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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패턴을 지문처럼…진위 판별은 폰 손전등으로"

나노패턴을 이용한 복제 방지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물 위에 나노 입자 무늬를 만들어 '지문'처럼 이용하는 보안 기술이다. 핸드폰 손전등 만으로도 진위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KAIST는 김상욱 신소재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권석준 성균관대학교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무작위로 만들어지는 '콜로이드 나노 패턴'(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은 입자들이 모여 만든 고유한 미세 무늬)'을 이용해 간단한 빛만으로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보안 원천기술을 개발했다고 26일 밝혔다. 연구팀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수십만분의 1 정도인 수백 nm 크기의 둥근 입자들을 물 위에서 스스로 모이게 했다. 이 과정에서 입자들이 모이는 위치와 방향이 매번 달라 서로 다른 무늬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지는 패턴이 핵심이다. 작은 알갱이를 바닥에 뿌릴 때마다 서로 다른 모양으로 놓이는 것과 비슷하다. 황사무엘 석사과정생은 "같은 알갱이를 같은 방법으로 다시 뿌려도 이전과 완전히 똑같은 위치와 방향으로 놓이기는 어렵다"며 "연구팀은 이렇게 우연히 만들어진 나노 입자의 배열을 제품을 구별하는 고유한 '나노 지문'으로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황사무엘 석사과정생에 따르면, 나노패턴을 형성한 뒤 백색 LED를 입사하면, 이 빛이 통과하면서 회절패턴이 발생한다. 이때 나타나는 패턴의 경우의 수가 10의 20승개다. 또 542nm 파장의 그린레이저를 입사했을 때 패턴이 나타나는 경우의 수가 10의 164승개다. 이걸 합칠 경우 10의 184승 개의 경우의 수가 생기는 것. 패턴이 만들어지는 경우는 거의 무한대 수준이라는 것이 연구팀 설명이다. 이 같이 이 기술은 복제도 어렵지만, 패턴을 읽는 방법이 의외로 간단하다. 스마트폰 손전등처럼 일반적인 빛을 비추면 나노 입자가 놓인 방식에 따라 고유한 색과 반사 무늬가 나타난다. 레이저 포인터를 비추면 빛이 미세한 입자 구조를 만나 여러 방향으로 퍼지면서 또 다른 고유한 빛의 무늬가 나타난다. 연구팀은 제품마다 이렇게 나타나는 두 가지 빛의 무늬를 미리 등록해 두고, 실제 제품에서 나타나는 무늬와 비교해 진위를 확인할 수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 나노 구조를 유연한 플라스틱과 금속, 투명 필름, 하이드로겔(물을 많이 머금을 수 있는 부드러운 젤 형태의 소재) 등 다양한 표면에 옮겨 붙이는 데도 성공했다. 이에 따라 전자제품과 사물인터넷(IoT) 기기에 각각 고유한 '하드웨어 신분증'을 부여해 정품 여부를 인증하거나, 명품·미술품·의약품 등의 진위를 확인하는 위조 방지 라벨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투명 필름에도 적용할 수 있어 제품의 디자인이나 외관을 가리지 않는 보안 스티커로도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김상욱 교수는 전화통화에서 "백색 LED는 핸드폰 손전등과 같은 파장이고, 레이저 포인트는 542nm 그린레이저 파장을 의미한다"며 "이들 두 종류의 빛을 비춰 진위를 확인한다"고 말했다. 상용화와 관련해서 김 교수는 또 "기초연구를 통해 원천특허를 확보했다"며 "수요처가 발굴되면, 실용화가 매우 기대되는 기술"이라고 덧붙였다. 연구는 양건국 KAIST 신소재공학과 박사와 임성균 성균관대학교 화학공학과 박사과정생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에 7월 23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다.

2026.08.26 09:29박희범 기자

두경부암·육종·재발성 직장암까지…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 암종 확대

중입자치료가 의료 현장에서 확대 적용되고 있다. 연세암병원이 중입자치료 적용 암종을 두경부암, 육종과 재발성 직장암으로 확대한다고 19일에 밝혔다. 연세암병원은 2023년 전립선암을 대상으로 국내 최초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이후 췌장암, 간암, 폐암 순으로 치료 범위를 넓혀왔다. 이번에는 두경부암, 육종, 재발성 직장암 등으로 적용 암종을 넓혔다. 특히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2호기가 본격 가동되며 고정형치료기 1대와 회전형치료기 등 총 3대의 중입자치료기를 동시에 운용하는 체제를 갖추면서 치료 역량과 환자 수용 능력을 한층 끌어올리게 됐다. 중입자치료기는 조사 장치가 움직이지 않는 고정형치료기와 환자 주위를 360도 회전하는 회전형치료기로 나뉜다. 회전형치료기는 환자가 치료대에 누운 상태에서 조사 장치가 회전하며 여러 각도에서 중입자선을 전달한다. 종양의 위치와 모양, 주변 정상 장기의 분포에 따라 조사 방향을 선택할 수 있어 복잡한 형태의 종양을 정밀하게 치료하는 데 유리하다. 세계 최초로 회전형치료기 2대를 포함한 총 3대의 중입자치료기를 운영하는 연세암병원은 하루 약 40명, 연간 1만800명의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 금웅섭 연세암병원 중입자치료센터장은 “주요 장기가 밀집해 수술이 어렵거나 기존 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난치성 종양의 경우, 정상 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이 핵심”이라며 “이번 회전형치료기 2호기 전면 가동을 통해 주변 정상 장기를 안전하게 보호함과 동시에 방사선 저항성 암세포를 효과적으로 제어하는 맞춤형 치료를 확대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상길 연세암병원장은 “중입자치료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치료 적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라며 “중입자치료는 다른 치료가 어려워진 뒤 찾는 선택지가 아니기에, 골든타임에 맞춰 적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연세암병원은 중입자치료와 더불어 수술·항암화학요법·방사선요법이라는 3대 표준치료를 환자 상태와 진행 시기에 맞춤형으로 적용해 최선의 치료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두경부암은 뇌 아래에서 쇄골 위에 이르는 머리와 목 부위에 발생하는 암으로 구강‧인두‧후두‧비강‧부비동‧침샘 등에서 발생한다. 중입자치료가 가능한 두경부암 종류는 기존 방사선치료에 저항성을 보이는 비부비동, 뇌기저부, 침샘 등에 발생한 수술이 어려운 비편평세포암으로 선양낭성암종 및 점막악성흑색종이 대표적이다. 두경부에는 호흡하고, 말하고, 음식을 삼키는 데 필요한 기관뿐 아니라 뇌, 척수, 시신경, 주요 혈관과 신경이 밀집해 있어 암을 충분히 제거하는 것만큼 치료 후 호흡·발성·연하 기능과 외형을 보존하는 것이 중요한데 중입자치료를 적용하면 종양을 제어하면서도 뇌, 시신경, 척수, 침샘과 같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러 방향에서 종양을 정밀하게 조사할 수 있는 회전형치료기를 활용하면 종양의 위치와 형태에 따라 환자별 조사 각도를 설정할 수 있다. 통상 4주간 총 16회에 걸쳐 고선량 탄소이온을 암 조직에만 정밀 조사한다. 일본의 대규모 다기관 연구(J-CROS)에 따르면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에서 5년 국소제어율(치료한 부위에서 암이 재발하지 않은 비율)이 선양낭성암종 68%, 점막멜라닌종 84%, 점액표피모양암 95%에 달하고 5년 생존율 역시 70~80% 수준으로 기존 방사선치료를 뛰어넘는 성적을 입증했다. 또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확인한 메타분석 연구에서도 비부비동암 환자의 중입자치료 이후 3년 전체생존율이 75.1%, 3년 국소제어율이 80.2%로 기존 X선 방사선치료나 양성자치료 성적보다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육종은 척추, 골반, 천골, 두개저 등 수술이 어려운 부위에 발생하거나 주요 신경과 혈관을 침범하면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 또 기존 방사선치료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 고선량이 필요할 뿐만 아니라 척수‧장‧신경 등 주요장기가 인접해 충분한 선량을 안전하게 전달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일본 양자과학기술연구개발기구(QST병원)와 군마대학병원 등이 발표한 임상연구에서 절제 불가능한 골육종에서 중입자치료 후 5년 국소제어율은 74%, 5년 생존율은 73%에 달했고, 부작용 대부분도 관리가능한 수준이었다. 연부조직육종에서도 5년 국소제어율 65~69%로, 기존 X선 방사선치료(28~73%)에 비해 안정적인 성적을 보였고 중증 부작용 발생률은 15% 미만으로 낮았다. 재발성 직장암은 근치적 절제 후에 골반 안에서 종양이 재발하는 경우를 말하는데, 골반 안에 소장, 대장이 밀접해 충분한 선량을 조사하기 어렵고, 이미 골반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는 누적 선량 부담이 더해진다. 중입자치료는 고선량을 집중하면서 장, 방광, 신경 등 주변 정상 조직에 전달되는 방사선량은 낮출 수 있고 회전형치료기 활용으로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의 대규모 다기관 연구(J-CROS)에 따르면 수술이 어려운 재발성 직장암 환자에게 중입자치료를 시행한 결과 3년 국소제어율이 93%, 5년 국소제어율이 88%에 달했을 뿐만 아니라 3년 생존율이 73%로 나타났다. 연세암병원과 QST의 공동연구 결과, 이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재발성 직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중입자치료가 X선 재조사 대비 국소재발, 사망, 장기부작용을 모두 유의하게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2026.08.19 13:11조민규 기자

