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기업 70%, 정책금융 확대 체감 못해…문턱 더 낮춰야
수출기업 70%가 정책금융이 확대된 것을 체감하지 못하고 60%는 자금사정이 악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KITA·회장 구자열)가 6일 수출기업 577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제2차 무역업계 자금조달 및 정책금융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9.8%가 전반적인 자금사정이 전년 대비 '매우 또는 다소 악화'했다고 응답했다. 자금 사정 악화 원인(복수응답 기준)으로는 금리 인상(55.3%), 원부자재 가격 상승(53.9%), 매출 부진(44.7%) 등을 꼽았다. 직급별로는 CEO의 '자금 사정 악화' 응답비율(73.5%)이 전체 평균(59.8%)을 상회했다. 지난해 말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자금 사정 악화'라고 답한 응답은 45.7%로, 3개월 동안 자금 사정이 악화했다는 응답이 14.1%포인트 증가(59.8%)했다. 기업이 부담하는 이자비용 수준이 영업이익을 초과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25.3%로, 지난 조사(15.1%) 보다 10.2%포인트 증가했다. 최근 정부의 연이은 정책금융 확대 발표에 대한 체감도에 대해 응답자의 49.4%가 '잘 모르겠다'고 응답했고 21.0%는 '전혀 체감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책금융을 신청 애로사항으로 ▲지원조건의 높은 문턱 ▲정보 파악의 어려움 ▲복잡한 신청 절차 등을 들었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지원 외 필요한 제도로 '금리 부담 완화(49.6%)'를 가장 많았고 대출 한도 확대(34.8%), 만기상환 유예(26.9%) 등이 뒤를 이었다. 기업들은 정책금융 제도와 관련, ▲단기대출 상품 확대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서 대출 보증 중복 신청 가능 ▲정책금융 정보 제공 통합 포털 구축 ▲홍보 및 안내 강화 ▲서류 제출 절차 전산화 등을 건의했다. 정만기 무역협회 부회장은 “주요국 기준금리 인상과 은행 파산 등으로 금융 시장 불안이 심화하는 가운데 지난 연말 보다 올해 수출기업의 금융 애로가 가중됨을 확인했다”면서 “대외 금융 환경이 시시각각 변함에 따라 수출기업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연초부터 협회가 금융당국에 전달한 정책 건의 사항이 반영돼 연이은 금융지원이 발표되고 있어 다행”이라면서 “다만 수출기업이 이를 체감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관련 홍보와 정보 제공을 통해 정보 비대칭을 해소함으로써 보다 많은 업체가 수혜를 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무역협회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최근 잇따라 발표한 수출기업 대상 정책금융 확대·개선 방안에 시의적절한 조치이며 적극 환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