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한국서 클로드 1위 유저 탄생"…앤트로픽 밋업 행사 가보니
내년 초 한국 지사 설립을 앞둔 앤트로픽이 국내 개발자 커뮤니티와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서울에서 열린 두 번째 '클로드 코드 밋업'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코딩 도구가 실제 개발 업무를 어떻게 개선하고 있는지 구체적인 사례가 공유됐다. 앤트로픽은 17일 서울 강남에서 AI 코딩 에이전트 '클로드 코드'를 주제로 한 '클로드 코드 밋업 서울 #2'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지난 1회 밋업 개최에 이은 두 번째 자리다. 서울은 전 세계에서 클로드 코드 밋업을 2회 연속으로 개최하는 첫 도시다. 이날 핵심 주제인 클로드 코드는 올해 앤트로픽이 선보인 AI 코딩 에이전트다. 자연어 명령만으로 AI가 프로젝트 전체를 이해하고 코드 작성, 수정, 오류 점검까지 직접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업계에서는 클로드 코드가 개발 보조를 넘어 업무의 주체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로 평가하고 있다. 이번 밋업은 약 40명의 개발자가 참석하는 소규모 심층 커뮤니티 행사로 기획됐다. 실제 현업에서 클로드 코드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경험을 나누는 자리였다. 행사 사회는 최후민 클로드 개발자 커뮤니티 엠버서더가 맡았다. 그는 "내년부터 앤트로픽 개발자 행사를 보다 다채로운 형태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앤트로픽 관계자들이 온라인으로 축하 영상을 보냈다. 한 앤트로픽 개발자는 "기술 발전으로 인해 문제 해결 과정이 인간적인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끊임없는 사고와 개선, 팁, 노하우 공유가 자연스레 이어지고 있다"며 "기술은 사람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1년간 클로드 코드가 획기적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클로드 코드는 하루에 한 번 정도만 사용했다"며 "기억나지 않는 명령어를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오푸스 4.5가 출시된 이후 코드의 100%를 클로드 코드와 작성하고 있다"며 "코딩이 필요한 모든 맥락에 클로드 코드를 기본 도구로 이용 중"이라고 말했다. 앤트로픽 "우리도 클로드 써…내부 코드 80%, '클로드 코드'로" 이후 앤트로픽 시드 비다사리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행사 참석자들과의 온라인 질의응답에서 클로드 코드의 내부 활용법에 대해 공유했다. 비다사리아 엔지니어는 "우리 팀 내부에서 작성되는 코드의 약 80%가 클로드 코드로 생성되고 있다"며 "이는 실험적 사용 단계를 넘어 실제 서비스 개발과 운영 전반에 AI 기반 코딩이 깊숙이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클로드 코드 활용 방식은 엔지니어에 국한되지 않는다"며 "프로덕트 매니저(PM), 엔지니어링 매니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등 다양한 직군이 클로드 코드를 통해 코드 배포, 데이터 집계, 분석 작업을 수행하며 업무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는 이런 흐름은 개발 현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AI 도구 확산으로 코딩 접근성이 좋아지고, 애플리케이션 개발 진입 장벽도 빠르게 낮아지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비다사리아 엔지니어는 인간의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재차 당부했다. 그는 "AI 코딩 도구 효과는 시스템과 아키텍처를 얼마나 명확히 설계·이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사람과 AI가 함께 이해할 수 있는 구조일수록 결과 품질도 높아진다"고 강조했다. 클로드 코드 전 세계 1위 사용자, 한국이 낳았다 이날 전 세계에서 클로드 코드를 가장 많이 활용한 사이오닉AI 박진형 엔지니어도 참석해 에이전트 활용 노하우를 공유했다. 앞서 앤트로픽은 박 엔지니어를 글로벌 해비 유저 1위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클로드 코드를 포함해 여러 AI 도구를 업무에 활용하고 있다. 매달 AI 구독료로 약 180만원을 지출하고 있다. 박 엔지니어는 개발 현장에서 코딩 에이전트 사용 경험을 소개했다. 핵심은 어떤 모델을 쓰느냐보다 과제를 어떻게 지시하고, 어떤 피드백 구조를 설계하느냐에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엔지니어는 "장기 프로젝트의 경우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모델이라도 수백 단계의 과정을 거치면 오류가 누적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논리 단계가 길어질수록 신뢰성이 떨어지는 현상은 벤치마크에서도 분명히 나타난다는 설명이다. 그는 작업 본질은 모델의 크기가 아니라 작업 구조 설계에 있다고 강조했다. 박 엔지니어는 "초대형 모델을 쓰는 것보다 과제를 짧은 단계로 나누고, 각 단계 논리를 명확히 구분하는 작업 설계가 더 중요하다"며 "중간 규모의 단일 모델을 활용하되 이전 단계와 다음 단계의 논리를 명확히 분리하는 방식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가설 설정과 분석, 피드백 반영 과정을 단순히 세 차례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수백 단계의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단일 모델로도 장시간·대규모 작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엔지니어는 코딩 도구와 모델이 많아질수록 오류 지점도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런 원인을 도구·모델 통제 불가능성에서 찾았다. 박 엔지니어는 "멀티 모델 협업을 위해서는 각 모델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며 "예컨대 한 모델은 비판 역할을, 다른 모델은 구현이나 디버깅에 집중하도록 구분하는 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각 역할의 시작과 종료 시점을 명확히 규정하는 논리 구조와 이를 조율하는 오케스트레이터의 존재도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 엔지니어는 사용자의 작업 이해도가 전체 프로젝트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사람의 작업 개입 시점과 피드백 방식이 결과 품질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라는 설명이다. 그는 "에이전트에게 장시간 작업을 맡길 경우 사용자와 에이전트 모두 불안을 느낄 수 있다"며 "중간 점검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실제 박 엔지니어는 클로드를 오케스트레이터로 두고 다른 모델을 컨설턴트 역할로 배치하는 구조를 활용하고 있다. 과제가 쉬울 때는 단독 처리하고 난도가 높을 경우 투표와 가설 검증 과정을 거치는 식이다. 그는 "각 단계에서는 분석과 가설 설정, 검증, 디버깅을 반복하고, 사람은 중간중간 판단을 확인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방식"이라며 "이를 통해 오류를 줄이고 작업을 가장 효율적으로 마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