한·미 공동 '차세대 인공증우 원천기술' 개발나서

기상청 국립기상과학원은 12일부터 14일까지 제주 서귀포시 구름물리실험챔버동에서 미국 노스다코타대학교 연구진과 공동으로 '전기장'을 활용한 차세대 인공증우 기술 개발을 위한 실증연구에 나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고전압 환경에서만 가능하다고 여겨져 온 기존 이론에서 벗어나 저전압 환경에서 전기장이 얼음결정을 만들 수 있다는 최근 연구 결과를 실증해 보는 세계 최초의 시도다. 데이비드 델렌 노스다코타대학교 교수가 국립기상과학원에 방문, 미국이 개발한 고정밀 전기장 발생 장치와 기상청의 대형 구름물리실험챔버를 연계해 지금까지 관측이 어려웠던 다양한 온도와 전기장 조건에서 구름 입자의 응집과 얼음결정 성장 과정을 세계 최초로 실험·관측할 예정이다. 기상청 측은 이번 공동연구는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첨단 '대형 구름물리실험챔버'를 공동 활용한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지닌다고 전했다. 구름물리실험챔버는 기온·기압·습도를 조절해서 실제 대기 중 구름 환경을 정밀하게 재현할 수 있는 국내 유일 연구시설이다. 강현석 국립기상과학원장은 “국내 독자 기술로 구축한 첨단 실험 장비로 한·미 양국이 세계 최초 기상 신기술 연구에 도전하는 뜻깊은 사례”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새로운 인공증우 기술의 과학적 기반을 마련하고, 국제 기상기술 혁신을 선도하는 국제협력 모델로 발전시키겠다”고 밝혔다.

2026.08.12 11:21주문정 기자

POSTECH-건국대, 빛으로 피부 상처 치료하는 '착용형 패치' 개발

빛으로 피부 상처를 치료하는 착용형 패치가 개발됐다. 패치 개발은 POSTECH(포항공과대학교)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에 근무중인 한세광 교수와 조경주 석사과정생, 김성종 박사와 건국대 김혜민 교수 연구팀이 공동 진행했다. 빛 치료를 위해선 통상 적색광을 내는 발광입자(RSLP) 소재를 쓴다. 연구팀은 발광입자로 CaSr(칼슘-스트론튬) 황화물 기반위에 유로퓸(Eu)과 툴륨(Tm)을 첨가하는 방법으로 넓은 파장대 빛을 흡수하도록 설계했다. 이 입자는 상처 치료에 적합한 640nm 부근의 적색광을 방출한다. 빛이 잠시 끊겨도 어둠 속 야광별처럼 잔광을 낸다. 이 입자가 내뿜는 적색광은 광감작제(Ce64)를 활성화해 상처 경계면 콜라겐을 엮어 절개 부위를 봉합하고, 섬유아세포 증식과 세포 이동을 촉진한다. 염증을 완화하고 새살을 돋게 한다. 연구팀은 이 입자를 신축성이 좋은 실리콘 소재(Ecoflex)에 고르게 넣어 피부에 밀착되는 패치로 만들었다. 한세광 교수는 "봉합과 재생이라는 두 가지 일을 빛 하나로 동시에 한다"며 "실용화를 위해서는 다양한 상처 유형과 피부 조건에서의 장기 안전성, 광량·착용시간 표준화, 광감응제 사용 방식, 멸균 공정, 의료기기 인허가를 위한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재료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에 온라인 게재됐다.

2026.08.10 19:10박희범 기자

KTL, 데크라 코리아와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시험성적서 상호인증 협력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은 글로벌 시험인증기관 데크라 코리아와 유로7과 유럽연합(EU) 탄소규제 대응을 위한 기술협력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KTL과 데크라코리아는 이번 협약으로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시험성적서 유럽 상호인정 기반을 마련했다. KTL 관계자는 “EU의 유로7 규제 시행에 따라 마모 미세입자 시험·인증 요구가 새롭게 적용되면서,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유럽 수출 규제 대응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협력 배경을 설명했다. 유로7은 배출가스뿐 아니라 브레이크·타이어 마모 입자, 배터리 내구성 등 차량 운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염 요인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EU의 최신 자동차 환경규제다. KTL은 지난해 구축한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인증 실험실을 기반으로 데크라와 상호인정 협력을 추진해, 국내 시험 결과가 EU 역내 형식승인 대응에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KTL은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관련 국제 규정에 부합하는 시험·인증 체계를 구축하고, 데크라 공식시험소 인정 추진을 통해 국내 기업의 유럽 규제 대응을 지원할 계획이다. KTL 측은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은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시험·인증을 더욱 효율적으로 준비하고, 유로7 규제 시행에 따른 유럽 수출 기술장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KTL과 데크라코리아는 이번 협약을 통해 ▲유로7 규제 및 비배기계 기술정보 상호 교류 ▲KTL 실험실과 연계한 유럽 인증 시험 상호인정 협력 ▲제품탄소발자국 및 EU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관련 기술 교류 등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킬리안 아빌레스 데크라 아시아·태평양 대표는 “이번 협력은 대한민국 대표 시험기관인 KTL이 수행한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시험성적서가 유럽에서 상호인정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첫걸음”이라며 “앞으로도 KTL과 협력해 한국 제품과 기술 시험 신뢰성을 높이고,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는 인증 협력 모델을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고영환 KTL 기후환경본부장은 “브레이크 마모 미세입자 규제는 세계적으로 새롭게 도입되는 규제로, 기업이 단독으로 대응하기 쉽지 않은 분야”라며 “이번 협력을 통해 국내 기업이 유로7 등 유럽 수출장벽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험·인증 지원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2026.07.22 06:26주문정 기자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건립…2031년 가동 목표

