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삼성 다녔던 치킨집 사장님만 유리한 개인사업자 대출 개선"
사람들은 이야기합니다. 금융은 어렵다고, 정작 필요할 땐 금융서비스는 저 세계 너머에 있는 것 같다고. 맞습니다. 금융은 필요한 이들에게 늘 한 발치 떨어져있던게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이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사다리를 놓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있습니다. 자영업자의 고충을, 금융 이력이 부족한 이들(씬 파일러)에게 우산을 씌워주기 위해 IT 기술을 발판삼아 노력하는 사람들입니다. '금융 사다리로 우리나라 경제가 쑥(금.사.쑥)' 성장할 수 있도록 지디넷코리아가 이들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④한국평가정보(KCS), 개인사업자 신용평가모형 구축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자영업자 대출이 1천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은 자영업자 대출의 만기를 연장하고 금리를 인하하면서 이 대출 부실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사실상 진화는 쉽지 않아 보인다.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 10명 중 6명은 3개 이상의 기관과 금융사로부터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 인데다 연 이자 부담액은 평균 1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심지어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사업자의 신용대출, 개인이 갖고 있는 담보를 기반으로 한 대출이기 때문에 오롯이 가게 영업의 부진은 개인사업자를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 개인 신용도 하락은 가처분 소득을 줄여 국가 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준다. 이 때문에 자영업자 대출 부실을 금융 뇌관으로 꼽고 있다. 왜 자영업자 대출은 개인 신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일까. 개인 신용과 무관한 자영업의 매출로 평가받긴 어려운 것일까. 이 같은 문제 의식을 해결하기 위해 나선 곳이 있다. 개인사업자 전용 신용평가사인 한국평가정보(KCS) 김상우 대표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20년 대기업 근무 후 차린 치킨집 사장님 vs 20년 베테랑 자영업자 한국평가정보는 2022년 7월 금융위원회로부터 개인사업자 신용평가사 본허가를 받은 곳이다. 개인과 기업이 아닌 개인사업자들을 전문으로 그들의 신용도를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다각도로 분석해 신용평가모형을 구축하고, 이를 대출 심사에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곳이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한국신용데이터와 카카오뱅크가 1, 2대 주주로 참여해 설립된 곳이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사업자 대상 대출 금리나 한도 산정에 간접적이지만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간 차가 나는 자료 대신 적시성 있는 재무 데이터, 다각도로 개인사업자의 운영 현황을 분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통해 개인 신용도에 의존했던 자영업자 신용평가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회사의 포부다. 김상우 대표는 "은행서 개인사업자 여신을 심사한다고 했을 때 제출할 수 있는 서류가는 종합소득세, 부가세 등인데 종합소득세는 전년도 소득을 다음 해 5월말에 신고한다. 결국 2023년 1월에 대출이 필요하다고 하면 2021년의 종합소득세로 대출 심사를 진행해야 하는 격인데 격차가 2년이나 나버리는 셈"이라고 운을 뗐다. 매일, 매월 매출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서 이 같은 데이터 시차는, 결국 은행이 개인사업자의 대출 심사 기준을 개인사업자의 신용도로 평가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 이러다 보니 이해하기 어려운 대출 결과가 도출된다. 김 대표는 "20년 동안 장사 꾸준히 잘하는 베테랑 소상공인이 있고, 20년 동안 대기업다니다가 나와서 창업을 막 시작하는 자영업자가 있다고 치자"며 "은행에 가서 개인사업자 대출 심사를 신청하면 결국 대기업에서 또박또박 월급받고 카드 빚 잘갚아온 초기 창업자에게 대출이 많이 나오는데 이 부분을 불합리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핵심은 '데이터', 매장 규모·혼잡도까지 분석한 신용평가모형(CSS) 이 같은 관행을 깨뜨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데이터다. 김 대표는 "과거까지 데이터가 없어 개인 신용에 의존한 개인사업자 대출이 어쩔 수 없었다면 이런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모회사인 한국신용데이터서 대출 신청 시점과 근접한 매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이후 POS 등을 통해 얻는 데이터는 이 매장이 순익도 추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매장 규모와 혼잡도도 신용평가모형의 데이터로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우 대표는 "똑같이 3천만원씩 나오는 매출 매장이 있다고 가정해보자. A매장의 면적은 좁은 10평(33.05㎡)이고 B매장 면적은 50평(165.28㎡)이라고 하면 어떤 매장이 더 돈을 많이 번다고 볼 수 있을지를 고려하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어 "맛집과 맛집이 아닌 식당도 점심시간이 지난 이후에 손님이 얼마나 꾸준히 유입되느냐의 데이터로 분석할 수 있다"며 "오후 2시부터 5시 사이 매출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고 저녁시간에도 점심시간 만큼이나 꾸준히 손님이 유입된다면 맛집일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김 대표는 "즉, 200만개의 개인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축적해 온 데이터와 유의미한 데이터 간 연결로 얻은 분석으로 신용평가모형을 만들었다"며 "초기 모형은 지속적으로 개선단계를 밟아나가고 있으며 다양한 기관과 금융사에서 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신용평가사는 신용카드사들도 눈여겨보고 있으며, 속속 지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용카드사들도 개인사업자들의 매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상우 대표는 "한국평가정보는 한 카드사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드사의 매출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부분을 가진 것과 전체를 가진 것의 차이는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개인사업자 여신 10% 제대로 평가해 금융비용 절약 목표" 한국평가정보는 국내 개인사업자의 여신 10%를 제대로 평가해 금융 비용을 절약하는 목표를 세웠다. 김 대표는 "한국은행 집계에 따르면 개인사업자의 은행 대출이 450조원 수준인데 10%를 우리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다고 하면 45조원을 다시 평가하게 되는 수준"이라며 "이들이 은행에서 받은 금리고 연 15~18%였다면 중금리 수준인 연 6~8%로 바꾸게 되면 어떨까"라고 말문을 이어나갔다. 그는 "정말 보수적으로 1%만 한국평가정보 신용평가모형으로 금융비용이 절감됐다고 하면 45조원의 1%는 4천500억원"이라며 "이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개인사업자들이 사업자금을 잘 활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개인 및 기업 신용평가에 비해 개인사업자의 신용평가는 낙후됐었는데 2008년 나이스평가정보에 입사한 이후로 계속 고민하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라고 생각해왔다"며 "경제 주체로 개인사업자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