자는 이미 정해져 있다.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매출은 FY2024 475억 달러(68조원)에서 FY2026 1937억 달러(276조원)가 됐다. 2년 만에 4.1배다. 전체 매출에서 데이터센터가 차지하는 비중도 78%에서 90%로 올랐다. 같은 해 엔비디아의 설비투자는 32억 달러(5조원)였다. 32억 달러를 쓰고 영업이익 1304억 달러(186조원)를 벌었다. 빅테크는 자산을 쌓고 6년에 걸쳐 턴다. 엔비디아는 판다. 주방을 넓힌 식당 주인이 물어야 할 질문은 하나다. 손님이 그만큼 늘었는가. 그날 확실히 돈을 번 쪽은 주방설비를 납품한 업체다. 자료: Microsoft·Alphabet·Amazon·Meta·NVIDIA 각 사 10-K(2026년 8월 기준),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포커스 2026-07호, Titman·Wei·Xie(2004) Journal of Financial and Quantitative Analysis.

2026.08.04 10:12이재준 컬럼니스트

코오롱베니트, 경영·재무·제조 아우른다…자체 솔루션 강화

코오롱베니트가 자체 개발한 기업용 솔루션을 앞세워 기업 업무 혁신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경영계획과 재무공시, 제조 운영 등 기업 핵심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자동화와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AI 전환(AX) 파트너로 입지를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코오롱베니트는 자체 개발한 기업용 솔루션 라인업을 고도화해 기업 업무 혁신 지원을 본격화한다고 29일 밝혔다. 회사는 경영계획과 연결회계, 재무공시, 제조 디지털 전환(DX) 분야를 중심으로 솔루션을 확대하며 기업용 소프트웨어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대표 솔루션은 경영계획·손익추정 솔루션 '알플래나(r-PLANNA)', 연결회계 솔루션 '베니트 시그마(BENIT SIGMA)', 전자공시 솔루션 'DSD플로우(DSDFlow)', 제조 DX 플랫폼 '알코코아나(r-CoCoAna)' 등이다. 코오롱베니트는 향후 각 솔루션에 AI 기능을 단계적으로 적용해 경영계획과 손익 예측, 연결결산, 재무공시, 제조 운영 등 기업 핵심 업무의 자동화 수준을 높일 방침이다. 알플래나는 SAP S/4HANA 기반 경영계획·손익추정 솔루션으로 환율과 판매가격, 원자재 가격, 생산량 등 다양한 변수를 반영한 시나리오별 손익 예측을 지원하는 솔루션이다. 기존 엑셀 중심 업무를 줄이는 동시에 자체 예측 엔진을 활용해 일부 고객사 검증에서 실제 원가와 99% 수준의 예측 정확도를 확보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재무공시 분야에선 연결회계 솔루션 베니트 시그마와 전자공시 솔루션 DSD플로우를 통해 연결결산부터 공시 업무까지 지원한다. 최근에는 IFRS18에 대응하는 차세대 연결회계 솔루션 베니트시그마 프로도 출시했다. 향후 AI를 활용해 연결결산과 재무공시 과정의 반복 업무와 데이터 검증을 자동화할 계획이다. 제조 분야에선 자체 개발한 제조 DX 플랫폼 알코코아나를 중심으로 생산 현장의 데이터 연결과 운영 혁신을 돕는다. 생산·품질·재고·설비 데이터를 통합 관리하고 비전 AI 기반 분석 기능을 적용해 불량을 줄이고 공정 운영을 최적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오롱베니트는 그룹 제조 계열사에서 축적한 구축 경험을 바탕으로 제조 DX 패키지를 대외 고객사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다. 코오롱베니트 관계자는 "자체 솔루션은 경영계획과 재무공시, 제조 운영 등 기업 핵심 업무의 반복적인 수작업을 줄이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며 "그룹사와 다양한 고객 현장에서 축적한 업무 이해도와 자체 개발 역량에 AI 기술을 접목해 기업이 제도와 산업 환경 변화에 더욱 빠르고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2026.07.29 16:22한정호 기자