서울아산병원이 난치성 암 극복을 위해 최첨단 암 치료 장비인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한다. 이를 통해 난치성 암환자에게 맞춤형 정밀의료를 실현하고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하는 등 국내 암 치료 수준 향상에 기여한다는 목표다. 꿈의 암 치료라 불리는 중입자치료는 탄소 등 이온을 빛의 속도에 가깝게 가속한 후 중입자 빔을 암세포에 정밀 조사하는 방사선치료 방법이다. 기존 방사선치료보다 파괴력이 2~3배 높으면서도 암세포만 집중적으로 타격해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해, 초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이나 기존 치료에 내성을 가진 폐암, 육종암, 신장암, 재발암 등에 적용이 가능해 난치성 암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는 2031년 가동을 목표로 연면적 39,502㎡(약 11,949평)에 총 12층(지하 3층, 지상 9층) 건물로 지어진다. 내부에는 회전형 치료기 2대와 고정형 치료기 1대 등 최고 사양의 장비가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아산병원의 중입자치료기는 기존 치료기보다 중입자 빔의 조사 범위가 넓고 선량률(단위 시간 당 방사선 양)이 높아 단시간 넓은 범위를 치료할 수 있어 환자들의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고 한다. 또 탄소 이온뿐 아니라 헬륨, 네온, 산소 등 다양한 입자를 활용하는 멀티이온빔 장비는 정상조직의 손상은 최소화하고 내성이 강한 종양을 효과적으로 제거해 소아 종양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병원 측은 전망했다. 뿐만 아니라 CT 장비를 이용한 영상유도 시스템도 도입해 치료 중 변화하는 종양의 크기나 위치를 정확하게 반영함으로써 환자 맞춤형 치료를 실현할 예정이다. 지난 11일 열린 서울아산병원 중입자치료센터 착공식에는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과 박성욱 아산의료원장,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 송시열 중입자추진단장 등 병원 관계자를 비롯해 서강석 송파구청장, 도시바의 츠토무 다케우치 대표, 니켄세케이의 코우 이소기미 설계부문 대표, IPARK현대산업개발 정경구 대표 등이 참석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은 “선친이신 정주영 설립자님이 1977년 아산재단을 만드실 때와는 달리 오늘날 무의촌은 사실상 사라졌지만, 여전히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많다”라며 “새로운 치료 기회를 기다리는 난치성 암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중입자 치료기 도입은 선친의 뜻을 이어가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승일 서울아산병원장은 “중입자치료는 방사선치료 가운데 가장 효과가 뛰어난 치료법 중 하나로, 장기간의 공사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최고 수준의 암 치료를 위해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결정하게 됐다. 암환자들의 치료 성과를 높이는 것은 물론 서울아산병원의 글로벌 경쟁력을 한층 강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암환자 8명 중 1명, 연간 106만명의 암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2026.06.12 10:39조민규 기자

건국대 연구팀, 췌장암 '15분 신속 진단' 신기술 개발 쾌거

건국대학교는 전봉현 교수(시스템생명공학과) 연구팀이 혈액 속 췌장암 표지자를 15분 만에 정밀 분석할 수 있는 차세대 신속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췌장암 조기진단의 오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연구 성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IF=15.7)'에 2월 온라인 게재됐다. 국내 과학기술 연구 성과 소개 플랫폼 '한빛사(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도 소개됐다. 논문명은 Early diagnosis of pancreatic ductal adenocarcinoma by signal-enhanced lateral flow immunoassay: SELFI 이다. 췌장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어 발견 시 이미 병이 진행된 경우가 많으며, 5년 생존율이 10% 미만에 머무는 대표적 난치암이다. 현재 영상 검사나 침습적 검사 방법은 환자 부담이 크고, 혈액검사 역시 분석 시간이 길거나 민감도가 충분하지 않아 조기진단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신호 증폭형 측방유동면역분석법인 'SELFI(Signal-Enhanced Lateral Flow Immunoassay)' 검사법을 개발했다. SELFI는 금 나노입자를 실리카 나노입자 표면에 고도로 조립한 나노구조체를 활용해, 나노입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핫스폿' 효과를 극대화함으로써 기존 신속진단키트 대비 검출 민감도를 약 28배 높였다. 이를 통해 췌장암 표지자인 'CA19-9'를 0.15 U/mL 수준까지 검출할 수 있으며, 분석 시간은 15분이다. 췌장암 환자 혈청 샘플을 활용한 임상 검증에서도 SELFI의 성능이 확인됐다. 정상인과 조기·말기 췌장암 환자 샘플을 비교 분석한 결과, SELFI는 조기 환자와 정상인을 구분하는 진단 정확도에서 기존 검사법에 속하는 'ELISA'나 신속진단키트 방식보다 높은 성능을 보였다. 특히 조기 췌장암 진단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향상이 입증돼, 조기 선별검사 도구로서의 가능성을 명확히 제시했다. 이번 연구는 여러 대학과 의료기관, 해외 연구진이 참여한 다학제·국제 공동연구로 수행됐다. 장소현·신민섭(건국대), 한지석(한밭대)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고 김재희 교수(건국대), 송지환 교수(한밭대, 현 서강대), 이종찬 교수(서울대 분당병원), 루크리 교수(하버드 의과대학)가 전봉현 교수와 함께 공동 교신저자로 연구를 이끌었다. 연구에서는 Bridge 3.0 과제 지원을 통해 해당 기술의 다양한 질병 진단 확장 가능성도 검토됐다. 연구진은 췌장암뿐 아니라 다양한 암 및 질환 바이오마커 진단으로 SELFI 기술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연구 성과가 예방의학 및 정밀의료 분야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봉현 교수는 “SELFI는 신속성·민감도·신뢰성을 동시에 확보한 진단 플랫폼”이라며, “다기관 공동연구를 통해 기술적 가능성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봉현 교수는 글로벌 학술 분석기관 'ScholarGPS'가 2025년 발표한 세계 상위 0.5% 연구자(2024년 실적 기준)에 선정돼, 생명과학 및 생물학 분야에서의 연구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2026.03.03 17:50주문정 기자

35년 이래 가장 쎈 태양풍 지구공습…우주전파재난 '주의' 발령

35년만에 가장 센 태양풍이 지구를 덮쳤다. 우주항공청은 지난 19일 발생한 코로나물질방출(CME)이 20일 새벽 지구에 도달, 태양입자유입 4단계 경보와 지자기교란 4단계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우주전파재난 위기경보 '주의(Yellow)' 단계를 발령했다고 20일 밝혔다. 우주청 우주환경센터는 19일 2시 56분 발생한 강력한 흑점 폭발에 동반된 CME 영향으로 20일 3시 17분 태양입자유입 4단계 경보를 발령헸다. 이는 역사상 가장 높았던 1991년 3월 이후 약 3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난 1991년 3월(43,500 pfu), 1989년 10월(42,200 pfu) 이후 가장 높은 37,000 pfu로 관측됐다. pfu는 1초 동안 단위 면적에 유입되는 고에너지 입자의 양을 세는 단위다. 우주청 우주위험대응과는 태양입자유입 4단계 경보에 따라 20일 4시 20분 우주전파재난 위기경보 '관심(Blue)' 단계를 발령했다. 이후 지자기교란 4단계 경보가 발령됨에 따라, 우주전파재난 위기대응 표준매뉴얼에 의거(최근 24시간 이내 우주환경 4단계 이상 상황이 두 차례 발생), 오전 5시 30분 위기경보를 '주의(Yellow)' 단계로 상향 발령했다. 우주청 "이번 우주전파재난으로 위성통신, GPS 위치정보 서비스, 항공기 항법 장비, 단파통신 등 전파 기반 서비스에 일시적인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현재까지 우주전파재난으로 인한 위성·항공·통신 등 주요분야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되었다. 윤영빈 우주항공청장은 “우주전파재난 상황에서 위성통신과 위치정보 서비스에 영향이 발생할 수 있다”며 “국민께서는 항공편 이용 시 운항 정보를 사전 확인하고 GPS 이용 시 위치 오차 가능성에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2026.01.20 18:26박희범 기자

