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 재고 쌓인다...프리미엄 제품에 '선택과 집중'
가전업계는 지난해 소비침체와 인플레이션 기조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세계 TV 출하량은 10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새해에는 더 줄어 연 2억대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다. ■ 가전소비 '꽁꽁' 재고 '한가득'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2022년 전 세계 TV 출하량을 약 2억185만대로 추정했다. 2021년보다 3.9% 감소한 수준으로 최근 10년 만의 최저치다. 새해에는 하락세가 다소 진정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보다 1.4% 감소한 1억9911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영상기기 매출 실적은 지난해 3분기 누적 24조1천억원 규모다. 재작년 31조4천억원 호실적을 기록하고 차츰 내리막을 걷고 있다. LG전자 영상기기 매출은 3분기 누적 11조2천억원로 2021년 19조7천억보다 낙폭이 크다. 소비 부진 속에서 물류비 부담은 가중된 모습이다. 재고가 큰 폭으로 쌓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3분기 재고자산 57조3천억원 규모로 재작년 4분기 41조3천억보다 약 38% 늘었다. LG전자는 지난해 3분기 11조2천억원로 재작년 말 9조7천억원보다 보다 15% 증가했다. 같은 기간 ▲쿠쿠홈시스 71.1% ▲신일전자 68.5% ▲SK매직 33.2% ▲위닉스 22.6% ▲롯데하이마트 4.6% 만큼 재고를 늘렸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재고는 쌓이는데 금리와 물가도 치솟아 물류비 부담이 상당하다”며 “군소업체는 지난해보다 새해가 더 고비일 것 같다”고 전했다. ■ 프리미엄 가전 시장 성장 잠재력 높아 대형가전은 한 번 사서 오래 쓰는 만큼 좋은 제품을 사자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크다. 방송 장비와 통신 기술 수준이 높아질수록 TV는 더 크고 선명한 제품으로 수요가 변하기 마련이다. 트렌드포스는 작년 12월 조사에서 TV 디스플레이가 평균 56인치로 1.4인치 커졌다고 평가했다. 이어 8K TV 출하량이 올해 40만대 수준으로 주춤한 모습이지만 새해에는 성장세로 돌아서 5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8K TV 시장에서 70% 넘는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나머지를 LG전자와 소니, TCL 등이 나눠 가졌다. 삼성전자는 작년 3분기 사업설명에서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초대형·프리미엄 시장을 지속 선도할 계획을 밝혔다. SDC(디스플레이) 부문도 QD-OLED 생산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투자를 집중할 예정이다. 유럽연합이 최근 에너지효율이 낮은 고성능 TV 판매를 제한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으나, 산업부와 업계가 공동으로 대응해 당장 새해 수출에는 숨통이 트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