포스코, 국내 첫 외화채 공개매수…재무 부담 낮춘다

포스코가 국내 기업 최초로 외화채 공개매수에 나서 보유 현금으로 3억 6000만 달러를 조기상환하고 차입금과 이자비용을 동시에 줄이는 선제적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포스코는 15일 2023년 발행한 5.75% 고정금리 5년 만기 달러채 일부를 공개매수 방식으로 상환했다고 밝혔다. 해당 채권 만기는 2028년 1월이다. 상환 재원은 보유 현금으로 마련했으며 신규 차입은 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총발행액 10억달러 가운데 3억 6000만 달러가 상환돼 채권 잔액은 6억 4000만 달러로 줄었다. 포스코는 이번 상환으로 만기까지 약 3100만 달러 이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공개매수는 채권 보유자 전체를 대상으로 상환 참여를 받는 방식이다. 특정 투자자와 개별 협상하는 비공개 매입보다 절차가 투명하다는 특징이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조기상환은 금융비용 절감과 부채 관리를 위한 조치”라며 “외화부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2026.07.15 14:03류은주 기자

[신간] 개인투자자용 실전 기업 분석서 '재무제표 밖 주식 투자'

"공시자료는 다 챙겨봤는데 왜 나만 물리는거지?" 전자공시시스템(DART)만 열면 누구나 사업보고서와 IR 자료를 볼 수 있는 요즘, 정보는 평등해졌다는데 성과는 왜 여전히 기관을 따라가지 못하는 걸까. 이 질문에 실전 해법을 제시하는 신간 '재무제표 밖 주식 투자'(이재준 지음, 원앤원북스)가 출간됐다. 저자는 격차의 원인을 '정보의 양'이 아니라 '정보를 다루는 방식'에서 찾는다. 기관은 손익계산서 숫자 하나를 봐도 "왜 이런 숫자가 나왔는지" 현장에서 확인하지만, 개인은 숫자 자체에서 판단을 멈춘다는 것이다. 여기에 손실을 인정하지 못해 물린 종목을 놓지 못하는 손실회피, 유리한 정보만 골라 믿는 확증편향 같은 심리적 습관까지 더해지면서 격차는 더 벌어진다. 책이 내놓는 해법은 두 가지로 압축된다. 하나는 재무제표를 '이미 끝난 성적표'가 아니라 경영진의 전략이 숨어 있는 '전략서'로 다시 읽는 법이다. 매출이 늘어도 특정 거래처 의존도가 함께 커지면 위험 신호로 봐야 한다는 구체적인 해석 기준을 제시한다. 다른 하나는 감정이 아닌 '기준으로 매매'하게 만드는 심리 통제 장치다. 손실회피·확증편향 등 개인투자자의 7가지 실패 패턴을 짚고, 매수 전에 "왜 사는가", "어떤 신호가 나오면 내 판단이 틀린 것인가"를 미리 적어두는 방식으로 잦은 매매가 수익을 갉아먹는 악순환을 끊자는 취지다.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그동안 기관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기업 탐방'을 개인도 따라 할 수 있게 풀어낸 90일 실전 매뉴얼이다. 관심 종목 선정, 공시·IR 자료 정리, 질문지 작성, 기업 탐방 준비, 투자 판단 체크리스트 작성까지 90일 동안 따라 할 수 있는 절차로 구성했다. 챗GPT·클로드 같은 생성형 AI로 자료를 미리 정리하는 45분 루틴은 오늘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실전아이템이다. AI 반도체, 2차전지, 제약·바이오, K-콘텐츠 등 업종별로 꼭 봐야 할 핵심 지표도 함께 짚어준다. 저자 이재준 대표는 증권사 PB로 시작해 투자자문사 애널리스트와 대표를 거쳐, 현재는 액셀러레이터 바로운파트너스를 이끌며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하고 기업공개(IPO) 실무를 돕고 있다. 상장사와 투자자, 양쪽 실무를 두루 겪은 이력 덕분에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잡힌 조언이 책 곳곳에 담겼다. 이재준 대표는 "주식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숫자를 몰라서가 아니라, 숫자에게 무엇을 물어야 할지 모르기 때문"이라며 "90일 매뉴얼을 따라가다 보면 누구나 자기만의 질문 목록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26.07.14 15:05백봉삼 기자

