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진 방심위원 "국회가 방심위 가짜뉴스 심의 책임 물어달라"
김유진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이 “방심위에서 벌어지는 파행적, 비정상적 심의에 대해 책임을 물어주길 국회에 요청한다”고 밝혔다. 25일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조승래 의원 등이 주최한 방심위 가짜뉴스 대책의 문제점 진단 정책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한 야권 출신 김유진 위원은 인터넷언론 대상 심의 확대와 같은 규정에 어긋난 일이 벌어진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유진 위원은 “어제는 3명의 위원이 호소문 형식을 취해 방심위의 상황과 가짜뉴스 규제 문제점 등을 국회가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뜻을 전달했다”며 “방심위에서 강행되는 인터넷신문 심의 확대에 대해 저를 비롯해 야권 추천 위원과 사무처 직원들까지도 반대 뜻을 밝히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현재 방심위는 합의제 기구에서 최소한의 협의가 되지 않고 있다”며 “위원장은 안팎에서 제기되는 비판과 지적, 반대의견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짜뉴스 심의를 밀어붙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짜뉴스심의전담센터 설치, 뉴스타파 인용보도 긴급심의, 인터넷언론 심의 대상 확대 등은 관련 규정을 어기는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 훼손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강변하거나 위원장의 고유 권한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은 또 “이런 식의 파행적인 운영에 대해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방심위는 관련 규정을 무시하고 파행적으로 운영되는 기관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방심위가 신뢰를 잃어버리면 해야 할 정당한 심의 기능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방심위 보궐 위원 위촉도 국회가 나서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아울러 방심위 내부 직원들의 부당 조치에 대해서도 국회가 관심을 가져달라는 뜻을 전햇다. 김 위원은 “방심위 사무처 직원들이 부당 조치를 당하지 않도록 국회가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달에 11명의 팀장이 실명을 내걸고 가짜뉴스 심의 의견서를 제출했다”며 “노조가 아닌 직원 개인들이 실명으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아실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은 또 “장기적으로 방심위가 독립심의기구 제도적 보완 고민해달라”며 “방심위의 가짜뉴스 심의 사태는 임기가 보장된 위원의 불공정 감사와 선택적인 해촉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 이어, “방심위는 민간 독립기구 위상을 상실했다고 생각한다”며 “민간심의기구 독립성을 훼손당하고 정치적 목적으로 심의가 악용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토로했다. 최선영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객원교수는 이에 대해 “학계에서는 정치적 후견주의라는 표현을 쓰곤 한다”며 “독립된 기구가 아니라 수싸움의 정쟁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행정력을 내세운 막무가배 방심위의 취약성을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가짜뉴스 규제에 대한 접근부터 잘못됐다는 비판이 집중됐다. 최선영 교수는 “가짜뉴스 규제를 한다면 차별, 증오, 혐오 근절이나 아동 보호, 개인정보와 명예훼손, 생명 경시, 환경 보호 문제 등 뚜렷한 범위를 두어야 하는데 정치적인 논란에만 가짜뉴스가 쏠려있다”고 말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송경재 상지대 교수 역시 “최소한의 허위조작정보 규제가 필요하다면 먼저 사회에서 합리적인 토론과 합의가 우선돼야 한다”며 “가장 대표적으로 허위조작정보 범위를 어디까지 두고 처벌의 규정이나 규제 논리성이 헌법에 위배되는 사항이 없는지 합의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허위조작정보도 민주주의 퇴행의 원인이지만, 이를 규제하려는 국가통제 역시 민주주의 퇴행의 원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