화장품·식품·의약품 등에 많이 쓰이는 나노크기 '실리카', 태아 운동신경 발달에 "독"

식품첨가물과 화장품, 의약품 등에 쓰이는 나노미터 크기 실리카(SiO₂)가 태아 운동신경 발달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과학적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줄기세포융합연구센터 이미옥 박사 연구팀이 국가독성과학연구소 이향애 박사팀과 공동으로 인간 줄기세포 유래 뇌 오가노이드를 활용해 실리카 나노입자가 인간 초기 뇌 발달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8일 밝혔다. 실리카는 식품첨가물을 비롯해 화장품과 산업 소재, 의약품 등에 널리 쓰인다. 크기가 마이크론 단위 이상으로 비교적 큰 입자 형태에서는 안전한 물질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들어 분야별 미세화나 기능성 향상을 의해 나노입자로 만든 실리카가 많이 쓰인다. 연구팀은 "나노미터급 실리카 입자는 세포 내 유입, 조직 축적, 생체 장벽 통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 기존 독성 평가 결과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 식품이나 화장품, 환경 및 산업 현장을 통해 만성적·복합적으로 노출될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인체, 특히 발달 단계에서 신경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밀한 평가는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이번 연구 취지를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를 위해 인간 다능성 줄기세포(hPSC)로부터 도파민 신경계가 형성되는 중뇌 오가노이드를 제작하고, 신경발달 초기 단계에서 실리카(SiO₂) 나노입자 노출에 따른 변화를 분석했다. 분석결과 오가노이드의 전반적인 성장과 신경 전구세포 증식이 유의하게 감소했다. 도파민 신경 전구세포 및 성숙 도파민 신경세포 표지자 발현이 선택적으로 저해됨도 확인했다. 반면, 전체 신경세포 분화 자체는 크게 감소하지 않아 특정 신경계 계통에 선택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사멸 관련해서는 뚜렷한 세포 독성이나 세포 사멸을 유발하지 않았으며, 대신 성상세포 활성화 및 염증성 사이토카인(IL-6) 발현 증가 등 신경염증 반응이 관찰됐다. 또 오가노이드 내 활성산소종(ROS) 수준을 감소시키고, 칼슘 신호 전달과 신경 네트워크 전기생리학적 활동을 저해했다. 분자 수준 분석에서는 신경발달(CREB 및 PLC-γ1 등)과 시냅스 성숙에 중요한 신호 경로의 인산화가 감소했다. 전사체 분석을 통해 신경발달 및 시냅스 기능 관련 유전자 발현이 전반적으로 억제됨도 확인했다. 이미옥 박사는 "신경세포 발현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운동신경에 문제가 생긴다"며 "나노 실리카가 전반적으로 줄기세포 성장과 분화를 억제하는 등 뇌 기능적 교란이 일어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환경위해성 분야 국제학술지(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 IF 11.3)에 게재됐다. 교신저자는 생명연 이미옥 박사 및 한국독성연구소 이향애박사, 제1저자는 생명연 김서현, 이영선 연구원이다. 연구는 과기정통부 국가전임상지원체계구축사업, 인공아체세포기반 재생 치료기술 개발 사업단, 바이오의료개발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을 받았다.

2026.01.08 16:07박희범 기자

스페인 통신위성, 우주 입자와 충돌 사고…손상 우려많아 [우주로 간다]

스페인의 통신 위성이 우주 공간에서 이동하던 중 고에너지 우주 입자와 충돌해 손상되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우주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페인 통신위성 스페인샛(SpainSat) NG-2을 운영하는 '히스데샛(Hisdesat)'의 대주주 인드라 그룹은 성명을 통해 “스페인샛 NG-2가 정지 궤도의 작전 위치로 향하던 중 우주 입자와 충돌했다”고 최근 밝혔다. 스페인샛 NG-2는 지난해 10월 23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내버럴 우주군 기지에서 스페이스X의 팰컨9 로켓에 실려 발사됐다. 이후 정지궤도를 향해 서서히 이동해 왔으나, 이동 도중 우주 입자와 충돌하는 사고를 겪었다. 현재까지 위성의 구체적인 손상 정도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우주 입자 충돌은 고도 약 5만㎞에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구 상공 약 3만5천786㎞에 위치한 정지궤도보다 훨씬 높은 고도로, 궤도상에 떠 있는 인공 파편과의 충돌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우주 입자 충돌은 태양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입자나 우주 먼지, 자연적 파편 등이 위성이나 우주선과 충돌해 손상을 일으키는 현상을 말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고가 발생한 고도를 고려할 때, 인공 우주 파편보다는 태양 입자 등 고에너지 우주 입자에 의한 손상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인드라 그룹은 “기술팀이 현재 가용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피해 규모를 분석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스페인샛 NG-2를 최대한 신속하게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026.01.06 10:30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병 속에서 번개가 치네…입자 가속기 실험 '화제'