나이키, '화이자 출신' 데이비드 덴튼 CFO 임명

나이키가 화이자 출신 외부 인사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영입했다.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로우스와 CVS헬스를 거친 데이비드 덴튼 화이자 CFO가 나이키의 재무를 총괄하게 된다. 그는 6년 이상 나이키에서 CFO를 맡아 온 매슈 프렌드의 뒤를 잇는다. 이번 인사는 나이키가 실적 개선과 투자자 신뢰 회복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는 시점에서 이뤄졌다. 나이키의 주가는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HR 전문가들은 나이키가 업계 경험보다 글로벌 사업 운영과 복잡한 공급망 관리 경험을 갖춘 CFO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했다. 나이키와 화이자 모두 긴 공급망을 운영하고 소비자를 직접 상대하며 여러 국가와 다양한 통화 환경에서 사업을 펼친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전문가는 설명했다. 이로 인해 환헤지, 현금 관리, 자본 배분, 인공지능(AI) 투자, 비용 관리 등 복잡한 재무 과제를 함께 안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알파벳은 지난해 일라이 릴리의 애나트 애슈케나지를 CFO로 영입했다. 월마트도 2022년 페이팔 CFO였던 존 레이니를 채용했다. 캐시 로그 스탠턴 체이스의 글로벌 CFO 부문 책임자는 “이 정도 규모의 글로벌 기업에서는 산업 경험보다 다른 업종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덴튼 CFO가 20년 가까이 몸담았던 CVS를 떠나 2018년 로우스 CFO를 맡았고, 이후 화이자로 옮기면서도 새로운 산업에 성공적으로 적응하는 능력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덴튼은 지난해 나이키에 복귀한 엘리엇 힐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일하게 된다. 힐 CEO는 30년간 나이키에서 근무한 후 2020년 은퇴했다가 지난해 복귀했다. 이후 다수의 내부 인사를 주요 보직으로 승진시켰다. 힐 CEO는 그에 대해 “훌륭한 소비재 브랜드가 체계적으로 운영되고 지속적으로 투자해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는 검증된 상장사 CFO”라고 덧붙였다. 나이키는 덴튼의 경험이 운영 체계를 정교하게 만들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재배치하며, 빠르고 일관성 있게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2026.06.26 09:08박서린 기자

누리플렉스, 주주·투자자 대상 IR 채널 'IR 센터' 개설

스마트에너지 플랫폼 전문기업 누리플렉스(대표 한정훈)는 주주·투자자의 정보 접근성과 편의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공식 온라인 IR채널인 IR 센터를 개설했다고 밝혔다. IR 센터는 누리플렉스의 공식 IR 채널로, 주주·투자자에게 회사 주요 경영현황, 재무정보, IR자료 등의 콘텐츠를 제공한다. 또 누리플렉스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접속할 수 있어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성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IR 센터는 FAQ 메뉴와 투자자 문의 기능을 신설해 주주·투자자의 문의사항을 편리하게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IR 센터는 주요 공지사항과 재무정보, IR 자료를 비롯해 FAQ 및 투자자 문의 기능을 제공해 주주·투자자가 필요한 정보를 한 곳에서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다. 공시책임임원 조명관 그룹장은 “IR 센터는 주주·투자자들이 회사의 주요 경영현황과 IR 관련 정보를 더욱 쉽고 편리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마련한 누리플렉스의 공식 IR 채널”이라며 “앞으로도 관련 법규와 공시 원칙을 준수하고 투명한 정보 제공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2026.06.16 08:11주문정 기자

