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입점업체 상생이 비즈니스 핵심…규제 신중해야"
'네카쿠배당토(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당근마켓·토스)' 등 국내 플랫폼 기업들과 입점 사업자 간 상생 관계 구축이 곧, 회사 비즈니스모델(BM)로 직결될 만큼 중요한 키워드라고 학계 전문가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정치권 내 플랫폼 규제 움직임을 놓고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12일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주최로 열린 굿인터넷클럽에서는 '플랫폼 경제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주제로 김민호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사회를 맡아 업계 관계자들이 의견을 주고받는 자리를 가졌다. 박민수 성균관대 글로벌경제학과 교수와 엄영호 동의대 교수, 신순교 플랫폼입점사업자협회 정책국장이 참여했다. 이들은 플랫폼이 입점업주 매출 증대와 판로 개척 등에 긍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신순교 국장은 “많은 (입점) 사업자가 온오프라인 병행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며 “플랫폼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소비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중소상공인 수익성 증진과 서비스 개선에 이바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플랫폼 입점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입장도 내비쳤다. 신 국장은 “플랫폼 입점에 대해 사업자들은 대개 '모두 좋다'고 대답한다”며 “영세 중소상공인 기준 플랫폼 병행 사업자와 오프라인만 운영하는 업주들 사이 매출 신장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고 강조했다. 플랫폼과 입점업체 상생이 이용자 규모를 늘리고, 결과적으로 사회적 가치를 제고한다는 견해도 있다. 엄영호 교수는 “플랫폼 기업들이 보유 기술만으로 성공하는 시대가 아니다”며 “외부 환경에 적응하고 이로부터 정당성을 확보한다는 점에서 상생 가치가 기업 생존으로 이어지는 형태”라고 했다. 입점업체와 공생이 기업 BM으로 연결된다는 설명이다. 엄 교수는 “플랫폼 기업들에 팬데믹은 위기이자,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찾고 BM을 발굴하는 등 여러 전략을 모색할 수 있던 모멘텀”이라며 “그간 직접적인 관계 형성이 중요했다면, 상대적으로 이해관계가 낮던 주체들에게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한 인공지능(AI) 기반 스피커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전에는 어르신들이 플랫폼 기업에 직접 판매와 연관되지 않은 이해관계자였다면, 이제는 사회적 가치 창출과 상생이라는 관점에서 중요한 소비층이 됐다는 얘기다. "정부 규제,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 초래…소상공인 설 곳 없어져" 전문가들은 플랫폼 기업을 둘러싼 정치권 규제 칼날에 대한 시각도 드러냈다. 현재 국내에서는 플랫폼 기업을 겨냥한 20개 가까운 온라인 플랫폼 규제안이 국회 계류 중이다. 윤석열 정부 공정거래위원회는 올 초 '플랫폼 독과점 규율 개선 전문가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이 TF는 최근까지 제재 방안을 논의했으며, 조만간 주요 방향과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유럽연합(EU) 디지털시장법(DMA)과 유사한 사전규제 방식이다. 정부 규제가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민수 교수는 “규제를 가하면 제약을 많이 받는 건 빅테크가 아닌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플랫폼”이라며 “규제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고 제언했다. 신순교 국장 역시 “무리한 규제로 내수 플랫폼 시장이 쇠퇴하면 소상공인들은 설 곳이 없어진다”며 “자율규제를 통한 수수료 동결과 비용 지원, 빠른 대금 정산 등 이들이 생계를 유지해 나갈 직접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는 데 정부와 국회에서 관심 두길 바란다”고 했다. 규제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뺏긴 뒤 빅테크에 의존하는 구조로 흘러간다면, 생태계를 망가뜨릴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지적이다. 박 교수는 “이미 국내에는 공정거래법을 비롯한 여러 제재안이 존재한다”며 “플랫폼이 시장 지위를 남용해 입점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피해를 주면, 기존 법들로도도 해결 가능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행법상 규제 불가능한 영역이 있는지 따져보고 법안을 내놓아야 하는데, 이는 경험해 본 결과 드물다”고도 했다. 엄 교수는 “규제와 사회 환경 변화에는 시차가 존재한다”며 “플랫폼 기업 특장점은 빠른 변화에 따른 대응력으로, 정부에서도 이를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