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재정 정부 지원 끝나나…법조항 올해부터 효력 상실
국민건강보험 재정의 정부지원 일몰제가 폐지도, 연장도 되지 못하고 해를 넘겼다. 이에 일각에서는 국회가 민생은 제쳐두고 정치 다툼만 하고 있다는 강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국민건강보험법 제108조와 국민건강증진법 부칙 제2항에는 건강보험료 예상수입액의 20%를 국고(14%)와 건강증진기금(6%) 재원으로 지원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2022년 12월31일까지 지원토록 하는 한시적(일몰) 규정으로 국회가 관련법을 개정하지 못해 올해부터는 효력을 상실한 것이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이하 무상의료본부)는 최근 성명을 통해 “건강보험에 대한 국고 지원을 규정한 법 조항이 지난해 말 폐지됐다”며 “윤석열 정부와 여당, 민주당은 수십만의 국민들이 이름을 걸고 일몰 폐지를 요구하고, 다수 여론의 지지에도 불구하고 건강보험 국고 지원 일몰을 폐지하지 않았고, 건강보험에 국고를 지원할 법적 근거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상황이 됐다”고 지적했다. 무상의료본부는 “그동안 건강보험 재정이 불안정하다며 겁주기에만 골몰하던 윤석열 정부는 결국 일몰 폐지를 거부함으로써 건강보험 재정이 불안정해지더라도 국고 지원을 늘려 건강보험을 강화할 생각은 없음을 행동으로 보여줬다”라며 “윤석열 정부로서는 아주 일관된 처사로 지난 연말 발표한 2023년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은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어 마련한 재정으로 기업주와 부자들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었다. 정부가 져야 할 부담을 모두 서민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는 서민들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강보험 재정 지원을 꺼린다. 처음으로 국고지원 일몰제를 폐지하지도 연장하지도 않음으로써 그 속내를 그대로 드러냈고, 오히려 건강보험에 의존하는 서민들을 도덕적으로 해이하다고 공격하고 있다”라며 “보장성을 낮춰 함부로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도록 해 건강보험 재정을 안정시키겠다고 한다. 서민들의 생명과 건강에는 무관심하고 냉혹하다”고 비판했다. 무상의료본부는 더불어민주당에 대해서도 “행정부와 의회를 모두 장악하고 있던 집권 기간에도 건강보험 국고 지원 확대나 일몰 폐지,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한 게 아무것도 없을 정도로 무능한 민주당은, 그 때문에 정권을 잃었는데도 소수 여당에 질질 끌려다니고 있다”라며 “여당이 반대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며 다수 의석의 효능감을 전혀 느끼지 못하게 한다. '검수완박'에는 다수 의석의 힘을 휘두르더니 진정한 민생 개혁인 건강보험 국고 지원 일몰 폐지에는 그런 힘을 사용하지 않고 있어 민생정당이라는 외침은 기분 나쁜 농담 정도로 들릴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와 국회가 민생을 챙긴다는 걸 보여주려면 건강보험 국고 지원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 서민들이 절대적으로 의지하는 건강보험 국고 지원을 늘려 보장성을 더 강화해야 한다”라며 “다수 의석을 깔고 앉아 있는 민주당은 그 의석 값을 해야 한다. 보험료률이 17.6%까지 인상될 수 있어 우려가 큰 만큼 속히 임시국회를 열어서 국고 지원을 항구적으로 법제화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건강보험 정부지원 관련법이 통과되지 못했지만 올해 보건복지부 예산에는 반영돼 있어 당장 재정악화를 초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3년에 반영된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은 10조9천702억원(장기요양 제외)으로 국고 9조1천494억원, 건강증진기금 1조8천208억원 등이다. 2021년 정부지원금은 9조5천720억원(국고지원 7조6천554억원, 건강증진기금 1조9천167억원)으로 코로나19 대응 의료지원 인력 교부금' 1차 추경 420억원, 2차 추경 240억원이 포함됐다. 미지급금은 정부지원 20% 기준 4조2천734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