[현장] "기존 ERP에 AI 덧붙이기론 한계"…워크데이, 실행형 AI 공략

기업들이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기존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 위에 단순히 거대언어모델(LLM)을 얹는 방식만으로는 'AI 네이티브' 전환이 어렵다는 지적이 나왔다. 특히 AI 시대엔 단순 데이터 축적을 넘어 기업 업무 흐름과 조직 구조, 승인 체계까지 이해할 수 있는 데이터 아키텍처와 컨텍스트 기반 구조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허정열 워크데이코리아 지사장은 14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린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서울 2026' 기자간담회에서 "AI 네이티브 비즈니스 모델은 결국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며 "기존 시스템에 AI를 덧붙이는 방식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AI 시대엔 데이터 모델과 아키텍처 자체가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업의 인사·재무 관리 솔루션 기업 워크데이는 이날 연례 고객 행사인 '워크데이 엘리베이트 서울 2026'에서 사람과 AI 에이전트가 함께 일하는 '하이브리드 워크포스' 비전을 공개하고 업무용 초지능 AI 에이전트 '사나'를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사나 프롬 워크데이'엔 새로운 AI 인터페이스인 '사나 포 워크데이', 인사 및 재무 워크플로 자동화를 지원하는 '사나 셀프서비스 에이전트', 기업 전반으로 AI 역량을 확장하는 '사나 엔터프라이즈' 등이 포함됐다. 특히 사나 엔터프라이즈는 워크데이뿐 아니라 다양한 엔터프라이즈 시스템과 애플리케이션 전반에서 업무를 탐색·조율·자동화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워크데이는 AI 시대 기업 경쟁력이 단순 챗봇 도입이 아니라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실행형 AI' 체계 구축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사나는 단순 정보 탐색을 넘어 실제 업무 실행, 대시보드·문서 생성, 워크플로 자동화 기능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기존 메뉴 기반 업무 환경을 자연어 기반 대화형 AI 경험으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쉬 즈웬 워크데이 글로벌 솔루션 마케팅 부사장은 워크데이가 AI를 단순 보조 도구가 아닌 실제 업무 수행 주체로 활용하는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즈웬 부사장은 "범용 AI의 가장 큰 한계는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 부족"이라며 "기업 환경에서는 단순 질의응답 수준이 아니라 실제 조직 구조와 승인 체계, 규정을 이해한 상태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AI 시대 기존 ERP 구조의 한계와 클라우드 기반 아키텍처 필요성도 주요 화두로 떠올랐다. 샨 무어티 워크데이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는 실질적으로 온프레미스 환경에서 제대로 구현되기 어렵다"며 "AI의 확장성과 성능을 제대로 활용하려면 결국 클라우드 기반 구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단순히 데이터베이스 위에 LLM을 얹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AI가 실제 업무에 활용되려면 비즈니스 맥락을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허 지사장은 기존 레거시 ERP 구조의 한계도 짚었다. 그는 "그동안 기업들이 오래된 아키텍처와 데이터 구조를 유지한 채 사람의 노력으로 시스템을 운영해 왔다"며 "하지만 AI 전환(AX) 시대엔 데이터 간 관계성과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AI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워크데이는 글로벌 고객 사례를 통해 AI 기반 업무 자동화 효과도 소개했다. 회사에 따르면 미국 편의점 기업 세븐일레븐(7-Eleven)은 AI 기반 채용 자동화를 통해 기존 7~12일 걸리던 채용 절차를 최대 24시간 이내로 단축했다. 지원자 스크리닝과 면접 일정 조율, 온보딩 과정 등을 자동화하면서 전체 채용 프로세스를 약 95% 줄였다는 설명이다. 다만 회사 측은 아직 국내 고객사 사례나 구체적인 기술검증(PoC) 현황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AI 에이전트 확산에 따라 보안과 거버넌스 체계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도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무어티 CTO는 "워크데이 엔지니어는 고객 데이터에 직접 접근할 수 없도록 설계돼 있으며 백도어나 관리자 계정도 만들지 않는다"며 "모든 고객 데이터는 고객이 직접 암호화 키를 보유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취약점은 언제든 발견될 수 있지만 이를 빠르게 완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과 보안 프레임워크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즈웬 부사장은 "앞으로는 직원 아이덴티티뿐 아니라 AI 에이전트의 아이덴티티를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해질 수 있다"며 "워크데이의 '에이전트 시스템 오브 레코드'를 통해 기업은 직원 등록과 유사한 방식으로 AI 에이전트의 권한과 활동을 통합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2026.05.14 14:22이나연 기자