한 유튜버가 입자 가속기를 사용해 투명한 아크릴 원통 속에서 번개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해 화제가 되고 있다고 과학매체 인터레스팅엔지니어링이 최근 보도했다. 이 야심찬 실험을 진행한 이는 일렉트론 임프레션스(Electron Impressions)라는 유튜버다. 그는 아크릴과 같은 절연체 재료에 고에너지 전자를 주입해 방전이 일어난 경로에 따라 발생하는 이온의 분포를 나타내는 '리히텐베르크(Lichtenberg)' 무늬를 만드는 것으로 유명한 유튜버다. 공개된 영상에서는 병 속에서 나무 모양의 화려한 무늬가 빛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전자들은 재료 내부 깊숙이 침투해 전하를 축적시키고 이후 전하가 방출되면 재료 내부에서 균열이 발생하는데 이 과정에서 나무 모양의 독특한 패턴을 만든다. 언뜻 보면 번개가 병 속에 갇힌 것 같은 모양이다. 지금까지 일렉트론 임프레션스는 주로 평평한 판이나 원반 형태에서 실험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실험 과정을 완전한 원통형 형태로 확장시켰다. 원통 속에서 번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 원통형 구조에서 균형 잡힌 무늬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전자가 고체 물질 내부로 침투하는 방식 때문이다. 평평한 아크릴 조각의 경우 전하를 비교적 쉽게 중심부에 집중시킬 수 있지만, 원통형 구조에서는 한 방향에서만 전자를 조사할 경우 무늬가 한쪽 면에만 형성돼 불균형한 결과가 나타난다. 입자 가속기 자체를 회전시킬 수 없었던 만큼, 제작자는 대신 아크릴 원통을 회전시키는 방식을 택했다. 이를 통해 전자들이 중심 축을 기준으로 모든 방향에서 재료 내부로 유입되며, 전하가 방사형으로 고르게 분포되도록 했다. 회전 속도 조절 역시 중요한 변수였다. 원통이 너무 느리게 회전하면 전하가 균일하게 축적되지 않았고, 반대로 너무 빠르게 회전하면 전자 노출량이 부족해졌다. 이에 따라 그는 분당 약 150회 회전 속도로 원통을 돌리며 1~2초의 짧은 노출 시간 동안 전자를 여러 차례 조사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극한 방사선 환경을 고려한 회전 장치 설계 입자 가속기 내부에서 사용할 회전 장치를 설계하는 것도 큰 과제였다. 가속기 내부의 방사선 강도는 최신 전자 장치를 손상시킬 만큼 강하기 때문이다. 제작자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회전 장치의 구조를 최대한 단순화하고, 방사선에 견딜 수 있는 부품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구동 장치로는 12볼트 납축 배터리(lead-acid battery)로 작동하는 브러시드 DC 모터가 사용됐다. 납축 배터리는 고에너지 리튬 배터리에 비해 방사선 내성이 뛰어난 것이 장점이다. 또한 구조 부품 대부분은 고방사선 환경에서도 안정성이 검증된 검은색 PETG 플라스틱으로 3D 프린팅해 제작됐다. 충전에서 방전까지 실험에 사용된 투명 아크릴 원통은 직경 2인치 크기로, CAD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설계됐다. 실험 도중 파손에 대비해 동일한 원통 두 개를 제작했다. 이후 가속기 챔버에 장착한 뒤, 방사선 차폐 처리가 된 고프로 카메라로 전자가 아크릴에 충돌하며 발생하는 발광 현상을 촬영했다. 원통의 곡면을 통해 내부를 관찰하면 빛의 굴절로 인해 패턴이 실제보다 더 크고 극적으로 보인다. 완성된 작품은 전기 현상이 어떻게 강렬한 3차원 구조로 변모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며, 어려운 위업을 뜻하는 '병 속의 번개(lightning in a bottle)'라는 관용 표현이 단순한 비유에 그치지 않음을 잘 보여준다고 해당 매체는 평가했다. ▶ 영상 링크 https://www.youtube.com/watch?v=8a3GfozsU0s

2025.12.27 16:20이정현 미디어연구소

토스터·드라이어의 배신..."초미세 유해입자 제조기"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가정용 가전제품들이 공기 중으로 다량의 초미세입자(UFP)를 배출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럿은 최근 부산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토스터·에어프라이어·헤어드라이어 등 다양한 가정용 기기가 초미세입자의 주요 발생원이 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특수 실험실에 챔버를 설치하고 다양한 가정용 기기에서 배출되는 공기 중 초미세입자(UFP)의 양을 측정했다. UFP는 크기가 100나노미터(nm) 미만으로, 인체 깊숙이 침투할 수 있을 만큼 작다. 실험 결과 대부분의 기기에서 다량의 UFP가 방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토스터의 경우 빵을 넣지 않은 상태에서도 분당 약 1조 7천300억 개의 초미세입자를 배출해 가장 심각한 수준을 보였다. 이번 연구에서는 UFP가 실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측정하지는 않았지만, 연구팀이 수행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이 입자들은 코에서 걸러지지 않고 성인과 어린이의 폐 깊숙이 침투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진은 기도가 좁은 어린이의 경우 초미세입자가 폐에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아 특히 취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대 환경공학과 김창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전제품 설계 단계에서 배출량을 고려할 필요성과 연령별 실내 공기질 가이드라인 마련의 중요성을 보여준다”며 “장기적으로 일상적인 가전제품에서 발생하는 초미세입자 배출을 줄이면 만성 노출 위험을 낮추고 보다 건강한 실내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특히 어린이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가전 내부의 가열 코일과 회전식 모터가 초미세입자를 다량 생성하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브러시가 없는 헤어드라이어는 기존 제품보다 UFP 배출량이 10~100배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공기 중 입자 분석 과정에서 구리, 철, 알루미늄, 은, 티타늄 등 중금속 성분도 검출됐다. 이는 가열 코일과 모터에서 직접 떨어져 나온 금속 입자로 추정된다. 김 교수는 “이러한 중금속 입자가 체내에 유입될 경우 세포 독성과 염증 반응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비록 이번 연구가 초미세입자의 건강 영향을 직접적으로 규명하지는 않았지만, 다수의 선행 연구에서는 UFP가 천식, 심혈관 질환, 고혈압, 당뇨병, 암 등과 연관될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최근 가전제품, 방향제, 헤어스프레이 등 일상 제품에서 발생하는 실내 공기질 문제에 대한 연구가 증가하고 있다. 기후 변화와 세계적 팬데믹 이후 실내 체류 시간이 크게 늘어난 점도 이러한 연구 흐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오염물질의 발생 원인을 파악하는 것은 건강한 실내 공기질 유지를 위한 예방 조치와 정책 수립에 중요한 기초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환경 분야 국제 학술지 '위험물질 저널(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실렸다.

2025.12.19 13:36이정현 미디어연구소

'반물질 비밀 풀까'...美에너지부, 입자 물리학에 양자컴퓨터 도입

미국 에너지부가 역대 최대 규모의 디지털 양자 시뮬레이션을 구현했다. 슈퍼컴퓨터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복잡한 입자 물리 현상을 양자컴퓨터를 활용해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연구진은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반물질과 중성자별처럼 기존 컴퓨터로는 다루기 어려웠던 극한 환경을 양자 시뮬레이션으로 구현하고 이에 대한 새로운 해답을 제시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밝혔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에너지부 과학국 산하 핵물리 프로그램팀은 IBM의 양자컴퓨터에서 100개가 넘는 큐비트를 활용해 확장 가능한 표준모형 알고리즘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알고리즘은 핵입자물리 현상을 모사하는 확장형 양자회로를 구성하고 표준모형 방정식을 디지털 양자 시뮬레이션 형태로 재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표준모형은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입자와 이들 사이에 작용하는 힘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하지만 밀도가 매우 높거나 시간이 따라 역동적으로 변하는 상황에서는 방정식이 지나치게 복잡해 가장 성능이 뛰어난 슈퍼컴퓨터로도 계산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넘기 위해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는 전략을 택했다. 이를 위해 연구팀은 먼저 입자 물리학을 설명하는 표준모형을 아주 작은 규모로 단순화해, 일반 컴퓨터에서 계산 가능한 모형계를 만들었다. 이 계산에서 얻은 결과를 바탕으로 시스템 크기가 커질 때도 회로 구조를 규칙적으로 덧붙여 나갈 수 있도록 설계를 정리했다. 이후 이 설계를 양자컴퓨터에 그대로 옮겨 쓸 수 있는 확장형 시뮬레이션 모델로 구현해, 큰 규모에서도 동일한 원리로 동작하는 양자회로를 만들어 냈다. 연구팀은 이렇게 만든 모델을 1차원 직선 위에서 입자와 빛의 상호작용을 다루는 양자전자역학(QED) 단순 모형인 '슈윙거 모델'에 적용했다. 그 결과 겉으로는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양자 요동이 끊임없이 일어나는 진공 상태와, 강한 힘으로 결합된 입자 덩어리인 하드론 상태를 양자컴퓨터 위에서 직접 준비하는 데 성공했다. 실험 검증도 이뤄졌다. 연구팀은 작은 크기의 계에 대해서는 고전 슈퍼컴퓨터로 얻은 계산 결과와 양자컴퓨터 시뮬레이션 결과를 비교해 상태가 회로 깊이에 따라 체계적으로 개선될 수 있고 진공의 물리량이 퍼센트 수준 오차로 재현된다는 점을 확인했다. 에너지부는 이를 디지털 방식으로 수행된 양자 시뮬레이션 가운데 현재까지 최대 규모 실험으로 평가했다. 이번 성과는 양자컴퓨터가 단순 계산 검증 수준을 넘어, 실제 핵입자물리에서 다루는 계와 유사한 구조를 지닌 시스템을 직접 다룰 수 있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준다. 특히 초기 상태를 확장 가능한 회로로 준비할 수 있게 되면서, 향후 더 많은 큐비트를 활용해 복잡한 입자 충돌 과정이나 초고밀도 조건을 순차적으로 계산해 나갈 수 있는 잠재력을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 이번 연구는 미국 에너지부와 워싱턴대학교 '인큐베이터 포 퀀텀 시뮬레이션(IQuS)', 양자과학센터(QSC) 등의 지원으로 이뤄졌다. 구체적인 이론·실험 결과는 미국물리학회가 발간하는 'PRX 퀀텀'과 '피지컬 리뷰 D'에 각각 게재됐다. 워싱턴대학교 마틴세이지 양자 시뮬레이션 인큐베이터는 "이번 성과는 단순한 개념 증명을 넘어, 극한 조건에서 물질이 어떻게 거동하는지를 본격적으로 계산할 수 있는 '양자 시뮬레이션 로드맵'의 초석"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물질과 반물질이 왜 비대칭으로 남았는지, 초신성이 어떻게 무거운 원소를 만들어 내는지, 중성자별 내부와 같은 초고밀도 물질의 성질은 어떠한지 등, 기존 고전 컴퓨팅만으로는 접근이 어려웠던 문제에 답을 줄 도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 양자 하드웨어 성능과 오류 보정 기술이 개선되면, 이번 회로 설계를 기반으로 표준모형의 강한 상호작용을 포함한 보다 복잡한 3차원 문제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2025.11.23 19:00남혁우 기자

