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 다른 삼성·LG전자 '로봇' 신사업 전략...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미래 신성장 동력으로 로봇 사업 확대에 전력하고 있다. 일찌감치 서비스 로봇 시장에 뛰어든 LG전자는 최근 상업·물류용 로봇 시장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헬스케어 및 가사용 로봇 출시를 준비하며 차별화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를 통해 양사는 가전 기업에서 로봇을 포함한 B2B 기업으로 변모한다는 목표다. LG전자, 서비스 로봇에서 물류 로봇으로 영역 확대 LG전자는 2017년 인천국제공항에서 LG 클로이 가이드봇 시범 운영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로봇 브랜드 '클로이' 7종을 공급하며 서비스 로봇 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현재 LG전자가 공급하고 있는 클로이 로봇 종류는 ▲비대면 방역 로봇 'UV-C봇' ▲안내로봇 '가이드봇' ▲식당 등에서 서빙하는 '서브봇' (선반형, 서랍형) ▲요리해주는 '셰프봇' ▲커피를 제조해주는 '바리스타봇' ▲자율주행 기반의 차세대 물류 로봇 ▲LG 클로이 캐리봇 등 총 7종이다. LG전자 로봇 사업 성과는 5년 전부터 적극적으로 기술 개발을 추진한 결과다. 2018년 구광모 LG 그룹 회장은 취임하면서 '로봇 사업'을 전기차 배터리, 전장 사업과 함께 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삼는다고 발표한 바 있다. LG전자는 2017년 로봇개발업체 '로보티즈' 지분 투자를 시작으로, 2018년 산업용 로봇제조업체 '로보스타', 같은 해 로봇개발 스타트업 '보사노바 로바틱스'에 투자하면서 로봇사업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LG전자는 지난해 6월 CJ대한통운과 손잡고 물류 로봇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고, 같은해 8월 KT와 국내 서비스 로봇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더 나아가 LG전자는 올해를 기점으로 물류 로봇 영역 확대에 나선다는 목표다. 장익환 LG전자 BS사업본부장 부사장은 지난 12일 신사업 기자간담회에서 "LG전자 로봇 사업은 산업, 물류용 로봇에 집중하고 있다"며 "국내 식당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서비스 산업용 로봇 분야에서 한국 주요 파트너와 협력하고 있고, 향후 북미, 일본, 아시아 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또 "앞으로 인력 확보 측면에서 물류 로봇 도입이 늘어날 전망"이라며 "가정 내 배송 로봇, 실내와 실내가 연결되는 라스트마일 서비스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LG전자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에서도 "물류 로봇은 국내 주요 물류센터 외에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사업 협력을 현재 추진 중"이라며 "로봇과 관련해서 중장기적으로는 시장이 먼저 형성된 F&B(Food & Beverage) 영역을 볼륨존으로 먼저 활용하고, 물류 영역의 해외시장 개척을 통해서 배송 물류 로봇의 자동화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사업 역량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로봇 브랜드 '봇핏' 출시 전망...헬스케어·가사용 로봇에 주력 삼성전자는 세계 가전 전시회 CES 2019에서 보행 보조 로봇 젬스힙(EX1)을 처음으로 공개한 이후, CES 2021에는 가사 로봇 '삼성 봇 핸디'을 공개하며 로봇 시장 진출을 예고했다. 그간 삼성전자는 국제 전시회를 통해 로봇 기술을 소개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로봇을 본격 사업화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헬스케어와 가사용 로봇 분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신체에 부착해서 사용하는 보행보조 로봇을 비롯해 애완동물의 감정 상태를 분석할 수 있는 로봇, 센서를 통해 안전하게 물체를 집을 수 있는 로봇 손가락, 원통 모양의 가사용 로봇 등의 특허를 미국 특허청에 잇달아 출원했다. 특히 보행보조 로봇은 시니어 케어나 거동이 불편한 사람의 보행을 돕는 운동 보조기구로 연내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앞서 한종희 삼성전자 DX(디바이스경험) 부문장 부회장은 지난 1월 CES 2023에서 "신성장동력을 위해 로봇, 메타버스 등을 보고 있다"라며 "올해 안에 EX1이라는 시니어케어 운동 보조기구 로봇이 출시될 예정이다"며 로봇 시장 진출을 언급한 바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국내외에서 상표권과 특허 출원을 연달아 등록하며 로봇 브랜드 출시 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월 세계지식재산권기구(WIPO)에 로봇 브랜드 '삼성봇' 상표권 등록에 이어 미국 특허청과 캐나다 특허청 등에도 상표권 등록을 마쳤다. 지난해 9월에는 '삼성 봇 크루(SAMSUNG BOT CREW)'라는 상표를 출원했는데, 이 역시 관련 로봇 제품 확대를 염두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또 올해 3월 보행보조 로봇 '봇핏(Bot Fit)' 상표권을 등록하고, 5월에는 '봇핏' 관련 콘텐츠 상표를 출원했다. 삼성전자는 조직 개편, 투자, 인재 육성에도 활발하다. 삼성전자는 2021년 초 로봇사업화 태스트포스(TF)팀을 신설했고, 이듬해 초 1년 만에 해당 조직을 로봇사업팀으로 격상시켰다. 또 올해 초 로봇 개발 기업인 레인보우로보틱스에도 투자해 14.99%의 지분을 확보하고, 레인보우로보틱스와 콜옵션(매수청구권) 조건을 포함한 주주간 계약도 맺었다.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셈이다. 지난 2월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삼성전자 로보틱스 인재 양성 프로그램' 신설 협약을 맺고 로봇 인재 육성에 나선다. 삼성전자가 로봇과 관련해 대학과 채용 연계 교육 과정을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