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자체등급분류제도 시행..."원활한 콘텐츠 공급 기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사업자가 콘텐츠 등급을 직접 정하는 '자체등급분류제도'가 시행되면서 OTT 기업들이 원활한 콘텐츠 공급 발판이 마련됐다며 반기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달 OTT 자체등급분류제도 시행을 발표하면서 오는 20일까지 OTT 사업자를 대상으로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신청을 접수하고 있다. 신청 접수를 통해 다음달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첫 지정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넷플릭스·콘텐츠웨이브·쿠팡플레이 등 국내외 OTT 기업들이 자체 심의 인력과 팀을 구성하고 신청서 접수를 준비하고 있다. OTT 업계에서는 자체등급분료 제도로 콘텐츠 공급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는 반면, 일각에서는 자극적인 콘텐츠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OTT 업계 "빠른 콘텐츠 공급으로 비용 절감...이용자도 이익" OTT 기업이 자체등급분류사업자로 지정돼 영상물 관람 연령을 스스로 결정하면 콘텐츠 공급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기존에 영상물 제공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에서 사전 심의 절차를 거치던 시간이 생략되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 사전 심의에 길게는 한 달까지 시간이 소요되면서 과거에는 원활한 영상물 공급에 차질을 빚는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사후 심의를 받는 방송사 콘텐츠와 비교해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불만도 쌓였다. 국내 OTT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 시리즈를 사오면 3~4주 동안 심의를 받느라 이용자에게 공개도 못하고 수급 비용만 그대로 나갔는데, 이제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공급하게 됐다"며 "점점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많아지는 환경에서 이용자들도 빠르게 영상을 볼 수 있어 이익"이라고 말했다. OTT 기업은 영상물등급위원회의 기준에 맞춰 영상물을 분류하고 있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자체등급분류 업무규정을 보면, OTT 기업들은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업무 적정성 유지를 위해 연 2회 이상 실시하는 교육을 받아야 한다.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지정 심사는 영상, 아동․청소년, 법률, 교육, 문화, 경영, 언론, 정보통신 등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사람이 맡는다. 이에 맞춰 OTT 사업자들은 전담 인력을 정비하고 있다. 글로벌 OTT 업계 한 관계자는 "1차 마감일(오는 20일)에 맞춰 관련 방송 분야 경력자를 찾는 등 담당자를 정하는 중"이라며 "세계 각국에서 영상물 등급을 규정해온 노하우가 많은 점을 살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자극적인 콘텐츠 증가 우려 OTT 사업자가 영상물 등급을 직접 분류하면 자극적인 콘텐츠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지난해 진행한 '영상물 등급분류 인지도·청소년 영상물 이용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업자들이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영상물의 연령등급을 낮춰서 분류할 것'이라는 응답은 64.8%에 달했다. 또 청소년이 유해 콘텐츠에 노출될 가능성을 우려해 엄격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은 65%에 달했다. 이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 측은 "OTT가 자체 등급 분류한 콘텐츠를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고, 문제 발생 시 영상물등급위원회가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으로 지정하는 직권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전문가 1명을 포함해 3인으로 구성된 15개팀을 꾸리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OTT 사업자의 자체 분류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될 경우 등급 조정을 요구한다. 또, 매년 자체등급분류사업자 업무 평가를 실시한다. 사업자가 관련 규정을 지키지 않을 경우 문화체육부 장관은 지정 취소 또는 6개월 이내 관련 업무 정지를 명령할 수 있다. OTT 업계 한 관계자는 "지정 취소를 받으면 사업자 신뢰도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콘텐츠 분류 기준 정도를 임의적으로 낮추는 사례는 쉽게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