데이원컴퍼니 패스트캠퍼스, 실무 역량 압축한 전자책 출시

데이원컴퍼니(대표 신해동·김동혁)의 실무 교육 브랜드 패스트캠퍼스가 실무 역량을 빠르게 습득할 수 있는 '압축형 전자책 콘텐츠'를 선보인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전자책은 장시간 온라인 강의 수강이 어려운 직장인 및 자기계발 수요자를 겨냥해 기획됐다. 수십 시간 분량의 강의를 모두 소화하기 어려운 학습 환경을 고려해 핵심 내용만 선별·압축함으로써, 짧은 시간 내에도 실질적인 업무 역량을 효율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된 것이 특징이다. 전자책은 ▲마케팅 ▲리더십 ▲사업개발 ▲전략기획 ▲자기계발 ▲이직 준비 등 다양한 직무 영역을 아우른다. 특히 생성형 AI를 활용해 초안과 구조를 설계하고 내부 전문가가 기획과 사례 선정, 해석 및 품질 검수를 맡아 완성도를 높였다. 단순 요약을 넘어 실제 업무에 즉시 적용 가능한 인사이트를 중심으로 구성해, 기존 온라인 강의 대비 학습 효율을 극대화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받는 전자책은 권오상 회계사의 금융 아카데미 강의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다. 해당 강의는 수강생 만족도 4.8점을 기록하고, 9년 연속 전 기수가 조기 마감 및 누적 매출 약 50억 원을 달성한 패스트캠퍼스의 대표 인기 강의다. 권오상 회계사의 전자책은 강의의 흐름과 현장감을 유지하면서도 핵심 개념과 실무 포인트를 중심으로 재구성됐다. 먼저 재무제표 분석 기초 과정은 약 13시간의 강의를 82페이지로 압축해 재무제표 작성 과정과 주요 판단 기준을 정리했으며, 심화 과정은 약 24시간의 강의를 141페이지로 구성해 기업 가치 평가까지 이어지는 분석 프로세스를 담았다. 또 DART 및 SEC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업종별 재무제표 분석 콘텐츠는 반도체, IT·AI 등 주요 산업의 국내외 대표 기업 사례 12개를 포함해 총 278페이지 분량으로 제작됐다. IFRS 현금흐름 관련 콘텐츠 역시 약 15시간의 강의를 178페이지로 압축해 실무 활용도를 높였다. 데이원컴퍼니 관계자는 “시간 제약으로 학습 지속이 어려운 수강생들도 보다 효율적으로 실무 역량을 키울 수 있도록 이번 전자책을 기획했다”며 “앞으로도 학습 효율성과 실무 활용성을 동시에 높인 '압축형 고밀도 학습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2026.04.17 09:53백봉삼 기자

롯데칠성, 양평동 부지 2804억원에 매각…"재무건전성·미래 투자 재원 확보"

롯데칠성음료가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사업장 토지와 건물을 계열사 롯데물산에 매각한다. 회사는 재무건전성 제고와 미래 성장 재원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롯데칠성음료는 31일 이사회를 열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5가 119번지 일대 18필지 토지와 건물을 처분하기로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거래 상대는 롯데물산이며, 처분 금액은 2804억 5630만 7140원이다. 이는 회사의 자산총액 대비 6.55% 규모다. 이번 매각 목적은 유동성 확보다. 회사는 이번 자산 처분이 단순 현금 확보를 넘어 경영 효율화와 지속가능한 사업 구조 구축을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거래 금액은 양측이 각각 실시한 감정평가 금액의 산술 평균을 적용해 산정됐다. 향후 계약 및 당사자 간 합의에 따라 일부 내용은 변경될 수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본업 경쟁력 강화와 중장기 사업 기반 마련에도 쓰일 것으로 보인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당사는 금일 오전 이사회 논의를 거쳐 재무건전성 제고와 미래 성장을 위한 재원 확보 등을 목적으로 영등포구 양평동 부지에 대한 매각을 결정했다”며 “이는 경영 효율화의 일환으로, 유형자산 처분에 따른 유동성 확보뿐만 아니라 지속가능한 비즈니스 모델 구축과 본업 경쟁력 강화를 위함”이라고 말했다.