"유령입자 찾는다"...中, 중성미자 관측소 가동 시작

10년에 걸친 공사 끝에 중국의 차세대 중성미자(中性微子, neutrino) 관측소가 가동에 들어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기즈모도 등 외신들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 광둥성 장먼시에 위치한 중성미자 관측소 '주노'(JUNO)가 26일부터 데이터 수집을 시작했다. 지하 약 700m 깊이의 깊숙한 곳에 있는 이 거대한 구형 관측소는 약 53km 떨어진 두 개의 원자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중성미자의 질량을 측정한다. 중성미자는 질량이 거의 없고 전하를 띠지 않는 우주의 기본 입자로 알려져 있다. 다른 물질과 상호작용을 거의 하지 않아 '유령입자'라고도 불린다. 그 만큼 찾기 힘든 중성미자는 물리학자들의 창의력의 한계를 시험하지만, 향후 우주의 기원 등 근본적인 질문에 답을 줄 수 있는 단서로 꼽힌다. 중국과학원 고에너지물리학연구소는 주노가 직경 35m의 거대한 아크릴 구체에 무려 2만 톤의 액체 형광 물질로 검출기를 채우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액체 형광 물질은 중성미자가 빠르게 지나갈 때마다 깜빡인다. 검출기 주변에는 44m 깊이의 물웅덩이가 있으며, 그 안에는 이러한 섬광을 포착하여 과학자들이 분석할 수 있는 신호로 변환하는 튜브들이 있다. 주노 대변인 왕 이팡은 보도자료를 통해 "주노의 핵심 성능 지표가 설계 기대치를 충족하거나 초과했다며, “주노가 물질과 우주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 프로젝트에는 총 17개국, 74개 연구기관에서 700명 이상의 연구진이 참여했다. 연구진 중 약 300명은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를 포함한 유럽 출신으로 전해졌다. 주노는 향후 30년 간 운용될 예정이며, 운영 기간 중 또는 운영 종료 후 감도를 더욱 높이기 위한 업그레이드가 진행될 수 있다. 어느 쪽이든 주노를 통해 놀라운 과학 연구가 탄생할 것이라는 데 의심이 없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2025.08.28 15:17이정현 미디어연구소

한국, 국제핵융합실험로(ITER)서 170억 원 규모 수소저장용기 추가 수주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원장 오영국)은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국제기구와 한국사업단이 17일(현지시간) 프랑스 카다라쉬에서 중성입자빔용 수소저장용기(NBSB)에 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지난 3월 한국이 삼중수소 저장·공급시스템(SDS) 조달 약정을 체결한 데 이어 ITER 연료주기 분야 추가 협력으로, ITER 국제기구가 한국의 기술력과 이행 성과를 인정해 요청한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한국이 추가 협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중요한 배경은 KSTAR에서 중성입자빔 가열 장치를 활용해 플라즈마 이온온도 1억 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함으로써 기술 신뢰성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중성입자빔용 수소저장용기(NBSB)는 ITER의 플라즈마 가열 장치인 중성입자빔 시스템에 수소 동위원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한 핵심 설비로, 수소를 금속에 흡착시켜 안전하게 저장하고 필요할 때 방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장치는 중수소·삼중수소 연료를 저장·공급하는 '삼중수소 저장·공급시스템(SDS)'과 연계되어 운용되며, ITER 연료주기 시스템의 안정적 작동에 필수적이다. 한국은 중성입자빔용 수소저장용기 설계부터 제작, 시험 및 운송 등 전 과정을 수행하기 위해 ITER 기구로부터 총 1천100만 유로(한화 약 17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 향후 5년간 이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은 핵융합 연료 저장·공급 전반에 걸친 기술 역량을 한층 강화하고, 연료주기 분야의 국제적 위상 또한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러한 기반 기술은 ITER 이후 미래 핵융합 발전소에서도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기술로, 한국이 핵융합 에너지 선도 국가로 도약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전망이다. 오영국 원장은 “이번 협약은 ITER 국제기구가 한국의 기술력과 신뢰성을 높이 평가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핵심 기술 확보와 국제협력 확대를 통해 미래 핵융합 상용화 시대를 여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5.07.18 10:53박희범 기자

수소연료전지 촉매 상온서 합성 성공…초음파 만으로 성능 7배· 수명 4.2배↑

수소연료전지는 온실가스 배출 없이 고효율 전기 생산이 가능해 차세대 친환경 기술로 주목한다. 그러나 장시간 운전하면, 촉매 금속 성분이 녹거나 입자가 뭉쳐 반응 효율이 뚝 떨어진다. 촉매로는 백금을 주로 쓰는 데, 교체 비용도 만만치 않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오상록)은 수소·연료전지연구단 유성종 박사 연구팀이 POSTECH 천동원 교수, KAIST 양용수 교수, 동국대학교 진하늘 교수와 공동으로 고성능· 내구성 촉매를 상온에서 손쉽게 합성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응준 박사후연구원은 "수소연료전지는 전지 전체 비용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백금계 촉매 내구성과 경제성 확보가 상용화 필수 요소"라며 "이번에 개발한 기술이 이를 충족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 촉매는 백금과 니켈을 정밀하게 배열한 나노입자"라며 "반응 면적을 넓히고 촉매 손실을 줄이기 위해 내부가 비어 있는 돔 형태 구조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촉매는 600℃ 이상 고온에서 정밀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복잡한 공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이는 상온에서 초음파를 활용한 1단계 공정만으로도 촉매의 정밀한 구조 형성이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안경 세척기와 유사한 방식의 초음파 장치를 활용해 금속 원자가 자연스럽게 정렬되도록 유도했다. 이응준 박사후연구원은 "이를 통해 제조 공정을 단순화하고 생산비용을 줄이면서도 촉매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었다"고 부연설명했다. 실험실에서 성능을 검증한 결과, 이 촉매는 기존 상용 촉매보다 질량 활성도는 약 7배, 연료전지 구동 시험에서는 반응효율이 약 5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내구성 평가에서는 미국 에너지부(DOE) 기준으로 약 4만2천 시간 이상 안정적인 운전이 가능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산업계에서는 중·대형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상용화를 위해서는 제조비용이 최소 kW당 60달러 이하, 수명은 3만 시간 이상은 충족해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성종 박사는 "현재 상용 촉매 대비 수명이 약 4.2배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며 "트럭, 버스, 선박, 발전소 등 대형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교체 주기를 줄이고 유지관리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료전지 시스템에서 촉매는 전체 제조비의 약 30% 이상을 차지한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수소연료전지 가격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연구팀은 현재 다양한 전이금속(철, 니켈, 코발트 등) 조합으로 기술을 확장 중이다. 자동차용 연료전지 스택 단위 평가와 실증 연구도 진행 중이다.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T 주요사업,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았다.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즈'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2025.07.13 12:01박희범 기자

