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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뒤 뇌를 꺼냈다?"…2000년 전 기이한 장례 의식의 흔적

철기 시대 스코틀랜드에서 발견된 시신의 두개골에서 뇌를 의도적으로 제거한 흔적이 확인됐다. 이 흔적은 당시 독특한 장례 관습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 받고 있다. CNN은 9일(현지시간) 영국과 미국 공동 연구진이 2000년 스코틀랜드 본토 최북단에서 발견된 두 구의 시신을 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연구 결과는 고고학 학술지 앤티쿼티(Antiquity)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30세 이상으로 추정되는 여성의 두개골 내부에서 날카로운 도구로 긁거나 절개한 것으로 보이는 직선 형태 자국을 발견했다. 골절 및 절단 흔적을 분석한 결과, 사망 직후 의도적으로 뇌를 제거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렸다. 연구를 이끈 영국 요크대학교의 라우라 카스텔스 나바로 박사후연구원은 "절개 흔적은 뇌와 두개골을 연결하는 인대가 있는 부위에서도 발견됐다"며 "뇌를 제거하려 했다면 해당 부위를 긁어냈을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설득력 있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두개골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뇌에 접근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두개골 아래쪽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발견된 골절 흔적 역시 사망 직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여성의 유골 가운데 대퇴골(허벅지뼈), 양쪽 상완골(위팔뼈), 척골(아래팔뼈) 등 최소 4개의 긴 뼈가 매장 전 인위적으로 변형된 사실도 확인했다. 2003년 초기 조사에서는 설치류가 뼈를 갉아 먹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연구진은 이번 분석을 통해 해당 흔적이 설치류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나바로 연구원은 "설치류가 남긴 흔적은 결코 매끄럽지 않다"며 "이번에 확인된 자국은 뼈가 부러진 뒤 의도적으로 다듬어져 날카로운 모서리와 가늘어진 끝부분을 형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런 행위가 공동체 내 중요한 인물을 기리는 의식이었는지, 혹은 외부인이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신체 훼손 행위였는지는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변형된 4개의 뼈가 원래 해부학적 위치에 맞춰 다시 무덤에 안치된 점은 존중의 의미를 시사한다고 연구진은 분석했다. 나바로 박사는 "뼈가 크게 변형됐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조립돼 매장된 점이 매우 흥미롭다"며 "그 과정에는 상당한 배려와 존중, 그리고 인체 구조에 대한 높은 이해가 담겨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유골은 2000년 스코틀랜드 본토 최북단 산비탈의 돌무더기 아래에서 발견된 두 구의 시신 가운데 하나다. 다른 시신은 사망 당시 약 15세였던 소년으로 추정되며, 여성과 달리 특별한 외상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두 사람의 어금니를 이용해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과 화학 분석, DNA 분석을 실시했다. 그 결과 두 사람은 친척 관계였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외가 쪽으로는 사촌 관계이거나, 같은 증조부모를 둔 혈연일 가능성도 제기됐다. 두 사람 모두 기원전 50년에서 서기 70년 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같은 시기에 매장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나바로 연구원은 "이 지역의 다른 유적에서도 변형된 신체 부위가 발견된 바 있다"며 "일부 유적에서는 두개골 조각에 구멍을 뚫어 매달아 두는 관습이 있었고, 또 다른 유적에서는 두개골을 열기 위해 절단한 흔적도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사례는 매우 독특하고 이례적이지만, 철기 시대 영국 제도에서 살아 있는 사람과 죽은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조상과 유해를 기억하고 관리하던 문화적 전통과 맥락을 같이한다"며 "철기 시대 장례 관습은 놀라울 정도로 다양했다. 당시 사람들은 매우 독창적인 방식을 활용했기 때문에 열린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026.06.10 15:18이정현 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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