2026.03.31 15:55류승현 기자

사람인, 황현순 대표 재선임…포트폴리오 다각화 주효

사람인이 황현순 대표를 재선임했다. 채용 플랫폼으로서 회사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전 생애주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구축한 성과가 재선임 배경으로 꼽힌다. 사람인은 25일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황현순 대표를 사내이사에 재선임했다. 황 대표는 2024년 대표 자리에 오른 뒤, 현재까지 사람인을 이끌고 있으며 재선임에 따른 임기는 2년이다. 황 대표 외에도 김기남 사람인 경영지원본부장이 사내이사로, 김영상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 부교수가 사외이사로, 박상조 예강희망키움재단 이사가 감사로 신규선임됐다. 김 사내이사와 김 사외이사의 임기는 각각 2년이며, 박 감사는 3년이다. 이와 관련해 사람인은 “(황 대표는) 지난 2년간 대표로서 채용 시장 위축이라는 어려운 대외 여건 속에서도 종합 라이프 플랫폼으로의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며 “시니어, 외국인,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전 생애주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선제적으로 구축했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및 개인 간 거래(C2C) 마켓 확장을 통해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며 플랫폼의 실질적 가치를 제고했다”면서 “검증된 신사업 실행력과 변화 대응 역량이 향후 수익성 회복 및 기업 가치 극대화의 핵심 동력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밖에도 제21기 재무제표 승인, 배당 결의 등의 사안이 가결됐다. 이에 따라 1주당 배당금은 700원으로 확정됐으며 배당금총액은 73억4911만1700원이다.

2026.03.25 18:45박서린 기자

남동발전, '비상경영 TF' 출범…불안정한 대외환경 본격 극복 나서

남동발전이 중동전쟁 등 불안정한 대외환경과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비상경영전담조직(TF)를 출범하고,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한국남동발전은 18일 경남 진주 본사에서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을 비롯한 주요 경영진과 현안 담당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상경영TF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조직 구성은 최근 전력도매가격(SMP)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와 원자재 가격 변동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됨에 따라 재무 건전성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추진됐다. 남동발전에 따르면 최근 에너지 시장은 대외 정세 불안으로 인한 비용 상승 압박과 판매단가 하락 등 경영환경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남동발전은 기존 경영 방식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통해 당기순이익 흑자 달성을 최우선 목표로 설정하고 10대 개선과제를 마련했다. 남동발전은 발전설비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해 판매 경쟁력을 높이고, 연료의 경제적 조달과 고정비 절감 등 전사적인 비용 효율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특히 사장 직무대행이 직접 지휘하는 비상경영 TF는 전력매출·연료비·고정비·투자사업 관리 등 핵심 분과를 운영해 외부 변동 요인을 실시간으로 리스크를 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도출된 액션플랜의 이행력을 강화하고 발생 가능한 리스크를 면밀히 검토해 경영 정상화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조영혁 사장 직무대행은 “급변하는 에너지 시장 동향을 적기에 파악하고 수익성 제고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 경영 위기를 조기에 극복하겠다”며 “어려운 경영 환경 속에서도 안전 최우선 경영의 가치를 지키며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하는 공기업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26.03.18 22:20주문정 기자