연세암병원, 전 생애주기 암 케어 본격화…하반기 중입자 풀가동

연세암병원이 하반기 중입자치료기 완전가동과 함께 전방위 암치료 시스템 구축 로드맵을 밝혔다. 연세암병원 최진섭 병원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56년의 암치료 경험과 끊임 없는 혁신을 통해 연세암병원은 암치료의 새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하반기 중입자치료기를 완전히 가동하며 신약치료, 중개연구, 다학제진료, 로봇수술 등 전방위 암 치료 시스템을 갖추고 빅데이터와 AI를 활용한 정밀의료를 통해 암치료의 미래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 연세암병원은 3대 난치암 치료 성적도 발표했다. 병원측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국내 암종의 상대생존율을 보면 폐암 34.7%, 간암 37.7%, 췌장암 16.5%인데 반해, 연세암병원은 폐암의 경우 43.7%로 9%p 높았고, 간암은 39.9%로 2.2%p, 췌장암은 16.5%로 2.6%p 높았다 이러한 성과는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폐암의 경우 기존 표준치료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전주기에 걸친 신약 임상 치료프로그램을 도입하고, 기존 면역, 표적 및 세포독성 항암제애 내성을 보인 환자를 위한 치료 대안을 제시하는 중개연구도 진행 중이다. 일례로 83세의 고령으로 폐기느잉 충분하지 않고 장기간의 만성 기저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수술 대신 중입자치료를 시행해 종양을 소멸시키고 현재 무병상태로 관찰중이다. 중입자치료는 치료가 어려운 폐암 환자에게 있어 기존의 방사선 치료법인 정위체부방사선치료(SBRT) 보다 부작용 발생 위험이 적어 긍정적인 치료 대안이 될 수 있다. 연세암병원은 지난해 6월 폐암환자에 중입자치료를 적용을 시작해 30명을 치료했다. 간암은 근치적 치료 방법인 수술과 간이식, 국소 소작술(고주파 열치료, 냉동치료)과 함께 간동맥 화학색전술, 방사선 색전술, 외부 방사선 조사, 전신 치료(항암치료, 면역치료) 등 다양한 치료를 병행하며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 특히 중입자치료기 도입으로 근치적 치료 효과도 상승하고 있는데, 갠트리(회전형) 치료기를 가동하며 중입자치료를 시작한 간암 부문에서는 간 부분 절제술 후 간 내 재발환자 등 기존에 치료가 제한적이었던 사례를 포함해 17명의 간암환자가 치료를 받았다. 췌장암은 신약‧항암치료를 통해 생존율을 높였다고 한다. 현재 연세암병원에서 120명 이상의 임상시험 전묵가가 참여해 연 400건 이상의 글로벌 임상시험을 수행하고 있으며, 중입자도 적극 활용해 100명의 환자가 치료받았다. 일례로 70대 여성 췌장암 3기 환자는 6개월간 항암치료를 받고 중입자치료 후 8개월 추적검사에서 종양의 크기가 급격한 감소세를 보이며 현재는 흔적만 남아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난치 암 정복 위한 인프라 확대와 치료 시스템 고도화 연세암병원은 그간 쌓아온 임상·연구 노하우를 바탕으로 난치 암 정복을 위한 인프라 확대와 함께 치료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중입자 갠트리 치료기 1대를 추가 가동하며 총 3대의 치료기 가동과 함께 두경부암‧골육종암 등으로 치료 암종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존의 치료 방법들과 중입자치료의 병용을 통해 최적의 치료 프로토콜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행성 환자 중 중입자치료가 어려웠던 환자군에 대한 적용을 확대하고, 소수전이암 환자에서도 치료 성과를 높이기 위해 중입자치료 적용을 고려하고 있다. 난치 암 극복을 위한 신약 임상시험과 중개연구도 더욱 확대한다. 2014년 신약 임상 전용 병동을 개소한 이후 꾸준히 면역·표적항암제 등의 임상연구를 활발히 수행하고 있으며, 다국적 제약사와 MOU를 맺고 신약 개발 및 임상시험에 협력하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연구기관으로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빅데이터 기반의 치료지원 시스템도 구축했는데 연세암병원은 정밀의료 실현을 위해 암 빅데이터 플랫폼 'CONNECT'를 활용하고 있으며, 연세의료원의 통합 연구플랫폼과 암 정밀의료DB 등을 함께 활용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고 있다. CONNECT는 연세암병원과 국립암센터 등 10개 암 치료 기관에서 생산한 표준화된 암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암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이다. 또 로봇수술 영역에서도 증가하는 비중에 맞춰 5세대 다빈치 로봇수술기 가 도입 등 외과적 치료 역량을 더욱 고도화한다는 계획이다. 연암병원은 로봇수술 분야에서 국제표준으로 인정받는 술기를 개발해왔으며, 2023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 4만례를 달성하기도 했다. 난치 암 정복을 위한 인공지능 기반의 연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로봇수술 영역에 AI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정밀한 수술을 이뤄낼 수 있도록 수술 보조 시스템을 개발하고, 최근에는 암 환자의 조직 병리 사진을 분석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도 했다. 이 기술은 약 2만 3000여 유전자 중 단 4개만 활용해 예측 정확도를 15%까지 높이는 결과를 보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 주목받고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을 결합해 정밀의학 기반의 미래 의료를 선도하기 위해 더욱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연세암병원은 단순한 치료 중심의 접근을 넘어 암이라는 질환의 포괄적인 치료를 제공하고자 암예방센터, 암지식정보센터, 개인맞춤치료센터, 흉터성형레이저센터, 완화의료센터 등 5대 특화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센터들은 진단 전 단계부터 치료 후 회복과 삶의 질까지 포괄하는 '암의 전 생애주기(Cancer Life Cycle)' 개념에 따라 운영되며, 각 환자의 질병 단계에 맞춘 심리적·신체적 지원과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최진섭 병원장은 “연세암병원은 대한민국 첫 암센터로서 로봇수술, 중입자치료 등 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꿔 왔다”라며 “앞으로도 세계적 수준의 연구·치료 플랫폼을 발전시켜 환자들이 최상의 의료 가치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세암병원은 1969년 국내 최초 암 치료 전문기관으로 설립됐다. 이후 국내 처음으로 선형가속기를 도입하고, 골수이식에 성공하는 등 암 치료의 역사를 만들어왔다. 또 국내 최초로 로봇 수술기를 도입하고, 2023년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하는 등 최신 암 치료를 선도하고 있다. 연구 분야에서도 국내에서 유일하게 네이처(Nature) 선정 세계 암 연구 분야 100대 의료기관으로 이름을 올리는 등 세계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5.06.18 15:01조민규 기자

결핵 백신에 온도반응성 나노입자 적용 면역 반응 향상

결핵 백신에 온도반응성 나노입자를 적용하자 결핵균에 대한 방어가 향상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세라믹기술원의 온도반응성 나노입자 기술 연구를 활용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논문은 'A temperature-responsive PLA-based nanosponge as a novel nanoadjuvant and efficient carrier of Ag85B for effective vaccine against Mycobacterium tuberculosis'다. 'Cell Communication and Signaling' 최근 호에 게재됐다. 이번에 적용된 나노입자는 상온에서 입자 형태지만, 체온에서 항원을 방출시키는 신개념 입자로 알려져 있다. 항원을 천천히 방출하여 면역 반응을 장기적으로 활성화하고, 별도의 첨가제 없이 상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하다. 해당 나노입자를 결핵 백신에 적용한 결과, 나노입자에 의해 T 세포 면역이 더욱 활성화되어, 기존 BCG 백신이나 항원만 접종한 경우보다 더 나은 결핵균 감염에 대한 방어 효과를 보였다. 국립보건연구원은 앞으로 신기술 기반의 나노 전달체 기술을 재조합 단백질뿐만 아니라 mRNA 백신 등 다양한 백신 플랫폼에 적용하는 공동연구를 확대할 예정이다. 김도근 공공백신개발지원센터장은 “전달체 이외에도 면역증강제·플랫폼·항원 최적화 등 백신 핵심 요소기술의 지속 연구로 국내 기술 기반의 신변종 감염병 대비·대응 가능한 백신 요소기술을 확보하겠다”라고 밝혔다.

2025.05.01 12:00김양균 기자

패혈증 치료 가능한 '나노항생물질' 개발…"슈퍼박테리아도 잡을 수 있을까"

패혈증을 치료할 수 있는 나노 항생물질이 개발됐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 연구팀이 금나노입자와 지질나노입자 기반의 신규 항생제 물질을 개발했다고 8일 밝혔다. 류충민 박사는 "기존 항생제 한계를 극복할 슈퍼박테리아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 것"이라고 자평했다. 연구팀은 세균 생존에 필요한 철분을 세포 내로 이동시키는 시데로포어(siderophore)라는 유기물질에 금나노입자를 결합시킨 뒤 특정파장(808㎚)의 빛(근적외선)을 쪼여줬다. 이때 세균 속에 들어간 금나노입자가 순간적으로 수백도의 열을 발생시켜 실험대상인 녹농균을 물리적으로 사멸시키는 것을 확인했다. 생쥐 피부 감염 모델을 이용한 실험결과 신속하게 상처가 치유되는 것도 확인했다. 연구팀은 또 다른 연구에서 세균 내로 유전자 편집 시스템(CRISPR-Cas13a)을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지질나노입자를 제작했다. 이 지질나노입자로 패혈증 동물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진행한 결과 세균 몸속으로 들어간 유전물질이 치명적인 유전자 편집을 일으켜 세균이 사멸되면서 패혈증을 치유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생물학에 나노기술을 접목, 새로운 차세대 감염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향후 안전성 및 독성 테스트와 임상시험까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 저널 'ACS Nano(IF 15.8)'에 지난 2월2일 게재됐다. 또 '어드밴스드 헬스케어 머티리얼즈(IF 10.0)에는 3월 14일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과기정통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환경부 생활화학제품 안전관리기술개발사업, 생명연 주요사업 지원을 받았다.

2025.04.08 11:17박희범 기자

'꿈의 암치료' 중입자 치료 시설 2031년까지 3곳으로 늘어난다

서울아산병원이 국내에서 세 번째로 중입자 치료기 도입을 결정하면서 국내 암 치료의 일대 변화가 예상된다. 중입자 치료기는 난치함 환자의 생존율을 2배 이상 높이면서, 부작용은 적고 치료 기간이 짧아 이른바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하지만 수천억 원 대의 구축 비용으로 인해 중입자 치료를 희망하는 환자들은 일본 등지로 가야만 했다. 국내 첫 도입 논의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의 서울대학교병원기장암센터는 당시 한국원자력의학원 산하 기관으로써 한국원자력의학원이 중입자 치료센터 조성을 추진했지만, 사업에 난항을 겪다 9년이 지난 2019년 서울대병원으로 사업이 이관되면서 본격화됐다. 기장 중입자치료센터는 지난해에야 준공식을 열고 오는 2027년 가동 시작을 선언했다. 기장에서의 사업이 지지부진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는 서울에서 먼저 나왔다. 지난 2023년 6월 세브란스병원이 서울 마포에 건립한 중입자치료센터는 국내 첫 중입자 치료 시작을 알렸다. 연면적 2천928제곱미터에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조성된 센터에는 고정형 치료기 1대와 회전형 치료기 2대가 설치돼 환자를 보기 시작했다. 회전형 2대를 설치한 국가는 우리나라가 처음이었다. 내후년 개원 예정인 기장 중입자치료센터는 세브란스병원보다 큰 규모인 지하 2층~지상 2층의 연면적 1만3천657제곱미터 규모로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은 회전형 및 고정형 치료기가 각각 1대씩으로 세브란스병원보다 구비 기기는 적다. 하지만 기장 중입자치료센터의 중입자 가속기는 430MeⅤ/u 에너지에 선량률이 분당 4.0㏉다. 세브란스병원 중입자치료센터의 2.0㏉보다 2배 많아 치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것이 서울대병원의 설명이다. 또 빔 조사 크기도 30×40㎝로 세브란스병원의 20×20㎝보다 크다. 이는 한 번에 치료할 수 있는 종양의 크기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서울아산병원도 2031년 국내에서 세 번째 중입자 치료 시설을 건립할 예정이다. 순서로는 세 번째, 수도권에서는 세브란스병원에 이어 두 번째이지만 고도화와 규모로 승부로 본다는 입장이다. 무엇보다 규모로는 단연 국내 1위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캠퍼스에 설립되는 관련 시설은 연면적 4만880제곱미터다. 병원 관계자는 “5년 내 완공은 가능하다”라며 “수년간 설립을 준비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아산병원도 세브란스병원과 같이 고정형 및 회전형 치료기를 각각 1대, 2대 적용할 예정이다. 기존 탄소 이온을 포함해 헬륨·네온·산소 등의 입자를 활용한 '멀티이온빔'도 아산병원이 차별점으로 내건 부분이다. 멀티이온빔의 장점은 조직 손상은 최소화하고 내성이 강한 종양을 타깃한 제거가 가능하다. 때문에 향후 소아 종양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병원 관계자는 “미래형 장비를 갖추면서 적용 암과 대상에 관한 연구도 진행돼 암 치료가 더 고도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최대로 조성되는 중입자 시설은 치료뿐만 아닌 연구를 위한 공간으로도 활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렇듯 중입자 치료기는 암 분야의 인프라와 설립 능력 등을 보유한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등 이른바 빅5병원에 속하는 세 곳의 상급종합병원이 주도하고 있다. 향후 중입자 치료를 통한 암 치료 옵션은 다양화될 전망이지만, 치료 접근도까지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5천여만 원에 달하는 치료비용을 고려하면 일반 환자가 선뜻 치료를 선택하기는 상당한 부담이 존재하는 탓이다.

2025.04.07 16:03김양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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