마이리얼트립, 주진명 CFO·허원진 CTO 선임

마이리얼트립(대표 이동건)이 전 사업지원본부 주진명 본부장과 자회사 AICX의 허원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각각 최고재무책임자(CFO)와 CTO로 선임했다고 3일 밝혔다. 마이리얼트립은 '여행 경험의 완전한 연결'이라는 비전 아래 지속적인 성장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제품 기획과 의사결정·업무 방식 전반의 AI 전환(AX)을 추진하며, 1000만 회원을 보유한 여행 테크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왔다. 이번 인사는 사업·재무·기술 각 영역의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하고, 다음 단계 도약에 맞는 리더십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조치다. 주 CFO는 재무와 경영 지원 체계 전반을 총괄한다. 베인앤드컴퍼니와 IMM프라이빗에쿼티에서 컨설팅 및 투자 경험을 쌓은 뒤, 2019년 마이리얼트립에 합류해 재무 전략과 자금 운영 구조의 체계화를 주도하며 성장 기반을 다져왔다. 향후 재무를 넘어 정책과 사업 전략 전반까지 관장 범위를 넓혀 회사의 성장 속도와 수익 구조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할 계획이다. 마이리얼트립 기술 조직의 중장기 전략과 실행을 이끌 허 CTO는 삼성전자·SAP 등 글로벌 테크 기업에서 개발 경력을 시작해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아우르는 기술·제품 역량을 갖춘 인물이다. 2023년 마이리얼트립 합류 이후 서비스와 기술 간 협업 체계를 고도화했고, 2024년부터 자회사 AICX CTO로서 AI 적용과 기술 효율화, 업무 구조 혁신을 이끌어 왔다. 현재 이동건 대표와 함께 전사 AI 네이티브 기술 역량 강화를 이끌고 있다. 이번 선임에 따라 이동건 대표는 인바운드 사업 확대를 중심으로 주요 사업 전략을 직접 이끌고, 항공·숙소·투어&액티비티 등 기존 핵심 사업의 경쟁력 강화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각 사업이 고객 경험의 연결이라는 일관된 방향 아래 유기적으로 확장될 수 있도록 실행력 제고에 집중한다. 마이리얼트립 이동건 대표는 “이번 인선은 고객 중심의 성과를 만들어 온 마이리얼트립의 사업 토대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기술과 재무가 긴밀히 연계된 구조 위에서 사업 성과를 한층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2026.03.03 15:22백봉삼 기자

"주파수 할당시 잔여대가 납입보장 요구해야"

주파수 경매 과정에서 낙찰받은 이가 재무적 이행 능력을 높이기 위해 분할납부 과정에서 잔여 할당대가에 대한 납입 보장을 요구하는 등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최근 발간한 '주파수 경매 재무적 책임성 제고 방안' 보고서는 해외 사례에 따라 ▲납부 방식 ▲사전 스크리닝 ▲낙찰 취소 패널티 ▲대안적 할당 등 제도적인 핵심 쟁점에 따라 이같이 밝혔다. 지난 2024년 스테이지엑스의 자본금 미달 사유로 할당 취소에 이르는 과정이 재발되지 않아야 한다는 이유다. 주파수 진입 규제가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완화되며 시장 진입 문턱이 낮아졌으나 사업자의 실질적인 재무 이행 능력을 담보하는 부분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국내 현행 제도에서는 주파수 경매의 낙찰자가 할당대가의 25%를 일시납부하고 나머지는 이용기간에 걸쳐 균등하게 분할하여 납부하도록 하고 있다. 백소성 KISDI 부연구위원은 “분할납부 방식의 취지는 이용기간 초기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한 이동통신산업의 특성을 감안하여 사업자의 현금흐름 부담을 경감하고 서비스 상용화와 고도화를 촉진하는 것”이라면서도 “사업자가 미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에 기초해 자신의 실제 납부능력을 넘어서는 입찰가를 제출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과 홍콩 사례를 참고해 분할납부 시 잔여 할당대가에 대한 납입 보장을 요구하는 등 제도적 보완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 부연구위원은 사전 스크리닝 제도와 관련해 “주요국에서는 경매제의 취지인 시장 원리에 의한 효율적 배분을 저해하지 않도록 적격 심사를 부적격자를 걸러내는 최소한의 진입요건 수준으로 설정하는 추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정부의 주관적 개입을 최소화하고 예측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성 평가보다는 객관적인 정량 지표 위주의 적격 심사가 바람직하다”며 “인도와 싱가포르 사례를 참고해 이미 검증된 기존 사업자에게는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되, 검증되지 않은 신규 진입자에게는 보다 엄격한 요건을 적용하는 방안이 유효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또 “신규 사업자에게 높은 문턱을 설정할 경우,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전용 대역 우선 할당과 같은 혜택을 제공해 형평성을 확보하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주파수 할당 제도 설계가 '재정적 이행 담보'와 '시장 경쟁 활성화'라는 상충하는 정책 목표 사이에서 최적의 균형점을 찾는 문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제도 양면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정책 설계가 요구된다고 결론지었다.

2026.02.18 10:30박수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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